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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도 그랬다. 아이들 이야기를 할 때마다, 눈물바람 대신 더 큰 소리로 웃고 농담을 했다.
“내가 목단꽃을 너무 좋아했어요. 줄기에서 덩어리로 둥그렇게 피는 것도 좋고 목련보다 비참하게 툭 하고 떨어지는 것도 좋다구요. 5월이 되면 한아름 꺾어다가 안고 있고 싶어요. …아이들이 둘 다 5월생이에요. 아이들 돌상을 차릴 때는 제가 원 없이 비싼 목단꽃을 가득 꽂아줬어요. 그래도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십몇 년 치는 꽃상을 더 차려줄 걸 그랬어.”
헤어질 때 여섯 살, 네 살이던 꼬마들이 이제는 열두 살, 열 살 청소년이 됐다고 그녀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이들 한창 예쁠 때 원 없이 안아주고 품어줬어요. 제가 줄 수 있는 모든 사랑을 다 줬어요. 그거 하나는 애들한테 자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아이들한테 더 해줄 수 있는 건, 가까이 볼 수는 없지만 엄마가 어딘가에서 산뜻하고 멋있게 잘 지내고 있다는 거. 그래서 더 열심히 일하고 싶어져요.”
뜨뜻한 모유가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것 같았다. 최면을 거는 듯한 목소리. 그녀의 가슴은, 그녀의 손은 목단꽃 같은 아이를 안을 수 없어 그저 두 손을 허공에서 맞잡았지만, 결코 자기 연민의 우물 속으로 사람들을 침몰시키는 법이 없었다.
때로는 드럼 연주자가 갑자기 팽팽한 가죽을 두드리는 듯한 리듬으로 분위기를 전환 하며. “우리 아이들은 정말 행운아들이에요. 좋은 집안에 태어나서 잘 자라고 있잖아요. 세상에 태어나서 아픔 하나 없이 완벽하면, 그것도 얼마나 지루한 인생이에요?”
눈물 젖은 이불을 탁탁 털어 기어이 햇빛에 건조시키는, 고현정식 반어법. 아이들에게는 훗날 들이치는 비바람을 막는 더 큰 이불이 되고 싶다는.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자기 인생에서 잃어버린 퍼즐 한 조각으로 엄마를 찾았을 때, 그때 인생 전체를 뒤죽박죽 흔들어 놓지 않을 만큼 ‘앞뒤가 맞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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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10년의 결혼 생활 동안 맹세코 얻은것만 있다고 강조했다. 책 읽어달라는 아들에게 “어떡하지? 아빠는 한글을 몰라”라고 말해 한 달 열흘을 웃게 했던 사람, 손 잡고 다니며 세상에 온갖 맛난 음식에 눈 뜨게 해준 사람, 일요일엔 닭 뼈를 으깨서 스톡을 만들 만큼 요리 솜씨도 좋았던 그 사람의 이야기를 그녀는 추억에 잠겨 오래도록 리와인드 했다.
“언젠가 장석남 시인의 시집을 읽는데, 그런 대목이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배를 민다… 그때 아이들 유치원 보내놓고, 교보문고에 가서 하루 종일 책을 보며 지냈는데, 그 시집을 손에 쥐고, 멍해져서는, 내가 사랑해서 애도 낳았는데, 이 남자를 놓아야 하나, 배를 밀고 나아가야 하나….”
그 때 6년 전 이혼 기사가 스포츠 신문 1면에 터진 후 집 앞에 기자들이 몰려왔을 때, 그녀는 문고리를 쥔 채 떨고 있었다.
“초인종이 울리는 순간 구원 처럼 윤여정 선생님에게 전화가 왔어요.” 카오스 상태에 빠진 그녀에게 수화기 너머에서 윤여정이 예의 그 와인 냄새 나는 똑 떨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뭐가 두렵니? 너는 나 이혼하던 시절에 비하면, 예수 재림이야. 눈물 닦고 당장 내일 점심, 뭐 먹을까나 걱정해라.” “그순간 정신이 번쩍 들면서 거실에 울리는 아파트 벨소리가 선명하게 들리는 거예요. 그 곡조가 뭐였는 줄 아세요? 조영남 선생님(윤여정의 전 남편)의 ‘화개장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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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래시계〉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고 칭찬하자, 그녀는 또 딴청을 피웠다.
“전 한창 연애할 때라 몰랐어요. 녹화하고 있으면 그 사람이 밖에서 기다렸거든요.” 지금도 더 많이 사랑해주지 못했던 게 미안하고,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첨언하며.
“그래도 〈모래시계〉할 때 잊혀지지 않는 대사들이 있어요. 박상원씨 자취방에 오면서 하는 말들. ‘있잖아, 걔네들은 굶으면서 데모하는데, 나는 배고파서 쌀 사왔다’ 거나 ‘나 사실 맥주가 좋은데, 다들 막걸리 먹을 때 맥주 마시고 싶으면 부끄러워.’ 라고 한 달음에 내뱉는 대사들. 고작 스물 네 살이었는데, 그 때도 지금처럼 저한테는 길티 필링 같은 게 있었나 봐요."
슬픔을 탄력적으로 밀어내는 고현정식 반어법과 더불어 그녀를 지배하는 고현정식 양가 감정, 한 켠의 죄의식. “성공했나요? 제가? 그래도 가족을 못 지켰잖아요.”거나 “그래도 감히 말 하자면 전 용기 있게 살았던 거 같아요. 문학 작품에서처럼 살면서 ‘용기’를 말하기가 쉽지 않은 거잖아요.” 그렇게 가슴에 아련한 파문을 일으키는 고현정식 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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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생략
짧은 인터뷰인데도 애들을 너무 그리워하는게 고스란히 느껴져서 가끔 생각나더라긔
전문은 http://www.vogue.co.kr/2009/02/12/고현정-패션-무비/ 여기서 보실 수 있긔
분가해서 살았음 확실히 이혼 안했을꺼같긔 남편은 아침에 나가 저녁때나 들어오지 할말하는 고현정성격에 참고 눈치보며 못살았을듯 싶긔 전에 인터뷰에 과일깎다가 손이 베어 피가나는데도 모르고 음식했을정도로 긴장하고 살았다 했긔
쓸데없는 궁예지만 둘이 정말 사랑했을거같긔. 고현정이 정용진을 회고할때의 그 애틋함과 절절함이야 말할것도 없고 정용진도 이혼하고 심하게 방황할때 모친이 정신차리라고 집에서 회사까지 뛰어서 출근시켰다던거 보면 못지 않았던거같긔.
그래서 정용진이 아이들까지 못보게 할 정도로 독하게 군것도 이래도 갈래, 이래도 이혼할래, 하는 확인같은거 아니었을까 싶긔. 자기랑 아이들 다 두고 갈 만큼 더 중요한게 고현정 삶에 있다는걸 못받아들여서요. 떠나야겠다고 스스로 결단내린 고현정은 미련이 없어서 늘 좋은사람이었다, 정말 사랑했다라고만 표현하는데 오히려 정용진이 원망이 클거같긔.
저도 이거 궁예지만 둘이 절절하게 사랑하고 고현정은 다 쏟아부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털고 나왔던 거 같긔 아무리 사랑을 주고 쏟아부어도 연기하고 싶고 자유롭게 살고싶은 마음은 부여잡을 수 없었겠죠 고현정 잘 되면 좋을 거 같긔
고현정 사랑꾼이었네긔
애들 왜 안 보여주냐긔 아후
근데 이혼 왜 했을까요.. 둘만의 문제였겠지만 너무 안타까운 인연으로 보이긔.. 고현정 이혼후 인터뷰봐도 둘 다 절절하게 사랑했던것 같아요.. 지금 재혼한 마트정 인스타 봐도.. 디게 꽉막힌 사람으로는 안보이는데요.. 아이들 못보게 한것도 그렇고.. 재혼해서 또 자녀들 낳고 너무 잘 살잖아요?! 재혼한 여자도 재벌가에 비하면 평범한집안 아니긔?? 고현정은 대중들이 본인 이혼을 안타깝게 안보기를 원하는것 같은데.. 그러는게 더 안스러워 보이긔...
눈물나네긔. 먹먹해서..
고현정이 그 당시 최고대우 배우 였는데.. 저라면, 어느정도의 지성, 외양 그리고 자아가 강인한 사람이라면. 재벌 며느리로 종속되어 평생을? 상상만으로 아득하게 진저리 났을 수 있다고 여겨지긔.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고 상상이지만요. 그 능력을 다 피우지도 않고 모래시계 절정 일 때 결혼이라니. 못다한 능력이 두고두고 걸려서 뭔들 마음에 차지 않을 것 같긔. 평범하게, 보통의 모습으로[누구의 아내, 며느리, 엄마 그리고 지독히 숨어지내야 하는 재벌가] 사는 것 자체가 어려운 삶도 있더긔. 살다보면.. 각자의 그릇은 너무 다르고 종잡을 길이 없긔.
저는 윤여정이 했다는 말이 뇌리에 박히네긔 더 큰 일을 겪었던 사람이 저렇게 말해주면 진짜 정신 차려질거같긔 벨소리가 화개장터였다는것도 드라마같네긔 ㅠ 두분 모두 행복하셨으면 좋겠쟈나
엄마로서의 나, 아내로서의 나, 며느리로서의 나, 여자로서의 나보다 나 자신으로서의 내가 더 소중했던 거 아닐까 싶긔. 타인과 결부짓지 않은 독립적인,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과 내 일을 선택한거 사랑하는 사람을 등진 선택이라고 해도 이해되긔. 많은 걸 포기하고 얻은 자기자신으로 고현정이 행복했으면 좋겠긔.
정용진 재혼해서 잘살고 있는거보면 고현정 언니도 우리 모르게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살고 있었음 좋겠긔. 결혼까진 아니더라도요. 맘같아선 정말 멋진 남자랑 결혼해서 '나 너무 행복해요' 드러내며 행복하게 잘살았음 좋겠긔
애들 떼놓고 나오는 것도 힘들었겠지만 반대로 애들한테는 떠난 엄마에 대한 원망도 있을거같긔 나이도 너무 어렸구요.. 다들 헤어지고싶어도 자식때문에 산다 하는데(이게 좋다는 뜻 절대x) 왜 우리 엄마는 우리를 안보면서까지 떠났어야했나 이해할 수 있는 상황과 나이 절대 아니라고 보긔 그러니 정도 없을 수 밖에요... 친모를 만나든 말든 챙기든 말든 당사자들 마음가는대로 하는게 맞는거 같긔
만약 이혼하지 않고 아이들 곁에서 좋은 엄마로 살았다면 아이들과는 함께였겠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고통이 있었을 거 같긔..인생이 참 쉽지 않긔...저는 고현정 관심없는데도 이 부분만큼은 연민의 정이 느껴지고 남일인데도 마음이 아련하고 그렇더라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