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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골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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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 다락골 자유 게시판 스크랩 “하나보다는 둘이, 혼자보다는 함께"라는 말이 참 좋습니다.
누촌애(김영수) 추천 0 조회 136 10.04.26 23:12 댓글 29
게시글 본문내용

 

 

꽃비가 날리던 날
다락골엔  하얗게 된서리가 내렸습니다.
비닐을 뚫고 겨우 고개를 내민 감자 싹마다 동상에 걸리듯
치유되지 못한 상처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얄궂고 짓궂습니다.
봄날마저 실종되어버린 듯합니다.

 


만상일(마지막으로 서리가 내린 날)이 늦어질 것 같은 예감입니다.
만상일에 맞춰 씨를 뿌리고
모종을 내다심는 일은 조금 늦춰야 될 것 같습니다.
농사철은 코앞인데 아직까지 손바닥만 한 밭뙈기를 밭갈이도 못했습니다.
고령의 노인들만 띄엄띄엄 모여 사는 작은 산골마을이라 빌려 쓸 변변한 농기계
하나 없습니다.
외지에서 농기계를 끌어와 쓰는 일도 생각처럼 되지 않고 해서
지난해 이맘때쯤 중고관리기를 한대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기계 다루는 일엔 제주가 없어 지금까지 헛간 구석에 처박아두고 있습니다.
돈만 처들이고 부려먹지도 못한다는 옆지기의 빈정거림은
관리기 앞에만 서면 녹음기처럼 흘러 나왔습니다.

 


좋아하는 일이라 그렇지
억지로 남이 시키는 일이였다면 벌써 호밋자루를 내던져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시기에 맞춰 내다심을 것이 많은데
주말에 내려와 괭이로 밭을 갈아엎는 일은
힘은 힘대로 들고 일할 시간은 늘 부족했습니다.
“하나보다는 둘이,
혼자보다는 함께“ 라는 말이 참 좋다는 걸 세삼 느낌이다.
표고버섯 균의 배양을 위해
골목에 물을 뿌리고 통나무를 들어 옮기는데
다락골에서 농장을 일구며
세상사는 재미를 함께 공유하던 지인께서 관리기의 사용요령을 가르쳐주시겠다고
한 걸음에 달려오셨습니다.

 

 

기계의 사용요령과 안전수칙을 설명하고
엔진시동을 거는데 그만 시동을 거는 줄이 끓어져 애간장을 녹입니다.
연장을 챙겨들고
무작정 고장 난 부위를 뜯어내기까지는 했는데
다시 조립하기가 생각처럼 잘되지 않습니다.
머리를 맞대고 수십 번의 시행착오를 걸친 다음에서야
겨우 기계가 움직일 쯤엔
주변은 벌써 어둠에 파묻힌 지 오랩니다.

 


춥고 궂은 날씨 속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쌈채소밭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십자화과 채소들만 유독 좋아하는 벼룩처럼 생긴 벌레들이
잎사귀를 닥치는 대로 갈아먹고 있습니다.
떡잎마다 구멍이 숭숭 뚫렸습니다.
모종을 옮겨 심은 것은 덜한데 직파한 것에서 피해가 더 심합니다.
솎아주기를 겸해서 잎사귀 밑에 숨어있던 벌레를 잡아 없앱니다.
툭~ 툭~ 툭~
눈치 빠른 녀석들이 잽싸게 도망치다
그만 멀칭비닐위에 미끄러지며 뒤집혀 몸뚱이는 옴짝달싹 못하고
발만 허공에 내젓는 모습이 우스꽝스럽습니다.
벌레들의 성찬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한랭사로 보호망을 쳐둡니다.

 

 


나물케는 아낙들의 모습들이 심심찮게 목격됩니다.
옆지기도 인천에서부터 함께 온 언니와 나물케는 삼매경에 빠져있습니다.
두릅나무만 쳐다보면 휑한 마음이 앞섭니다.
뾰족뾰족 올라오는 두릅을 생각하며
일주일을 안달하며 내내 기다렸는데
다른 어떤 이들의 손에 모조리 자취를 감췄습니다.
속상합니다.
상대를 배려하지 못한  마음씀씀이가 아쉽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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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4.26 23:41

    첫댓글 남의 밭에것을 건들면, 완전 절도 인데, 양심에 맡겨서는 주인은 절대 맞 봅니다. 그래도 다음주면 잊혀지겠지요

  • 작성자 10.04.27 14:48

    아마~~주인이 따로 계셨나 봅니다..뒤에올 사람들을 생각해서 여문것만 가져갔어도 서운치 않았을 것인데 어린것까지 싹쓱이 해가버려 마음이 아팠습니다..

  • 10.04.26 23:46

    펼쳐지는 광경이 눈에 선합니다. 밭갈이는 주말농사의 큰 고민거리이지요 저도 중고 경운기와 로타리를 구입하여 10분간 설명듣고 발갈이 하는데 참 당황스러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아직도 두둑을 만드는 일은 꼬불꼬불입니다. 그래도 원할때 언제든 로타리작업하니 너무 좋습니다 풀이 자라면 제초작업대신해 로타리작업해버리면 속이 다시원하거든요. 발동걸리면 금방 익숙해질겁니다. 다음주는 멋진 밭갈이 기원합니다.

  • 작성자 10.04.27 14:56

    예전같으면 5월첮째주에 모종을 이식했는데 한주쯤 뒤로 미뤄야될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된서리가 내려 몹시 걱정입니다..베란다는 모종들로 넘쳐나는데.... 잔인한 4월이 빨리 지나갔으면 합니다.

  • 10.04.27 01:25

    어디서던 두릅은 일순이인가 봅니다.
    먼저만나는 사람이 임자인줄 아는지, 특히나 두릅은 더 심한것 같습니다.
    엄나무순을 수확하셨으니 그래도 다행입니다.
    오월이 눈앞인데 서리까지 오다뇨. 이상한 날씨입니다. 이러다가 고추는 언제 심을수 있을려나 하는생각도 해봅니다.

  • 작성자 10.04.27 14:58

    엄나무는 마당앞쪽에 위치해 차마 손을 대지 못한 것 같습니다.올 봄날씨가 왜이리 궂은지 걱정입니다..모종내는 시기도 조금 늦춰잡아야할 것 같습니다.

  • 10.04.27 07:40

    농기계가 없다면 고생은 이루말할수없지요 가까이계신다면 울신랑 한달음에 달려가 수리보수해드렸을텐데...그래도 지인이계셔서 다행입니다 촌부는 열심히 가꾸어놓는데 아니 자연의 섭리에 따라 때가나온다하지만 그래도 촌부는 그것으로 무엇을할까 계획이 있는데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버리면 서운함은 이루 말할수없지요 저도 매년 겪는일이지만 매번 서운하더군요 그래도 다락골을 풍성하게 만드셔야지요???

  • 작성자 10.04.27 14:59

    암요~ 열심히 노력해야지요~ 우리 방사골님도 엄청 바쁘실텐데 ~~익숙치않은 일 이겨내시는 모습이 잔잔한 감동입니다..힘내시구요 ~~건강하세요..

  • 10.04.27 07:41

    아직도 서리가 내리는군요.. 이젠 관리기의 힘을 빌어 조금은 수월하게 농사를 지으시겠습니다. 요즘 들녘에 나물 채취하러 다니는 사람들이 무지 많아 보입니다. 그래도 잘 가꾼 남의 농작물에 손을 대다니 너무 얄밉습니다..

  • 작성자 10.04.27 15:02

    시동거는것까지는 마스트했는데 그 다음은 숙제로 남겼습니다..빨리 연습해서 실전에 이용하겠습니다..벌써부터 자기네밭도 갈아엎어달라는 어른들이 주문이 폭주하고있습니다..ㅎㅎㅎㅎ

  • 10.04.27 08:42

    저는 사과밭가장자리에 두릅나무를 심고 싶어도 산나물 메니아들이 너무 활개를 치고 있어 심지 않는 답니다.. 두릅나무 순은 먼저보는 사람이 주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새순이 올라오기 전에 두릅나무를 20-30cm쯤 잘라 모래에 묻어두면 남 한테 빼앗기지 않고 맛있게 드실 수 있다고 합니다.

  • 작성자 10.04.27 15:03

    저도 먼저보고 슬쩍한적이 있었습니다.막상 당하고 이해하려들어도 잔상이 계속남습니다.농심을 이해하는 또 다른 계기가 됩니다..

  • 10.04.27 09:08

    귀한 시골풍경사진 넘넘 정겹습니다..마지막에 있는 사진은 작품으로 내걸어도 될듯합니다.....ㅎㅎㅎ

  • 작성자 10.04.27 15:05

    ㅎㅎㅎ 이쁘게 봐주시니 고맙습니다..지난해까지는 작물위주로 사진기를 들이댔는데
    올해는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촛점을 맞추고 있습니다..틈틈이 시골 모습 올려드리겠습니다.

  • 10.04.27 10:02

    봄이라는 시기가 무색할정도로 아쉬움 때문인지...벗어나지 못하는 차가운 기운들이 여린 새싹들을 움추리게 하니 얄밉기만 하네요..저희 텃밭엔 한쌍의 고라니가 운동장으로 착각하는지 ...이것 저것 애써 심어놓은 텃밭을...씌워놓은 비닐은 구멍이 숭숭... 쑥밭으로 만들어 놓고있으니 어처구니가없어 한숨만 나옵니다

  • 작성자 10.04.27 15:10

    이번 다락골에서 천년초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꽃비님께 천년초줄기를 나눔해드리겠다고 약속한 것 같은데 그만 깜빡했습니다.지금은 늦은감이 있고해서 가을에 보내드리겠습니다..죄송합니다..신축하시는 주택은 마무리가 되신 건가요?

  • 10.04.29 19:07

    죄송스러워서...말씀을 못드렸는데...잊지않고 계시다니..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다른일들과 일이 겹치다보니 손수 짓는집이라 늦어지네요~감사합니다~^^*

  • 저도 작년 늦가을에 중고관리기를 한대 구입했습니다. 한번도 써본적도 없는 관리기... 동생한테 대충 사용요령은 들었는데 봄까지 사용을 안하다 보니 모두 까먹고... 그냥 혼자 이래저래 만저보다 겨우 작동법을 알았습니다. 손바닥만한 주말농장 삽으로 갈아엎기엔 온몸에 골병이 드는것 같아 구입은 했는데.. 사실 관리기로 갈기에는 한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좁은 땅이라서... 지인들의 농장까지도 갈면서 이젠 조금 익숙해진것 같습니다...^^ 빨리 작동법을 익히셔서 사용하시길.. 참 편합니다...^^

  • 작성자 10.04.27 15:12

    ㅎㅎㅎ 빨리 배워 재대로 사용하겠습니다..고맙습니다...

  • 10.04.27 11:33

    나와 같은 심정이군요. 그래도 혼자 하는일을 즐겨 해서 즐기면서 합니다. 어떨때는 내가 해놓고도 잘했다고 자화자찬 합니다.

  • 작성자 10.04.27 15:14

    우리부부는 해야할 일이 엄연히 분리되어있습니다.옆지기가 옆에서 노래만 불러주고있어도 좋겠습니다..하나보다는 둘이 혼자보다는 함께 할수있다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 10.04.27 13:18

    엄나무순은 먹는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더군요..근데 두릅은..어떤 사람은 미리 주문을 받고 산엘 가니 누가 다 따갔다고 환불해 주는 일도 봤습니다..이미 손 탄 두릅나무를 보고 허망했을 마음이 진하게 느껴지네요..^^

  • 작성자 10.04.27 15:17

    아까워 손도 재대로 내밀지 못했었는데~~ 지난주에 몽땅 다 따버릴걸~~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습니다..아마 주인은 따로 있었나 봅니다...애써 가꿔놓은 농작물을 잃고 가슴아파하는 이웃들의 사정을 작게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 10.04.27 13:24

    된서리가 왔나봐요 여기는 살짝와서 괜찮은데 쌈채소 예쁘게 꾸며놓으 쎴내요 무과에 속하는 쌈채는 벌래먹어서 금년에는 상추 시금치 쑥갓 이런거는 벌레않먹드라구요 경험상 저는 이종류만 심어요..^^*

  • 작성자 10.04.27 21:21

    된서리가 하얗게 내리날 이른 아침 산벗꽃이 너무 황홀해 무실결에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그 사진이 첫째사진이랍니다..쌈채소밭엔 상추류는 괜찮은데 배무채와 쌈배추에 벼룩잎벌래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 10.04.27 18:07

    항상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모르는 농사일 컨닝하며 작은 텃밭 가꿉니다 . 수수모는 언제 부어야 되나요 ? 갈쳐 주세요.

  • 작성자 10.04.27 21:22

    수수는 가을에 수확하는 작물입니다. 너무 서두르지 마시고 6월초에 모종을 내 옮겨심기 바랍니다..

  • 10.04.27 22:05

    십자화과 옮겨 심을 때 바로 한냉사 쳐야 겠네요. 갸들은 겨울에는 뭘 먹고 살았는지 심자 마자 구멍을 쑹쑹 내 놓으니.....
    옆지기는 관리기를 여기 저기로 돌려보고 실수를 거듭하며 감을 잡아가는 걸 봅니다. 기계는 자꾸 다뤄 봐야 내 것이 되나봅니다.

  • 작성자 10.04.28 21:00

    늘 곁에 안 계셔 불안했습니다..잘 계시죠??나눔해주신 부지갱이모종이 황량한 대지에서 잘 견디고 있었습니다. 올해는 관리기를 열심히 배워 조금 더 여유로워 지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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