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가 조금 지났을 무렵에 일어났다.
일요일이지만 Josh가 조금 일찍 일하러 나간다고 해서 알람을 일찍 맞춰놨다.
일어나서 대충 씻고 나오니 아침 준비를 하는 Josh.
Josh한테 뉴욕을 떠나기 전에
DUMBO (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 를 들렀다 간다고 하니
출근하는 길 방면에 있는 장소라 안내를 해주겠다고 한다.
낯선 이국 땅에서 배웅하는 길까지 배려받으니 기분이 한결 편해졌다^^
아침도 역시 건강식단을 선호하는 Josh 스타일 다웠다.
건강을 챙길뿐만 아니라 맛있어서 굿굿.
Josh가 키우는 고양이.
전에 살던 집 주인이 키웠던 걸 자기가 지금 키우는거라고 했다.
뒷마당에 풀어놓고 키우는 고양이였는데 집안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커피로 아침식사 마무리를 하고 있었는데 이 녀석 커피향을 좋아하나?
아침식사를 다 마치고 나갈 준비를 했다.
Josh는 거의 항상 자전거로 출근해서 그런지
금방금방 챙겨서 나왔고 우리도 서둘렀다.
드디어 여행의 본격적인 라이딩 시작!
일요일 아침에 나와서 그런지 한산한 편이었다.
차들도 별로 안 돌아다녔고, 사람들도 길가에 별로 보이지 않았다.
Josh의 수신호를 따라 조금 라이딩 하다보니 어느새 DUMBO 근처에 도착.
첫 웜샤워 호스트와 이별의 시간이 왔다.
많은 걸 배려해주고 끝까지 친절했던 호스트 Josh.
다음번엔 한국에서 만날 수 있길 바라며 헤어졌다.
Josh가 가고나서 우리는 숨을 조금 고르고 ㅋㅋ
(아침 일찍 라이딩을 시작한 여파 때문이였을까?)
근처를 잠깐 돌아봤다.
새벽에 비가와서 그런지 아침에 안개가 끼어있었다.
그렇게 안개 낀 맨하튼을 쳐다보다가 DUMBO 포인트로 향해 출발~
사실 DUMBO는 뉴욕 관광하면서 볼려고 했던 장소인데,
다른데 볼 게 많아서 지체하다가 떠나는 날 들리게 됐다.
영화 Once Upon A Time in America 의 포스트 촬영지로도 유명한 장소이다.
(이렇게 말하지만 영화를 안 본 건 함정 ; 가이드북에 유명하다고 나오더군요)
실제로 공장과 창고가 즐비하고 이민자와 노동자들이 주로 거주하던 지역이었지만,
몇 해 전부터 임차료가 저렴한 곳을 찾아 이스트 리버를 건넌 예술가들이 자리 잡으면서
뉴욕의 새로운 문화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빈티지한 건물 안에는 예술가의 작업실과 갤러리가 모여 있고,
곳곳에 괜찮은 레스토랑이나 개성 있는 숍도 많아
구석구석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출처: 네이버)
날씨가 흐려서 사진찍을 때 조금 아쉬웠지만 뉴욕스럽다는게 느껴졌던 장소다.
여기까지 왔으니 라이딩 시작 기념으로 인증샷 한 방 찍어주고 ^^
이제 뉴욕시티를 떠날 준비를 했다.
어제 건넜던 브루클린 브릿지를 다시 건너서 맨하튼에 들어갔다.
뉴욕 관광하면서도 느낀거지만 조깅하는 사람들 정말 열심히 뛴다.
가끔은 살벌할 정도로...
맨하튼에서 이소부탄 가스를 사고 떠나려고 했기 때문에
REI (아웃도어매장) 에 들리기로 했다.
10시쯤 REI 매장에 도착했는데 일요일은 매장 오픈시간이 11시였다.
아...미리 알아보고 왔어야 했는데...
따로 이소부탄가스 살만한 데가 떠오르지 않아서 그냥 쉬면서 기다리기로 했다.
아침을 일찍 먹어서 그런지 배가 고파 간식거리 하나 사먹었다.
간식거리 하나 사먹으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한 할머니께서 대화를 걸어오신다.
할머니 "자전거 여행하는 중이야?"
우리 "네, 뉴욕에서 LA까지 가려구요~"
할머니 "정말?? LA까지 가는거야? 대단하네 청년들.
우리아들도 자전거 여행 다녔었거든. 우리 아들도 횡단 비스무리하게 했었지"
우리 "아 정말요? 아드님 대단하시네요"
할머니 "난 딸이 이동네 살아서 여기 잠깐 왔어. 지금 손녀랑 놀아주고 있거든"
쉬고있던 장소가 놀이터 였는데 손녀가 저멀리 보였다.
손녀에게도 할머니께서 우리의 여행에 대해 말해주는데
아직 애라 그런지 노는데 정신 팔려 있었다 ㅋㅋ
우리는 배너에 할머니에게서 메세지를 받고 매장에 가서 부탄가스를 샀다.
맨하튼에서 저지시티로는 페리를 타고 넘어가기로 했다.
자전거는 거치대에 고정할 수 있었다.
저지시티에서 바라본 안개에 쌓인 맨하튼.
영화 28일후 배경 같은 느낌이랄까?
적막하고 음산한 기운을 느꼈다.
맨하튼을 빠져나오니 확실히 Town 느낌이 달라졌다.
평범한 도심스러웠다.
공원이 나와서 잠깐 쉬기로 했다.
뉴욕에서 빡세게 관광하고 오늘 일찍 하루를 시작해서 그런걸까?
초반부터 힘이 들었다.
라이딩 첫날부터 이러면 어쩌자는건지 ㅋㅋ
내가 생각해도 난 저질체력이었다ㅋㅋ
공원을 빠져나가는데 한 아저씨와 잠깐 대화를 나눴다.
아저씨 "어디 가는 길이야?"
우리 "뉴왁쪽으로 가려구요"
아저씨 "거기 다리 건너기 좀 빡센데...
길이 좁아서 조심해야될거야. 차도 많이 다니고"
우리 "아 네... 조심해서 갈게요~"
아저씨 말대로 길이 좁긴 좁았는데 건널만은 했다.
통행량이 확실히 많긴 많아서 보호막이 있긴 했지만 조금 살벌했다 ;
뉴왁까지 가는길에 점심먹을만한 데가 안나와서,
뉴왁에 들어서야 먹을 수 있었다.
이 때가 오후2시였는데 오전에 먹은게 많지 않아서 그런지 매우 배고팠다.
마트안에서 서브웨이시스템으로 파는 샌드위치,
허기 때문인지 허겁지겁 먹었다 ㅋㅋ
그리고 점심 먹으면서 생각해봤는데 오늘 많이 달리지 못 할 것 같았다.
뉴욕에서 하루 정도는 그냥 푹 쉬었어야 됐는데...
사정상 뉴욕은 빠져나와야되서 나오긴 나왔지만 오늘 갈 목적지도 못 정한 상황...
점심 먹고 뉴왁을 슬슬 빠져나갔다.
라이딩해서 가고 있는데 갓길을 막고 흥을 타던 흑형.
흥을 타는건 좋은데 왜 위험하게 도로에서 흥을 타는지?!
미국 동네에는 이런 스포츠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경기장 같은곳마다 사람들이 많았다.
오후 5시가 넘어가기 시작했고 오늘 잠자리를 정해야 했다.
빡세게 관광하고, 아침일찍 일어나서
돌아다니느라 그랬던건지 몰라도 캠핑할 기운이 없었다.
캠프그라운드도 딱히 주변에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의 도우미 Google Map 에
inn과 motel 을 검색해보니 딱 1개가 주변에 떴다.
가격은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가는걸로 결정~!
그런데 당시엔 몰랐다... 그 곳의 가격대가 얼마인줄은...
모텔에 입성하니 때깔이 심상치 않았다. 음... 싸보이진 않은데...
프론트를 보니 직원이 2명 있었다. 여기는 직원이 2명씩이나?
직원에게 여권을 제시하고 가격을 물어봤다.
재차 물어봤는데 제일 싼 방이 150불이었다. ㅡ.ㅡ;
일요일이라 주말요금 적용되는 날도 아닌데...
좀 당황스럽긴 했지만 주변에 숙소도 없고 딱히 텐트칠만한 곳도 없고해서
오늘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라이딩 첫날부터 과소비해서 조금 어이없긴 했지만 ㅋㅋ 그냥 쉬기로 했다 ㅋㅋㅋ
2명이라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 ㅋㅋ
근방에 마트가 있어서 저녁거리를 장보고 왔다.
원래 모텔에서 요리하면 안되지만 그냥 해먹었다 ^^;
(모텔 요리여행은 앞으로도 쭈욱...)
햇반 가져온거를 아직 안먹었기 때문에 밥을 할 필요는 없어지만
칼칼한게 땡겨서 한국에서 사가지고 온 인스턴트 육개장을 하느라 코펠을 꺼냈다.
치킨&육개장&밥 난해한 조합일 수 있지만 정말 맛있게 먹었다.
자전거여행자치곤 머무른 호화스러운? 숙소.
욕실부터 침대까지 클래스가 달랐다.
이 날 일찍 잤어야 했는데 조금 늦게 잤던것 같다 ㅋ
청춘 그리고 버킷리스트 | 해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