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펠레폰네소스 전쟁에 대한 생각을 잠시해서인지
오늘 갑자기 그냥 이 아저씨가 생각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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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480년 "Xerxes(크세르세스)1세"가 이끄는 페르시아군이 그리스를 침공하자
스파르타와 아테네를 포함한 대부분의 헬레니즈 폴리스들은 대페르시아 동맹을 맺고,
스파르타의 왕인 "Leonidas(레오니다스)"를 그리스 육군의 총사령관으로 추대하지만,
문제는 그리스 최정예인 스파르타도 병력을 출진시켜야 하는데
스파르타는 중요한 축제기간이었고, 축제가 종료되기 전에 군대가 출정하는 것은 신에 대한 모독이었다.
그래서 레오니다스는 호위병을 300명만 대동할 수 있는 종교적 특권을 부여받게되고,
전멸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최소 1명의 아들이 있는 장년층에서만 특별히 호위병을 선발한다.
"아리스토테모스"도 이 호위병에 선발되는데, 이는 스파르타 시민에게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명예로운 일이었을 것이다.
테르모필레 협곡을 지키던 과정에서 호위병의 일원이었던 "아리스토테모스"와 "에우리토스"가
심한 눈병에 걸려 전투수행이 불가능해지자, 레오니다스는 위의 2명을 대열에서 물러나서
인근의 알페노스 마을에서 치료를 할 것을 명령하게 된다.
얼마 후 스파르타군이 완전포위된 것을 알게된 두사람은
눈이 안보이더라도 전선에 복귀할 것인지 아니면 명령대로 이탈할 것인지 논쟁을 벌이지만,
에우리토스는 "헬로트(스파르타 노예병사)"의 도움으로 전선에 복귀해서 곧 전사하고,
"아리스토테모스"만이 테르모필레 전투의 유일한 생존자가 된다.
한편, 레오니다스와 출정한 스파르타군에는 또 다른 생존자가 있었는데
왕의 명령으로 테르모필레에서 테살리아까지 전령으로 파견되었던 "판티테스"인데
그의 경우 명령을 수행하고 테르모필레에 복귀해보니 이미 모든 것이 끝나있었다.
"아리스토테모스"와 판티테스가 스파르타로 돌아오자
둘은 스파르타 사회에서 "Tresantes(트레산테스, 비겁자)"로 낙인찍혀서 경멸의 대상이된다.
트레산테스라는 낙인은 스파르타 사회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저주나 마찬가지였고
모든 시시티온(공동생활팀 10-20명 단위)에서는 트레산테스와는 어떤 일도 함께하지 않으려 했으며,
대화도 나누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판티테스는 치욕을 견디다 못해서 목을 매서 자결을 한다.
스파르타에서는 트레산테스와는 어떠한 합법적 계약을 맺을 수도 없을 뿐더러
트레산테스의 자녀들과는 혼인도 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아리스토테모스"는 자신의 명예 및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모든 굴욕을 참고 견디어낸다.
크세르크세스의 본진이 그리스에 "마르도니오스"를 사령관으로 병력일부를 남기고 퇴각하자
헬레니즈 폴리스들은 페르시아군에 대항할 수 있게되는데,
이것은 "아리스토테모스"에게도 고대하고 고대하던 명예회복의 기회가 된다.
스파르타 섭정 "파우사니아스"는 가능한 대규모의 부대를 편성하기 위해
40세이하의 모든 시민을 소집하므로 "아리스토테모스"도 전투에 참가할 수 있게되는데,
"아리스토테모스"의 목표는 단 하나, 전장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서 모든 치욕을 씻어버리는 것이었다.
보이오티아 평원을 내려다보는 플라타이아이 능선에 배치된 스파르타군 및 헬레니즈 동맹군들은
페르시아 기병대의 계속된 공격에 몇 일 째 고전을 하자,
파우사니아스는 병력의 일부를 야음을 튼타 퇴각시키는데 새벽이 되자, 마르도니오스는 보병을 투입시키기 시작했다.
파우사니아스가 즉각 반격을 할지, 원군을 기다릴지 고민을 하면서 전열에는 동요가 생기기 시작했고,
계속되는 페르시아군의 하늘을 뒤덮는 듯한 화살 공격에 스파르타군까지 조바심을 내던 순간
"아리스토테모스"는 진격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소속 "Lochos(로코스, 마을단위의 연대, 1000명 규모)"의 전열에서 뛰쳐나가 단독으로 페르시아군에 공격을 가했다.
"아리스토테모스"의 돌발행위에 전열 좌측의 "테게아"군도 함께 앞으로 돌진하자,
파우사니아스는 마침내 진격명령을 내리고
스파르타군과 테게아군의 돌격에 페르시아는 사령관이 전사하고 격퇴된다.
혼전의 와중에 "아리스토테모스"도 사망하지만 그는 자신의 용기를 확실히 증명한다.
하지만 스파르타인들은 그를 그날의 영웅으로 생각하지 않고,
복종과 규율을 지키지 않고, 계획적으로 스스로를 죽음에 몰아넣은 것으로 여길 뿐이었다.
"아리스토테모스"는 처음엔 복종했기 때문에 트레산테스가 되고
다음엔 복종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웅이 되지 못하게 된다.
비록 "아리스토테모스"의 무덤과 자손들이 스파르타의 존경을 얻지는 못했지만
헤로도토스 만은 "아리스토테모스"를 "플라타이아이 전투"에서
가장 용맹스러웠던 스파르타인으로 생각하고 "역사"에 기록을 남김으로써
"아리스토테모스"는 영원불멸의 명예를 얻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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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헤로도토스 - 역사
KODEF 세계전쟁사 3권 - 그리스전쟁
영화 속에 나오는 유일한 생존자하고는 많이 다릅니다..ㅋㅋ
첫댓글 나름대로 기구한 운명을..ㅜㅜ
본격 300에필로그.txt
영웅이 되진 못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