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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울린 알람을 끄고는 연한 파스텔톤 이불을 젖히며 크게 기지개를 켠다.
아직 완전히 깨지않은 눈을 비비며 창문을 열어놓으니, 오늘 날씨가 좋다. 덥지도 너무 춥지도않은 산산한 봄날씨.
창문 앞에서 오랜만에 봄바람을 느끼다 시간을 확인하고 급히 화장실로 들어간다. 새롭게 시작하는 오늘이니까.
혼자서 밥은 잘먹지않으니 빵으로 아침식사는 패스. 말끔하게 교복을 입고 이를 닦으면서 머리를 다듬고.
왠지 느낌이 좋아 싱글싱글 웃으면서 휴대폰을 확인하니 병헌에게 메세지가 와있다.
[ 오늘은 안와도되. 이따봐. ]
흐잉? 새학기 첫날부터 함께 등교하는건 무리라는건가? 학년도 바뀌도 해도 바뀌고 사람도 바꼈는데(?)
이게 뭐란 말인가. 병헌이랑 같이 손잡고 학교 가려했는데ㅡ 갑자기 기가 팍죽는다.
같이 가려구 일찍 일어났는데. 티내지 못할 섭섭함을 감추며 터덜터덜 집을 나간다.
" 에휴ㅡ "
" 왜 아침부터 그렇게 한숨을 셔? "
" 아! 깜짝이야! "
문을 닫고 뒤돌며 한숨이 새어나오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옆에서 들린다.
그 목소리에 깜짝돌라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니 장난스레 웃으며 말하는 병헌이 서있었다.
깜짝놀랄새도 없이 눈이 커졌다. 내가 늦게 나온건가? 시계가 잘못된건가. 분명 저가 살살 걸어갈때쯤 제 집에서 나오는 병헌이었는데 항상 저가 기다렸던 병헌이엇는데.
" 뭐, 뭐야... 언제 와있었어? "
" 흠ㅡ 이찬희가 폰 확인하고 나오기 전부터? "
" 너...너ㅡ 이병헌, "
" 많이 놀랐나보네. 오늘부턴 내가 기다리려고. 이젠 같이 가자. "
새학기 잠깐 찾아온 꽃샘추위를 느끼지 못할만큼 너무도 따스한 시작이다. 제게 내민 병헌의 손을 꽉 잡으며 또한번 싱긋ㅡ
도란도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너와 함께. 이젠 정말 너와 함께한지 일년이야.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갔다.
학교까지 걸어오니 등교시가에 맞춘건가 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교문에 서계시는 선생님들도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도 입학이라 바짝 긴장한체 교문을 통과하는 1학년들도.
반갑게 찬희와 인사하다가도 멀뚱히 찬희 옆에 서있는 병헌을 보고 다들 한번씩 놀래다간다.
뭔가 몇년동안 가까이가기만해도 쳐다만봐도 느껴지던 차가움이 이젠 다른이들한테까지 따뜻함이 조금이라도 보여서 그런가.
친구들과 몇마디 주고받가다도 병헌에게 말을하면 찬희에게 웃어주는 병헌을 보고 넋이 나갔다지.
" 찬희혀~엉! "
" 으악, 창현아! 오랜만이야~ "
" 형, 저는 안보이나봐요? "
" 아니야아니야. 종현이도 안녕ㅡ 이제 2학년이지? "
저쪽에서 달려와 찬희에게 앵기는 창현과 언제나 그렇듯 병헌의 속을 살살 긁으며 장난을 치는 종현이다.
찬희 주위에서 난리를 쳐대는 두사람이 맘에 안들었는지 미간을 찌푸리며 떼어낸다.
붙지마, 내꺼야. 저리꺼져. 많이 변하긴 했지만 언제나 찬희에게만 한정되는 관심과 포근함이다.
선생님들 또한 많이 놀랐는지 찬희에게 한마디씩 한다.
같이 다니더니 변했어~부터 시작해서 병헌의 변화에대한 좋은 말.
3학년 교실에 다다랄때까지 시종일관 병헌은 무표정이다. 안좋은가? 오랜만에 학교도 오고 이제 새학년 새학기, 시작이 상큼한데.
맞은편에서 민수가 보인다. 이번엔 3학년을 맡았나보다. 반가운마음에 민수를 향해 인사.
" 혀, 아니 선생님! "
습관처럼 민수형이라고 부를뻔했다. 학교에선 선생님. 분명 민수가 손을 써서 올해도 병헌과 같은 반이겠지.
민수 뒤에서 다니엘이 조잘대며 따라온다. 왜저리 기분이 좋아보이지?
어느새 제 앞에 서있는 민수에게 안부를 묻는다.
" 이야ㅡ 이병헌 많이 변했다? 근데 죽어도 인사는 안하네. "
" 죽기 전엔 해드릴테니 걱정마시죠. "
하지만 옆구리를 살살 치며 눈치를 주는 찬희때문에 결국 민수에게 고개만 까딱. 그정도로도 만조글 한건지 뿌듯한 미소를 보인다. 곧 입학식이 있을거라며 교실에 잠시 있다가 운동장으로 나오랜다. 교실로 들어가는 민수를 보다 아, 알겠다.
이번엔 다니엘이 민수형 반으로 들어갔구나. 그렇게 졸라대더니.
병헌이 제 어깨를 감싸안고 교실로 들어간다. 둘에게 몰리는 시선때문에 당황한건 찬희. 부끄러운것도 찬희. 얼굴이 빨개진것도 찬희. 병헌은 아무렇지않다. 팔을 버둥거리며 벗어나려해도 병헌은 더욱 힘을줘 감싸안을뿐. 힘빠지게 웃은 찬희가 힘을빼고 편하게 병헌의 허리에 손을 두른다.
" 다른 놈보면서 그렇게 웃지마. "
" 내가 언제 다른놈 보면서 웃었어ㅡ "
" 안다니엘. 담임. "
" 에이ㅡ 다니엘은 귀여워서 그랬지. 혹시 지금 질투하는거야? "
창가쪽 맨뒷자리. 당연하다는듯 가방을 내려놓곤 자리에 앉는다. 턱을 괴괴 마주보며.
" 어. 질투해. 넌 내꺼잖아. 근데 왜 자꾸 딴놈들 넘봐? "
" 내가 언제! 그런 질투하지마. 이병헌 진짜 느끼해졌어ㅡ "
저 둘만의 세상에 빠져있는지 웅성거리는 교실은 이미 아웃 오브 안중.
찬희는 금발로 잘빠진 병헌의 머릿결을 쓰다듬는다. 그런 찬희의 손길이 좋은지 그저 가만히.
반짝반짝 빛나는 머리가 멋있어. 누구 애인인지 참 잘생겼잖아. 폭발하는 헌부심에 찬희 광대는 승천중.
" 헌아. 학생이 단정해야지. 금발머리 너무 튄다. "
" 흑발은 내 취향 아니야. "
" 그래두우ㅡ "
" 그래서 안멋있어? "
" ...쳇. 멋있어서 참는거야. 잘어울리니까 봐줄게. "
말하고선 또 베시시. 교실 스피커를 통해 입학식이 시작하니 운동장으로 모여달라는 방송이 나왔다.
다들 분주하게 교실을 빠져났다. 찬희와 병헌 또한 교실을 나가기위해 일어선다.
" 응? 헌아, 타이는 안해? "
" 답답해. 매기도 귀찮고. "
" 타이 안들고왔어? "
찬희의 물음에 바지주머니를 뒤적이더니 타이를 꺼내든다. 찬희에게 건네면서.
" 있으면서 하고오지! 새마음 새뜻으로 교보도 단정히 입는거야. 아님 타이 맬줄 몰라? "
" 아니. "
" 근데 왜안해? "
묶어있던 타이를 풀어 병헌의 목에 타이를 묶어주며 묻는다. 타이 끈을 조절하기위해 잡아당기자 병헌과 찬희 사이의 거리가 좁혀진다. 삐뚤어진 모양을 잡아주는 짧은 순간을 참지못하고 쪽, 짧은 입맞춤.
" 이쁜이가 해줄거니까. "
한소리하려다 병헌의 말에 못말린다는듯 힘빠지 웃음. 난 왜 너한테 약한건지 모르겠어. 내가 널 잡고있다고 생각하다가도 너한테 잡혀 이리저리 흔들린다. 이병헌, 너도 그래? "
" 이병헌. "
" 어. "
" 나 성공한거야? "
" 뭘. "
" 싸가지 이병헌, 인간 만들기. "
창가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두사람을 비추고 선선한 바람이 머리칼을 타고 지나간다.
입학식으로 인해 밖은 시끌벅적하고 병헌과 찬희는 서로의 눈을 마주보며 미소짓는다. 진지하지만 장난스러운 목소리.
달큰하고 조심스런 속삭임. 온전히 찬희에게 향하는, 찬희만 들을수있는 속삭임.
" 응, 완전히 대성공이야. "
못말리는 싸가지, 인간 만들기 프로젝트, The End!
작가의 말&후기
안녕하세요, 향기입니다^___^
아이고~ 길다면 길었고 짧다면 짧았던 저의 첫 장편이 이렇게 끝이났어요~장장 다섯달동안의 여정있습니다.
솔직히 처음 프롤로그를 올렸을땐 딱히 뭐다하는 생각이없었어요.. 단지 제 앞에있었던 '말광량이길들이기'라는 책을보고는
떠올라 즉흥적으로 썼었는데!! 생각과는 달리 기대도 안한 뻘글에 막대한 관심을 가져주신 독자님이들이 계셔서 마음을 다시 잡고 정식으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슬럼프가와서 힘들기도했고 제가쓴글에 손발이 오그라들어 웃기기도했지만 너무나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무사히 완결을 내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_; 일일이 답글을 못달아서 그렇지 매회마다 다 읽었습니다! 모두 저에게 큰힘이되었구요ㅇㅁㅇ♥ 이 팬픽을 썼던 저의 목표는 그저 물흐르듯이 흐러가는 달달한이야기, 가벼운 달콤한 사랑. 이었기때문에 모든 분들이 그저 읽으시면서 한번이라도 미소지으셨다면 저는 매우 행복합니다ㅇ_<
언제 또다른 작품으로 찾아올지 모르겠지만, 좀더 발전한 필체와 단단한 스토리로 언젠가 돌아오겠습니다!! 그때도 저를 반겨주시와요☞☜ 연재하는동안 정말 너무 즐겁고 행복했어요ㅠㅠ 읽어주신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사랑해용♥♥♥♥♥♥♥♥♥♥♥
아참, 텍파는 오타도 수정하고 번외도 좀넣고! 더 다듬어서 올리겠습니다ㅇ//ㅇ!
지금까지 못말리는 싸가지, 인간 만들기 프로젝트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끝까지 함께 달려주신 천사님들 애뎡해요^ㅁ^/
달콤하게 속삭여됴...헷
첫댓글 23,24화를 까먹고 안봐서 보고 댓을 안달았네요 ㅠㅠ 마지막화 ㅠㅠ 다른작품나올때까지 기다릴게요
완전 잘봤어요ㅠㅠㅠ연재하시느라 수고하셨어요!!
달달하게 끝났네요 ㅎㅎㅎㅎ 구사미들의 잔망에 광대승천 ////////
수고하셨습니다 잼나게 읽었어요~.
우와!!텍파올라오면 한꺼번에 쫙~~봐야겠어요ㅎㅎ그동안수고하셨습니다
어머나 댓글 단 줄 알았는데 없네요ㅠㅠㅠㅠ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지ㅠㅠㅠㅠㅠ 향기 님이 써 주신 엘천이들 작품 마지막 화에 제 댓글이 없다니ㅠㅠㅠㅠ 말도 안 되는 소리죠ㅠㅠㅠㅠㅠ 이대로 끝나다니 너무 아쉽네요ㅠㅠ 그래도 번외가 있다니 텍파 꼭 다운 받아야겠어요 ♥_♥ 우리 찬희 고생 많았어, 병헌이 인간 만들어 주느라ㅠㅠ 둘이 너무 예쁘미 하네여ㅠㅠㅠㅠ 1화 부터 정주행 한 보람이 있어요 정말♡... 수고 많으셨구 다음 작품도 기대 할게요♥♥♥♥
향기님 덕분에 달달터지는 엘천 맘껏봤어요~ 수고많으셨어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