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부 대회
5세 어린이들과 올해 100세 되신 어르신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제94회 어린이날, 춘천 송암테니스장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테니스 잔치가 열렸다. 푸른 5월 같은 어린이들이 라켓을 들고 나이별로, 실력별로 뛰는 현장은 밝고 건강한 미래를 엿볼수가 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어린이부를 신설한 한광호 소양강배 준비위원장은 “소양강배는 5세부터 100세까지 남녀노소, 연령에 상관없이 모두 다 참여할 수 있는 대회로 만들고 싶었다“며 ”130여 명의 참가 선수와 부모들을 위해 불고기와 닭갈비를 준비했고, 어린이들을 위한 이벤트 행사를 통해 다양한 경품도 준비했다“고 전했다.
소양강배는 일반적인 동호인 대회와는 다르다. 어르신 대회부터 어린이 대회, 그리고 혼합복식과 단식을 추가해 8개 부분. 테니스 라켓을 잡은 누구라도 다 참여 할 수 있는 대회가 되었다.
'천국은 어머니의 발바닥에 있다’고 믿는 미낭카바우 사람들처럼 엄마의 손을 잡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코트로 향하는 어린이들의 환한 웃음꽃을 만들었다. 특별하게 눈에 띄는 한 그룹의 어린이들이 부모들과 함께 모여 들었다. 관악구에서 매주 토요일에 테니스를 배운다는 '테니스플러스팀'이다. 이 학생들을 지도하는 강시모 코치는 “작년 3월부터 관악 구청에 요청해서 신나는 주말리그라는 프로그램을 신설해 운영해 오고 있다“며 ”주로 5~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도하고 있는데 테니스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어린이들을 지도하는 것이 최고다“고 전했다.
이 매직 테니스 행사를 위해서 지도자들이 서울에서 원정을 왔다. 노원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성수 부회장은 “매직부 지도 요령은 테니스가 재미있는 운동이라는 것을 어린이들에게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기본 프로그램에 지도 강사들이 응용을 가미해 즐겁게 공을 가지고 놀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중구난방으로 뛰는 5~6세 어린이들을 지도하는 지도자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어린이들과 놀며 뛰고 있었다. 라켓위에 공을 올려놓는 법부터 굴리는 법, 던지는 법까지 섬세하게 지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부모들은 이러한 행사들이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얼핏 보기에 보통의 아버지들 보다 훨씬 나이 들어 보이는 분이 두 자녀에게 볼을 던져주고 있었다. 나이 50 되어 늦둥이 딸 둘을 낳은 춘천의 김영섭. 이 분은 2개월 전부터 8세, 9세 어린 딸과 그 또래 어린이 20여 명을 매 주 토요일마다 가르치고 있단다. 김영섭은 "아이들이 라켓을 잡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힘이 난다"며 “테니스를 하고 나면 아이들이 집중력이 훨씬 좋아져 영원히 테니스를 가르치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매직부에서 뛰어야 하는 6세 정상빈은 초등생들이 뛰는 레드볼 1부에서 뛰었다. 벌써 3세부터 테니스를 시작해 구력이 3년. 포핸드는 물론 발리와 스매싱까지 기초적인 스윙은 모두 다 할 정도 특별한 재능이 있단다. 아버지 정윤혁은 “나달이 되는 것이 꿈인 상빈이를 위해 최선을 다해 뒷받침 해 줄 생각이다“고 전했다. 이미 동네에서는 유명인사가 되었다는 상빈이의 미래가 궁금하다.
펼쳐 놓은 곳을 가보니 거의 잔치 상 수준. 부모들이 정성스럽게 싸 온 도시락에 본부에서 준비한 닭갈비와 한우 소고기를 더하니 푸짐했다. 테니스로 땀을 흘린 어린이들은 폭풍흡입하며 행복해 했다.
철원에서 온 고순오 남민희 부부는 테니스 선수 출신이다. 온 가족이 테니스를 즐기지만 7세 아들 창우만큼은 테니스에 관심이 없어서 친구들과 어울려 재미있는 테니스를 접하게 하고 싶어서 참석 했단다. 남민희는 “철원에서도 매 주 주말마다 매직 테니스를 하고 있으나 이렇게 소양강배처럼 대회를 열어 어린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모든 행사를 마치고 시상식 하기 직전, 이벤트 행사가 열렸다. 다양한 놀이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행사로 기쁨만발이었다. 서울 상암동에서 온 혜원과 세웅의 아버지 김영주는 "푸짐한 음식을 준비해서 대접한 이 행사에서 특별한 정을 느끼게 했다"며 "내년에도 이 행사 참여는 물론, 가까운 미래에 춘천으로 이사 오고 싶을 정도다"라고 전했다.
대구에서 참석에 장거리상을 받은 김규리 가족은 “춘천이 더욱 아름다운 곳이라는 것을 이 행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며 ”딸과 함께 어린이날을 보내기 위해 참석했는데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행복한 어린 시절의 위력은 대단하다. 부모의 손을 잡고 어린이날에 테니스장에서 뛰며 놀며 보낸 어린이들은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의 한 장이 될 것이다. 결코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추억의 현장이었다. 글 사진 송선순기자.
어르신부대회
춘천 소양강배 어르신부 대회가 5월 4일 춘천 송암테니스장에서 열렸다. 전국을 태풍 같은 강풍이 점령하고 있었지만 테니스를 향한 열정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 전국의 어르신 550여명이 참석하여 대성황을 이루었다.
이날 개회식에는 김중석 강원도민일보 사장과 한광호 소양강배 준비위원장, 최동용 춘천시장을 비롯해 이복기 대한테니스협회 이순분과위원장, 함호식 춘천테니스협회장, 김도훈 한국팔순테니스협회장, 최경선 대한테니스협회 사무처장, 박현규 전 생활체육 전국테니스연합회장등 비중 있는 분들이 참석했다.
김중석 강원도민일보 사장은 “춘천은 봄의 도시로 ‘청춘’의 뜻과도 연관이 있어 춘천으로 오는 열차 이름도 청춘열차다”며 “봄의 도시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 출전한 어르신들 모두가 다시 청춘을 되찾으시길 바란다”는 멋진 대회사를 남겼다.
올해는 매 년 이 대회에 출전한 정태화옹이 100세가 되는 해 이다. 아직도 정정하게 테니스를 즐기는 정태화옹께는 장수를 기원하는 선물을 증정. 더욱 건강한 삶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보는 순간이 되었다.
개회식이 끝나자 바람이 잦아들면서 마치 이 대회를 축복해 주듯 날씨가 얌전해졌다. 이날 어르신부 경기는 60세부터 각 5세별 85세까지 6개 부서로 나누었다. 갈수록 고령 인구가 늘다보니 최고령부인 85세부까지 신설, 더욱 세분화하여 대회를 진행했다.
아마추어 테니스계에서 많은 신화를 남긴 박용호씨를 만났다. 경남에서 15명이 함께 출전했다고 한다. 젊은 시절부터 우승을 휩쓸다 시피 한 이 분은 지금도 신인부를 나가도 입상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다. 박용호씨는 “평소 주변에서 춘천대회 자랑을 많이 해서 궁금해서 출전을 했다”며 “역시 와 보니 주변 풍경도 아름답고 대접도 융숭해 어디에서든 자랑할 만한 대회임을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온 이석씨는 75세부로 뛰는 선수다. 이석씨는 “75세부 참석자가 70명 정도가 되는데 금배와 은배로 나누지 않으니 결승까지 일곱 게임을 소화해 내야한다”며 “체력적으로 힘이 부쳐 내년부터는 75세부도 금배와 은배로 나눠주면 고맙겠다”는 의견을 남겼다.
85세부 경기가 열리는 춘천댐 코트로 향했다. 산으로 둘러 쌓인 그곳은 공기가 유별나게 맑아 천상이었다. 그곳에서 뛰고 있는 누구라도 소년소녀처럼 해맑았다. 100세가 된 정태화옹은 “6월에 80세부 이상 되는 선수들을 초청해서 대회를 열 생각이다”며 “장수하는 데는 주기적으로 테니스를 하고 적게 먹는 것이 최고다”고 말씀해 주셨다.
서울시 테니스 연합회 이종수 수석 부회장을 만났다. 이 부회장은 “춘천대회에 출전해 보니 임원진들의 지극한 대접에 참석자들이 모두 즐거워했다”며 “이번 출전 경험을 살려서 반드시 서울시에서도 어르신부 대회를 멋지게 개최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마로니에 공원에는 참가 선수들을 위한 향연이 마련되었다. 닭갈비와 문어 그리고 막걸리등, 다양한 먹거리뿐만이 아니다. 초청된 시니어 악단들의 연주와 노래는 어깨춤이 일게 했다. 흥겨운 한마당 잔치는 청정한 숲바람과 함께 맑게 익어갔다.
“호반의 도시에서 행복했습니다. 죽을 때까지 춘천에서 열리는 대회는 꼭 참석할 생각입니다.”
10여명이 넘는 참가 선수들이 앞 다퉈 서로 한마디씩 건네는 그룹은 수원에서 온 팀이었다.
정 홍을 지도하고 정 현이 다닌 수원 북중학교 교장으로 퇴직한 전봉주씨를 비롯하여 월계수팀과 월드메르디앙 팀원들은 춘천대회 예찬에 지칠 줄을 몰랐다. 석양에 물들고, 옥수수 막걸리에 물들고, 따뜻한 대접에 물들어 마냥 행복한 표정으로 의견들을 전했다.
한광호 준비 위원장은 “날씨가 불안했음에도 작년만큼 많은 선수들이 출전을 해 주어 감사하다”며 “내년에는 더욱 더 참가 선수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구상을 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명품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 꾸준히 노력을 한다. 소양강배가 그렇다. 봄바람에 민들레 홀씨 날리듯 그렇게 명품 대회라는 입소문은 허언이 아님을 많은 선수들이 확인하고 돌아갔다./ 글 사진 송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