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 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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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7/연중 제31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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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복음 14장 15-24절
“내 집이 가득 차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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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맛집
길을 걷다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가까이 가보니, 유명한 베이글을 사 먹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선 것이었습니다. ‘아니, 도대체 얼마나 맛있는 빵이기에 저토록 기다려서 사 먹는 것일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빵이었겠지만, 제게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어서 그냥 지나쳐버렸습니다. “하느님의 나라에서 음식을 먹게 될 사람은 행복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과 함께 식사를 하던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합니다. 아마도 예수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나 행복해서, 하느님 나라에서 열리는 잔치는 더욱 행복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비유는 처참합니다. 비유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하느님 나라의 잔치에 딱히 매력을 못 느꼈나 봅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잔치에 가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에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잔치인데, 누군가에겐 그렇지 못했습니다. 결국은 ‘가치 부여’의 문제였습니다. 내가 어떤 것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두는가. 우리 가톨릭 신자들에게 미사 때 받아 모시는 성체가 유명 베이커리의 빵보다 훨씬 더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졌으면 합니다. 몇 시간 기다리더라도 꼭 먹고 싶은 특별한 의미의 빵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