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전임종예배에 초대합니다“
기사승인 2023.06.19 23:59:22
심자득 webmaster@dangdangnews.com
- '생전임종예배' 드린 정성학 목사. 300명 넘는 지인들 참석해 파티같은 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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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말씀 / 정성학 원로목사(제주 기적의교회) |
'생전임종예배' 드린 정성학 목사. 300명 넘는 지인들 참석해 축제같은 임종
임종예배에 대한 새 패러다임 제시
옛사람 죽고 두 번째 인생 사는 각오와 결심 하는 변곡점 기대
자신의 임종예배를 미리 드린 목회자가 있어 화제다. 제주 기적의교회 시무 32년을 포함해 40년을 목회하고 올해 삼남연회에서 정년 은퇴한 정성학 목사(70)는 자신의 지인들에게 19일 저녁 천안의 한 음식점이자 문화공간인 ‘그레이스7(충남 천안시 동남구 성남면 종합휴양지2길 33. 장동근 목사 운영)’에서 출판기념예배를 겸한 <생전임종예배>를 드리겠다고 자신의 영정사진을 담아 알리고 음식과 답례품을 준비했다.
정 목사는 사전에 예배에 참석하겠다고 신청한 이만 참석이 가능하다며 당일의 일정을 개별적으로 접수번호를 매겨 일일이 공지했다. 4시부터 식사를 시작할 수 있고 6시부터 식당의 2층에서 자신의 ‘생전임종예배’를 드리겠으니 방명록을 작성한 뒤에 명찰과 기념품을 받으라는 내용이다. 생전임종예배에서 설교를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 원로)가 전할 예정이고 예배를 마치고 행운권을 추첨하여 선물을 주겠다는 안내도 있었다.
이 생소한 초청에 동료 목회자와 그 가족들, 21세기성연경구원 회원들, 그리고 친지와 평소 SNS에서 교제하던 친구들 등 300명이 족히 넘는 인원이 응했다. 감독을 지냈거나 현직 감독의 모습이 보였고 평신도들도 상당수가 참석했다.
정 목사는 평시 즐겨입는 흰색 모시옷을 입고 ‘하객(조문객이 아닌)’들을 맞았다. 하객들도 검정색 양복과 넥타이가 아닌 평상복을 입고 임종예배 장소를 찾았다. 이것은 초청자의 부탁이기도 했다. 식당 입구는 방명록을 작성하고 정 목사와 사진을 찍으려는 하객들로 붐볐고 뷔페로 차려진 카페 내부는 앉을 공간이 부족할 지경이었다. 한켠에는 부의함이 아닌 ‘축의함'이 놓여 있었다.
예배시간이 되었을 때 전시공간으로 사용하는 식당 2층은 ‘정성학 목사 생전임종예배’에 참석한 하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정 목사가 자신의 멘토라고 자신을 소개한 SBS 김정일 아나운서의 사회로 출판기념예배가 먼저 드려졌다. 김종복 목사(전 삼남연회 감독. 소명교회)가 기도하고 조은 선교사가 정성학 목사가 시를 쓰고 김성조 목사가 곡을 붙인 ‘주님의 눈물’로 특송을 한 뒤 유기성 목사가 말씀을 전했다. 말은 출판기념예배였지만 집필동기나 저자소개, 헌정, 서평 등은 모두 생략되었다. 예배는 ‘생전임종예배’에 집중되어 있었다. 2부로 진행된 생전임종예배에서 춤추는 예배자 강지원 권사가 추모춤을 추구 보기 드물게 마지막 찬송을 독창(배철 목사/길과 빛 교회)으로 끝나는 형식의 파격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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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 원로) "나도 죽은 십자가" |
“아주 영광스럽기도 하고 어려운 자리에 설교를 하라고 말씀하셔서 엄청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가 주변에 있는 분들에게 생전임종예배 이야기를 하니까 어떤 분은 아주 황당해 하시고 어떤 분은 아주 기발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처음 정성학 목사님께서 생전임종예배에 대한 것을 문자로 저에게 보내주셨을 때 마음에 너무 분명하게 ‘그렇지 이건 복음 그 자체지’ 그런 마음이 딱 들었습니다”
유기성 목사는 ‘나도 죽은 십자가’를 제목으로 설교를 전하며 “우리가 육신의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의 옛사람의 죽음을 실제로 받아들이는 정말 정말 놀라운 기회”라고 생전임종예배를 평가하고 “목사님의 심정 속에 나는 죽고 예수님의 생명으로 사는 이 믿음을 명확하게 하고 싶어 하시는 마음일 것”이라고 응원하는 마음을 나타내 보였다.
이어 유 목사는 ‘생전임종예배’의 성서적인 근거로 갈라디아서 2장 20절(‘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이제는 내가 사는 것 아니고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등을 제시하며 “오늘 이렇게 예배를 드리는 것이 정성학 목사님의 생전임종예배라기 보다는 자신을 죄에 대하여는 죽은 자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을 대하여는 산 자로 여기려는 우리 모두의 생전임종예배”이자 “한국교회를 향한 목사님 나름대로 호소하고 싶은 메시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어사전은 임종(臨終)이란 ‘목숨이 끊어져 죽음에 이름. 또는 그때’ 혹은 ‘부모가 운명할 때 그 자리를 지키며 모심’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래서 임종예배는 소천 직전에 천국에 대한 소망을 굳게 잡도록 해주는 믿음의 견인예식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때로 의식이 혼미하여 신앙고백의 때를 놓치거나 구원의 확신을 가지지 못한 채 임종을 맞는 경우도 있다.
정성학 목사는 바로 이점을 지적하면서 “생전 임종예배’는 부음을 듣고 달려와 의식도 없는 고인을 두고 유족을 위로하는 게 아니라 임종을 맞는 살아 있는 당사자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축복하는 가장 성경적이자 신앙적인 접근”이라고 했다. 임종하는 자신에게는 “두 번째 인생을 사는 각오와 결심을 하는 변곡점”이 되며 “고인이 될 당사자는 심기일전하여 자투리 시간이나 다름없는 얼마 남은 시간을 전후반전 만큼이나 멋지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기왕이면 조금 더 정신이 온전할 때 드리면 좋겠고 젊었을 때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 목사는 ‘생전임종예배’가 아직 한국교회에선 낯선 예식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심지어 “죽지도 않은 죽음을 친숙하게 전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준비한 '퍼포먼스'“로 여기는가 하면 ”하나님의 주권에 도전하는 영적 패륜아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고 밝혀 생전에 드리는 임종예배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있음을 소개했다. 그래서 “이 예배에 대한 사회와 교회의 인식이 바뀌기까지 한 세대쯤 걸릴지도 모르겠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 목사는 “이 생전임종예배는 한국사회의 새로운 문화 창조의 사건이자 기독교 선교 130여년 만에 새롭게 여는 문화 혁명이자 신앙의 혁명”이라고 단언하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지금은 보편화됐지만 “30여년 전에 청첩장에 계좌번호를 적어서 보내달라고 호소해도 당시에는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다가 한 세대가 지나서는 청첩뿐 아니라 부고에 모두 '마음 전하실 곳'을 안내하는 걸 보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며 “생전임종예배도 그리될 때가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므로 오늘 이 시간에는 세상의 누구보다 그동안 외로움에 떨며 살던 임종 당사자가 여러분의 방문과 격려에 큰 위로를 받으며, 뿐만아니라 여러분이 방명록에 남겨준 채찍의 말씀을 가슴에 담고 새롭게 주어진 추가 시간에 최선을 다해 달려 전, 후반전 연장전에도 만족하지 못한 삶에 비로소 만족할만한 삶을 살므로, 저는 죽고 저를 통해 그리스도가 다시 사는 놀라운 간증을 드리려는 몸부림의 일환입니다. 그래서 임종예배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임종하는 저 자신입니다.”
정성학 목사는 그의 페북에 ‘생전임종을 위한 제안’이라는 제목으로 30여 개의 글을 썼고 이후로도 더 쓸 것이라고 했다. 본인 스스로 ‘생전임종예배’를 한국교회에 뿌리내리는 전도사를 자임하고 인생의 후반기 어디쯤에서 다시 '나는 죽고 예수로만 살자!'는 신앙의 결단들이 정착되는 교회가 되기를 희망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빠가 평생 이루어낸 일들이 아빠의 업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목표와 세미나를 함께 병행하며 수많은 책을 지키려는 아빠의 삶은 격려와 박수를 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전 그 모든 것보다 한 사람의 성도로서 아버지를 가장 존경합니다. 하나님 앞에 어떤 신앙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 배울 수 있어서 저에게 큰 축복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모든 것이 감사하지만 무엇보다 나에게 신앙의 유산을 주셔서 그것이 가장 귀하고 고맙습니다”
딸 정브니엘 집사가 ‘아빠에게’ 보내는 추모의 편지를 낭독했다. 브니엘은 늘 바빴던 아빠에 대한 애증과 감사, 존경의 기억을 떠올리며 “아빠의 사랑이 내 삶 조각 조각마다 새겨져 있음을 그때는 보지 못했다. 그로 인해 짧지 않은 시간 많이 외로웠을 아빠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이어 “하나님 앞에 정직하고자 몸부림하는 아빠의 그 모습이 나에겐 큰 자랑이고 위로였으며 감히 목회를 함께 했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아빠 목회, 여전히 모든 시간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쁨이었고 영광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정학진 목사(일동교회)가 회고담을 전했다. 정학진 목사는 자신이 1989년 군목안수 선물로 받은 책이 정성학 목사의 저서 ‘333가지 설교힌트’였다면서 컴퓨터가 없던 시절에 그 많은 분량을 수기로 집필하고 정리한 꼼꼼함에 압도되어 “감히 넘어서지 못한 큰 산을 만난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또 속회공과집필위원회 모임에서 위원들의 요구와 상황을 이해해 주고 인정해주는 인품과 리더십, 그리고 한 교회에서 30년 넘게 목회한 그 인내심 등을 열거하며 “생전도 뒤따라가는 저희들에게 큰 귀감이 됐는데 오늘 이 자리도 그렇게 기억될 것"이고 "생전임종예배의 은혜가 목사님 평생을 지탱하는 힘이 되어 은혜와 기쁨이 넘치는 남은 생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 그는 회고담을 펼치기 전에 그의 상징과도 같은 매직쇼를 간단하게 펼쳐 보여 하객들을 매료시키기도 했다.
한편 ‘그레이스7’ 대표 정마리아 전도사가 임종을 맞은 정성학 목사에게 꽃다발과 장동근 목사가 제작한 조각품을 전달하고 참석자들을 향해 “출판기념 예배와 생전임종예배를 그레이스 세븐에서 드리게 되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그레이스7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복음을 전하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그레이스7은 미술을 전공하고 목회자가 된 장동근 목사(오병이어교회) 부부와 7명의 자매들이 아둘람공동체를 이뤄 함께 운영하는 복음의 전초기지이자 지역의 문화공간이다. 장목사는 기독교미술대전에서 수차례 특선을 수상한 실력가이기도 하다. 2층 상설전시관에는 그의 철제 조각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1층에는 장 목사의 미술작품들이 설치된 파스타 카페가 있다. 아들람공동체원들은 이날 정성학 목사의 생전임종예배를 찾은 하객을 접대하기 위한 음식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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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이스7을 운영하는 장동근 목사 부부와 아둘람공동체의 7자매 |
김동현 감독(남부연회)이 축도하여 정성학 목사의 생전임종예배를 마쳤다. 참석자들은 잠간 행운권 추첨을 통해 이영제 목사(주앙교회, 한국컴퓨터선교회 KCM 대표)가 기증한 '바이블웨이' 도서를 경품으로 받아 각자 자신의 삶의 자리로 돌아갔다.
정성학 목사의 지인들이 생전임종예배를 접하는 다양한 시각을 그의 SNS에 남겼다. “저도 날수를 계산해 보니 이사 갈 준비를 하면서 살아야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날짜를 인간이 모르니 평소에 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네요. 백일잔치, 돌잔치도 주인공하고는 관계없는 부모친구들 잔치이듯, 장례도 고인과는 상관없는 유족 행사인 듯 해서 좀 힘들 때가 있어요.”, “저도 평소 지인들 조문을 해보면 고인밖에 아는 사람이 없어 괜히 쑥스럽고 고인과 마지막 인사 한번 나누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운 적이 많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미리 하여 교제하는 방법도 좋은 것 같다” “‘임종예배 보다는 천국 입성예정 축하연’으로 하시면 어떨까요?” “열심히 사역하며 아름다운 자취를 많이 남기셨는데 살아 있을 때 멋진 작별인사를 하고 떠나면 좋을 듯합니다” 등 대체로 지지하는 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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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요청 드립니다- 6월28일까지..인슐린 약값을
마련해야 합니다대학병원에...예약되어 있습니다
몇개월전 예약한 병원진료와 각종 합병증 검사가 예약돠어 있습니다
검사후 안슐린을 타야하고 약을 타는데 많은 금액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먹을것도 없고 공과금도 못내는 처지에 돈을 마련 할길이 없습니다
꼭 인슐린과 치료약을 타야 생명 유지가 됩니다 모두 어려우실 터데
약을 사고 병원 검사료를 조금씩 이라도 도와주시길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카페지기에게 용기를 주시길 바랍니다
먹을것도 못삽니다 오늘은 한분이라도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먹을것도 반찬도 없습니다 후원이
있기만을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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