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30대 신부(新婦)
출처 한국경제 :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23011169721
세자는 세자빈을 끔찍이 사랑했다. 그런데 불행히도 세자빈이 목을 매 자결했다. 세자는 왕이 된 후에도 그녀를 잊지 못해 왕비를 들이지 않았다. 그러기를 7년. 왕비 간택이 미뤄지면서 민심이 흉흉해졌다. 왕이 고자나 동성애자라는 해괴한 소문까지 돌았다. 더 큰 문제는 왕비 간택을 위한 금혼령(禁婚令)이 길어지면서 적령기를 놓친 청춘남녀가 늘고 있다는 것. 갓난아기 울음소리도 사라졌다. 현재 방영 중인 MBC 금토드라마 ‘금혼령-조선혼인금지령’의 도입부 스토리다.
조선시대에는 스무 살이 넘어도 결혼하지 않으면 이상하게 여겼다고 한다. 조선의 기본 법전인 <경국대전>에는 나이가 13세면 혼사를 의논할 수 있고 남자는 15세, 여자 14세면 혼인을 허락한다고 했다. 유교 예절을 담은 <주자가례>를 기준으로 남자는 16~30세, 여자는 14~20세를 혼인 적령기로 여겼다. 고려 말에 시작된 조혼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너무 일찍 결혼시키는 것은 금했다. 나이가 찼는데도 자녀를 결혼시키지 않으면 부모를 벌하는 규정도 있었다. 대신 형편이 어려워 결혼하지 못하는 경우 나라에서 혼례 비용을 보태줬다.
예나 지금이나 결혼과 출산은 사회를 유지·전승하는 기본 토대다. 과년한 남녀가 짝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개인적 불행일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문제임을 조선시대에도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초저출산 해결이 시급한 국가적 과제가 된 가운데 갈수록 초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30대 신부가 20대 신부를 추월했다. 1960년 남자 25.4세·여자 21.6세였던 평균 초혼 연령은 1991년 남자 27.9세·여자 24.8세, 2021년 남자 33.4세·여자 31.1세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초혼 아내 15만7000명 중 30대가 7만6900명(49.1%)으로 20대(7만1263명)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평균수명 연장, 일하는 여성의 증가,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 등으로 결혼 적령기가 달라질 수는 있다. 하지만 만혼(晩婚) 증가가 저출산을 심화한다는 점에서 걱정스럽다. 2021년 여성의 첫 출산 연령은 32.6세로 전년도보다 0.3세 많아졌다. 20년 전보다 4.6세, 10년 전보다 2.3세 늦어졌다. 결혼애국, 출산보국의 시대다.
서화동 논설위원 fireboy@hankyung.com
빛명상
작은 연못가에서
향토예비군 시절! 조교가 공지한다. “오늘 정관 시술 받으면 훈련에서 면제한다.” 당시만 해도 가족계획은 품위 있는 말이고 산아 제한이란 문구가 나붙고 훈련받기 싫은 한 무리가 빠져나가면 다음은 ‘콘듐’이라 하여 야릇한 봉지를 나누어주고 상담사가 와서 피임법을 설명한다. 집집마다 아이들이 그 풍선을 불어 나무 막대기에 매어서 온 동네를 돌아다닌다. 얼마 후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란 표어가 나돌더니 또 조금 지나자 하나도 많다 무자식이 상팔자라 했다. 이젠 미래의 희망 아이 낳기를 장려한다. 셋 이상 낳으면 보너스와 혜택까지 주어진다. 얼마 후엔 하나 낳을 때마다 장려금에 미래보장까지 홍보할지 모른다.
연못에는 인간처럼 이런 과정이 없다. 저들끼리 연못이 복잡해지면 그 알 자체를 주워 먹어 산란을 막고, 천적이 생겨 수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연못을 새끼들로 채워 가고 있다. 개체수가 자연스럽게 조절되는 것이다. 자연의 섭리란 이런 것인가 보다. 스스로가 알아서 하게 하는 본능을 준 것이다.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지만……. 그러나 사람에겐 본능을 넘어 지혜란 생각의 힘을 주었다. 지혜를 사용하는 법도 깨달아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갔다. 문명이 발달하고 소유 개념이 생기면서 자연과 공존을 위해 쓰던 본래의 순수한 지혜가 이기, 탐욕, 물질 등에 가려버린다. 어디서, 어떻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우리 스스로 이미 알고 있다.
출처 : 빛(VIIT)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2021년 1월 18일 초판 1쇄 P. 324
작은 연못가에서
저출산의 시대, 만혼과 불임 등, 대한민국의 인구 위기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빛의 글 볼수있게해주셔서진심으로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감사합니다.
귀한 빛말씀
마음에 담습니다.
감사합니다.
지혜롭게 빛명상하며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