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0 기상, 예불 및 108배
05:35 집 나섬
05:55 요가원 도착
06:00~07:30 요가
: 45분간 각종 체위-물구나무서기도 포함. 물구나무서기가 무서워서 몇 년간 기회 있을 때마다 그냥 하는둥 마는둥 했는데, 여기서 요령을 배운 뒤 해보니 첫날부터 잘 되더라. 배가 아파서 오래는 못 하지만, 그게 늘어진 내장이(내가 좀 위하수 경향이 있긴 하다) 제자리를 잡아서라는군. 오늘은 중간에 1분 정도 쉬고 거의 했다. 얼마 안 가 10분을 채울 수 있을듯.
요가강습은 10개 좀 넘는 체위(45분)와 호흡, 명상(45분)으로 구성되는데, 체위는 일반사람들이 생각하듯 무리해서 찢고 늘리고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체형에 맞게 한다. 호흡과 명상을 위해 막힌 기혈을 뚫어지고 몸을 만들어주는 게 목적이니까. 그러다보면 두 세 달에 십 몇 킬로그람씩 빠지는 인간들이 속출한다더군. 다이어트를 무수히 시도한 수많은 인간들이 결국은 요가에서 종착점을 찾던데, 맞을 것 같다. 하지만 욕심은 없다. 몸이 풀리고 호흡이 되는 것만 해도 좋다. 살까지 빠지면 더 좋겠지만.
호흡법은 어릴 때부터 이런 저런 책을 보고 따라해봤지만 역시 스승이 없으니 방향을 잡을 수가 없었다. 이리저리 좀 해보다가 늘 포기했다. 그러다가 위빠싸나 명상 코스에 들어가니 호흡을 제어하지 말고 지켜만 보란다. 그러나 늘 잡념에 휩싸여 정신이 제대로 든 순간이 얼마 가지 못했다. 몸과 마음이 하나인데, 몸도 마음도 늘 산만했고, 그대로 지켜볼 수 있는 의지조차 없었던 것 같다. 이런 애들은 역시 처음부터 몸과 마음을 제어해줘야 하는 것일까. 정토회에서 몸을 조복받는 것을 중시하듯이.
여기서 하는 복식호흡, 정뇌호흡, 풀무호흡을 하니까 할수록 의식이 명료해지고 몸이 개운해진다. 40분을 곧게 앉아있어도 몸이 전혀 힘들지 않고 잡념도 없이 호흡에 집중이 잘 된다.
단학선원이나 다른 수련단체에서는 호흡을 잘못해서 상기가 되고 결국 몸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고 해서 그런 곳에서는 호흡을 배우지 않았는데, 이 곳은 사전에 원장님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인도의 정통을 제대로 살려낸 분이라는- 믿고 따라가려고 한다. 원장님이 낸 책을 읽었더니, 인도를 헤매던 시절부터 혼란스러웠던 요가의 사상과 종류 등이 깨끗하게 정리되었다.
원장님의 인격과 신체에 관한 지식에 대해 의심을 품고 실망스러워하는 사람도 만났지만, 타당성이 있는 주장이기도 했지만, 내게는 별 상관이 없는 정보였다.
시작한 지 2주쯤 됐는데, 일상생활 중에도 자주 복식호흡을 하고, 예전보다 덜 피곤한 느낌이다.
8:10 회사 도착 (원래 9:30 출근임)
6:30 거의 칼퇴근 (가을 이후 책이 나오기 시작하면 아주 바빠질듯... 그 전까진 체력을 길러야지.)
월: 지금까진 집에 가서 쉬었는데, 다음 주부터 한겨레문화센터의 소설창작학교(5달짜리, 50만원)에 다님. 문인을 꿈꾸는 인간들과 함께 각종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뒷풀이가 핵심이라던데, 숙제로 나오는 글쓰기를 열심히 해서 1,2년 내에 등단(?)을 해볼까. 어쨌든 내가 뭔가 문제를 느끼던 글쓰기의 어떤 부분들을 해소할 수 있었으면...
화: 정토불교대학. 마치고 뒷풀이까지 하고 오면 11시 넘어야 잔다. 요즘은 우리 모듬의 J법우-나보다 12살 많고 너무 예쁘고 착하며 세상물정 모르는 아줌마-와 수다를 떨면서 지하철을 탄다.
수, 목: 금강경 강좌. 6월 초에 끝나면 항상 빡빡하던 한 주일이 좀 널널해지겠다. 그러면 책을 읽든지, 저녁에도 요가를 하든지 하려고.
금: 이 때가 공연을 보거나 사람을 만나거나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데 사교생활을 좀 안 했더니 별 건수가 없어 보통 집에 가서 빨래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서점에 가거나 그냥 자거나 했다.
토, 일: 한두 시간 걷고, 살 거 있음 사고, 읽을 거 읽고...가끔 집에서 밥을 해먹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근데 요즘에는 정토회에 많이 갔다.
저번 주엔 생태기행을 홍성 문당리로 갔는데, 풀무학교, 풀무생협 등의 정경과 강좌가 좋았다. 버스를 타고 오가는 7시간 동안 했던 나누기도 재밌었고, 정토회에서 하는 환경운동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사람들도 많이 알게 됐는데 "밥상을 다시 차리자"의 저자 김수현 선생님과 너무 죽이 잘 맞아서 계속 수다를 떨었던 것도 좋았다. 먹거리에 대한 생각, 몸에 대한 생각, 요가에 대한 생각(같은 요가원을 다니고 있었다는 거 아냐!), 사회활동과 조직에 대한 생각, 말투, 분석적이고 구체적인 사고방식 등이 너무 비슷했다. 또 만나야지.
저번 주엔 탈북자 할머니의 비참한 삶을 담은 원고를 읽었으나 상업성은 없었고.. 근데 나한테는 뭔가 울림이 와서 나름의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인터넷에서 한국요가연수원을 찾아보세요. 저는 낙성대 앞 본원에 다니는데 서울 전역에 지원이 있어요. 수업은 거의 하루종일 있고, 이태영 원장님한테 많이 많이 배우려면 지도자 과정을 다니시면 되고. 이태영 원장님은 김나미씨의 우리 곁의 다섯 도인을 찾아서란 책에 요가도인으로 나오는 유명한 분입니다.
첫댓글 저..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어느 요가원인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요즘 요가를 배우고 싶어서 여기저기 알아보고는 있는데 막상 마음이 내키질 않아서요. 글을 읽으면서 느낌이 참 좋아서 실례를 무릅쓰고 여쭙니다. ^^
호호. 가을, 흐름 님 저와 비슷한 생각을..ㅋ 바울씨~ 어딘지 알려주시면 감사감사. 나도 그 한겨레 소설 창작학교 무지 가고 싶었는데, 후움. 가난한 대학생은...ㅜ.ㅜ 아, 소설은 언제쓸수 있을까.
인터넷에서 한국요가연수원을 찾아보세요. 저는 낙성대 앞 본원에 다니는데 서울 전역에 지원이 있어요. 수업은 거의 하루종일 있고, 이태영 원장님한테 많이 많이 배우려면 지도자 과정을 다니시면 되고. 이태영 원장님은 김나미씨의 우리 곁의 다섯 도인을 찾아서란 책에 요가도인으로 나오는 유명한 분입니다.
게으름뱅이가 아니신데요^^
감사합니다^^ 지금 곧 찾아볼게요!
저도 바람의 전설이 되고 싶은데...하하^^
바울 보고십군 바쁘게사는것 같아 난 요즘 무지하게 게으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