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동화마을 지기님의 동화세미나가 있다는 메모글을 보고서 관심이 증폭되는 거였다. 가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메모 답변을 올렸더니 흔쾌히 한 자리는 마련할 수 있을 거라고 하셨다. 어머니 저녁을 일찍 준비하여 차려드리고 총총총 발걸음도 가볍게 종각에 내렸다."토즈"가 눈에 띠지않아 잠시 두리번 거리다가 지나는 사람에게 물었다. 바로 10번 출구 근처였다. 좀 일찍 도착했더니 6시 20분에 입실할 수 있단다. 잠시 대기석에 앉으려니 어? 어디서 뵌 분이 먼저 오셔서 앉아 계셨다. 아, 함영연 선생님? 숲속동화마을 카페에서 사진으로 뵈었기에 금방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몇 마디 나누다보니 선생님도 나를 알아보신다. 양수리 글에 사진을 살짝 공개했던 것으로.
동화세미나라고 하여 함 선생님께서 강의하시는 줄 알았다. 각자 소개가 있은 후 바로 합평으로 들어갔다. 세 분이 동화를 써오셔서 한 편씩 읽고 소감을 논하는데 예리한 분석이 놀라웠다. 나야 뭐 이제 동화창작에 입문하려는 사람이니 할말이 그닥 없었을 뿐더러 조심성이 발동하는 거였다. 세 분의 글은 각기 개성이 돋보였다. 생뜨뵈브의 "그 나무의 그 열매"라는 말은 아는 이의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자주 떠올리게 되는 말이다. 바로 그렇다. 그래서 다양한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고 독자에게는 읽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그 중 한 분은 이번에 등단의 관문을 통과하여 상을 받게 된다고 했다. 대단한 실력파들이다.
뒤풀이에서 이어진 이야기들, 자신의 발전과 향상을 위해 열정이 넘치는 분들이었다. 젊음이 톡톡 튀는 발언들이 내겐 도전이 되었다. 온화한 미소, 예리하시고 친절하시고 따듯하신 함연연 선생님을 뵙게 되어 감사하다. 함 선생님의 총평을 간단히 정리해본다. 동화가 예뻐야만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하며, 어둡고 소외되고 그늘진 부분들에 시선을 두고 아픔을 담을 수 있는 이야기인 동화문학을 하라는 말씀과 영화적인 기법, 제목의 중요성, 도입부에 대한 고민, 주제의 선명성, 독자에게서 이끌어 낼 수 있는 변화는 무엇인가? 갈등에 대한 주인공의 역할, 나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로 감동은 보편적이되 참신함으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동화를 쓰라고 말씀하셨다.
사람냄새가 나는 사람들, 그것은 문학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언제까지나 곁에 있어주시겠다는 함 선생님의 말씀이 따듯한 화로 곁에 앉아 있는 것처럼 안온하게 안겨온다. 영연이라는 친구가 있다. 남자친구로 고향 농협에 근무하며 고향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는 친구다. 그런데 선생님 존함도 우연의 일치로 함영연이시다. 연緣이 어디에 닿아 있는지가 중요하다. 숲속동화마을에 있으니 당연히 동화를 쓰게 될 것이다. 동화가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써놓은 글을 좀 다듬어 다음 달에 가지고 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귀한 기회를 주신 함연연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동화세미나 고운 분들 사랑해요. 화이팅!
첫댓글 함 선생님 후기 몇 마디 써서 올리고 잠자리에 듭니다.^^
아픔이 있는 이야기인 -> 아픔을 담을 수 있는 으로 수정해 주시겠어요? 지금 문장으로 보면, 꼭 어두운 부분만 쓰라고 단정짓고 있어서요. ㅎㅎ
@로즈함영연 아네~~ 졸린 눈으로 몇 자 긁적이다 보니 좀 그렇지요.ㅎㅎ
@풀꽃 그날 모습을 스케치 잘 하셨는데요.
와. 부러워요! 풀꽃님. 저도 꼭 가보고 싶어요 ^^;
기회는 잡는 자의 몫이라고, 꽃사슴님께도 기회가 주어지길 바랍니다.^^
100% 정확한 기억은 아닌데 어릴 때 이오덕 작가님인가... 함선생님과 비슷한 말씀을 한 것을 읽은 기억이 나네요. 대충 어린이들에게 꼭 밝고 긍정적인 것만 보여주는 게 동화가 아니다라는 식의 말씀으로 기억하는데 (비난을 염두에 두고 쓴 글인 듯)... 그래서 그런지..그 분이 쓴 어떤 동화에 참혹한 현실을 너무 직접적으로 묘사해서 어린 시절 읽으며 전 좀 갸우뚱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읽은 후 밝고 재미있다는 느낌은 아니고 슬프다고나 할까...뭐랄까. 그런데 어느 분이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동화는 밝고 긍정적이어어야 한다는 분도 있고...왕초보라서 그런지 제가 참 배워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함 선생님 말씀처럼 현대사회의 소외된 삶의 아픔과 그늘진 부분에 시선을 두어야 한다는 것은 모든 문학 장르의 작가가 유념해야 될 사항이라 여깁니다. 예술의 심미성이 꼭 밝고 긍정적인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요. 다양한 형태로 드러나기도 하니까요. 문학의 효용성과 쾌락설 등을 생각해보게도 되네요. 좋은 글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후기 올려 주셔서 잘 읽었어요.
약간 부연설명을 하면
간혹 동화는 예쁘고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를 만나는데, 그걸 경계해서 동화문학을 하라고 말한 거예요. 문학은 인간의 삶을 탐구하는 거니까 진정성을 가지고 삶의 소외된 부분, 그늘진 부분들에 시선을 두어야 하지요. 결말은 긍정적이고 따뜻하게 가더라도 인간의 삶을 직시하는 눈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 말입니다. 참고하세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풀꽃님~ 행운의날 이셨네요. 참석 해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좋은동화 쓰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요.
풀꽃님 용기 백배 부럽습니다.
아픔을 담을 수 있는 작품으로 거듭니도 싶은데 깊이 들어갈 수록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멋진 후기 잘 읽었습니다^^
함 선생님의 배려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만나 뵙게 돼서 반가웠어요~~담에 또 뵙길 기대 할게요~!
아, 멋진 글로 상을 받게 되신 분이죠? 다음에 또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