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틀고 바닥에서 잔 뒤 심한 요통.. 무슨 일?
폭염 속 허리 건강
일러스트=박상철
폭염에 ‘허리’가 병들 수 있다. 폭염일 때 맞닥뜨리는 환경이 허리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
평소 허리디스크나 만성 요통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폭염과 허리 건강, 무슨 상관이 있을까?
◇폭염은 왜 허리를 병들게 하나
평소 더위를 심하게 타는 이모씨(45)는 주말에 찬 바닥에서 에어컨을 틀고 잔 이후 극심한 요통이 생겼다.
의사는 에어컨과 바닥의 냉기 때문에 허리 근육·인대·힘줄이 딱딱하게 경직돼 통증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폭염일 때 허리 건강을 위협하는 원인은 더위가 아니다. '냉기'와 '기온 변화'다.
레그웰의원 이정표 대표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근육·인대 등은 온도에 민감한 조직”이라며 "이씨의 사례와
같이 폭염에 에어컨을 과도하게 틀고 에어컨 바람을 직접적으로 허리에 장시간 쐬면 차가운 냉기로 인해
근육 뭉침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여름이 되면 이런 환자들이 종종 병원에 온다고 했다.
폭염에 에어컨을 풀가동 해 급격한 실내외 온도 차에 노출되거나, 장마철 기압 변화에 노출되는 것도 문제다.
기온이나 기압에 따라 근육·인대·혈관·신경은 각각 수축·이완하는 정도가 다르다.
이정표 대표원장은 "'기온·기압 급격한 변화'는 근육·인대·혈관·신경에 불균형을 유발해 통증으로 이어진다"며
"이 경우 체온이 안정되면 통증이 가라앉게 된다"고 말했다.
폭염이라고 해도 에어컨 적정 온도는 24~26도, 적정 습도는 40~60%를 유지해야 한다.
◇실내 생활, 나쁜 자세가 악영향
폭염일 때는 외출을 줄이고 실내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자연스레 운동량이 줄고, 실내에만 있다보니 ‘나쁜 자세’로 있을 확률이 높아진다.
나쁜 자세는 목, 허리에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도 증가시킨다.
만약 여름철 무리한 다이어트라도 한다면, 이것도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영양 공급이 부족해지면 체내 단백질이 부족해지고 근육·인대가 약해지며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근육과 인대가 약해진 상태에서 냉기·기온 변화·나쁜 자세에 노출되면 허리 건강에 위협은 더 커진다.
◇폭염에 허리 건강 지키는 법
폭염에 허리 건강을 지키려면 먼저 급격한 냉기와 기온 변화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평소 허리가 안 좋다면 허리 보호대나 수건 등으로 허리를 감싸서 체온을 잘 유지되게 해야 한다.
경직된 근육을 풀기 위해 주기적으로 스트레칭, 마사지를 하면 도움이 된다.
염증이 있다면 물을 많이 마셔서 염증 물질을 배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런 노력에도 통증이 계속되면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한편, 폭염이라고 해도 운동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되는 대표 운동은 다음과 같다. 운동 전 스트레칭은 기본이다.
▷수영
수영은 허리·목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하지 않고 지지하는 근육을 튼튼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운동이다.
여름철에 더위를 물리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허리 건강에 좋은 영법은 평영, 배영이다.
접영은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요가
요가는 스트레칭 효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준다.
꾸준히 하면 유연성과 관절의 가동 범위를 늘릴 수 있으며 코어 근육을 강화해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된다.
추천 요가 동작은 아래와 같다.
다만 요가 동작 때 엉덩이 아래로 당기는 신경 증상이 있다면 디스크 질환을 의심하고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요가 동작./레그웰의원 제공
▷산책=산책 등 걷기 운동도 추천한다.
걸을 때 사용하는 근육은 척추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며 코어 근육을 유지하는 데 좋다.
평소 운동 부족인 사람은 15분 걷기부터 시작해 점점 시간과 속도를 늘려나가면 좋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