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고 서울대 출신이면 자랑스러운 건가?>
“우리가 잘 낫다고 우쭐대는 자들을 사람 같잖게
보면서도, 그나마 문재인과 안철수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들이 잘난 체하지 않는 사람 같아서다.”
유치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말 한 마디 해 보자.
엊저녁 동갑내기 여섯 명이 매달 만원씩 내고
밥 먹고 소주맥주 마시는 모임 끝나고 광주
수창국민학교 출신 세 명이 누문동 파출소 옆
슈퍼로 자리를 옮겼다.
(수창초등학교(숯댕이)라면
중앙초등학교(쥐새끼), 서석초등학교(서숙쌀)와 더불어
명문국민학교였다. 그 세 국민학교에서 명문중학교인
서중학교에 거의 다 합격했었다. 그리고 서중학교와
일고에서 서울대학교에 대거 합격했었다.
그 뒤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초중고등학교가 평준화되었다.
그것은 학교를 1류, 2류, 3류로 갈라놓는 것이
악한 짓이라는 통념이 법와 제도에 반영된 결과였다.
이제는 대학교도 평준화할 시점이 되었다.
우선 인터넷 국립대학을 포한함 통합국립대학을 세워
공동선발 공동학위제를 실시하고 인터넷 국립대학에서
누구든 아무 때나 석사 박사 과정까지 마칠 수 있는
평생교육을 가능하게 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또 맥주와 소주를 과자 안주에다 한 잔씩 마셨다.
옛날 그 슈퍼에서 함께 술 마시던
친구 한 명도 수배해서 왔다.
슈퍼 주인까지 합세하여 웃고 떠들고 하는 사이에
한 친구가 수창 나와 서중학교를 4등으로 합격하고
일고 서울대 나와 잘 나가던 친구 하나가 아파서 죽게
생겼다고 말했다. 우수한 친구가 참 안 됐다고,
불쌍하다고 했다. 영리하든 미련하든 인생무상이라는 투였다.
생로병사가 생명으로 태어나고 사람으로 태어난
존재의 운명인 걸 어떻게 하느냐는 투였다.
자리가 끝나고 집에 오는 사이에
상식에 어긋나는 생각이 들었다.
집안 여건이 좋거나 암기력과 추리력이 남들보다 좀 나아서 명문고등학교와 명문대학교 나온 사람들이 출세하고
돈 벌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마음 속으로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남들 앞에서 고개 빳빳하게 세우고 우쭐대고 하는 것이
양심에 비추어볼 때 가당키나 하냐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평등교육, 평생교육으로
소질과 능력과 창의력을 최대한 살리면서
서로 친하게 지내고 서로 도와주고 서로 섬기는
인간관계를 맺고 그런 사회와 세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순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일시간노동 동일임금이 자연법, 양심법일진대,
개인 우쭐댐, 집단 우쭐댐, 국가 우쭐댐이
남을 무시하고 남을 짓누르고 남의 것을 빼앗고
남을 부리고 때리고 죽이고 전쟁을 일으키는 원동력,
악의 근원, 원죄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잘 낫다고 우쭐대는 자들을 사람 같잖게
보면서도, 그나마 문재인과 안철수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들이 잘난 체하지 않는 사람 같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