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효능이 어떤지를 철저히 따져 취사선택을 하지만, 애초엔 구황식물로서 죽지 않으면 다 먹었으리란 생각에 나는 가능한 많은 것을 먹어보고 싶었다.
오래 가지는 못했어도, 한때는 등산준비물로 도시락 밥만 싸고, 고추장 한통을 배낭에 넣어 반찬은 산야초 뜯어 해결하자는 무모한 실행도 해보았것다. 등산을 다니다보면 많은 산약초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숨가쁘게 갈길이 바쁘기에 그들을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다. 그게 일시적 심정지가 일어날 정도의 산삼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돌아보니 대략 등산은 30년 조금넘게 다닌 것 같다. 국내 큰산은 대부분이고, 가까운 해외 원정도 쬐끔하였다.
그쯤하고 여기서는 산행 중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산약초들에 대한 자료를 올려보기로 하였다. 다만 산약초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하니, 단순히 산과 약초에 대한 흥미를 돋구고자 하는데 그 의미가 있음을 말해둔다.
[통갓 알리]
2003년 8월 소속된 동창회 산악회에서 말레이지아 보르네오섬의 키나발루산(4,100m) 등반을 갔었다.
키나발루산은 동남아에서는 제일 높은 산이고, 산아래 도시는 각광받는 해양휴양지로서 지금은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고소증을 피하여 1박 2일의 등산을 마치고 여행사의 양념관광코스로 '통캇 알리' 전시장을 들렀다. 통갓알리는 말레이지아 등 주로 동남아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로서 우리나라의 인삼 정도로 취급받는다고 하였다. 그런데 채취자들의 실상은 산삼을 발견한 것같이 기뻐했다.
'신의 지팡이'라 불리우는 나무를 발견하면 산신령을 만난 듯 절을 하고, 뒤로 돌아 않아서 나무 뿌리를 캔다고 하였다. 뒤로 돌아 앉아서...가이드의 말이 그게 말인지, 막걸리인지? 그만큼 횡재를 하였다고 신성시 한다는 의미일 것일게다.
어째든 그것의 효능 중 특히 타박상이나 관절에 좋다는 소문이 돌아 우리나라의 유명 쳬육선수들이 현지에 방문 견학하기도 하고, 국내에서 주문을 한다고 들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는 성분이 불분명 하다 하여 수입중단 되었던 경우가 있었다.
그 잘난 통갓 알리의 효능으로는 말라리아 예방, 당뇨병 개선, 항균제, 해열제, 보양제, 결핵, 항암, 발기부전전, 소화성 궤양 , 관절이 절통, 설사, 고혈압, 매독, 남성불임, 기침과 발열 등이 있다.
하여간 그곳에서는 왕년의 그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던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에 버금가는 인기가 있었음이 기억에 남았다.
[취나물]
2006년 8월 민족의 영산이라는 백두산 종주등반에 나섰다. 우리가 가기 몇일전 그곳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하여 중국 당국의 입산허가가 중단되고 말았다. 직장의 휴가신청, 항공티켓 구입 등 모든 준비가 끝난 상황이어서 부득이 중국 여행사에 웃돈을 더주고 야매(암거래)여행을 밀어부쳐야 했다. 대부분의 유명산 해외등반은 사전예약을 해야하고, 그곳 국가의 통제를 받는 편이다.
백두산의 제일 높은 봉우리는 북한의 장군봉(2,744m)이고, 중국쪽은 백운봉(2,691m)이 제일 높은 봉우리다. 우리가 진행하는 방향은 이도백도를 거쳐 북파 경계선에서 출발하여 청석봉과 백운봉 그리고 달문과 장백폭포가 이어지는 서파로의 코스이다.
백두산 종주등반은 화산지형이라 자갈길이 미끄럽고 바위들이 날카롭다. 특히 중국 당국의 공식적인 등반은 허락되지 않아 매우 위험하고 불안하다. 중간에 사고가 났다고 119(?)를 부를 수도 없고, 그랬다간 자칫 범법자 취급을 받을 우려가 있다.
하여간... 그 종주등반 중간길 정상 가까운 부위에서 많은 취나물이 우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곳에서 웬 취나물? 해외에서 동네사람을 만난 듯, 반가움에 가던 길을 멈추었다. 배낭을 풀어 삼겹살을 꺼내어 굽고, 취나물로 쌈을 싸서 먹었는데, 그 맛이란 '이게 취나물 맛이구나!란 생각이 드는 일품이었다. 취나물은 북한에서 각광받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김00 수령님께서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하는데야.
취나물은 60종으로 식용 가능한 것은 참치, 개미취, 각시취, 미역취, 수리 등 24종이 있다. 취나물에는 칼륨, 칼슘, 철분, 비타민A가 풍부해 눈건강, 골다공증, 빈혈,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라 하였다. 서툰 자료 올리다 설마 전문가님의 미움 사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에델바이스]
2012년 8월 내 회갑이 있던달, 해외등반 전문여행사를 운영하는 지인의 갑작스런 초청으로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산(5,895m) 등산을 하게 되었다.
산은 높이가 있기에 4일간을 오르고, 2일동안 하산을 하게 된다. 문제는 고소증의 극복에 있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고소증은 피해가지 못한다. 경험이 중요한 요소이다.
산장을 거쳐가며 4000m 높이로 올라가니, 멀리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있는 웅장한 킬리만자로가 눈에 들어왔고, 주변에 보이는 것은 온통 에델바이스 뿐이었다. 우리들은 지천에 널린 그것들을 피해서지 못하고, 짖밟고 다녀야 했다.
일반적으로 식물생장한계선이 4000m라고 한다. 당연히 헤밍웨이가 적었던 표범의 흔적은 처음부터 없었을 것이다.
에델바이스는 생명력이 강해서 3천m이상 고도의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나는 식물이란다. 그래서 유럽의 알프스 산맥과 스위스의 몽블랑에서 그 이름이 전해진다.
에델바이스가 품고 있는 성분으로는 클로로겐산, 루테올린, 아피게닌, 비사볼레인 등의 성분은 항산화, 항염증, 항균, 살균 등이 있고 그 효능, 효과가 탁월하다고 한다.
나는 운좋게 회갑날에 5,895m 눈덮힌 칼리만자로 산정상에 설 수 있어 평생의 추억거리로 남았다.
나는 공자님 말씀처럼 40에는 불혹(不惑 : 세상일에 흔들리지 아니함)하지 못하였으되, 70에는 불유구(不踰矩 : 법도에 어긋나지 아니함)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알렉산더 대왕보다 철학자 디오게네스를 좋아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백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