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유출피해 - 태안 바다를 삼켜 버린 ‘검은 황금’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서해안 태안 앞바다의 원유 유출 사고는 홍콩 선적의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와 삼성물산 소속 ‘삼성 1호’가 충돌하면서 유조선 탱크에 있던 총 12,547㎘의 원유가 태안 해역으로 유출된 사고이다. 인천대교 공사를 마친 삼성 1호 크레인 부선(동력이 없는 배)을 예인선이 경남 거제로 끌고 가는 과정에서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부선이 인근 바다에 정박해 있던 유조선과 충돌하여 벌어진 일이다.
태안 원유 유출 피해 지역
초기에 파도가 심하여 빠른 대처를 하지 못한 데다 원유가 오일펜스를 넘어가 피해가 커졌다. 파손된 유조선은 이틀 만에 겨우 구멍을 막았지만, 이미 태안군의 양식장, 어장 등 8천여 헥타르가 원유에 오염되었다. 원유가 뭉친 타르 덩어리는 점차 빠르게 확산되어 12월 30일에는 전라남도에서 발견되었으며, 2008년 1월 3일에는 제주도 북쪽 추자도에서도 발견되었다. 전문가들은 타르 덩어리가 이렇게 빨리 확산된 데는 조류, 강풍 등의 기상 원인도 있었지만, 관계 당국이 저지선 구축에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정부가 태안 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기름 유출 사고 전에 비해 바닷속 생물의 개체수가 절반가량 줄어들었다고 한다. 뉴스에서도 앞으로 5년 정도는 더 지나야 조개류가 돌아올 것이고, 10년 정도가 지나야 예전과 같아질 것이라고 한다. 김이나 파래 등의 해조류는 평균 43% 감소했고, 갑각류의 개체수도 급격히 줄었으며, 지중해담치와 쏙의 몸속에서는 벤젠 화합물과 구리, 카드뮴 같은 중금속까지 발견되었다고 한다. 갯벌 퇴적물 속에 있는 기름 성분의 농도도 사고 전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했다. 고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태안군민들과 국민들의 노력으로 지금은 많이 회복되었다.
수면 위의 기름막
유출된 기름은 해상의 기상 조건에 따라 빠른 속도로 넓은 지역으로 확산된다. 약 100L의 기름은 0.1㎛ 두께로 1㎢의 수면을 덮을 수 있다고 한다. 기름은 바다 표면에 수백 ㎛의 얇은 유막층을 형성하여 넓게 확산되므로 바닷속의 생물이 태양 광선이나 공기 중의 산소와 접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따라서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수중의 산소를 다 소모한 생물은 죽게 된다. 또 표면의 기름막을 제거한다고 해도 유출된 기름은 바닷물보다 10배나 무겁기 때문에 끈적끈적한 덩어리 상태로 해저에 가라앉아 마치 해저를 아스팔트 포장도로처럼 만들어 버린다.
(대단한 바다여행)
2024-02-27 작성자 청해명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