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분노의 추적자 Django Unchained, 2012
미국드라마 외 165분 청소년관람불가 개봉 2013.03.21.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제이미 폭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크리스토프 왈츠, 케리 워싱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7번째 장편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1966년작 <장고>를 오마주했지만 해당 영화의 사운드트랙이 일부 사용되는 걸 제외하면 완전히 다르며 남북전쟁 이전 노예제도가 성행했던 악랄한 시기라는 미국의 어두운 심장부로 거칠고 거침없는 여정을 떠나는 인간 정신의 회복에 대한 강렬한 서사시이며 타란티노 감독 특유의 대담하고 눈부신 스토리텔링, 명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화려한 액션, 긴박하면서도 예술적인 연출은 관객에게 지루함 없는 몰입감을 선사하며 복수과 자유에 대한 영원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걸작 서부 복수극입니다.
스파게티 웨스턴을 사랑하는 타란티노답게 이 영화에서 타란티노의 모든 역량이 최고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며 연출, 영상, 편집은 물론 액션 장면과 OST까지 모두 훌륭하며 기본적으로 서부극을 지향하지만 오히려 서부극의 클리셰를 깨고 주인공이 훌륭한 스승을 만나 싸움에 재능을 키우고 악당에게 복수한다는 무협 영화같은 스토리 텔링을 시도했으며 이런 독특한 스토리와 소재 덕분에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여기에 크리스토프 왈츠가 남우조연상까지 타서 2관왕에 올랐는데 1억 달러 이상 투자한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가 오스카에서 각본과 연기 부문 상을 타는 경우는 상당히 드문 편입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작품들 중에서 특이하게도 파트가 나뉘지 않았으며 많은 감독들이 기피하는 주제인 노예제도의 잔인함과 인종차별에 대해 정면으로 파고들어 긴장의 순간과 예상치 못한 유머를 병치하면서 예상치 못한 줄거리의 반전으로 빠져들게하는 이 대담한 스타일은 이야기를 더욱 깊이 있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로 만들면서, 강렬하고 화려한 폭력, 블랙 유머에 장면마다 딱 어울리는 음악, 정교한 카메라 앵글 및 컷팅 기법을 더해 관객에게 잊지 못할 최상급 시네마 관람을 선사합니다.
시대적 배경과 상황을 정확하게 재현하여 역사적인 사실성과 판타지를 조화롭게 결합시켰으며 구성원 간의 연대와 용기, 그리고 인간 정체성의 탐구 등 다양한 주제들을 다룬 깊이 있는 이야기가 전개되며 이러한 접근 방식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미국이 꺼리는 착취와 인종차별 등 현재까지 대두되는 사회 문제까지 끄집어내어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동시에 어떻게 과거의 잘못된 시스템과 편견을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합니다.
노예 제도가 절정이던 시대인데다가 미국의 전체적인 지역들 중에서도 가장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남부 미시시피 지역이 배경이며 캔디랜드가 있는 미시시피의 카우보이들과 극 초반의 텍사스 도트리 지역에서는 흑인인 장고가 말 위에 탄 걸 보고 사람들이 충격에 빠지는 장면에서 알 수 있듯이 인종차별 묘사 수준이 다른 영화들과 비교를 거부할 정도로 높습니다.
관객들은 잔인함, 비인간화, 인종차별 등 미국의 과거에 대한 불편한 진실과 마주해야 했고 이러한 현실에 대한 영화의 확고한 묘사는 역사를 인정하고 그 지속적인 결과를 다루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토론을 촉발시켰으며 평등과 자유로운 삶을 위해서 실현되어야 할 가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자유와 평등의 길로 인도하기 위한 장고의 여정은 억압의 사슬에서 벗어나 인간성을 되찾겠다는 강인한 결의이며 고난과 죽음의 둘레에서 피어난 피비린내나는 복수는 진정한 정의(justice)에 대한 정의(definition)를 비웃게 만듭니다.
서부극에 대한 오마주로 가득한 작품이어서 서부극에 대해 잘 모르면 재미를 느끼기 힘들 것처럼 보이지만 영화의 완성도가 높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지않으며 서부극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인 액션 장면은 상당한 퀄리티를 뽐내며 이 작품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는 액션 장면은 후반부에 나오는 장고와 캔디랜드의 건맨들간의 총격전입니다.
일반적인 액션 영화들과 다르게 밝은 장소를 배경으로 셰이키캠을 쓰지 않은 덕분에 액션의 가시성도 좋고, 신나는 힙합 음악과 타란티노 특유의 피 튀기는 잔인한 연출력이 시너지를 발휘해서 화끈한 액션장면이 인상적이며 총잡이들의 액션 장면에 나오는 총소리, 장고에게 당한 악당들의 처절한 비명소리를 다른 소리보다 더 크게 부각시킨 음향효과의 역할은 액션에 통쾌함과 화끈함을 배가시켜줍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요소 중 하나는 캐릭터들의 다양하고 강렬한 개성을 폭발시킨 명배우들의 명연기입니다.
<레이>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연기파 배우 제이미 폭스는 사슬에 묶인 노예에서 무자비한 현상금 사냥꾼으로 변신한 매력적인 캐릭터인 주인공 장고역을 맡아 강렬하고 깊은 울림이 느껴지는 연기를 통해서 자유를 갈망하는 노예 출신 흑인의 고통과 복수심을 인상적으로 표현했고 상상할 수 없는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에 대해 성찰하도록 영감을 줍니다.
원래 장고 역으로 윌 스미스가 가장 먼저 거론되었는데 소속사의 권유에도 윌 스미스는 시나리오의 흐름이 주인공인 장고보다도 크리스토프 왈츠가 열연한 '닥터 킹 슐츠'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거절했다고 했고, 평소 승마에 뛰어났던 제이미 폭스는 자신의 애마를 스턴트 훈련시킨 뒤 함께 영화에 출연했을 뿐 아니라, 극중에서처럼 총을 빼는 속도와 사격 실력도 탁월했으며 출연 분량이 많았던 크리스토프 왈츠가 진심으로 제이미 폭스의 권총 액션에 감탄했을 정도였습니다.
크리스토프 왈츠가 연기한 카리스마 있고 도덕적인 현상금 사냥꾼 슐츠 박사는 장고의 파트너로서 강렬하고 짜릿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줬고 이야기에 깊이, 유머, 공감을 불어넣음으로써 전작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 이어 두번째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참고
무자비하고 가학적인 농장주 캘빈 캔디역을 맡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캘빈 캔디가 인종차별주의적이고 나르시시즘 가득한 캐릭터라서 처음에는 역을 고사했고 연기하기 어려워 했지만 제이미 폭스, 사무엘 L. 잭슨, 타란티노의 격려와 설득으로 기가막힌 악역으로 나타났고 디카프리오가 성인 연기자로 자리잡은 후 처음으로 엔딩 크레딧 첫 번째 자리를 양보합니다.
작중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탁자를 치면서 피를 흘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예정된 연출이 아니라 유리잔 조각이 손에 박히면서 진짜로 피를 흘린 돌발상황이였는데 데 정작 디카프리오 본인은 그 상황을 연기력으로 그대로 끌고 가버렸으며, 캐릭터에 몰입한 나머지 상처에서 유리조각을 하나하나 뽑아내는데 굉장히 소름이 돋을 정도. 거기다 컷이 떨어지고 나서 상처를 치료한 뒤에 피를 브룸힐다(케리 워싱턴)의 얼굴에 묻히는 연출을 케리 워싱턴과 쿠엔틴 타란티노에게 제안했고 타란티노는 당연히 극찬하였으며 "리딩롤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데 디카프리오는 리딩롤에 특화되었다"라는 발언까지 했습니다.
새뮤얼 L. 잭슨은 백인 주인 캘빈 캔디에게 절대 충성하는 교활한 앞잡이 집사 스티븐을 맡았는데 사실 잭슨은 타란티노에게 장고 역을 하고 싶다고 했지만 역할의 나이 때문에 거절당했고 이 작품에서 그의 특기인 미국식 질펀한 흑인 영어 구사력과 엄청난 연기력은 스티븐이라는 캐릭터를 타란티노식 태피스트리의 마지막 조각으로 만들어줍니다.
대사의 언어에 매우 공을 들이는 타란티노의 작품답게 이 영화에서도 영어뿐만 아니라 독일어, 프랑스어가 중요한 소재로 등장하며 장고의 아내 이름이 독일식인 '브룸힐다'이고 그녀의 예전 주인이 독일인이었기에 독일어에 능통한데, 이를 이용해 슐츠와 장고가 탈출 계획을 설명할 때 이를 독일어로 말합니다.
프랑스어는 프랑스 문화 애호가인 캘빈 캔디와의 묘사에서 중요 요소로 등장. 또한 슐츠는 극중 외국계라는 요소를 명확하게 나타내기 위해 정확한 억양의 표준 영어로 발음하는데, 영화의 배경이 미국의 다양한 지역들이고 슐츠가 상대적으로 많은 어휘를 구사하는 고학력자이다 보니 슐츠의 말을 알아먹는 데 애를 먹은 몇몇 사람들이 "영어로 말하라고!(Speak English!)"라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장고와 캘빈 캔디가 처음 만날 때 만딩고 격투에서 패배한 흑인 노예의 주인이 장고에게 이름을 묻는 장면에서 장고는 자신의 이름을 말하면서 Django의 D는 묵음이라 말하고, 패배한 흑인 노예의 주인은 "나도 알아(I know)"라고 대답하는데 그 사람이 다름아닌 1966년 원작 <장고>에서 장고 역을 맡은 배우인 프랑코 네로이며 원작 영화의 오마주 차원으로 넣은 장면입니다.
이번에도 타란티노 감독 본인이 자신의 영화에 엑스트라로 출연했고 타란티노가 들고있던 다이너마이트가 폭발해 가루가 되는 장면이며 짧지만 상당히 깔끔하고 인상적입니다.
< 장고:분노의 추적자> OST
선곡 능력 만렙의 타란티노는 웨스턴 장르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R&B나 힙합을 OST로 썼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으며 영화 중간에 고전 웨스턴 영화들의 OST도 나오기는 하지만 이런 의외의 OST 선정은 상당히 신선합니다.
Unchained by James Brown, 2Pac
Freedom by Anthony Hamilton & Elayna Boynton
곡을 빌려 쓰게 해준 엔니오 모리꼬네는 음악이 일관성이 없고 영화가 잔인하다며 타란티노와 작업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타란티노의 바로 다음 작품인 <헤이트풀 8>에서 함께 작업을 했고 6번째 도전끝에 아카데미에서 음악상을 수상합니다.
<엔니오 모리꼬네> 참고
Un Momento by Ennio Morricone
<장고:분노의 추적자> 최고의 명장면
로더리고 영화 글 모음
이영화 배우들 연기 다 대박이였는데 디카프리오가 진짜 대박이였져 ㅎ
케빈듀란트 폼 미쳤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리뷰쩌네여~~
영화도 엄청 재밋게 봣는데 ㅋㅋㅋ
타란티노 특유의 긴장감 쫄깃함이 좋음
타란티노 형님 영화가 배스터즈까지는 류승완처럼 시네마 키드 특유의 날것, 쌈마이 감성이 살아 숨쉬었는데
장고부터는 그 수준을 껑충 뛰어넘어 영화로서 뭔가 한계점을 돌파한 느낌이 들어요
사뮤엘잭슨이 니가 니가 하는데 겁나 웃겼음 ㅋㅋㅋ
타란티노 영화는 죽여주는 영화거나 끝내주는 영화 둘밖에 없다던데 끝내주는 리뷰 잘보고갑니다
다시 함 봐야겠네요
내 인생 최고 영화임.
타란티노 최고! 로더리고 최고!
각각 배우의 연기력들이 너무 좋았습니다
진짜 케이블에 나오때마다 보네요 ㅎ
진짜 명작!!
좋아하는 감독이고 잼있게본 영화이고 유익한 해설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