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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이야기◈ 스크랩 사진여행 [여수/돌산읍] 바다를 향한 절집의 그윽한 해오름, 금오산 향일암(金鰲山 向日庵)
길손旅客 추천 0 조회 284 13.04.01 10:04 댓글 9
게시글 본문내용

암자의 느릿한 해오름, 그 속에 담긴 마음이 치유,

향일암(向日庵) 해오름

전남 여수시 돌산읍 율림리 산7 / 061-644-4742

 

복스러운 해오름이 아닙니다.

화려하지도 거창하지도 않습니다.

복잡한 인파속에 묻혔음에도,

암자의 아침은 그리도 조용합니다.

악다구니는 사람들만의 몫이었습니다.

자연은,

그 시간에 제 할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었습니다.

 

 

하관음전(下觀音殿=용왕전龍王殿)에서 바라본 아침

 

 

 

 

오랜만의 쉼, 그러한 여행을 떠났습니다.

여행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이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업무적이 되어 버렸습니다. 문득 되돌아 본 블로그의 글들은 딱딱해져서 마치 신문의 기사처럼 되어 있습니다. 물론, 여행작가의 임무(?)로 사보(社保)내지 잡지사에 글을 넘기다 보니 기사화 될 수 밖에는 없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부터 그러한 글들에 스스로 지쳤습니다.

옛 글을 펼쳐 보면서 "과연 이게 내가 쓴글이었나?, 내가 이러한 감성을 보인적도 있었나?" 싶을 정도였지요. 

 

'기차여행'

너무 오랜 시간 전이어서 다소 어색합니다. 그래도 일부러 기차여행을 검색하고 마음에 드는 여행을 예약했습니다. 길손이 기차여행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시간의 분배입니다. 상당한 시간을 기차에서 보내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가격이 비싸지게 되지요. 또한 돌아오는 시간의 여유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기차여행이 서울역 도착시간이 평균적으로 밤 11시를 넘기는 시간입니다. 이 쯤 되면 길손의 집인 의정부까지 다시 이동해야 하는 길손으로서는 부담이 많습니다.  막차는 끓기지 않을까 노심초사가 됩니다. 집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나면 새벽 1시를 훌쩍 넘기게 되지요. 더욱이 일요일 밤이라면 다음날의 출근에 대한 부담이 상당해집니다. 그러한 이유로 기차여행은 사실상 접근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적당한 코스에 금요일 밤 출발, 토요일 저녁 8시경에 도착하는 상품을 알려 주더군요. "옳지!" 긴 생각 없이 바로 예약을 했습니다.

운전대를 놓고 마음 편하게 가는 밤기차로 무박 2일의 여행입니다.

미안하지만, 고3, 고1의 딸과 아들은 집에 두고 안사람과 함께 입니다. 무박인지라 특별히 준비할 것이 없습니다. 운전과 1박2일의 여정과 달라 평상시에는 챙기지 않았던 것들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캔맥주와 과자 부스러기들, 김밥과 음료수들로 빈 배낭은 곧 꽉 들어찹니다. 평소에는 입에도 대지 않던 주전부리들로 가득 찹니다. 보기만 해도 숨이 찰 지경입니다.

 

'둘만의 오붓한 여행, 정(情)이 사랑(愛)이 되다.'

저녁을 대충 해결하고 들어 선 서울역 플랫폼, 밤 11시,

무궁화호 열차는 그렇게 밤공기를 가르며 서울역을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영등포와 수원을 벗어나면서부터는 단 한곳도 정차하지 않고 순천으로 향하는 무궁화호 특별편입니다. 객실에 있는 모든 분들은 열차표가 없습니다. 가슴팍에 달린 뺏지가 전부입니다. 뺏지가 열차표이고, 입장권이고, 식권입니다. 오직 관광을 위해서만 마련된 열차인 이유입니다. 이 열차에는 간단한 간식거리를 판매하는 이동 매대가 없습니다. 식당칸도 없습니다. 불편하겠다고요? 아닙니다. 공통적으로 여행을 목적으로 하는 분들이기에 어지간한 먹거리들은 이미 다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정차역인 수원역을 벗어나자 준비한 캔맥주로 안사람과 건배를 합니다.

그러면서 사는 이야기, 그동안 시시콜콜하다 싶어 지나쳤던 이야기들 그러고 보니 부부이건만 소소한 것들을 많이도 잊고, 참으며 지나쳐 왔습니다. 먹고 사는 일에 바빠 어정쩡한 대화 없이 살아온것이지요. 서로 직장에 다니는 지라 예민할 때는 작은 일에도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때는 서로 말을 아끼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작은 행복들을 놓치며 살아왔습니다.

'친절도 지나치면 병(病)'이라 했습니다. 서로 배려만 할 줄 알았지 자신의 주장을 내세운 적이 없던 것입니다. 같이 살아 온 시간,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삶, 아이들의 교육, 아이들의 미래등등 굵직한 문제로 시작해서 된밥이네 진밥이네등의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늘어 놓게 됩니다. 어디쯤인가 지났을 무렵, 손 잡고 어깨 맞대며 잠시 눈을 부쳐 봅니다.

연애시절에는 그리도 보들보들하던 손이 이제는 둘다 투박해져 있음을 느끼면서 말이지요.

 

 

 

원통보전(圓通寶殿)의 창(窓)

은은한 빛을 가진 창의 모습이 마음을 숙연하게 만듭니다.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길손은 부처의 모습보다는 절집의 이러한 은은한 매력이 참 좋습니다.

 

 

 

첫 목적지 여수 향일암입니다.

밤새 달려 순천역에 새벽 3시 30분 도착, 다시 준비된 버스로 갈아타고 1시간 30분의 이동거리입니다. 기차여행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아직은 온기 하나 없는 여수 밤바다입니다.

매번 홀로 여행을 다니다가 오늘은 관광버스 9대가 토하듯 사람들을 밀어냅니다. 참 많기도 많습니다. 향일암 일출이 그리도 아름답다고 하는데, 제대로 즐기기에는 애당초 물건너 갔습니다. 그래도 즐겁습니다. 마음이 가벼운 이유이겠지요.

 

'금오산 향일암(金鰲山 向日庵)', 

원효대사(元曉大師)가 의자왕 19년(659년)에 창건하면 '원통암(圓通庵)'이라 하였다는 데서 시작합니다. 이 후 광종9년(950년) 윤필거사가 수도하면서 '금오암(金鰲庵)'으로 개창하였고, 임진왜란등을 겪은 이후 숙종41년(1715년), 인묵대사가 지금의 자리로 옮기고 '향일암(向日庵)'이라 하였다고 전합니다. 

'가람들 모두가 해가 뜨는 동향(東向)으로 서다.' 

향일암이라 불리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암자의 전각들은 하나같이 해가 뜨는 동향으로 지어졌습니다. 어느 전각의 부처이건 남쪽바다의 잔잔한 해오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산의 이름은 산의 형상이 마치 거북이가 경전을 등에 지고 용궁으로 들어가는 모습과 같다하여 '자라 오(鰲)'자를 써저 '금오산(金鰲山)'이라 합니다. 거북등의 경전이 바로 향일암일 것이라 생각하면 간단하게 이름풀이가 됩니다. 

더 많은 절집의 정보는 다음으로 미루겠습니다. 오늘은 그저 쉬러 왔으니까요.^^  

 

 

해수관세음보살(海水觀世音菩薩)

 

 

앞 서 말씀드린대로 향일암의 전각들은 모두 동향을 하고 섭니다.

관음전 한곳만이 유일하게 황토위에 자리하고 있고, 모두 금오산의 바위 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롯이 수행을 지켜야만 해오름의 정기를 받을 수 있는 도량,

지방문화재 제40호로 지정된 향일암은 낙산사의 홍련암, 금산 보리암과, 강화도 보문암과 함께 한국의 4대 기도도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첫 걸음은 고요한 여수 밤바다의 앞에서 시작합니다.

칡흙같은 어둠, 그러나 한줄기 빛은 여행자들을 향일암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몹시도 심한 경사의 언덕길을 따라 오르면서 내려올 때 아침 식사를 할 만한 곳을 점찍어 둡니다. 예까지 왔으니 여기 별미를 먹어보자는 심산이었지요.

향일암 오르는 길,

이것은 거의 수도자의 길입니다. 모두 석축으로 깔끔하게 쌓여진 돌계단입니다. 더하여 돌계단의 높이도 여느 계단보다 높은 편입니다. 불편했던 잠자리를 핑계로 삼지만 이마와 등짝으로 맺히는 식은땀이 불편합니다. 이래서 술, 담배를 멀리해야겠구나 싶습니다. 어르신들이 말씀하시지요. '마누라 말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딱 그겁니다. 이럴때 보면 옛 말 틀린 것 하나 없더군요. 살아가면서 느끼는 마음, 기분이 들때마다 여지없는 것이 언젠가 한번은 들었던 말들이 생각나게 됩니다.^^

사십 이..사심 삼..사십 넷..마흔 오..?? 어느 순간부터 '수' 개념은 없이 '숨'만 턱에 차 오릅니다.

땀방울이 흘러 눈가를 적실 즈음이 되자 눈 앞에 절벽이 쪼개져서 만들어진 길목이 나타납니다. 참으로 신기한 풍경입니다. 그 길을 따라 나와 도니 다시 돌계단, 이번에도 위에는 넙대대한 바위가 떡하니 앉아 있는 아래를 지납니다. 오로지 자연이 만든 풍경입니다. 결코 인위적일 수 없는 풍경들의 위대함입니다. 

그러한 자연의 감동이 끝나갈 즈음, 향일암의 경내 마당에 닿습니다.

지난 2009년 말, 누군가의 방화로 인한 화재로 인하여 대웅전을 포함한 주변의 건물등이 모두 잿더미가 되었었지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 날의 기억을 지우고 지금은 어엿한 새로운 가람이 들어 서 있습니다. 여전히 그 자리에 있던 그 가람입니다.

 

 

 

관음전(觀音殿)

 

 

 

길손은 곧장 윗 관음전으로 향합니다.

오늘의 일출시간이 6시 19분, 현재시간이 6시 5분전입니다. 윗 관음전이라 함은 향일암에는 두개의 관음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상 관음점과 하 관음전이지요. 향일암 일출의 명소는 사실 하 관음전입니다. 그래서 여행자들의 발길을 피하려 한 '수작(?)'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수작은 그저 수작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았습니다. 많아도 너무 많은 인파로 인하여 말끔한 일출사진을 담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되었습니다.

스스로를 반성하게 됩니다.

 

좋은 사진 얻겠다고 누군가에게 민폐가 되지 않았을까? 늘 조심한다고 했지만, 찾아가는 것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꼭 사람이 아니어도..) 그 자체가 민폐일 수도 있었겠구나 싶습니다. 적당한 자리를 잡고 해오름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느 순간 바다를 막고 서는 분이 계시는 가 하면, 바위를 배경으로 두었는데 모두 사람배경이 되었습니다. 사진을 담아보니 재미있는 사진이 되었습니다. 길손은 인물이 들어 간 사진은 가급적이면 담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나 오늘은 오신 분들을 실루엣으로 멋진 사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를 배웁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도 그것을 보아주고 느낄 수 있는 마음이 없다면 그것은 단지 하루의 일과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이지요.

 

그렇게 사람들과 뒤 섞이면서 향일암의 해오름을 맞이 했습니다.

깔끔하고 아름다운 일출은 아니고 운무가 가득하여 수평선의 한참 위에서 떠 오른, 그 바람에 예상 했던 시간보다 15분여나 늦은 해오름이었습니다.

더하여 먼, 아주 먼 거리에서 떠 오른 해오름은 거의 '점(点)' 수준으로 첫 만남을 하였습니다. 그럴지라도 향일암의 사람들은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길손 역시도 감동의 한숨을 내어 쉽니다. 다른 곳에서는 만날 수 없는 아주 느린 그러한 해오름의 느긋함은 찬 바람마저 잠재우며 따스한 빛으로 다가선 이유입니다. 눈 부신 화려함을 ?았던 당연시 하던 해오름, 그러나 향일암에서는 천천히, 그러나 게으르지 않는 시간을 따라 오르는 해오름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향일암의 일출 명소는 따로 있지 않았습니다.

모두 동향인 전각이다 보니 전각 마다의 앞은 모두 바를 향하고 서 있습니다. 자연히 해가 오르는 풍경을 향일암 어디에서든 만날 수 있습니다. 본당의 앞마당에서 상관음전, 하관음전, 범종각, 삼성각등 어느곳에서든 멋진 해오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소심한 마음으로 나름의 일출 포인트를 두고 있었으나, 그런 수작들이 모두 필요 없었던 것임을 깨우치게 됩니다.

작은 암자, 그러나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습니다. 시원한 풍경, 더불어 몽환적인 해오름,  그리고 차분한 낙조를 모두 조망할 수 있는 명소이자, 비록 새로이 세워진 가람들이지만 천녀고찰의 면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은은하게 전해지는 향과 아침바다를 향한 스님의 염불소리,

몽롱했던 아침의 기운이 활기차 집니다. 암자를 내려오는 길, 원하는 사진을 얻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인파에 치여 조금의 불편함이 있었음에도 마음이 가볍습니다. 걸음은 덩달아 가벼워집니다.

 

 

관음전의 앞에서..

 

 

 

 

 

 

 

 

향일암 숲길에서..

 

 

 

범종각에서..

 

 

그리고 용왕전에서..

 

 

 

삼성각에서..

 

 

 

그리고 본당인 원통보전의 마당앞에서..

 

 

 

 

글,사진  박성환

www.gilso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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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04.01 12:31

    첫댓글 기차여행이 좋긴 하지만 자유롭지는 못하죠..
    길손님께서 먼곳까지 가신덕에 새로 단장한 향일함 모습 처음 봅니다....

  • 작성자 13.04.02 10:03

    네, 시간이 자유롭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그래도 모처럼 여행중에 막걸리도 마셔가며 즐겼습니다.^^

  • 13.04.02 10:48

    객관적으로 함 말씀해 보십시요....나름대로의 맛이 있겠지만
    굳이 추천을 하라면??....기차?, 자동차?

  • 작성자 13.04.02 10:50

    차.....요.^^

  • 13.04.02 10:54

    저두요.....ㅋㅋㅋ

  • 작성자 13.04.02 11:10

    똥차래도 맘 편한게 더 좋습니다.^^

  • 13.04.02 12:23

    맞아요 맞아....
    여유있고.... 나 하고 싶은데로 맘대로 할수있고....
    근데 그 똥차는 뭐 실고 다니는가요?.....똥???....ㅋㅋㅋ

  • 13.04.02 08:22

    잘 보았습니다.
    어느 여행사 주관인지요

  • 작성자 13.04.02 10:05

    여행사는 이니고..
    이맘때면 코레일에서 주관하는 기차여행입니다. 여행사를 끼고 가는 것보다는 조금 저렴한 편인데, 사람이 너~무! 많은게 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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