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인과관에서 특별법은 없다. 미래에 지옥에 갈 사람이 불교인이라 해서 승려라 해서 면제 해주는 그런 특별법이나 돈을 주고 사고 파는 면죄부 따위는 불교의 세계관에서는 아예 찾아볼 수 없다. 출가한 승려라 할지라도 나쁜 성질을 가지고서 멋대로 행동하고 절제된 수행자적 생활 없이 방종하고 악한 일을 밥 먹듯이 행하면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래도 대접은 받고 싶어 승복과 그럴싸한 모습으로 위의를 갖추고 사는 사람의 겉모습은 승려일지 몰라도 그는 이미 승려가 아니며 속인과 다름이 없음을 스스로 안다. 무지 몽매한 사람을 잠시는 속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영원히 속일수는 없는 일이며 남을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자기 자신은 속일 수 없으며 자기 자신을 포장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와 같은 악업은 냄새가 너무 구리기 때문에 포장을 할 수 없어 결국은 나락으로 빠진다.
나쁜 행위도 처음 할 때는 부끄러우면서 수치스럽고 두려움에 참회를 생각 하다가도 어느새 익숙해지면 부끄러움과 수치심은 사라지고 참회 할 마음도 날아가 버리며 갈수록 대담해져서 자기 자신이 마치 왕이나 된 것 처럼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쁜 업을 짓기 바쁘다. 그러면서도 입은 살아 있어 어쩔 수 없다느니 나도 인간 이라느니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고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느니 갖가지 변명을 늘어 놓지만 누가 그를 믿고 누가 그 말의 진실성을 인정하겠는가? 끼리끼리 논다는 말 처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서 악한 행동을 하게 된다면 승려인 경우 그 영향력이 일파만파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이는 비단 자기 혼자의 문제가 아닌 다른 불자들과 동료인 스님들 그리고 승단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더 크게는 부처님과 부처님의 진리를 욕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찌 지옥에 가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이렇듯 지옥은 누가 만든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업이 만든 것 이므로 특별한 지옥을 원한다면 특별한 지옥에 떨어질 것이나 지옥에 떨어진 순간부터 모든 자율권은 박탈 당하고 자기 자신이 지은 업력의 힘에 의해서 지옥고의 방법과 시간이 결정이 되고 괴롭고 아프며 쓰라린 시간이 연속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지옥이란 승려에게도 자유롭게 열려있는 자동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부처님 당시의 데바닷다인데 그는 명예욕과 권력욕에 가득 차 있었으며 자기 주장을 너무 강하게 펴 승단을 분열시키고 세존을 세 번이나 죽이려고 하였다 실패로 돌아가자 모든 신봉자들이 그를 버리자 외롭고 쓸쓸한 나머지 마지막으로 세존을 친견하고 참회를 구하려 하였으나 오는 도중에 죽음을 맞이하여 지옥에 떨어졌다 한다. 그의 죽음을 불경에서는 '산 채로 지옥에 떨어졌다'는 묘사로써 표현하고 있는데 과보로 인하여 절벽에서 떨어지거나 물에 빠져 죽거나 즉석에서 즉결 처형을 당하는 경우를 산 채로 지옥에 떨어졌다고 하니 터무니 없이 과장된 표현은 아니리라.
지옥 중생은 악업의 무겁고 가벼움에 따라 화현하여 태어나 고통을 반복해서 받아야하기 때문에 한 번 죽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루 밤 하루 낮 즉, 24시간 안에 만 번 죽고 만번 태어남을 반복하는 참혹하고 고통스러운 형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옥의 고통이 아무리 괴롭다 하여도 지옥도 변하는 원리에는 순응하기 때문에 나쁜 업이 언젠가 다하면 그 보다 가벼운 아귀의 고통을 받고 아귀의 과보가 다하면 축생의 고통을 받으며 축생의 과보가 끝나서 인간 세상에 태어나도 바보 멍청이나 야만인 혹은 불구자나 병고가 많은 사람 등으로 태어나 고생과 고통을 받게 된다.
인간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그것도 건강한 인간으로 태어나기 어려우며 건강한 인간으로 태어나 불법 만나기 어렵고 불법 만나도 부처님 만나기 어렵고 부처님 만나도 법문 듣기 어렵고 법문 들어도 이해하고 믿기 쉽지 않고 믿고 이해해도 수행하기 쉽지 않고 수행해도 성취하기 쉽지 않다. 그 가운데 사람으로 태어나 불법 만나 출가하기 또한 어렵다 하였는데 출가하여 바르고 청정하게 닦지 아니하고 나쁜 짓을 일삼는다면 그를 어찌 제대로 출가한 출가자라 할 수 있겠는가? 그저 중생 놀음과 업 놀음에 놀아나는 범부 중생과 뭐 다를 것이 있겠는가? 이렇듯 지옥은 신분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나쁜 업을 원인으로 가는 곳인데 어찌 출가자와 재가자를 따로 구분하겠는가?
-----2566. 4. 27. 법주도서관 심적 대견 합장
자림 시조 단상 307
가사를 입은 자 악행을 저지르고 그 악행 그치지 않고 계속하면 죽은 후 지옥에 가고 악행의 과보 받으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