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 | 대회 | 대진 | 장소 |
08-23 | ACL 8강 1차전 | 상하이vs전북 | 상하이 |
08-24 | ACL 8강 1차전 | 서울vs산둥 | 서울 |
09-01 |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 한국vs중국 | 미정 |
09-13 | ACL 8강 2차전 | 전북vs상하이 | 전주 |
09-14 | ACL 8강 2차전 | 산둥vs서울 | 지난 |
■ AFC 챔피언스리그: K리그와 슈퍼리그의 정면 승부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양국 리그의 정면 승부가 펼쳐진 것은 처음이다. 슈퍼리그가 11년 만에 8강에 2팀을 진출시키는 성과를 낸 효과다. 전북과 서울이 격돌할 33.3%의 가능성보다 클럽축구 한중전이 벌어질 66.7%의 가능성이 더 높았고 그 확률대로 K리그와 슈퍼리그가 맞붙는 형국이 됐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는 광저우 헝다, 알 힐랄 등의 강호가 일찌감치 탈락했다. 서아시아 대진을 볼 때 전북과 서울이 4강에 동반 진출해 결승에 K리그 한 팀의 진출이 보장되면 2012년 울산 이후 4년 만에 K리그가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기 위해선 8강에서 슈퍼리그를 넘어서야 한다.
전북의 상대인 상하이는 이미 광저우 헝다 수준의 전력을 이뤄냈다는 평이다. 지난 시즌 승점 2점 차로 광저우에 밀려 준우승을 차지했고, 올 시즌도 4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아사모아 기안, 엘케손, 다리오 콘카, 김주영의 외국인 선수 구성은 슈퍼리그 최고 수준이다. 거기에 우레이, 차이휘캉, 얀준링, 순시앙, 위하이 등 전·현 중국 국가대표가 라인업을 구성한다. 뛰어난 공수 밸런스와 조직력, 거기에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의 지도력이 더해지며 창단 후 처음 참가한 챔피언스리그에서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토너먼트에 와서는 역시 챔피언스리그 첫 출전의 경험치를 드러냈다. 16강에서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FC도쿄를 확실히 제압하지 못했다. 특히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 터진 우레이의 극적인 골로 원정 다득점에서 앞서며 간신히 8강에 올랐다. 경계 대상 1호는 5골로 대회 득점 2위에 올라 있는 우레이다. 중요한 순간마다 빠른 발과 높은 집중력을 이용한 골을 터트리며 8강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광저우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한 엘케손과 콘카의 콤비도 주의해야 한다.
그래도 전북은 슈퍼리그 클럽에 대한 강한 내성이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중국 클럽을 상대로 11승 3무 5패의 절대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홈에서는 7승 2무 1패로 절대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부터 최강희 감독을 향한 슈퍼리그 클럽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배경이기도 하다. 어느 해보다 전력 보강에 심혈을 기울이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전북이 상하이를 넘어 5년 만에 4강 진출에 성공한다면 열망을 현실화 시킬 수 있다.
서울의 상대인 산둥은 최근 마누 메네제스 감독을 경질하고 독일 출신의 명장 펠릭스 마가트 감독을 선임했다. 메네제스 감독은 산둥에게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을 안겼지만 슈퍼리그에서는 14위를 기록, 강등권 바로 위에 있다. 자국 리그에서의 심각한 부진이 결국 감독 교체로 이어졌다. 감독 교체 정도의 큰 변화는 시행착오를 각오해야 한다. 대신 후임자가 마가트 감독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는 강한 훈련으로 단기간에 팀을 변화시키는 데 능한 감독이다.
당장 산둥은 외국인 선수 구성에 칼을 댈 가능성인 높다. 다른 슈퍼리그 클럽들과 달리 탁월한 능력의 골잡이보다는 타르델리, 몬티요 같은 경기를 만들어 가는 선수들에 무게를 뒀던 팀이 산둥이다. 하지만 마가트 감독이 원하는 타입으로의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 산둥은 광저우, 상하이 못지 않은 투자를 꾸준히 해 왔고 오너인 루넝 그룹도 지원할 수 있는 재력이 충분하다. 서울에겐 반갑지 않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서울과 산둥은 이미 조별리그에서 맞붙었다. 산둥 원정에서 서울은 아드리아노를 중심으로 한 막강 공격력으로 4-1 대승을 거뒀다. 그 패배로 조별리그 통과에 문제가 생기자 산둥은 서울 원정에서는 자존심을 접고 철저한 수비 축구를 펼치며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 덕에 산프레체 히로시마를 밀어내고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전통적으로 K리그 팀에게 약한 산둥의 체질이 한 순간 바뀌긴 어렵다. 최근 K리그에서 흔들리고 있는 서울이지만 토너먼트에 강한 최용수 감독과 팀의 DNA가 발휘된다면 산둥을 또 한번 넘어설 수 있다.
전북과 서울 입장에서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목표로 한 여름 이적시장의 보강이 중요한 변수다. 전북은 김기희 이적 후 메우지 못한 센터백, 서울은 신진호 입대의 영향이 아직 남아 있는 플레이메이커 보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8월에 열리는 8강 1차전은 상황에 따라 올림픽 대표가 빠진 채로 치뤄야 한다. 서울은 박용우와 심상민, 전북은 최규백이 리우 올림픽 참가가 유력시 되고 있다. 이들의 공백까지 감안한 선수 보강과 대처가 최강희, 최용수 두 감독의 고민이다.
■ 월드컵 최종예선: 공한증이 유효함을 증명하라
9월 1일 벌어지는 한국과 중국의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은 3주간의 한중전의 하이라이트다.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과 2002년 한일월드컵 참가 이후 본선과 연을 맺지 못하는 중국 모두 첫 테이프를 어떻게 끊느냐가 1년 간의 장기레이스를 끌고 갈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발표된 6월 FIFA랭킹에서 한국은 50위, 중국은 81위를 기록 중이다.
경험과 전적 면에서 한국이 이 승부의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브라질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에서는 감독이 두 차례나 교체되는 난항을 겪었고 최종예선도 B조 2위로 힘겹게 통과했지만 8회 연속 본선 진출의 저력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번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에서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전승에 무실점이라는 완벽한 기록으로 최종예선에 올랐다.
반면 중국은 월드컵 앞에선 늘 작아졌다. 한국과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오른 틈을 타 한일월드컵 본선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참가 기록이 없다. 슈퍼리그에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며 성장을 이뤄낸 뒤에도 국가대항전은 어려웠다. 브라질월드컵 당시에는 최종예선조차 진출하지 못했다. 이번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에서도 탈락 위기에 몰렸다가 간신히 조 2위를 차지했고, 그것도 북한이 필리핀에 극적인 역전패를 당한 덕분에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양국 역대 전적에서도 차이는 분명하다. 역대 전적에서 17승 12무 1패로 한국이 절대 우위에 있다. 물론 저 1패가 비교적 최근인 2010년 동아시안컵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최근 양국의 격차는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양국이 가장 최근 치른 A매치인 2015년 동아시안컵에서 중국은 개최국 이점에 슈퍼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총동원해 최상의 라인업으로 나섰음에도 한국에 0-2로 패했다. 당시 한국은 유럽파와 중동파를 배제한 멤버로 나섰음에도 경기를 완전히 압도하며 김승대, 이종호의 골로 낙승을 거뒀다.
1년여만의 재회에서 중국은 차이를 좁힐 수 있을까? 그 사이 중국은 2차 예선의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 프랑스 출신의 알랭 페랭 감독을 경질했다. 후임은 2010년 공한증을 깬 업적을 이룬 자국 출신의 가오홍보 감독이다. 가오홍보 감독 부임 후 중국은 3연승을 달렸다. 특히 최근 있었던 A매치 기간 동안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4-2로 꺾으며 자신감을 회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어진 카자흐스탄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하며 가오홍보 감독의 연승 행진은 종료됐다.
가오홍보 감독은 대표팀의 주장이자 최고참이었던 정쯔를 과감히 대표팀에서 제외하며 팀 분위기를 바꾸려고 하지만 선수 구성에서 대대적 변화를 주진 못하고 있다. 자국 리그에서 끌어올릴 새 얼굴이 적다. 해외파는 네덜란드 비테세에서 뛰는 장위닝이 유일하다. 그만큼 슈퍼리그가 외국인 선수가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자국 선수의 실력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이 자국에서 트리니다드 토바고,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자신감을 채우려고 하는 동안 한국은 유럽 원정에 나서 스페인, 체코와 맞대결을 펼쳤다. 스페인전에서 1-6으로 패해 쓴 맛을 보기도 했지만 체코전에서 강한 집중력과 위닝 멘탈리티를 보이며 의미 있는 2-1 승리를 거뒀다. 완벽히 다른 목적과 방향성으로 최종예선 시작 전의 마지막 A매치 주간을 소화한 양국이 9월 1일 어떤 결과를 맞이하게 될 지가 궁금하다.
글=서호정
사진=FApho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