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10년 12월 19일 인천에서 열리는 마지막 큰 대회인 서구청장배에 다녀왔습니다.
개인전, 단체전 모두 출전했습니다만 단체전은 사실 별 내용이 없고 글도 좀 짧게 만들기 위해 개인전만 기록합니다.^^
2010년 마지막 대회 한해의 마무리를 잘 하고 싶습니다.
이번 서구청장배는 개인전이 1~4부 통합, 5~6부 통합, 여자1~3부 통합으로 치루어 집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1,2부 통합, 3,4부 통합, 5,6부 통합, 여자부 통합으로 잘 열렸는데 최근에는 어쩐 일인지 1~4부 통합 대회가 많아졌습니다.
그만큼 저같은 4부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어쨌든 1그룹이 가장 늦게 시작하므로 10시쯤 되어서 경기장인 동인천여중에 도착했습니다.
중전이 얼마전 왼발의 뼈가 부러져서 금년까지는 시합을 할 수 없는 상태이므로 저혼자 출전 했으니까 더 늦게 가도 되더군요.
도착을 해보니 5,6부 예선이 한창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주최하는 사무국장하는 친구한테 물어보니 1그룹은 5,6부 본선과 여자부 예선은 끝나야 시작할테니까 조금 더 기다려야 된다고 하더군요.
그럼 애시당초 11시쯤까지 오라고 하지 왜 10시까지 오라고 해서 사람을 바쁘게 만들었는지^^
하여간 말 잘 듣는 것도 탈입니다.
미리 예상하고 1그룹 출전자들은 사실 거의 안왔습디다.^^
그래도 이왕 온김에 우리 구장 5,6부 출전자들(우리 구장에 1그룹은 저혼자 출전이고 나머지는 모두 2그룹 출전 입니다.) 벤치도 좀 봐주고 스트레칭도 좀 하고...
네 요즘 몸이 많이 뻣뻣해져서 스트레칭을 좀 안해주면 공격 미스가 많이 생기고 부상의 위험도 있고 그렇더라구요.
뭐 그렇게 기다리다보니 저의 예선 차례가 왔습니다.
저는 1부 한 명과 4부 한 명 그리고 저 이렇게 3인 1조 입니다.
제가 먼저 심판을 보고 두 사람이 먼저 붙더군요.
최근 제가 같은 부수나 저보다 아랫부수하고 붙어서 져본 적이 별로 없어서 1부 고수는 좀 알쏭달쏭하고 4부는 무조건 잡아야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근데 제가 먼저 심판을 보는게 사실 좀 불리하게 느껴집디다.
저는 제가 먼저 게임하고 싶었어요.
왜냐면 첫게임은 어차피 둘 다 몸이 덜 풀린 상태라 같은 입장이 되는데 제가 심판을 보고 두 사람이 싸우고 그 중 한사람과 제가 싸우게 되면 그 사람은 몸이 완전히 풀려있고 저는 몸이 덜 풀린 상태니까 제가 불리하지 않겠어요.^^
그 나마 다행인 것은 제가 먼저 붙어야 할 분이 1부라는 것이었어요.
왜냐면 1부는 장담할 수가 없고 4부는 무조건 잡아야 되는데 4부랑 먼저 붙으면 그 사람은 몸이 완전히 풀려있고 저는 몸이 안 풀린 상태니까 위험하죠.
두 사람 다 평소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고 스타일도 잘 알고 하니까 뭐 관찰하고 말고 할 것은 없었어요.
그냥 누가 이길까 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지요.
그런데 이 4부가 엄청 좋아졌더라구요.
1부랑 핸디 4개로 싸우는데 빡빡하게 가지 뭡니까.
드라이브의 성공률이 거의 백퍼센트에 가까운 느낌으로 실수를 안 하더군요.
상대인 1부는 전진 공격수가 아니라 로빙에 가까운 수비를 기가막히게 하면서 순간 순간 역습이 아주 무서운 올라운드 플레이어인데요.
그 분 그 공 정말 연속으로 때리기 까다롭거든요.
근데 완급조절도 정말 잘하면서 잘 치더라구요.
2:1 상황에서 빡빡하게 가던 순간 1부가 예상 못한 네트와 엣찌가 두 어개 나오면서 균형이 흔들리더니 1부가 핸디를 잡아내지 못하고 오히려 4부가 이겨버렸어요.
이러면 계산이 좀 틀려지잖아요.
만일 제가 1부한테 지고 4부를 잡으면 세사람이 동률이 되어 복잡하게 따져야 되니까 1부를 어떻게든 잡아야 안심을 하지 아니면 마지막 까지 피를 말릴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죠.
게다가 그 1부는 한 게임 해서 몸이 완전히 풀려있고 저는 첫게임이니까 몸이 굳어있죠.
어쨌든 게임은 해야 하니까 시작을 했죠.
이 1부 분은 강한 공은 로빙으로 연타는 낮은 역습성 공으로 끈질기게 받아오고 아차 실수하면 바로 역습이 들어오고 제 공이 이상하면 또 먼저 공격도 들어오는 순간 순간 예측이 어려운 분입니다.
게다가 로빙을 띄울 때는 저같이 키작은 사람은 제대로 잡아서 치기도 어려울 정도로 높이 띄워오는데 거기다 손장난까지 거의 타짜수준으로 쳐서 공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휠지도 예측하기 어렵고 또 절대 그냥 맨공이 오는 법이 없고 많이 깎인 공이 옵니다.
그래서 때리긴 때려야 하는데 아차 하면 꼬라박거나 네트 맞고 날아가버리기 십상이구요.
그렇다고 드라이브를 걸자니 너무 공이 높고 강한 스매싱 공이 아니므로 상대는 얼마든지 또 받아서 넘어오니까 미치고 팔딱 뛰지요.^^
게다가 조금만 파워가 떨어지게 치면 로빙이 아니라 잔뜩 깎인 공이 쫘악 깔려서 네트를 살짝 넘어서 너울너울 날아옵니다. 미칩니다.
드라이브를 걸자니 많이 깎여 있어서 루프 정도의 파워 밖에 안 되고 때리자니 너무 낮습니다.
그런 플레이로 1부를 치는 분인데 우리가 쉽게 공략할 수 있게 주겠습니까.^^
아무튼 그렇게 어려운 상대인데다 저는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몇 번의 스매싱 미스가 속출하더니 어어 하는새 2:0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잠시 숨을 고르면서 생각해보니 무지 심각합니다.
만일 여기서 3:0으로 져버리면 다음 게임에서 제가 4부를 3:0으로 이기지 못하는 한 떨어지는 결과가 옵니다.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
제가 요즘 이런 장면 들에서 백쪽에서 파워풀한 공격을 할 수 없어서 그래스디텍스에 조금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상태라 어저께 71-1을 다시 써보려고 주문을 넣어놓은 상태이지요.
그래스디텍스가 컨트롤이 조금 어렵긴 해도 그 컨트롤만 극복하면 변화면에서는 현존하는 러버들 중에서는 최고라고 할만하지 않습니까.
특히, 그 매력적인 불규칙 바운드는 그 무엇을 쓴다고 해도 채워지지 않을 매력이지요.
하지만 요즘 제가 느끼는 어려움은 그래스디텍스로도 만족되지 않는 그 무엇이 있습니다.
첫째, 전면 숏핌플을 만났을 때 대책이 없습니다.
그래스디텍스가 아무리 변화가 좋다고 해도 공격면에서는 가장 부족한 러버에 속하지 않습니까.
비록 스트록이나 백드라이브(?)가 되긴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대의 커트성 볼을 그렇게 다룰 수 있는 것이구요.
(여기서 제가 말하는 백드라이브는 제가 늘 말하는 비비며 밀어던지기를 말하는 겁니다.
민러버같은 백드라이브는 안 됩니다.)
상대의 민볼을 공격적으로 리턴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물론 그 공이 힘없이 떠올 때는 저같이 백쪽 공격에 좀 소질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능합니다.
하지만 너클 성이나 회전성이면서 공이 낮거나 빠른 공일 경우 수동적인 방법 밖에 없습니다.
제가 그걸 공격적으로 리턴하는 방법이 없냐고 코치한테 상담을 해봐도 별 뾰족한 답을 주지 못합니다. 롱핌플의 한계죠.
그러니 숏핌플을 만나면 상대는 제가 아무리 변화가 심한 공을 넘겨줘도 우블링에만 당황하지 않으면 어떤 변화가 있는 공도 먼저 공격적으로 건드리고 들어옵니다.
그러니 롱핌플은 수비적인 것이죠.
결국 그런 공이 오고갈 경우 공격은 포핸드에서만 나오는데 숏의 경우 항상 먼저 건드리고 계속 공격을 해오니 제가 수비하다가 끝이 납니다.
공격 찬스가 안온단 말이죠.
상대가 변화를 무서워하지 않는데 저의 포핸드쪽으로 공을 주겠습니까?^^
코치랑 상담을 해봐도 코치 자신도 모리스토sp를 쓰는 숏핌플 선수로서 페인트러버를 만나면 마음속으로 고마운 생각이 든다고 하니 뭐 뾰족한 대책이 있겠습니까.
오직 해주는 말이라고는 공격을 쉽게 못하게 길게 주면서 싸우고 상대의 공격을 끈질기게 막아내며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하니 미치지요.
막는 것도 한계가 있고 공을 길게 주는 것도 한계가 있죠.
길게 줘도 상대는 그에 대한 대책도 또 있어서 발로 해결을 하니 사실 별 의미가 없습니다.
셰이크에 백핸드 숏핌플은 그나마 백에서의 쇼트성 공격은 침착하기만 하면 그다지 무섭지 않고 또 포핸드는 민러버니까 주로 그쪽에서 싸우면 충분히 승산이 있지만 펜홀더에 숏핌플이나 셰이크도 전면에 숏을 쓰는 분을 만나면 죽었다하고 나와야 되는 어려움이 있어요.^^
어쨌든 그래스디텍스뿐 아니라 모든 롱핌플 사용자들은 전면 숏핌플을 만났을 때의 대책이 없는한 그건 영원한 숙제 같습니다.
또 한 가지는 저의 백쪽으로 빠른 너클성이나 회전성 서브를 넣고 제가 막아주면 3구를 무조건 걸어오는 드라이브가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 많이 어렵습니다.
물론 맷돌타법으로 비비는 것을 잘해서 상대의 미스를 유발하기도 하고 코스를 잘 빼주면서 침작하게 대응을 하면 어떻게든 버틸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지만 아무튼 그런 스타일 만나면 어려운 게임을 해야하는 것은 사실 입니다.
세번째로 어려운 상대가 바로 지금 제가 붙고 있는 이 분 같은 스타일 입니다.
포핸드쪽으로 로빙성이나 어쨌든 수비적인 공이 날아오면 어떻게든 계속 공격할 수 있습니다만 그 공이 백쪽으로 날아올 때는 연속 공격을 못하고 한 번 늦춰줘야 하고 그러다가는 역습 당하기 쉽지요.
인천만 해도 사실 4부급 이상만 되면 소위 이질을 타는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어쨌거나 백에서는 공격을 차단만 하고 돌아서서 승부를 봐야 되지요.
위에서 언급한 세가지 스타일에 대한 영원히 풀기 어려운 숙제와 백쪽에서 공격이 없이 포핸드 공격 하나로만 승부를 거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이번에 제가 71-1로 외도를 해보려고 하는 이유 입니다.
그래도 저의 기억에 71-1은 변화야 그래스디텍스와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핌플아웃으로 분류가 되어 있을만큼 공격이 좋은 편에 속했던 기억이 있고 또한 롱핌플의 성향도 함께 가지고 있어서 좀 더 다양한 플레이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죠.
물론 그래스디텍스의 그 환상적인 변화의 감소를 각오해야하기 때문에 적응을 못하고 떼버리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다시 71-1이 내일 쯤 도착하면 다시 달아서 한 두달 써보고 승률이 떨어지면 다시 그래스디텍스로 돌아오고 승률이 떨어지지 않으면 71-1로 적응을 하던가 C7 정도까지 가보던가 뭐 좀 더 생각해볼 작정 입니다.
사실 제가 수많은 핌플을 써봤습니다만 그래스디텍스를 제외하고는 그래도 71-1이 가장 매력이 있었거든요.^^
아무튼 그건 그렇고...
두 세트를 빼앗겼으니 큰일이 났지요.
이제 방법은 한 가지 포핸드 하나로 공격해야 되는 저의 입장에서 발로 움직이는 수밖에 없구요.
공이 뜬다고 무조건 패다가는 미스속출이라는 결과를 가져오니까 끝까지 공을 보고 침착하게 공격해야 겠다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요.
그 순간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그저께 제가 ITTF홈페이지에서 생중계로 봤던 석하정선수의 4강전 경기 였습니다.
폴란드 선수와 싸우는 것이었는데 그 폴란드 선수가 지금 제가 싸우는 분과는 수비 스타일은 다른 정통 수비수 였지만 수비하다 갑자기 공격하다가 그런 올라운드 플레이를 하는 패턴은 비슷한 느낌이 들더란 말이죠.
석하정 선수도 첨에 그 선수의 그런 예측 불가능한 플레이에 적잖이 고전하는 듯 했습니다만 결국 적응하면서 게임을 풀어가서 이기더란 말이죠.
그 플레이를 유심히 봤었는데 바로 툭툭 몰다가 갑자기 코스를 바꿔 강 드라이브를 걸어가는 방식이 먹히는 것을 봤단 말이죠.
오늘 펑티안웨이와의 결승전도 봤지만 그건 워낙 펑티안웨이가 다방면에 능력이 있어서 석하정이 그렇게 할만한 기회도 주지 않습디다만 어쨌든 그 4강전의 기억을 떠올려서 저도 그렇게 가기로 했습니다.
백으로 오면 가급적 힘을 빼고 슬쩍 슬쩍 비비면서 짧게 툭툭 떨어뜨려주고 그러다가 포핸드쪽으로 방향을 바꾸어서 아주 낮게 밀어주면 상대는 로빙에 자신이 있으니까 높이 들어올리죠.
그 때 역시 그 방향으로 한 번 팡 쳐주고 또 올리면 또 한 번 쳐주고 제가 확실하게 이건 됐다 싶은 공이 나오면 그 때 방향을 바꿔서 백쪽으로 깊이 때려버리고...
어떨 때는 백으로 툭툭 치면서 건드리다가 한 번 백으로 툭 밀어주면 상대는 슬쩍 들어주지요.
하수들이나 맞수들은 그렇게 제가 툭 밀면 엉겁결에 대서 미스가 나오거나 저한테 찬스를 줍니다. 하지만 이 분은 1부 고수니까 그렇게는 안되고 어쨌든 제가 공격으로 연결할 수 있는 살짝 뜬공을 준단 말이죠.
그럼 역시 백으로 한 번 때려줍니다. 제 파워의 70% 정도만 해서요.
왜 아까 포핸드쪽도 그렇고 이번 백핸드쪽도 그렇고 그렇게 다시 그쪽으로 때리냐면요.
그 때 마음이 급해져서 갈라치려고 방향을 바꾸다가는 공의 회전 때문에 미스하기 쉽습니다.
그러니 결대로 다시 툭툭 상대가 역습 못할 만큼의 힘만으로 툭툭 때리죠.
그러다보면 요거다 싶은 밍숭맹숭한 공이 나타납니다.
그 때 방향을 바꾸며 사정없이 공이 깨질 정도로 패버리는거죠.^^
그렇게 한세트를 따라 잡았습니다. 2:1
역시 같은 스타일로 톡톡 건드리다가 팡 쌔리고 또 팡 쌔리고 바꿔서 푸악 쌔리고^^
구경하던 사람들이 저보고 슬로우슬로우퀵퀵 타법을 쓴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또 한세트 따라잡아서 2:2
그렇게 되니까 1부 이신 그 고수님도 당황을 하십디다.
띄울까 공격할까 망서리는 모습도 가끔 보이고 그러다가 어정쩡한 공이 오기도 하고...
결국 마지막 세트까지 잡아서 1부 고수님을 상대로 2:0으로 지고 있다가 3:2로 대역전극을 펼치며 이겨냈지요.^^
두 번째는 4부랑 붙는건데 1부 고수님이 우리 두사부(?)들의 파상공격에 2패를 안으셔서 탈락이 확정된 상태라 이번 경기는 그냥 1,2위 결정전이 되었으니 마음이 편했죠.^^
근데 이 4부는 드라이브가 원래 좋은 사람이었는데 오늘 보니 더 좋아졌더라구요.
제가 5부 시절에 한 번 만나본 적이 있는데 그 때도 제가 이겼던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그 때는 제가 핸디를 두알 받고 칠 때고 지금은 맞쳐야되니 상황이 다르고 또 그 때와 비교가 안 될 만큼 드라이브도 랠리도 더 좋아졌더라구요.
첫세트에 고전을 좀 했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짧은 서브 중심이라 저한테는 좋았어요.
저는 상대가 짧은 서브 주는 것 무지 좋아합니다.^^ 제가 원하는대로 리턴이 가능하니까요.
절대 그냥 서 있던 자세에서는 드라이브를 걸 수 없도록 조금이라도 움직여서 걸 수밖에 없도록 코스조절에 신경을 썼지요.
결국 드라이브 파워가 좀 약해질 수 밖에 없고 백으로 오면 다시 걸기 힘들게 비벼주며 막아주고 포핸드쪽으로 날아오면 맞드라이브로 상대를 했지요.
고수와 맞드라이브는 어렵지만 맞수를 상대로는 얼마든지 맞드라이브 할 수 있잖아요.^^
첨에 조금 어려웠지만 그 세트를 아슬아슬하게 따냈어요.
두번째 세트부터는 서브 패턴을 바꿔서 빠른 서브 저의 포핸드쪽으로 주는 서브 등등 다양하게 바꿉디다.
몇 번은 저도 당황했지요. 하지만 침착성을 되찾고 차분히 리시브에 신경 쓰고 우리에게 가장 어려운 빠른 너클성 서브가 오면 최대한 비벼서 깎여진 볼을 넘겨주면서 극단적으로 코스를 빼려고 애썼습니다.
물론 미스도 많이 나오죠. 그러나 그래도 그게 롱을 들고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이죠.
지금 저의 실력에서는 말입니다.^^
어쨌든 그렇게 마주 난타전을 벌이면서 싸웠더니 요즘 제가 그래도 속도 난타전에는 잘 밀리지 않는 편이라서 그다지 어렵다는 생각 들지 않고 3:0으로 이겨냈어요.
결국 또 조1위를 했습니다. 진짜 예선 싸나이라는 별명이 붙을만해요. 예선은 정말 잘합니다.^^
이제 늘 징크스에 시달리는 본선이 문제죠.^^
본선 추첨을 하고 나중에 상대를 본 순간 역시 좌절했습니다.
본선 징크스는 본선에 가서 실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아니라 신기할 정도로 대진운도 안 좋게 나온다는 겁니다.
지난번 연수구대회때도 본선 1차전 잘 올라가고 2차전에서 대한항공 출신 홍순남 선수를 만나서 제가 졌잖아요.^^
그 때 일기 올렸을 때 어떤 분이던가?
몽해님은 진짜 본선에서 대진운 자체가 없는 것 같다고 댓글을 주셨더랬죠.^^
오늘 저의 본선 상대는 1차전이 인천 서구쪽의 남자3부인 여성강자 입니다.
근데 이 분이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2부까지는 겁 안냅니다. 오히려 4부에서 2부까지는 거의 정상부수들이잖아요.
5,6부들처럼 부수 안올리고 버티는 사람도 별로 없고(물론 가끔 있습니다만) 1부들처럼 실력이 천차만별인 것도 아니죠.
그러니 그 3부 치는 여성분은 무섭긴 했어도 미리 알아보니 저와 똑 같은 그래스디텍스 쓰는 분이라고 해서 안심했어요.
자신이 있었단 말이죠. 왜냐!
여성분이니 일단 드라이브가 없을 것이고 있다해도 남자들과 비교될 정도가 아닐 겁니다.
특히, 백에 그래스디텍스 쓰는 분이라면 이건 거의 드라이브보다 스매싱 잽이죠.
그렇다면 상대의 스매싱을 차단하면 끝납니다. 저는 드라이브가 있으니까요.
제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적이 앞선단 말이죠. 실수만 안하면 이길 자신 있었습니다.
근데 문제는 그 다음 입니다.
그 분을 이기고 올라가면 2차전에서 인천에서 실력이 다섯손가락 안에 든다는 젊디젊은 박정환 1부와 붙어야 됩니다.
실력 좋은 분 소개하는 것이니까 실명을 써도 실례는 안 되겠지요.^^
이 분이 우리보다 앞서 게임에서 인천 모 탁구장의 코치로 있는 1부(그 분도 유명한 분입니다. 이 분은 실명을 안씁니다. 지신분이라...) 고수를 이겨내고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ㅜ.ㅜ
예상대로 3부 여성분은 제가 상대할만 했습니다.
제가 원래 당연히 이질은 안 타는 것이고 저는 드라이브가 있어서 그 분의 어떤 공도 드라이브로 공격이 가능한데 그 분은 드라이브가 없어서 제가 스매싱만 차단하면 항상 제가 공격적으로 이끌고 갈 수가 있더라구요.
우리 롱핌플 플레이어들도 수비수가 아닌이상 무조건 드라이브 장착해야 됩니다.^^
뭐 쉽게 3:0으로 이겨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 입니다.
박정환1부 장난이 아닙니다. 그 강력한 드라이브와 저의 어떤 공도 다시 공격적으로 넘겨오는 연결력에 왼손잡이라는 까다로움까지...
버티고 버텼습니다만 역부족 입니다.
어찌어찌 한세트 땄는데 그게 대견하다고 느껴질만큼 벽처럼 보입디다.
그나마 지난번 홍순남 선수의 경우 무섭긴 했어도 여자선수라 드라이브 블록도 좀 가능했고 한방 드라이브가 아니라서 버텨볼만 했는데요.
이 사람은 진짜 장난이 아닙니다.
그 실력에 저랑 비교도 안되는 젊음까지... 뭐 하나 제가 이길 수 있는 카드가 없습니다.^^
깨끗이 지고 나왔습니다.
대진운도 지지리도 없구나 했습니다만 하긴 따지고 보면 1~4부 통합 경기에서 본선 2차전 정도 가면 거의 강 1부들만 남는게 사실이니까 어쩔 수 없지요.
그 사람을 어찌어찌 이기고 올라간다고 해도 그 다음에는 그랜드 선데이리그 부동의 연속 우승자 백종현 1부가 버티고 있었으니까요.^^
주위 사람들이 4부가 거기까지 간 것만해도 대단하다는 위로를 받으면서 그냥 기분 좋게 개인전을 끝냈습니다.
이제 인천이 한 2월 정도까지는 동면기에 들어가고 3월부터 다시 2011년 시즌이 시작되겠지요.
내년에는 더욱 분발해서 3부로 승급을 하던가 아니면 4부 입상권에서 맴도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2010년 저의 대회를 모두 마무리 했습니다.^^
이제 3월이 될 때까지는 아마 각종 탁구장 리그에 관한 일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저의 글을 재미있게 읽으시는 분이 계신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렇게 되새겨 보면서 실력도 늘린답니다.
자 모두들 다음 일기에서 또 만납시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인천1부리그에서도 잘 버텨내시는군요~대단하세요~특히,게임중에 생각 하시면서 하는 플레이는 참 좋은 습관입니다.그렇게 풀어 나가시는 능력은 실력발전에 큰 도움이 될것 같네요~백종현님은 예전에 저랑같이 리베로팀으로 대회에도 같이 나갔었죠.제가 리베로관장시절엔 리베로에도 자주 왔었죠.여전히 잘 치고 계시나 보네요.내년에도 몽해님의 탁구일기~ 기대할게요^^
제가 그런 댓글을 달았었지요. ^^;;
그런데 이번엔 대진운이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통합이라는 것 자체가 나빴어요....ㅡㅜ
어쨌든 젊은 고수를 상대로 1세트를 따내신 것 자체가 이번 대회의 성과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정말 잘하셨습니다. 수고하셨고요. 인천 4부시니까 지역으로 따지면 2부 정도 되시는 실력이시니
내년에는 더욱 분발하셔서 지역 1부까지 달성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화이팅!!!
늘 감탄하면서 즐겁게 몽해님글 기다리는 애독자입니다 ㅎㅎ 이번에도 역시 재밌고 배울게 많군요~감사^^*
올한해 수고하셨습니다. 새해에도 계속 좋은글 기대하겠습니다. 중전마마 빨리완쾌하셔야할텐데...건강하세요
올 한해 잼나고 유익한 글 넘 넘 감사하고요,...내년엔 더욱 잼나고 유익한글 부탁드립니다...미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대단하시네요~ 1,2부통합 3,4부톱합이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게 하네요...언제나 다음글이 기다려지는 이면왕님 우승하는 일기가 올라올때까지 쭈우욱~화이팅입니다~ 수고하셧어요~^^
어쩌면 자상히 글을 잘쓰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