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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과 손주, 소운/박목철
손자 녀석이 요즘은 공룡에 푹 빠져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에 몰입해 어딜 가더라도 자동차를 놓지 않고 쥐고 다녔다.
마트에만 가면 자동차를 사달라고 떼를 썼고, 나중에는 살 자동차가 없어
-그거 집에 있잖아,- 하면 한참 동안 미련을 버리지 못해 머뭇대다 돌아서곤 했다.
이런 자동차들이 아마 100대는 넘었을 터인데, 자동차를 주욱 늘어 세우고는 종일 중얼거리며
가지고 놀았다. (아깝게도 무선장치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손으로 굴리고 논다.)
녀석이 자동차를 워낙 좋아하니, 사위가 충전해서 사람이 타는 자동차를 사다 주었다.
장난감 차이긴 해도 제 엄마까지 태우고 다닐 만큼 자동차는 기운이 좋았다.
-위험할 텐데,- 할머니의 걱정은 기우라는 걸 녀석은 증명해 보이려는 듯 전진은 물론,
후진까지 자유자재의 운전 솜씨를 보여 우리를 놀라게 했다.
-아버님 고물차보다 더 비쌀걸요,- 요즘 애들이 영악해서 귀신같이 비싸고 싼 차를 알아본다.
녀석이 할배 차는 정 아쉽지 않으면 고물차라며 타려 하지 않았다.
* 성장과정은 다 같은 듯 하다. 공룡에 관한 만화영화도 많고 모형도 많은것을 보면, 이런 작은 공룡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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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공룡은 어디서 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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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던 녀석이 양평으로 이사 나오더니, 자동차는 아예 관심 밖이다.
대신 집안에는 주라기 공원을 방불케 하듯 가지각색의 공룡들로 가득하다.
녀석은 공룡에 관한 한, 박사급의 실력을 자랑하기도 한다.
-무슨 공룡은 어느 시대에 살았고, 무게는 몇 톤, 길이는 몇 미터, 먹이는 어떻고, - 등,
나는 무슨 사우러스, 어쩌고 그게 그거 같아 도무지 구분이 안 가 줄줄 외우는 손자가 신기할 뿐이다.
암튼 녀석, 공룡에 관한 시험이 있다면, 자격증을 따고도 남을 실력이다.
또 하나 달라진 건, 녀석이 나를 맞는 태도이다.
자동차를 좋아하던 봉평 시절엔 내가 가면 어떻게 알고, -할아버지 오셨다. -
이 층에서 구르다시피 달려 내려와서 할아버지에게 안기곤 했는데,
공룡을 좋아하는 양평에서는 내가 찾아가도 -할아버지 오셨어, 인사해야지, - 채근해도
공룡을 손에 놓지 않고 마지못해 -할아버지 오셨어요, -이게 다다.
나이가 들면 작은 일에도 서운하다더니, 녀석이 영 할배를 삐치게 한다.
공룡이 사납다더니, 공룡을 좋아해서 정서에 나쁜 영향을 준건가? 이런 생각도 해보고 웃었다.
-비약이라니? -
아마도 시골에선 사람이 귀해서 할아버지를 보면 무척 반가웠을 것이다.
양평에 온 후론 아빠도 매일 보고, 할머니도 이모도 다 가까이 있고, 더구나 유아원에서
많은 친구와 어울리니 사람이 그리울 턱이 없다.
그런 녀석을 보며, 한편으론 맘이 짠하다.
엄마와 할머니 외에는 대화 상대가 없이 혼자 놀고 자란 녀석
양평으로 나온 후에도 녀석은 혼자 자란 티를 버리지 못했다. 대화 상대가 없이 크다 보니 만화영화에서
보고 들은 말로 대화를 하려 해 처음 녀석과 말을 나누면,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었다.
심지어는 또래 꼬마들이 -얘 말하는 거 이상해, - 당연하지, 손자는 아직도 만화 속 장면이 다인데,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니 이제 곧 어우름의 지혜를 배울 것이고, 멋진 남자로 성장할 것이다.
녀석 코가 막혀서 힘들어 하는 것이 딱하다. 공룡의 힘을 동경하며 꿈을 키워 멋진 남자로 성장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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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과 손주, 소운/박목철
큰 덩치를 주체 못 해
스러져 간 공룡이 온 방에 가득했다.
대형 TV에선 공룡의 울부짖음이 섬뜩했고
약한 공룡이 비명도 질러댄다.
-공룡 살려, -
“대인아 할아버지 오셨어, 인사해야지,”
제 어미의 채근에
힐끗,
양손을 들어 손톱을 세우고는
“어 흥!”
“아 무서워, 무슨 공룡이야?”
공룡의 거대함, 할배의 왜소함, 녀석 기분이 좋아졌다.
“대인이는 **사우러스, 힘 엄청 세”
녀석 씨익 웃고, 할배도 웃고,
웃음의 의미는 달라도 녀석과 나
마주보며,
그래, 공룡은 공룡이다.
*공룡 이름은 들었는데, 아! 늙었다. 이름을 기억 못하다니,
첫댓글 어린 아이들은 다 비슷한것 같아요
성장과정 입니다
정말 그런것 같습니다.
우리 애만 그런게 아닌가 봐요,
만화 영화도 완구도 공룡이 많더군요,
우리 아들도..자동차를 엄청 좋아했지요
자동차 뒷모습만 보고도
돌아다니는 자동차 이름을 다 알만큼...
그러더니 공룡에 빠져서
공룡박사가 되더라구요~~ㅎ
그런데 희한하지요
가르쳐 주지도 않는데
여자아이는 인형에 빠지고
남자아이는 자동차에 빠지고...
파란하늘님 아들도 그런 과정을, ㅎㅎ
참 신기합니다. 서로 약속한 것도 아니고 본적도 없는데
성장과정에 따라 변하는 모습이 같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손자 덕에 소운님 께서 공룡 박사 하시는 것은 아닐까요
아이들이 집중하고 좋아 하는게 순서가 정해진것 처럼 변하죠
개월수에 따라서요
손자와 이겨울 따듯하게 보내시길요 ...
크레파스님, 전 공룡이름 아무리 봐도 다 비슷해서 영,
어른은 외우기 힘들다 하더군요, 열번을 들어도 모르겠어요,
손자녀석 한테 면박 당하곤 합니다. -할아버지 아니라니깐,-
소운님의 손자 도련님이 아주 똑똑한 것 같습니다.
공룡의 이름은 흔히 쓰는 단어들이 아니어서
어른들도 몇번을 들어도(쥬라기 공원 영화를 보고나서도)
대부분은 기억하지 못하고 고작 한두어개정도입니다.
내년에 대학들어가는 아들은 어릴적부터 곤충을 무척좋아하더니
지금은 집에서 지네도 몇마리 키우고 있고 학과도 그쪽으로 가려고 한답니다.
손자 도련님이 우리나라뿐아니라 세계적인 공룡박사가 될수도 있습니다.
소운님의 우월한DNA를 받았으니 분명 큰일을 낼 멋진남자가 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