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의 근본정신은 조상에게 효를 실천하고, 생명의 존엄성과 뿌리 의식을 깊이 인식하며, 조상의 유지에 따라 진실한 삶을 살아가고, 가족 공동체의 화목과 유대를 이루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 입교한 가톨릭 신자들 중에는 어려서부터 제사를 지내온 분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가톨릭 신자 가정 가운데에서도 제사를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가톨릭교회는 이러한 전통 제사의 아름다운 정신을 복음의 빛으로 재조명하며 시대에 맞게 적절한 표현 양식을 찾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톨릭 신자들은 명절이나 기일 등 조상을 기억해야 하는 특별한 날에 우선적으로 위령 미사를 봉헌하지만 조상님들을 위해서 상에 음식을 차려 놓고, 십자가와 조상의 사진을 모셔 놓은 다음, 그 앞에서 향을 피우고 절을 하는 예식을 허락합니다. 다만, 미신적인 요소, 즉 조상 숭배의 의미를 연상시킬 소지가 있는 신위(神位), 신주(神主), 위패(位牌), 지방((紙榜)이라는 유교적 제례 용어를 쓰는 것과 혼령(魂靈)을 불러들이는 축문(祝文)을 읽는 것은 금합니다.
살아 있는 우리 후손들이 죽은 조상의 영혼을 위해 드리는 진정한 제사란, 대다수의 사람들이 죄를 지은 채 죽기 때문에 하느님 앞에서 자기 죄에 대한 심판으로서 보상을 치러야 할 때에, 그 영혼의 죄의 보상을 위해서 우리가 대신 하느님께 기도를 바치는 것(위령미사와 연도)을 말합니다.
~ 가톨릭교리 문답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