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그렇지만 기름값 아낀다고 자출 시작한 사람들... 결론적으로는 돈을 더 많이 썼네요. 아래는 그냥 픽션입니다.... (절대로 제 경험담이 아닙니다.)
한달에 출퇴근 기름값 20이라고 크게 잡아도 1년에 240만원.
50만원대 하이브리드를 최저가 검색을 통해 큰맘먹고 사서(이 와중에도 뭐가 제일 가성비 좋은지 고른거임) 기름값을 아끼고 자연에 보탬이 되었다는 기쁨+보람을 느끼며 자출 시작.
별 생각없이 힘들게 자출을 하다보니 뭔가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커뮤니티 검색.
인터넷 커뮤니티 보다보니 헬멧 안쓰면 당장 머리 박살나 죽을거같고 장갑 안끼면 손 절단, 라이트 안달면 지나가던 차가 날 쳐박고 갈것만 같은 공포감에 휩싸임. 또한 엉덩이가 왜 아픈가 했더니 빕을 안입어서 그랬다는 사실을 알게됨, 빕만 입으면 뭔가 이상해서 져지를 입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비싸서 저렴한 것을 검색해서 최저가로 구매함.
일단 자전거 용품(헬멧,장갑,저지,라이트 등등)으로만 50이 넘어감.
이제 나는 안전하다는 기쁨에 자출을 하면서 라이트 안달고 헬멧 안쓴 사람 볼때마다 '쟤는 머지 않아 죽을거야' 라며 안타까워함.
그런데 갑자기 뭔가가 내옆을 쌩 하고 지나감.
앞을 보니 왠 궁댕이가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데 괜히 오기가 발동해 '감히 저놈이' 라는 한마디와 함께 철컹철컹 기어를 바꾸고 달림.
이래뵈도 왕년에 축구좀 했고 씨름도 잘해서 하체에는 자신....있는데 코너를 돌고 보니 궁댕이가 안보임.
믿을 수 없는 현실에 '꿈을 꾼 걸거야' 라는 마음 가짐으로 회사에 도착해 일을 함.
다음날 다시 출근을 하고 있는데 옆에 그 궁댕이가 또 지나감. 보니 자전거도 뭔가 이상하게 생겨가지고 허리는 쥐며느리처럼 동그랗게 말고 가는 사람임.
젖먹던 힘 다해 밟았으나 역시 코너를 돌면 안보임....
분한 마음에 회사에서 폭풍 검색해 보니 로드바이크라는 자전거였음. 그리고 하이브리드로는 절대 잡을 수 없는 구조적 차이가 있었음.
'그래! 이 싸구려 자전거가 문제였어!' 당장 중고장터에 손절매함.
다시 적당한 로드바이크를 최저가 검색을 통해 60만원에 구매함. 이 과정에 차액으로 한달치 기름값 날아감.
로드바이크 타보니 보통 힘든게 아님. 뭔가 균형도 이상하고 어깨랑 허리랑 목이 다 아픔. 로드바이크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곳을 검색하다보니 도싸에 흘러들어옴.
이런저런 정보를 통해 어느정도 달릴 수 있게 됨.
그러던 어느날 다시 만난 그 남자... 이번에야 말로 따라붙기를 시도.. 오! 따라갈 수 있음. 역시 저놈 별거 아님. 근데 닿을 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따라가다보니 드디어 자출코스에서 가장 힘든 오르막길이 하나 나옴.
근데 오르막이 되자 그 남자는 속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올라가는데 나는 늘 그랬듯이 속도가 안나고 풀 이너로 겨우 굴려야 함.
'아... 다 잡았는데 언덕에서...' 퇴근하고 도싸를 검색해보니 내꺼는 너무 무거워서 업힐에 불리함. 내꺼는 11kg이 넘는데 적어도 풀카본은 가야 8kg에 진입가능.
풀카본으로 기변하려고 도싸에서 뒤져보다가 가장 싼 풀카본 로드를 찾았는데 사람들 평을 보니 프레임이 낭창거려서 내 힘을 뺏어먹는 놈이고 저건 약간 비싸긴 한데 대륙 브랜드라 감성이 없다고 함.
몇일을 고민한 끝에 '그래.. 기름값 아끼는 건데 체력을 너무 사용하고 있어. 저걸 사면 체력이 보존되고 그 체력으로 더 일을 잘해서 더 많을 돈을 벌게 될거야' 라는 '손만 잡고 잘게' 같은 수준의 자기 합리화를 함.
매장에 가서 미리 입수한 정보를 통해 아는 척을 좀 하니 직원들도 대우가 달라짐. 이런저런 물건을 사장님 포스로 추천 받으며 결제를 하려고 보니 약 3년치 기름값임.
막상 '더 싼 모델 없어요?' 할려니 자존심이 허락치 않음.
지르고나서 평소 즐겨 마시던 스벅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끊고 근검절약으로 자출을 함.
일부러 그새끼(이젠 새끼가 됨) 자주 출몰하는 시간 맞춰서 설렁설렁 체력 보존하면서 가다가 그 녀석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림.
역시나 내 옆을 제끼고 가는 그 녀석 뒤에서 도싸에서 배운 드래프팅까지 시도하여 언덕에 도착.
그 놈 뒤에 바짝 붙어서 언덕을 오르니 그 놈이 처음으로 뒤를 돌아 봄. (넌 *됐어 임마. 속으로 얘기하고) 난 널 의식하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달림.
근데 그 놈이 갑자기 일어선다. 그리고 그 더러운 궁댕이를 씰룩이며 이상한 자세로 서서 자전거를 타며 조금씩 앞으로 멀어짐.
어리둥절해 하며 저게 그 댄싱인가? 하며 일어서 보려 했으나 다리가 풀려서 불가능 함.
집에와서 검색해보니 내 휠이 너무 무거워서 언덕에서 체력소모가 컸다는 사실을 알게 됨.
다시 매장에 가서 가벼운 휠을 찾아보니 거의 왠만한 자전거 값임.
그러나 이젠 이판사판임. 자출로 인한 근검 절약 정신은 자존심 앞에서 이미 버린지 오래. 가장 업힐에 뛰어나다는 요정이 깃든 휠을 구매함.
그리고 마침내 언덕에서 그 녀석을 제끼고 꿈에 그리던 승리를 일궈냄.
자신감이 극에 달하자 이제 동호회 활동을 모색함.
그리고 적당한 동호회 정모에 나가게 됨.
정모 첫 날, 여기저기 시커먼 놈들이 등장하고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하얀 여신이 등장함.
맨날 자전거만 닦고 있던 지라 심장은 쿵쾅쿵쾅 그 여신과 말한마디 나눠보기 위해 기회를 엿 보고 있다가 한마디 건넸는데 그냥 예의상 답변만 돌아옴.
근데 다른 남자애들한테는 대답 잘해 줌.
가만 보니 다른 남자애들 뭔가 간지가 남.... 뭐지? 무슨 차이지? 하고 있는데 옷이 뭔가 깔끔하고 댄디한 느낌임. 그러고 보니 그 여신도 같은 무늬 옷을 입었음.
침착하게 자신을 한번 살펴보니 옥션에서 산 여우경주 마크에 빨주노초파남보가 그려진 옷을 입고 있었음. 그리고 길건너를 보니 산악자전거 모임으로 보이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있었는데 그중 할아버지 한명이 나랑 똑같은거 입었네?
'아... 그래 나는 지금 무도회에 츄리닝을 입고오는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거다.'
저 댄디한 느낌의 빕젖이 뭔지 알아보자. Rapha ? 라이딩 끝나고 사야겠다.
라이딩 끝나고 부랴부랴 검색해서 가격을 보니.... ㅁㅊ 차라리 정장을 사고 말지. 정장보다 더 비쌈.
그러나 지금 이 여우경주 옷을 입고 다니다간 영원히 여자랑 말한마디 못나누고 독거노인이 될 거 같음.
미친척 하고 차를 몰고 한남동으로 감.
'그래 나를 위한 투자다' 내 몸에 잘 어울리는 것으로 고름. 곧 가을이니 바람막.....이도 필요한데.... ㅠㅠ 결국 삼. 그리고 계산하니 6개월치 기름값임....
즉 1분기 자출로 인해 5년치 기름값을 돌파함.
가만 정신차리고 보니 이돈이면 이 똥차 팔고 그랜져도 살 수 있음...
결론. 아직 안지르셨거나 지를까 말까 고민중인 분들은 그 돈으로 그랜저 사고 소개팅을 합시다...
저도 그렇지만 기름값 아낀다고 자출 시작한 사람들... 결론적으로는 돈을 더 많이 썼네요. 윗글은 그냥 픽션입니다....
p/s 그랜저 있으신 분은 지르세요. 이미 여친 있으신 분도 지르세요. 아내가 있으신 분은 본인 생존률 계산해서 지르세요.
첫댓글 빼코,영미니 공감가면 별달아^^...
자장구의 끝판왕은 라파가 진리♡
난 갠적으로
가성비 쵝오 아소스,
칼라풀한 에띠엔도 ^^...
공감 왕창입니다!!! 35만원 중고 입문급 로드 샀는데... 자전거 기본 용품으로만 30만원 이상 샀죠 ㅋㅋ 미챠 ㅠㅠ 근데 전 이정도 수준으로 만족할라고요 ㅋㅋㅋ 엔진이 답이죠...ㅋㅋ
역쉬 선수깜이야
열혈보더 빼코
열정라이더 빼코얌 ^^...
히히^^열심히 돈버셔야겠어요^^
공감 되지요~~하이브리드로 로드를 절대 따라잡을수 없다는 T.T 저두 욤품으로 40정도는 썼네요;;
헝은 7년차인데
큰거루 2장 썼쥐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