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
수병과 군종 신부
한 수병이 자기에게 주어진 임무가 힘이 들었던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로 하느님의 거룩한 이름을 들어서 비아냥거리며 계속 욕설을 내뱉고 있었습니다. 그때 마침 같은 군복 차림의 군종 신부가 그 자리에 있었는데 수병이 지껄이는 말을 전부 듣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군종 신부는 수명 옆으로 다가가서 그의 귀를 끌어당기고는 귓속말로 그가 하느님의 이름을 들먹이며 지금까지 내뱉은 욕설들을 그대로 그에게 되풀이해서 들려주었습니다. 주변의 다른 수병들은 고귀한 인품으로 소문난 군종 신부님이 무언가 긴요하고 종교적인 말을 수병에게 들려주는 것이라고 여겨 둥그래진 눈으로 잠잠히 있었습니다.
“내 말을 똑똑히 잘 들었겠지? 자네가 몰랐던 것 같은데, 신부인 내가 자네에게 들려준 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신부님의 입을 통해 잔뜩 들은 수병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마냥 붉어진 얼굴로 말없이 그 자리에 우뚝 서 있기만 했습니다.
“내가 방금 한 말은 자네만 들은 게 아니고 위에 계신 하느님께서도 전부 알아 들으셨다는 것을 잊지 말도록!”
말을 마친 신부님은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주변의 수병들은 신부님이 수병에게 해준 말이 무엇인지 무척 궁금했지만, 그 수병은 입을 굳게 다문 채 다시는 하느님을 모독하는 어떤 언사도 입에 담지 않았습니다.
* * *
하느님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하느님께서 우리의 말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모릅니다. 우리는 하늘에 계신 하느님의 아들, 딸들이므로 그분의 이름을 부를 때 정성을 다해 부르는 것은 마땅한 일입니다.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셨는데 바로 자신을 구해 준 분의 이름을 함부로 모독하는 것은 더할 수 없는 배반의 행위와도 같은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의 이름을 모독하는 사람을 보거나 모독하는 말을 들을 때에는 마음속으로 ‘예수님, 찬미 합니다’ 하고 우리 마음을 고백해야 합니다.
첫댓글 하느님 뜻 안에서 찬미와 영광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