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가 이번 중동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챙기면서 너무나도 편안하게 카타르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습니다.
최종예선 최초로 승점20점 돌파, 8경기 기준으로도 최고승점 등 그야말로 역대급 페이스의 최종예선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력과 색깔도 물이 오른 모습을 보여주며 '벤투호가 갑자기 달라졌다'는 말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이 말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벤투호는 매우 꾸준하게 발전해왔습니다.
그 예시로 코로나 팬데믹 전인 19년 후반기에 펼쳐진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나온 빌드업과 공격전개들을 모아봤습니다.
*유의* 후방부터 전방까지 패스플레이를 담은 짤이라 움짤 하나하나의 길이가 상당히 깁니다.
이 경기 한국은 황인범 대신 주세종이 선발출전, 우측 김문환 출전 등과 골키퍼 조현우를 제외하면 거의 현재와 비슷한 라인업으로 나섰고, 브라질은 네이마르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알리송-헤난로디, 마르퀴뇨스, 에데르 밀리탕, 다닐루 - 파비뉴, 루이스 파케타, 아르투르- 쿠티뉴,히샬리송,가브리엘 제주스 등을 기용하면서
최근까지도 브라질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는 핫한 자원들이 대거 나온 탄탄한 스쿼드였습니다.
물론 한국이 잘하는짤만 올려서 그렇지 이 경기는 결과도 그렇고 브라질이 더 잘한 경기는 맞습니다.
점유율도 전체적으로 보면 브라질이 더 높았고, 슈팅수 11대11, 유효슈팅은 6대5로 오히려 하나 더 많이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브라질은 프리킥, 세컨볼 중거리슛 등 기회가 주어지면 쏙쏙 박아버리는 클래스를 보여줬죠.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도 중앙진입과 오픈찬스를 쉽게 허용하지않는 높은 클래스가 실감이 났습니다.
그래도 이 경기에서 벤투 감독이 '월드컵에서 만날 상대들에게 우리의 색채대로 플레이하는게 가능한가?'에 대한 답을 어느정도 해주지 않았나싶습니다.
벤투 감독도 브라질같은 월드컵 1시드급팀에게 경기 점유율을 앞서고 경기를 지배한다는 생각은 아닐껍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소유권이 주어졌을때, 상대 압박에 그 소유권을 쉽게 잃지않고 패스플레이든 롱패스든 이어가며 상대 골문 근처까지 도달하는게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겠죠. 그런 점에서 이 경기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박스 안에서 득점찬스를 창출하는 세밀함은 아직 부족했지만 브라질이라는 초강팀을 상대로도 능숙한 후방->전진,전환 작업을 보여줬고, 지금 벤투호의 바뀐 점이라고 종종 언급되는 다이렉트 롱패스의 적절한 배합도 19년 시기에 이미 시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죠.
벤투호는 이 경기 이후에 동아시안컵에서 국내파만으로도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가져오며 무실점 전승우승을 달성, 이미 이 시점에 팀이 어느정도 궤도에 올랐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상당히 긴 공백기를 겪고, 그나마 잡힌 매치마저 코로나 확진과 자가격리 규정 등으로 선수단이 반토막 나는 등 매우 좋지않은 상황에 처하면서 경기력과 결과가 좋지 못했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의 멕시코,카타르 원정과 일본 원정이 대표적인 경기였죠.
이 세 경기 전에 열린 스페셜매치에서도 1차전 성인대표팀 경기력이 생각보다 좋지 못했었는데, 어느정도 훈련을 한 2차전에는 개선된 모습으로 올림픽대표팀에게 무난하게 완승을 거둔 적이 있었죠. 그만큼 공백이 너무 컸던겁니다.
다행히 2차예선 마지막 긴 소집과 세 경기가 터닝포인트가 되면서 다시 경기력이 올라왔고, 최종예선을 거치며 꾸준한 상승곡선을 타게된 것이죠.
아직 2경기가 남긴 했습니다만 본선 진출을 이미 확정지은 상황, 이제 월드컵에 맞춘 강팀과의 평가전 매칭으로 서서히 월드컵 모드에 돌입할 시간이 왔습니다.
월드컵 본선에선 '브라질 상대로 경기력은 좋았는데 3-0으로 졌네'라는 말은 의미가 없기때문에, 팀의 완성도를 좀 더 끌어올리고 강팀 상대 경기에 적응하면서 절대적인 전력의 격차를 최대한 줄여나가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습니다.
명망 높은 모 해설위원은 벤투호가 코로나 이후 21년 평가전에서 위기에 빠지자 그 동안의 공백과 선수단 붕괴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벤투호는 현대축구 빌드업의 기본이 안되어있다" "정우영은 라볼피아나 포지셔닝 플레이를 할 줄 모르는 선수"라는 말을 자신있게 내뱉으며 벤투호에 대한 비난에 편승했습니다.
"그땐 그랬는데 지금은 개선됐다"라고 빠져나갈 수 있으니 묻겠습니다.
19년에 브라질 상대로 저런 모습을 보여준 팀이 현대축구 빌드업의 기본이 안된 팀이며, 정우영이 라볼피아나 포지셔닝이 안되는 선수로 보이십니까?
그렇게 보인다면 제가 생각하는 현대축구와 라볼피아나의 정의가 그 해설위원과는 다른듯합니다.
요약
1. 벤투호가 갑자기 바뀌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미 19년말쯤에 팀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었다.
2. 브라질을 상대로도 나름 좋은 후방작업과 공격전개를 보여주었고, 동아시안컵 전승우승을 거둔 상승세인 상황을 마지막으로 팬데믹이 터짐
3. 그 이후 긴 공백과 코로나 확진자 등 여러 변수를 극복하지 못하며 오스트리아 원정, 한일전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줌
4. 하지만 2차예선 3연전을 거치며 팀이 다시 회복하기 시작했고 꾸준히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며 최종예선 역대급 성적과 월드컵 조기진출을 이뤄냄
5. 모 해설위원의 비판은 상당히 공감하기 힘들다.
첫댓글 집에서 봐야겠네여
잘한다잉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걸 벤투가 계약 거절한거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게 답답
벤투가 거절했는데 어쩌라고? 이런 느낌
고 퀄리티 자료 감사합니다
지금보니까 잘하는 거 같은데 저 당시엔 빌드업만 하다 진다고 욕했던 걸로 기억남 ㅋㅋ
축구 볼줄도 모르는것들이 그랬었죠 ㅋㅋㅋ
와 지금 보니 디게 고급진 축구네요
사방에서 총질해도 선수단 똘똘 뭉치고 선수들이 나서서 벤투 실드 쳤는데 그 이유가 저거죠 체계적이고 만족도 높은 훈련과 전술에 대해 정말 극찬했던 걸로 기억함
벤투는 명장..정말 다시봤습니다!!!
벤버지 다시 와줘
이강인은 볼을 좀 끌고 다니는 스타일이라 벤투감독 스타일에는 안맞는 선수라 판단한듯
이강인 탈압박 좋고 개인기는 특출난건 맞는데 실수로 공이라도 뺏기면 현대축구 트렌드인 압박전술에 바로 역습 당하는 꼴이라 사실 이번 아시안컵 에서도 적잖은 위기를 초래했어서 보는내내 불안했었네요
지고있는 상황을 뒤집을수있는 조커로써 투입이 아직까지는 최선일거 같습니다
보면 이강인도 소속팀 리그에서는 무리하게 볼 끌지않고 안정적으로 하는편인데 이번 대회에서는 뭔가 좀 만만하게 봤는지 무리한 볼 드리블로 자주 뺏기더군요..
선수들은 더 잘 알겁니다
누가 과하게 무리하는지 누가 열정이 없는지..
이대일패스가 너무 안나왔죠 김태환 뛰어들어가도 타이밍 놓치고 그러다보니 공간안나고 무리한 드리블도 나오기도 하고 선수이용하는 플레이만 더 잘하면 국대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줄거같아요 점점 성장하겠죠 흥민이도 오프더볼 안좋았는데 지금은 축구도사니 ㅎㅎ
@시 누 ~_~ 맞습니다
아직 어린 이강인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 하다는건 믿어 의심치 않네요
아무쪼록 이번 이슈가 그냥 별거없는 해프닝이길 바래요..
만약 지금 쏟아지고있는 말같지않은 행동이 사실로 판명되면 아마도 이강인은 국대 차출 영구재명까지 말나올거 같아 보입니다
아무리 월클 이래도 국내정서상 용납이 불가한 사건이라..
저는 시선이 조금 다른데요....
위에 예로 올라와있는 브라질 전의 경기 전체적 양상을 잘 살펴보시면... 강팀과 비교적 약팀의 경기...즉.. 브라질은 우리를 상대로 편안한 전술로 쉽사리 공격전개를 합니다...
그에반해 우리는 수비중심적인 플레이로 역습이나 수비후 공격을 전개하는 방식이죠....
이번 아시안컵을 비교해서 이야기 해보자면... 상대들이 기본적으로 타이트한 수비위주의 전술에서 역습으로 올라오는 경우가 거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의 경기 양상이었습니다.
물론 그 몇안되는 역습에 번번히 실점을 하고 고전을 면치 못했지요...
글쓴이 님의 말씀도 맞는말씀이지만, 기본적으로 전술의 부재는 강팀을 상대하건 대동소이한 팀을 상대하건간에 치명적이라는걸 잘 알수있는것 같습니다. 대등한 팀과의 경기에서조차 뒤로 볼을 돌리기에 급급하고 쉽사리 공격을 전개하지 못하는모습들이
가장 답답했던 부분인데요... 실실 웃으며 쳐 앉아있는 감독이라는 작자의 꼬라지는 정말 욕이 그냥 튀어나오는 장면들이었네요
대체적으로 공감 하는바 입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는 알겠으나,
우리 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생각보다 우리가 경기 지배를 하지 못했으며
벤투감독은 저 이후 아시안컵 최종예선에서 내려선 상대에 대한 파훼법을 제대로 들고오며
최종예선을 스무스하게 돌파했습니다.
바셀같네
선수들이 자신감이 있었네.
요르단전 보면 턴도 못하던데
그래도 벤또리며 까는놈 아직도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