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님:
안녕하세요.
이 늦은 밤에도 계시는군요.
수고 많으십니다.
8월 9일 박순애 언니에게 3만원을 드렸습니다. 오아시스님에게 보내 드리라고.
지난 7월 부터 작은대로 매월 만원씩 보내 드리기로 했습니다.
니들이 한민족의 자부심을 알어?!
오늘은 8.15 광복절입니다.
작년에도 그랫듯이 어제 들먹이는 마음으로 제방에 보관하고 있던 태극기를 꺼내서 돌보는 애와 함께 창문밖에 걸어 놓았습니다. 공휴일이여서 다 늦잠을 자는 아침에 혼자 일어나서 창밖의 태극기를 바라보며 순국선열들에게 마음속으로 경의를 드렸습니다.
아침식사를 준비하며 생각해 보니 재한 6년동안 저에게 천지개벽의 변화가 일어난 것 같습니다.
전에는 붉은색 바탕에 노란 다섯 개의 별이 박힌 중국국기가 간결하고 제일 멋져 보였습니다. 小号로 시작되는 중국국가가 세상에서 제일로 우렁차고 듣기 좋았습니다. 글쎄 그 앞에서 눈물이 나온적은 없었지만....중국에 있을때엔 애국가가 듣기에 느려터지다 못해 잠이 오게 생겼다고 혼자 생각했습니다. 태극기의 흰색 바탕에 팔괘가 웬지 속되게 보였습니다.
허나 오늘에 와서는 애국가의 작사, 작곡가가 세상에서 제일로 훌륭한 국가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눈물없이 들을수가, 부를수가 없으니까요! 태극기의 그 풍부한 함의를 알게 된 오늘, 남북이 통일 되여도 태극기가 국기로 되여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에 있을때 어떤 꽃일가? 참을수 없이 궁금하던 국화(國花)-무궁화를 7,8월이면 눈에 힘을 주어 보고 또 봅니다.
한민족의 심장 - 한국에 체류하면서 우리 민족의 우수성과 가능성, 저력을 耳聞目睹하였고 체험하였고, 저더러 긍지를 가지게 하였습니다. 태극기를 우러러 보고, 무궁화를 받쳐들고 바라볼제, 심금을 울리는 애국가를 들을 때마다 마음속 깊은곳에서는 천파만파가 입니다. 한민족에 대한 자랑과 자부심으로 가슴이 뜨거워 집니다. 눈물이 솟구칩니다. 그 어느날엔가는 두말없이 강제추방 당하겠지만 우리 한민족의 자부심을 알게한 한국을 내 마음의 첫 자리에서 빼앗지 못할 것이며 영원히 고마움으로 간직할 것입니다. 실생활 속에서 한민족으로 거듭남에 대해 더없는 만족을 느낍니다.
해마다 "할아버지의 나라를 찾아서“란 테마기행을 조직하여 우리의 눈을 띄여준 서울조선족교회에, 동포들을 위하여 선뜻이 자신의 몸을 내던지시는 목사님들에 더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시간을 허락해 주고 휴가비까지 쥐여주신 주인들에게도 더없이 고마운 인사를 드립니다. 부족하기만한 우리 재한 재중동포들에게 하냥 동등한 인격으로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 주신 모든 연통식구들에게도 인사를 드립니다. 진취적인 기상과 열정적인 노력으로 한강의 기적을 창조해낸 대한민국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며칠전, 3박 4일로 교회에서 조직한 테마기행을 다녀 왔습니다. 요지음 뱅뱅 돌아치며 일하면서도 나의 온 마음엔 “니들이 우리 민족의 자부심을 알어?!”란 웨침으로 가득합니다.
교인 130여명이 세대의 버스에 탑승하여 잘도 닦여진 고속도로 씽씽 내달렸습니다. 길 양편의 개나리들이 긴 팔을 휘휘 저으며 "어서 오라" 반겨 주었습니다. 이 세상에 수없이 예쁜 꽃들이 많지만 하냥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무궁화 꽃들이 흰나비, 자주빛 나비들을 온나무에 그득 모시고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어딜가나 한창인 진분홍빛 배롱나무의 예쁜꽃들이 우리를 방실방실 맞아 주었습니다.
구릉지대인 한국은 비옥하기도 하지만 현대화로(기름으로 화목을 대체했기에) 어딜가나 한점 헐벗은 곳이 없습니다. 산마다 풍만하고 짙은 녹음이 철철 흐르고 있었습니다. 욕심많은 나 혼자 생각하길“저 산이 모두 비옥한 평원이였으면!!!” 그러다 다시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내 민족의 GDP야 높아지겠지만 그래도 인류에 대한 진정한 공헌은 저 녹엽으로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리라.
7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황남면에 있는 제암리 교회에 도착하여 예배에 참석하고 견학하였습니다. 교회 창립 100주년을 맞은 교회에서 영상물을 보면서, 독립만세 시위운동으로 24명이 희생된 이 곳에 아직도 1919년 3월 1일의 뜨거운 함성이 생생히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오후에 천안에 도착하여 독립기념관을 참관하여 자랑스런 반만년 역사를, 살아있는 독립역사를 보았습니다. 우리 민족의 정신을 보았습니다. 혼자 웨쳐 보았습니다. “한민족이여 영원하라!!!”
8일 오전에 내가 경주 이씨여서인 그토록 가보고 싶던, 신라천년의 문화가 살아 있는 도시 경주에 도착하였습니다. 현대식 건물은 없고 기와집들만 눈에 안겨 왔는데 자연의 고즈넉한 멋이 그대로 풍기고 있었습니다. 잔디로 참으로 잘도 가꾼 고분들을 두루 돌아 보면서 선조들의 고르로운 숨결을 듣는 듯 했습니다.
오후엔 기원 751년에 창건된 석굴암에 도착하여 통일신라시대의 가장 뛰여난 걸작인 3.48m의 높이에, 정교하고, 우아한 솜씨로 만들어진 본존불을 관람하였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소리없이 “악한 일을 하지 말고 선한 일 두루 행하여 마음을 깨끗이 하라.”고 가르치시는듯 했습니다.
말로만 듣던 불국사에 도착하여 1230여년전에 조성된 국보인 다보탑, 삼층석탑앞에서 안되는 포즈를 취하면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목사님들이 보시면 노할가 걱정이 되여 가만히 아미타불에 동전 한 잎을 넣고 소원을 빌었습니다*^-^*
9일에 한국을 세계1위의 조선대국으로 만들어낸 울산 현대중공업을 버스를 타고 견학하였습니다. 도처에서 어마어마한 기중기들이 무쇠팔뚝을 내밀고 이 땅덩어리를 그대로 들어올릴 태세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조선소에 들어서니 저도 몰래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한창 28척의 배를 만들고 있었는데 제일 큰 배의 길이는 무려 300여 미터나 되였습니다. 평균 7~8일에 한척의 선박을 건조한답니다. 유조선, 화학제품 운반선, LNG/LPG선, 일반 화물선, 컨테니너선, 자동차 운반선(승객 9백명, 승용차 7백대를 싣는 답니다.), 광석, 살물 및 유류 운반선, 로·로선, 냉동선, 여객선, 초고속선, FPSO선, 바지선, 특수선 및, 군함을 만든다니 마치 내 손으로 만드는 것처럼 그렇게 강한 자부심을 느끼면서 어깨가 으쓱해졌습니다.
버스를 타고 대문을 나서면서 혼자 속으로 소리 높이 웨쳤습니다.
“현대중공업이여, 세계제일위로 영원하라!!!”
저는 차종에 대해 관심이 각별합니다. 달리는 차던가 주차된차, 관계없이 모르는 영어지만 다 읽어 보고, 도대체 기아차인지, 현대차인지, 대우차인지 다 확인하고 지납니다. 오늘까지도 서초구에 많이 주차되여 있는 멋진 SM차가 어디에서 생산된 차인지 몰라서 궁금해서 애가 탈 지경입니다. 고로 현대자동차를 견학한다니 마음이 되게 설레이였습니다. 조립공장을 둘러 보면서, 해외수출을 기다리느라 눈이 모자라게 주차되여 있는 차들을 보면서 가슴이 뿌듯해졌습니다. 저는 에쿠스는 외제인줄로만 알았는데 이번에야 현대에서 생산한다는걸 알게 되였습니다. 포니로부터 오늘에 와서 150여종의 차를 생산한다는 현대차..... 현대자동차의 홍보 영상물에서 금빛대로로 질주하는 내일의 현대차를 보면서 처음 스릴을 느껴 보았습니다.
내가 만약 로또 1등에 당첨되면 맨 먼저 현대차를 사겠습니다. 만약 딸이 어느날엔가 자가용을 사련다면 현대차를 사라고 강권할겁니다.
현대자동차문을 나서면서 속으로 소리 높이 웨쳤습니다.
“현대자동차여 영원히 세계의 선두에서 질주하거라!!!”
오후에 울산에 있는 문무수중왕릉에 가 보았습니다. 동해바다의 쪽빛물이 거대한 바위 절벽에 처절썩 부딛쳐 산산히 부서지며 새하얀 천만개의 물방울을 만들어 내는 걸작에 넋을 잃었습니다. 자연이 만들어 낸 절경에 와! 말로 도저히 표현할수 없어 감탄이 터져 나왔습니다. 오! 지조 높은 문무왕의 넋이, 이 깨끗하고 장엄한 거대한 바위산들이, 이 아름다운 아름드리 푸르른 소나무들이, 이 푸르른 동해바다의 물결이 울산에 정기를 주어 세계적인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을 만드는데 한몫 하지 않았을가?! 하고 혼자 되뇌이였습니다.
10일 오전에 포항으로 출발하여 포항제철을 견학하게 되였습니다. 울산시가 기중기 천하라면 포항시에 들어서니 제철공장의 크고 작은 굴뚝들이 (100여개 랍니다.)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우뚝우뚝 솟아 있었습니다. 온 공장이 굵직굵직한 송수관으로 뒤덮이다 싶이 했는데 그들이 내 눈에는 포항제철의 뼈로 보였습니다. 아니 포스코가 한국의 뼈대 역할을 한다는 것을 그날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이미 며칠이 지난 오늘까지도 만감이 교차됩니다. 자부심이 한가슴 그들먹이 차 오릅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2005 년 8 월 15 일
水晶
전에 썼던 글을 올려 봅니다.
내가 보고 느낀 제주도
서울 조선족교회의 덕분에 19일 오후 4시 비행기편으로 제주도로 떠났다.
비행기의 리륙과 더불어 지상의 풍경은 점차로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으로 변했다. 사람을 포함하여 지상만물 모두가 그렇듯이 가까이에서 보기보담 일정한 거리에서 좀 떨어져서 보면 훨씬 멋지다. 보는 눈이 즐거우니 마음도 즐겁다.
구름층을 뚫으면서 나는 기분은 꼭 마치 수증기속에서 떠다니는 기분이다. 와.......... 운무속에서 나오니 또 하나의 색다른 세상이 우리를 맞아 주었다. 짙푸른 창공아래 끝간데 없이 펼쳐진 흰구름 바다는 꼭 마치 포근한 햇솜으로 이루어진 듯 했다. 사방을 휘둘러 보니 텔레비에서만 보아오던 북극, 남극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때론 눈이 부서지게, 눈이 모자라게 아득히 펼쳐 졌다가는 때론 천태만상으로 다가왔다. 그 황홀함에 도취되여 시간 가는줄 몰랐다.
어느덧 그렇게도 와 보고 싶었던 천혜의 자연경관이 수려해 소문난 제주도가 비행기 날개 아래에서 보였다. 상상과 달리 바람 많고 돌이 많고 여자가 많고 한라산 하나만 댕그라니 솟아있는 그런 죄꼬만 섬이 아니였다. 서울 면적의 세배에 달하는 섬 전체는 녹음이 녹아 내리고 있었고 바둑 무늬로 된 짙은 녹색의 삼나무 방풍림이 인상적이였다. 54만명 인구밖에 안되니 사람은 별반 눈에 띄지 않았고 바람 한점 없어 그렇듯 고요해 보였다.
달리는 버스에 앉아 내다보니 제주도의 가로수 - 산뜻한 푸른 양산을 연상시키는 돈나무가 너무나도 마음을 끌었다. 서울의 텁석부리 가로수 양비즘 (물론 공기오염이 심하고 건축물이 서로 내가 더 높다고 우기는 서울에는 더 없이 적합한 가로수)나무보다 훨씬 우아했다.
산, 바다, 폭포, 분화구, 동굴이 있는 제주도는 조물주가 인류에게 선사한 아름다운 선물이였다.
용의 슬픈 전설이 담겨져 있는 용두암, 바다도 검고, 용도 검고, 기암괴석 모두가 다 검어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어둡게 한다.
낙차가 22m인 천지연 폭포는 멀리서 보니 한폭의 흰 비단필을 드리운듯 하고 가까이에서 보니 거세차게 쏟아져 사방으로 흰 옥구슬을 휘뿌리고 있었다. 머리를 들어보니 멋진 산과 하늘을 찌를 듯, 다듬은 듯한 울창한 나무숲이 병풍처럼 폭포를 더 아름답게 뒷받쳐 주고 있었다.
50만년전에 3~4번의 화산 폭발로 형성된 제주도엔 도처에서 다공질 현무암을 볼수 있었다. 해안 절벽에 수려하게 발달되여 있는 주상절리대는 너무나도 신비로와 보는 사람마다의 찬탄을 자아내게 한다. 어떤 건 꼭 벌집모양 이였고 때론 나무그루터기모양 때론 기둥모양으로 우뚝우뚝 솟아있다. 자연 이치에 맞게 정교하게 조각한듯한 대부분 암석은 육각형 모양이였다. 무겁게 일렁이는 비취색 나는 바닷물은 깎아 지른듯한 절벽에 처절썩 부딪쳐 새하얗게 부서진다.
나는 비록 해변가에서 태여나지도 자라지도 않았지만 바다에 특별한 감정을 지니고 있다. 바다와 같은 드넓은 흉금을 갖고 싶고 바다와 같이 침체됨 없이 거대한 생명력을 끓임없이 창출해내고 싶고...... 어쨌든 이모저모로 바다를 닮고 싶어서인가 보다.
유람선에 서서 짙푸른 드넓은 바다를 바라 보노라니 마음은 한껏 부풀어 오른다. 바닷물의 세례를 수없이 받아 물참봉이 되였어도 마음만은 뿌듯하다. 배머리에 부딛쳐서 내 키보다 더 높게 일어서는 새하얀 물기둥을 보며 더 거세찬 파도가 밀려와 내 심신의 피로함과 지저분함을 깨끗이 씻어 주기를 바랬다.
유람선이 쪽빛바다를 가를때 배머리와 바닷물이 만들어내는 그 걸작을 오래동안 유심히 관찰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 황홀경을 잘 모르실거다. 나는 배머리에 서서 끊없이 밀려드는 파도에 나를 맡겨둔채 배머리에서 부서지는 파도가 만들어내는, 아니 조물주만이 만들어 낼수 있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와!!!” 혼자 웨치면서 만끽하였다. 수정으로 만들고 옥으로 다듬은 듯한 천태만상의 물보라, 배전에 부딛쳐 희디흰 눈송이보다 더 희게 흩날리는 물방울..... 무엇이 격랑인지, 무엇이 격정인지 이를 보지 못한 사람들은 말할줄은 알아도 그 참뜻은 잘 모르리라..........
제주도엔 62개의 섬이 있는데 8개 섬에서만이 사람들이 살고 있다한다. 섬마다의 모양은 하나 평범한 것 없는듯하다. 거북이 모양, 코끼리 모양등등 한마디로 거대한 조각품 전시장을 방불케한다. 아니 사람의 재간으로는 그 웅위로움과 미묘함과 아름다움을 절대로 모방 못하리. 제주에 왔다가 성산일출봉 구경 한번 못하면 한이 되리라 생각한다.
제주도에 오기전에 그래도 제일 관심이 컸던 것은 도깨비 도로였다. 버스에서 앞을 내다보니 자그마한 올리막이 보인다. 버스는 시동을 껐는데 그 올리막을 미끄러지듯이 달려 올라간다. 이 곳에서만은 중력과 반대되는 그 어떤 힘이나 마력이 존재하나? 너무나도 신기해서 수평자로 수평을 보기도 하고 깡통을 굴려보기도 하고 물이 꼴똑 들어찬 커다란 생수병을 올리막 방향으로 굴려 보기도 했다. 가이드의 권고대로 뒷걸음으로 걸어보니 확실히 올리막은 씨엉씨엉 내리막을 걷는 감이고 내리막은 올리막을 걷는 듯 힘이 좀더 들었다. 도깨비 도로의 신비로움은 사실상 사람들의 착각에 의한 거란다. 그렇다. 사람들은 어떤 도형, 어떤 사물에 대해 왕왕 착각을 한다. 절대로 시력 문제가 아니다. 시각에 의해 두뇌는 사고하고 명령을 내리지만 또 눈은 두뇌의 지배를 받아 모종의 사물을 진실되게 보지 않고, 나름대로 보지 않을가 생각해 보았다. 육으로 보는 눈에는 한계가 있다지 않는가?!
처음 보는 껑충한 야자수-워싱턴, 종려수나무, 처음보는 나무들도 많았다. 반짝이는 두터운 파란잎 사이로 빠끔히 얼굴을 내민 포도송이를 닮은 새빨간 아왜나무 열매는 너무나도 희한했다. 새파란 감귤이 조롱조롱 열린 감귤나무는 너무도 키가 작아 어린이라도 손만 뻗치면 금방 딸 것 같았다.
한라산 중턱에 4년에 걸쳐 완공된 516도로의 울창한 나무마다 가지를 뻗쳐 우리를 반겨 주었다. 숲 터널에 들어서니 차창 밖은 금방 어두워졌다. 신비로운 자연은 못해내는 일이라곤 없다. 나무마다 덩굴에 감겨 더욱 풍만하고 푸르렀다. 한라산은 해발 1950m, 제주도엔 2000여종 식물이 자생하고 360여개의 산이 기복을 이루기도 하고 혹은 펑지짐하니 혼자 외홀로 서있기도 했다. 푸르른 들에는 소 한마리 보이지 않고 제주 특유의 조랑말들이 꼬리를 흔들며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제주도는 몽골의 100년 지배, 일본의 36년 통치, 센 바람으로 인하여 독특한 자기의 방언을 갖고 있었다. 아방(아버지), 아막(어머니), 처첩 2~3명을 거느리고 왕대접을 받았다고 아저씨들은 왕바리, 냉대를 받으면서 살았다고 아줌마들은 냉바리, 총각은 동바리, 처녀는 비바리라고 부른다. 처처에서 제주도의 수호신 돌하루방=돌할방=돌할아버지는 마냥 퉁방울 눈은 내리깔고 주먹코에 입귀를 약간 치세우고는 뚝하니 위세 부리며 서 있다. 제주도 남자들의 상징이 아닐가 생각해 보았다. 그 옆에 냉바리가 허리휘게 물허벅을 지고 왕바리에게 미소 보내며 바라보고 섰다. 강인함과 근면한 냉바리들의 삶을 여실히 표현하고 있었다. 세계상에 해녀가 5000여명이 있는데 일본과 제주도에만 있단다. 네 살부터 바다에서 자란 그들의 지금 나이는 60~70세.
여미지 식물원엔 참으로 볼거리도 많았는데 화접원, 수생 식물원, 다육 식물원, 열대 생태원, 열대 과수원으로 이루어졌다. 아름다운 연꽃 사이로 울긋불긋한 비단 잉어들이 노닐고 있었고 박쥐란은 호기심을 일으키게 했다. 파파야 나무, 바나나나무는 숲을 이루었고 이름모를 진귀한 식물들은 짙은 향기를 풍기며 남극의 정취를 물씬 풍겼다.
퍼시픽 랜드에서 우리는 박진감 넘치는 돌고래와 바다사자 쇼를 보았다. 볼때마다 나는 열렬한 박수를 아끼지 않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 말 못하는 동물들도 사랑과 훈련으로 풍금도 치고 드림도 두드리고 시키는 일은 뭐든지 실수 없이 잘하는데 만물의 영장인 사람들이 후대들을 바른길로 인도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가?
소인국테마파크는 건물과 인간을 일정비율로 정밀하게 축소해 놓음으로써 시대상과 문화를 한곳에서 볼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이곳에서 만리장성, 고궁, 파르테논신전(그리스), 샤크레퀘르(프랑스), 미국국회의사당, 50분의 1로 축소된 모스크바대학, 부다왕궁(헝가라), 바위의 돔(이스라엘), 람세스2세상(이집트), 피사의 사탑(이탈리아), 불국사등 48점의 세계의 신기한 건축물을 한 눈에 다 볼수 있었다. 거기에 걸맞는 미니 잔디, 관목, 분재(盆栽)예술을 보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정석 항공관에서 한국의 항공 역사를 료해하게 됐고, 조종사실에서 儀表들을 만지면서 이 거물이 창공에서 자유자재로 날음이 이 자그마한 공간에 의해 조종된다는 것이 자못 흥미로왔다.
혼자 옵셔(어서 오세요.)”의 구수한 사투리로부터 시작된 성읍민속보존마을에서, 제주민속자연사 박물관에서, 제주도의 역사를 알게 됐고 독특한 풍속, 습관을 체험했으며, 제주민들의 슬기로움과 지혜를 엿보았고 말로만 듣던 똥돼지 구경도 했다.
승마장에 가시면 꼭 겁내지 말고 말 타보고 오시기를 권고한다. 나는 처음으로 말을 타 보았는데 너무도 기분이 좋아서 말위에서 거드름도 피워보았고 기사모습으로 폼잡고 사진 한 장 박았는데 너무도 잘 나왔다.
몽골리안의 마상쇼도 참으로 볼거리였다. 번드르르한 멋진 말들, 고막을 째는듯한 말채찍 소리, 젊음과 용맹을 뽐내는 멋진 총각과 예쁜 아가씨들은 말 위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짜아짜한 연기들을 끊임없이 펴냈다. 그들이 펼쳐낸 쇼들은 사람들의 끊임없는 박수갈채를 받았고 혀를 차게 했다. 그들도 환한 미소로 멋진 동작으로 답례를 했다.
불현듯 내 눈에선 눈물이 두 뺨을 타고 흘러 내렸다. 저들이 저 재주를 닦기까지 얼마만한 시간이 들었고 그들이 흘린 눈물과 땀이 그 얼마였고, 얼마나 많은 로고가 깃들었고, 심신에 받은 상처는 또 얼마였을가? 그들이 짓는 미소뒤엔 얼마나 많은 사연이 들어 있을가? 우리들에게 잊지 못할 마상쇼를 선사한 그들은 무엇을 남길가? “인생 70에 돌아다 보니 남은건 수고와 슬픔 뿐이더라”는 말이 문득 마음에 와 닿았다.
농원에서 처음으로 바나나, 한라봉등 나무들도 보았고 동충하초도 보았고 즐거운 쇼핑도 했다.
텔레비에서만 보았던 바다를 바라고 선 둥근 배 모양의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도 구경했다.
저녁 7시 30분이 되니 하늘의 밝은 별이 바다에 내린 듯 갈치잡이, 고등어 잡이 배들의 불빛이 환히 비치였다.
자연과 책은 보는 사람이 주인이란다.” 자연의 신비로움도 만끽하고 사흘간 제주도의 주인으로서의 향수도 누렸다.
다행히 우리 2호 동북아차엔 18년 가이드 경력을 가진 김선희씨가 안내를 맡았는데 틈만 나면 제주도 소개도 자세히 해주어 좋았고 걸직한 입담으로 내내 우리를 배꼽잡고 웃겨서 즐거운 여행이 되게 해주어서 고마웠다.
21일 제주 공항으로 가는길에 나의 이종사촌언니가 크게 다쳐 지금도 병원신세를 지고 있고 그로해서 나는 많이 울기도 했지만 그래도 후회없는 참으로 즐거운 관광이였다.
길가에 짙은 향기를 풍기며 소담스레 활짝 피여난 수국화여 안녕. 돌담에 둘러싸인 검고 기름진 옥토여 안녕. 다시 만나자 제주도여. 자랑스런 제주도민들이여. 조물주가 선사한 아름다운 선물로, 아낌없는 노력으로 국제도시 위상을 세우기를 충심으로 기원한다.
2002 년 8 월 30 일
水晶
사랑하는 고국땅을 두루 밟아 보면서
오늘 존귀하신 서경석 목사님등 서울조선족교회를 섬기는
고마운 분들의 덕분에 모든 불안을 떨쳐 버리고
가슴을 내밀고 나흘간 고국의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만끽하면서
즐거운 여행으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행운을 갖게 됐습니다.
조상들의 뼈가 묻힌 땅에
할아버지, 아버지들이 자욱마다 눈물 흘리며 떠났던 땅에
한민족이 열심히 뛰여서 아세아의 작은 룡이 되였다는 감동과 긍지를 안고
잘 살아 보려는 꿈을 안고 부모, 형제, 처자 떠나
울며 웃으며 찾아온 내 고국땅을 두루 밟아 봅니다.
3백 94만여 평방미터 대지위에 우뚝 세워진 천안독립기념관에서
외침을 극복하고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지켜온 우리 민족의 국난
극복사와 국가 발전사를 료해하게 되였고 민족교육을 받게 되였습니다.
시대가 바뀌여도 우리 민족 선렬들이 독립을 위하여 싸운
불요불굴의 투쟁 정신은 후세에 길이 빛날 것입니다.
눈이 모자라게 펼쳐진 대전 엑스포의 조형물과 건축물들은
제각기 자기의 특이함과 웅장함을 뽐내며 우뚝두뚝 솟아 있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국 산업발전의 역사를
얼마간이라도 한눈에 엿볼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나라를 저력있고 번영창성으로 이끈
국민들의 민족정신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원형영화, 아이맥스, 립체영화, 스물레이션,
우주탐헙 등 영화는 참으로 인상적이였습니다.
산, 바다, 호수, 온천이 있는 속초시는 그야말로 자연이
선사한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였습니다.
만경창파 일렁이는 쪽빛 동해바다가 저 끝간에 없는
하늘을 물들였는지 오늘따라 속초의 하늘은 더더욱 푸르릅니다.
우리 마음처럼.
드넓은 해변가로 힘차게, 끊임없이 밀려드는 푸르른 동해바다의
파도소리는 우리의 심장을 고동치게 합니다. 태양, 대지, 공기와 함께
지구상의 만물을 조화롭게 살아가게 하는 저 바다의
거대한 생명력과 힘에 머리가 숙여집니다.
말없는 저 바다에서 인생살이를 배우리라 혼자 다짐합니다.
풍요로움과 넉넉함을 딛고 하늘이 낮다 우뚝 치솟은 설악산
산봉우리 마다에서 우리 한 민족의 기상을 엿보았습니다.
포근한 햇솜같은 흰구름도 설악산의 절묘한 천태만상에 매혹되여
따스히 얼싸안고 떠날줄 모릅니다.
밤낮 따로 없이 산기슭을 감돌면서 돌돌 흐르는 수정같이 맑은
시냇물을 대하니 동년에 놀던 해란강의 맑은 물이 그립습니다.
더위를 확 몰아가는 시원함과 깨끗함에 떠날 시간 됐어도
발길이 옮겨지지 않습니다.
저 물처럼 살리라 다짐하면서 떠납니다.
깨끗한것, 더러운것, 모두 받아 들이고 높으면 에돌고 낮으면
메우면서 묵묵히, 힘차게 앞으로만 나아가리라고.
고국의 산천경개도 좋았지만 윤완선 목사님의 매일 설교도
감동적이였습니다. 첨단과학기술이 일사천리로 내닫는 지금에도
사람이 천하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왜서 부족함이
많고 불법체류로 쫓겨 다니는 우리 동포들을 이렇듯 아껴 주시고
우리의 래일을 위하여 목사님들이 단식 투쟁도 하시고 자아희생
정신으로 조선족교회를 섬기는지 알겠습니다. 우리는 기대룰 저버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여 우리의 사명을 완수할것입니다.
지치고 초췌한 모습으로도 신앙의 중요성을 피력하셨습니다.
신앙의 힘을 모조리 불타버린 저 땅위에서도 이듬해면
왕성한 생명력으로 소생하여 우썩우썩 자라는 새싹으로 비유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신앙만 있다면 언제든지 넘어진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서 새롭게 출발할수 있습니다.
가장 인상깊고 가슴 후덥게 한것은 각 교회들에서의 뜨거운 환대였습니다.
목사님들, 집사님들, 권사님들과 성도님들은 천사같이
밝고도 해맑은 미소로
우리를 맞이하고 바래주셨습니다. 떵떵 얼어 붙었던 우리 가슴은
봄눈 녹듯 녹았습니다.
자원 봉사로 온갖 정성들여 준비된 풍성하고
깔끔하고 맛갈진 음식에는 하나님의 사랑이 담겨 있었습니다.
한 목사님은 우리 동포들을 위하여 눈물을 머금고 기도 드렸습니다.
몇 십년간 쌓아온 하나님과의 담벽이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우리가 표하는 감사의 박수소리와 함께.
여행중 고국의 산천경개에 도취되기도 했고
자욱자욱 떠나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로서 제일 큰 수확은 하나님의
자녀로 되여 착실한 삶을 살리라 다진 것입니다.
서울 조선족교회에서 뿌린 씨앗이 어느날엔가는 무성히 자라서
꽃 피우고 풍성한 열매를 맺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버스에서)
2001년 8월 8일 정리
水晶
첫댓글 수정님 참으로 뜻깊은 여행을 하셨군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항상 초심을 잃지않고 열십히 살아가시는 수정님을 보면 저도몰래 존경심이 일군 합니다. 그리고 한국에 계시는 회원님들의 이해와 지지는 우리에게 항상 힘이되고 또 고맙기도 합니다. 여기 회원님들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열심히 할것입니다.
수정 언니 보고 싶포~~~
수정님 고마워요.....먼곳에서두 이렇게 지지해주는 여러분의 그 사랑에 가슴이 뜨거워납니다..한번도 뵌적은 없지만 수정님의 맘 고맙게 받을게요~~~
수정님 안녕함둥...좋은 경험하시고 좋은 글 올리셨음다. 나도 돈 보내야 하는데..얼굴이 화끈거림다.근데 다음부터 글 하나씩 올리쇼 넘 길어 숨이 참다...
겨레의 뜨거운 맘이 담긴 글입니다
정말로 존경하고 싶은 분입니다. 언제 연길에 오면 뵙시다 당연히 밥은 내가 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