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오리에 들어서면서 양오저수지를 향해 이어간다. 양오저수지는 물 반 고기 반이라고 자랑하는 곳이지만 모내기로 수위가 많이 내려가서 그런지 강태공들을 볼 수가 없다.
강화나들길 초기의 풍경과는 달리 많은 전원주택들이 들어서 있어 집 구경으로 지루함을 달래다 보면 양오리 제방 둑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왕골공예마을길이 시작된다. 좌우로 고즈넉한 마을 풍경들이 펼쳐진다.
예전과는 달리 캠핑장으로 변신한 옛 강화은암 자연사박물관을 지나면 곧바로 우측으로 화문석문화관이 보인다. 오랜만에 잠시 휴식도 취할겸 화문석 문화관에 들어선다.
화문석은 꽃 화(花), 무늬 문(紋), 자리 석(席), 말 그대로 꽃무늬를 놓은 자리. 그래서 예로부터 화문석을 꽃돗자리라 불렀다. 강화도에서 나는 왕골은 순백색 완초의 기질이 살아있어 기품 있는 화문석을 만들어낸다. 우수한 품질 덕에 화문석은 고려시대 송나라와 원나라에 수출되는 인기품목이었다고 한다.
다시 그늘이 없는 마을길과 농로를 따라 걷다보면 유난히도 개망초가 바람에 한들댄다. 개망초는 흔히들 계란꽃이라 불리는데 일제 강점기 나라가 망할 때 난 풀이라 하여 망초. 흔하고 덜 예쁘다는 뜻의 '개'자까지 붙여진 이름이다.
드디어 힐링의 숲 입구가 보인다. 힐링의 숲은 소나무와 참나무가 어우러진 길이다. 하늘을 치솟은 나무들, 부드럽게 밟히는 흙길이 정말 마음 편한 길이다.
나지막한 봉우리를 넘어서면 하점면 부근리 고인돌군이다. 부근리에는 반경 500m 주변에 모두 14기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다. 강화 고인돌광장 내에 탁자식 고인돌의 받침돌로 추정되는 석재 하나를 포함하여 힐링의 숲에 개석식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다. 이제 목표지점인 강화지석묘가 보인다.
하점면 부근리에 위치한 큰 탁자식 고인돌이다. 1964년 사적 제137호로 지정되고 2011년 강화 지석묘에서 "강화 부근리 지석묘"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가장 친근하게 보이는 이 고인돌의 덮개들은 흑운모 편마암이다. 이 고인돌에 대한 발굴조사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인근 삼거리에 있는 고인돌에서 민무늬토기 조각과 간돌검, 돌가락바퀴(방추차)를 비롯안 유물들이 나온 것으로 미루어 삼거리 유적과 비슷한 유물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늘 내내 힘겹게 땡볕을 달려온 친구와 2024 강화나들길 20코스를 끝내며 또 하나의 추억거리를 남기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