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送年)'의 시기다. 일부에선 '망년(忘年)'이라고도 한다. 혹은 '망년'은 일본에서 유래한 단어이므로 굳이 '송년'으로 고쳐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한 해를 떠나보내든(송년), 한 해를 잊든(망년), 결국 둘 다 새해를 맞기 위한 통과의례일 테다. 2013년 새해[新年]의 새 해가 떠오르기에 우리들은 지난했던 지난 2012년을 떠나보낼 수, 혹은 잊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부산 근교에서 새 해를 맞이하기
좋은 곳 5곳을
추천한다.
해맞이에 집중하고 싶다?울산 명선도 부산 시민들에게는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에 있는 진하해수욕장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 그러나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진하해수욕장 앞 작은 솔섬 명선도가 더 유명하다.
명선도 옆으로 뜨는 일출 장면을 찍기 위해 연중 전국 각지의 '찍사'들이 이곳을 찾는다. 명선도 뒤로 뜨는 해와 새벽 파도를 가르며 항구로 돌아오는 멸치잡이 배가 겹칠 때에 비로소 완벽한 '그림'이 된다. 물론 일부러 제 돈 내고 배를 띄울 것이 아니라면, 약간의 운은 필요하다. 그러나 명선도의 소나무는 언제나 그 자리다.
일출을 감상한 후 인근 강양항으로 이동해 멸치 삶는 작업을 구경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 일출 못지않은 진풍경이다. 삶은 멸치에 아침 든든히 챙겨 먹고 돌아와도 좋겠다. 새해 첫날부터 잘 먹어야 한 해 동안 계속 잘 먹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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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대왕릉 위로 떠오르는 해. 경주시청 |
경주 문무대왕릉 문무대왕릉은 해안에서 200m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 있는 큰 바위다. 신라 문무왕이 묻힌 수중릉으로 알려졌다. '대왕암'이라고도 불리는데, 울산의 '대왕암'과 헷갈릴 수 있으니 주의하자.
이곳의 일출은 '오메가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유명하다. '오메가 현상'이란 해가 수평선에서 완전히 떠오르기 직전 마치 오메가(Ω) 모양으로 빛이 번지는 현상을 말한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보기 힘든 장면이다. 이곳에는 갈매기가 많은데, 떠오르는 해 앞으로 움직이는 이들의
실루엣이 일출의 풍치를 더한다.
문무왕은 죽어서도 왜적을 물리치겠다는 의지로 동해 바다에 묻혔다. 그 문무왕의 정기가 아직도 파도를 타고 흘러다니는 듯하다. 그 때문에 많은 무속인들이 이곳 문무대왕릉 앞에서 문무왕을 기리며 또한 자신의 복을 구한다. 2013년 운수 대통하려면 이곳이 딱이다.
해맞이 행사를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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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곶 앞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일출. 울산시청 |
울산 간절곶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은 어딜까? 울산 간절곶이다. 물론 도서
지역은 제외다. 2013년 간절곶의 첫 일출 시각은 오전 7시 31분 29초로 경북 포항 호미곶보다 59초, 부산 해운대보다 17초가 빠르다. 이에 울산시는 '간절욱조조반도(艮絶旭肇早半島·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아침이 온다)'라는 사명(?)을 안고 2013년
해맞이 행사를 마련했다.
오는 31일 오후 6시부터 2013년 새해 첫날 오전 9시까지 열리는 해맞이 행사에선 송년 콘서트, 불꽃놀이,
영화상영, 기원무 공연, 희망 태양 띄우기, 소망풍선 날리기, 떡국 나누어 먹기, 행운권 추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관광객들은 31일 밤 송년콘서트를 즐기다가 1일 0시 30분부터 간절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 2편을 관람하면서 일출을 기다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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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움켜쥘 듯한 호미곶 '상생의 손'. 부산일보 DB |
포항 호미곶 경북 포항 호미곶에서 새해 첫날을 맞는 사람들은 새해 첫 식사로 '공짜 떡국'을 얻어 먹을 수 있다. 포항시축제위원회 주최로 열리는 '제15회 호미곶 한민족해맞이축전'에서
준비한 '1만 명 떡국
나눔 행사'가 바로 그것. 떡국 속에 들어 있는 '감, 사, 복(福)'자가 새겨진 떡을 찾아 먹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또한 떡국을 끓이는 초대형 가마솥 앞에서는 땔감에 액운을 적어 불에 태우는 '액운타파'
체험행사도 준비된다.
새해 처음으로 떠오르는 해를 호미곶의 명물 '상생의 손' 안으로 집어넣어 사진을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 2013년 첫 해를 내 손안에 품었다는 추억과 함께 새해를 출발할 수 있다.
영덕 삼사해상공원 경북 영덕군이 주최하는 '희망! 2013 영덕 해맞이축제'가 오는 31일부터 새해 1일까지 이틀간 영덕군 강구면 삼사해상공원에서 열린다. 삼사해상공원에서는 기존의 달 외에 발광다이오드 조명으로 연출한 '소원의 달'이 떠올라 한해를 마감하는 이색적인 달밤을 연출한다. 또 자정에는 제야의 경북대종 타종과 함께 한 해의 액을 떨치고 소망을 기원하는 달집태우기 후 밤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불꽃놀이로 임진년 한 해의 가는 아쉬움을 달랜다. 새해 첫날 오전 7시부터는 새해 아침을 깨우는 여명의 대북 공연과 새해 합창, 축시 낭송, 해맞이 방문객이 직접 참여하는 '2013'개의 희망풍선 날리기 등이 다채롭게 열린다.
정리=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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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사해상공원 해맞이 모습. 영덕군청 제공 |
일출 사진 잘 찍으려면
신년 첫 해를 사진으로 담고 싶어 연신 셔터를 눌러보지만, 그 장엄하고 멋진 풍경이 잘 재현되지 않는다. 그러나 조금만
요령을 안다면 남 부럽지 않은 일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DSLR(일안반사식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한다면 렌즈는 초점거리 200~300㎜ 이상의 것이 필수다. 이보다 짧은 초점거리 렌즈를 쓴다면 해가 손톱만 하게 나온다. 다만 떠오르는 해에 집중하지 않고 일출을 바라보는 사람들 등 주변 풍경을 담고 싶다면 좀더 초점거리가 짧아도 상관없다.
해만 달랑 나오는 사진보다는 사각의 프레임 속에 주변 나무나 섬, 배, 갈매기 등을 함께 등장시키는 것이 더 그럴싸하다. 주변에 아무 것도 없다면 차라리 뒤로 가서 해를 보러 모인 사람들을 걸고 찍는 것는 것도 한 방법이다. 촬영 장소의 일출 시간을 미리 알아두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선명한 사진을 얻으려면 조리개를 조이고 삼각대로 고정해 촬영하는 것이 좋다. 휴대용 디지털카메라의 경우 화이트밸런스를 '석양 모드'로 맞추고 찍으면 좋은 색감을 얻을 수 있다. 김종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