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의 치료와 예방
<크게 약물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중풍으로 병원에 입원했는데 이상한 주사를 계속 써서 소변줄로 계속 피가 나오고 멍도 들고...무슨 그런 치료가 다 있는지. 주사맞고 오래 있어도 회복되는 기미도 없고 의사는 주사주고 약주고 물리치료나 받고…이런거 외에 특효약이 없나?"
"뇌졸중에는 별 치료가 없다고 들었는데 의사는 무슨 약을 평생 먹으라고 주는데 이렇게 오래 약을 먹어도 되는지…"
"수술을 하면 나을 수 있는 중풍도 있나요?"
뇌졸중의 치료와 예방에 대해 말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바라는 것과는 달리 먹으면 마비된 다리에 힘이 솟아난다든지 정신이 번쩍 돌아온다든지 하는 특효약이 아직도 없다는 사실이다. 예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일정 기간 동안 복용하고 나면 뇌혈관이 다시 깨끗하게 되는 그런 특효약이 없고 계속해서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과연 그러한 치료가 가능한 지에 대해서는 과학과 의학이 앞으로도 어디까지 발전하는 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겠으나, 사실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균감염과 같은 병의 경우에는 정해진 기간을 놓고 항생제 등의 약물치료를 받고 나면 완전히 회복된다. 그러나 뇌졸중 같은 병은 그런 종류의 병과는 틀려서 완전히 낫는 일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뇌졸중이란 병이 만성적인 병이기도 하려니와 이미 뇌혈관의 동맥경화가 어느 정도 진행한 상태에서 발병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앞서 언급하였다. 그리고 뇌졸중의 증상으로부터의 회복이라는 문제에 있어서도 뇌신경계의 질환이라는 특수성으로 말미암아 다른 여느 질환들과는 다른 불리한 점이 있다. 뇌신경계의 세포들은 스스로 재생을 할 수 없다는 점이 그것인데 예를 들면 피부는 상처를 입더라도 곧 새로운 조직을 재생산 해내어 딱지가 떨어지고 나면 감쪽같이 새살이 돋아난다. 그러나 뇌신경계는 한번 손상을 받고 나면 다시 재생될 수가 없다. 따라서 뇌졸중에서 증상의 완벽한 회복에 도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죽음에 대한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죽어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세포를 다시 살릴 수 있지 않는 한 예전과 같은 완벽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의 의학이 세포의 죽음과 관련된 문제를 규명하고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하지 않는 한 뇌신경계의 손상에 대한 완벽한 회복을 기대하는 치료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재생이 되지 않는 불리한 점 외에 뇌신경계의 세포만이 갖는 유리한 점도 있어서 이를 촉진시키고 강화시키는 것이 치료의 또 한가지 방향이므로 재생 불가능이라는 사실에 대해 너무 비관적인 생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1)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의 치료
급성기 뇌졸중이란 대개 발병 후 2주에서 1달 정도의 기간까지를 일컫는데 이 시기에 합병증이나 재발이 잘 생길 수 있고 이 시기의 경과가 향후 증상의 회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뇌졸중의 치료에 있어서는 상당히 중요한 시기이다.
이러한 급성기의 치료 방침은 크게 세가지 정도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시간적 경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각 시기별로 치료의 방침과 목표가 정해지는 것이다.
(가) 초급성기의 치료
첫째는 허혈로 인해 빈사상태에 있는 뇌세포에 대해 더 이상의 손상을 막고 아직 완전히 기능을 잃지 않은 세포들을 다시 정상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으로서 이는 주로 초급성기에 문제가 된다. 초급성기라 함은 대개 뇌졸중의 증상이 시작한지 3-12 시간 가량 경과하기까지의 기간인데 이 시기에는 대개 뇌세포가 기능을 어느 정도 잃더라도 혈액이 다시 공급된다면 기능을 완전히 회복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있는 시기이다. 뇌혈관이 막혀 혈류공급이 감소하게 되면 그 혈관으로부터 직접 혈액공급을 받는 세포들은 곧 죽음에 이르게 되지만 그 주변에 있는 세포들은 완전한 허혈 상태에는 빠지지 않아 거의 반쯤 죽은 상태가 된다. 이들 세포들은 일종의 허혈의 경계역, 즉 생과 사의 경계역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시간이 경과하면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초급성기에 해당하는 시간 이내에 만일 혈류 공급이 정상화된다면 이들 세포들은 다시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상태로 되살아날 수 있다.
이들 경계역에 있는 세포들을 살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요약되는데 그 하나는 구조적으로 혈관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즉, 혈관의 폐색을 인공적으로 제거하여 혈류 공급을 다시 정상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것인데 그것은 대개 약물과 물리적인 방법에 의해 이루어진다. 혈전을 녹이는 약물에는 유로키나제, 스트렙토키나제, rTPA 등이 있는데 이들을 카테타라고 불리는 관을 통하여 막힌 혈관으로 직접 주입하는 방법을 쓰는데 이 때는 혈관 조영술을 할 때와 같은 방법을 이용한다. 즉, 다리나 팔의 혈관을 절개하여 관을 밀어 넣어 뇌의 해당 동맥 부위까지 접근시킨 뒤 약물을 폐색 부위로 주입하는 것이며 이는 동맥을 통한 주입법이라 할 수 있다. 또 한가지 방법은 링겔 주사를 맞는 것같은 방법으로 주사액을 통해 약물을 점적 주입하는 방법인데 이 때는 약물이 몸 전체의 혈관으로 퍼지면서 해당 폐색 혈관 부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을 기대하고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는 정백을 통한 주입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 약물들은 모두 혈전을 녹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반면에 반대로 정상적인 혹은 과거에 상처를 받은 적이 있는 혈관에 작용하여 출혈이라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 또 시간이 너무 경과한 상태에서 치료가 시행될 경우 막혔던 혈관에서도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때의 출혈은 자칫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을 만큼 위험한 것이어서 치료시에 많은 주의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과거 출혈 경향이 있었거나 몸 어느 부위에서든 과다 출혈이 있었거나 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 최근에 수술적 치료를 받은 사람 등은 이러한 치료 대상에서 제외되고 시간이 6시간 이상 경과한 경우에도 치료의 금기가 된다. 물론 최근에는 정맥을 통해 점적 주사하는 방법의 경우에 그 치료 가능 시간에 대해 논란이 있으나 어쨌든 시간이 경과할수록 부작용의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은 분명하며 성공할 경우에 많은 뇌세포들을 되살릴 수 있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큰 만큼 위험도도 높고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므로 대개는 큰 병원에서 제한적으로 시행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약물 주입과 함께 물리적으로 혈전을 부수고 풍선을 이용해서 혈관을 확장 시키기도 하는 기술이 점점 발전하는 등이 분야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계속 쌓여가고 있고 부작용을 더 줄일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된다면 향후 가장 크게 발전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현재도 임상에서 실제로 시행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와 같은 환경에서는 뇌졸중의 증상이 생긴지 수시간 내에 이러한 시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후송되거나 의뢰되기가 힘든 관계로 환자가 우연히 그러한 병원을 찾지 않는다면 시술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고 환자로서도 병의 심각성과 시간 경과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여 한의원에서 침술 치료부터 받다가 나중에 병원을 찾는 등,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이러한 뇌졸중의 심각성과 치료법에 대한 지식들이 널리 홍보되어 뇌세포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시기라 할 수 있는 초급성기의 치료에 대한 중요성이 널리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초급성기에 죽음의 경계에 있는 뇌세포들을 되살리는 방법 중의 또 한가지로는 죽음에 이르는 과정 속에서 뇌세포에 영향을 주는 여러 독성 물질들의 작용을 방해하거나 제거함으로써 허혈로 인한 손상 기전으로부터 뇌세포를 보호하는 방법이 있다. 이러한 치료법은 주로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약물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아직까지는 그 효과에 대한 명확한 결과가 부족하고 뇌세포의 손상 기전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규명되지 못한 관계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기 보다는 실험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와 뇌세포를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좋은 약물이 개발될 것으로 생각된다.
(나) 급성기의 치료방침 : 재발 방지 치료
뇌졸중은 급성기에 재발하는 확률이 더 높은 병이다. 특히 뇌졸중의 증상이 발생한지 1개월 이내에 재발하는 경우가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이러한 재발의 방지를 위한 치료가 급성기 치료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허혈성 뇌졸중의 원인이 주로 동맥경화와 관련한 혈전의 문제이므로 재발 방지를 위한 치료에는 주로 혈전의 형성을 방해하는 약물들이 주로 사용된다. 혈전이라 함은 피가 굳어서 이루어진 덩어리로서 정상적인 상태에서의 기능은 출혈을 방지하는 것이다. 즉, 혈관에 상처가 생겨 출혈이 일어나면 피 속에 있는 혈소판과 혈액응고 인자들이 활성화되어 '파이브린'(fibrin)이라는 섬유단백질과 덩어리를 이루어 혈전을 만들어 출혈이 일어나는 상처를 막게 된다. 그런데 혈관 내벽에 동맥경화와 같은 상처나 이물질이 생기게 되면 이로 인해 혈소판이나 혈액응고 인자들이 활성화되어 필요없는 혈전들을 형성하게 된다. 그래서 생긴 혈전들이 점점 커지면서 혈관을 틀어막거나 혹은 떨어져 나가서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다른 작은 혈관을 막게 되면 허혈성 뇌졸중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혈전 형성의 기전을 생각해 볼 때 혈전 형성의 방지를 위해서는 혈소판이나 혈액응고 인자들이 활성화 되는 것을 막는 약물들을 사용하면 되리라는 것은 쉽게 이해될 것이다. 혈소판의 기능을 억제하는 약물은 대표적인 것이 아스피린(aspirin)이며 그 외에도 최근에는 티클로피딘(Ticlopidine), 트리플루살(Triflusal) 등의 새로운 약물들이 많이 개발되어 쓰이고 있다. 혈액응고 인자의 기능을 억제하는 약물로는 대표적인 것이 헤파린(Heparin)과 와파린(Warfarin)이라는 약이다. 그런데 혈전이 생기는 기전 가운데에서 동맥경화와 관련되어서는 주로 혈소판의 활성화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심장병에 의해 혈전이 생기는 경우와 같은 때는 혈액응고 인자의 활성화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서 동맥경화에 의한 경우에는 주로 아스피린과 같은 혈소판 억제제가 사용되고 심장병에 의한 경우에는 와파린을 사용된다. 하지만 간혹 심장병에 의한 것인지 동맥경화에 의한 것인지가 불명확한 경우, 동맥경화의 정도가 매우 심하여 재발 위험성이 아주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그리고 증상의 정도와 범위가 점점 심해지는 경우 등에서는 초기에 헤파린이라는 약물을 정맥을 통해 주사로 주입하고 이후에 어느 정도 안정되었다고 판단되고 정확한 검사결과가 나왔을 때 그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여 경구 투여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약물들의 경우에 여러가지 부작용이나 번거로움이 뒤따를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것은 헤파린을 정맥 주입하는 경우로서 그 양을 적절하게 조절하지 않으면 출혈이 부작용으로 생겨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계속 피검사를 하여 혈액 응고가 억제되는 정도에 따라 주입 용량을 조절하여야 한다. 그래서 헤파린을 주사로 맞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피를 뽑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또 심장병의 경우나 심한 혈관 협착의 경우에는 와파린이라는 약을 쓰게 되는데 이 때에도 1-2개월 간격으로 계속 피검사를 시행하여 약의 용량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혈소판 억제제의 경우에는 피검사를 통해 용량을 조절하는 불편함은 없으나 역시 과다한 양이 투여되거나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 등에 의해 혈소판 억제가 과다해져서 출혈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 외에도 이러한 약물들은 드물게 간독성이나 백혈구 감소증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와 같은 부작용이 따를 수 있는 약이면서 또 뇌졸중의 예방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복용이 필요하기도 한 약이므로 반드시 의사의 처방과 지속적인 추적 검진을 통해서 약을 복용하도록 하고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필요하면 적절한 피검사를 병행하여야 할 것이다.
(다) 급성기의 치료 : 합병증의 예방과 치료
허혈성 뇌졸중의 급성기에는 여러가지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뇌부종과 그에 따른 뇌탈출인데 그것은 자칫 생명의 위협이 될 수도 있는 것이어서 매우 위험하다 할 수 있다. 머리나 피부에 타박상을 입으면 붓고 혹이 생기는 것처럼 신체의 모든 조직들은 손상을 받은 후에 붓게 되는데 뇌세포들 또한 마찬가지여서 허혈성 손상을 받고 나면 부종 즉, 붓기가 생기게 된다. 그런데 뇌의 경우에는 딱딱한 두개골로 둘러싸여 한정된 공간 안에 놓여 있기 때문에 부종이 생겨 부피가 커지는 경우에 다른 정상적인 부분을 압박하거나 심하면 뇌가 놓여 잇어야 할 공간인 두개강 바깥으로 빠져 나갈 수도 있다. 이 경우를 뇌탈출이라 하며 대개 뇌간에서 척수로 연결되어 목으로 내려가는 구멍을 통해 뇌가 빠져 나가면서 주변의 뇌간이나 척수를 압박하게 된다. 뇌간이나 척수에는 인체의 호흡이나 심장, 체온, 혈압 등에 관여하는 부위들이 있어서 이런 부위가 뇌탈출에 의해 압박을 받아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자칫 생명이 위험해 질 수도 있다. 물론 이와 같이 생명이 위험해지는 시기가 오기 전에 두개강 내에서 다른 정상적인 뇌조직을 압박하여 발생하는 증상들이 먼저 생기는데 예를 들면. 원래 마비가 온 부위의 반대편에 마비가 새롭게 생긴다든지, 처음의 증상과는 전혀 다른 부위의 증상이 새롭게 생긴다든지, 혹은 상부 뇌간의 압박으로 인하여 뇌신경 증상이 동반된다든지 하는 등의 증상들이 생길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뇌부종과 뇌탈출은 뇌졸중의 증상이 발병한지 수일, 대개는 3-4일 째에 가장 심한 경향을 보이므로 처음 발병시의 뇌경색의 크기에 따라 어느 정도 심할 지에 대한 추측이 가능하다. 허혈로 인해 손상받는 뇌세포의 크기가 마치 구멍과 같이 작은 경우를 일컫는 공동성 뇌경색과 같이 크기가 작은 뇌경색의 경우에는 부종이 생기더라도 새로운 증상이 발생하거나 뇌탈출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뇌반구의 반이상을 차지하는 커다란 경색의 경우에는 수일이 경과하면서 새로운 증상이나 뇌탈출로 인한 위험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이를 예상하여 적절한 예방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이 때 뇌부종과 뇌탈출의 치료로는 부종을 줄이고 뇌압을 낮추는 약물을 쓰거나 그러한 약물에도 큰 반응이 없는 경우 뇌의 일부분을 절제하여 뇌의 전체 부피를 줄여주는 수술적 치료의 방법을 쓴다.
이 외에도 뇌졸중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게 되는데 그것은 주로 환자가 마비로 인해 혹은 의식의 장애로 인해 활동이 둔화되고 주로 누워서 지내게 되는 문제와 환자들이 대개 고령이면서 선행하는 여러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던 경우가 많다는 점이 원인이 되어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마비로 인해 몸의 활동력이 떨어지면 폐렴이나 기타 감염 질환에 잘 걸릴 수 있고, 욕창이 생겨 잘 낫지 않게 되기도 한다. 또 소변장애가 흔히 생겨 소변을 잘 보지 못하거나 혹은 참지 못하고 실수를 하기도 한다. 혈액순환에도 장애가 생겨 정맥피가 몸에 고여 있다가 혈전을 생성하여 폐로 가거나 혹은 다른 장기로 퍼져가는 색전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변비를 유발하기도 하고 식도의 마비를 동반하여 음식을 삼키는데 곤란을 겪기도 한다. 여기서 열거한 합병증들은 대개 급성기에서 만성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두드러지는 문제로서 마비의 회복과 신체의 활동력을 회복시키기 위한 물리치료와 병행하여 치료를 요하는 문제들이다.
(2) 출혈성 뇌졸중의 치료
출혈성 뇌졸중의 치료는 그 원인에 따라 다른데 동맥경화에 의해 혈관벽이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혈압의 갑작스러운 상승으로 인해 발생하는 고혈압성 뇌출혈의 경우에는 혈압의 지속적인 관리가 가장 중요한 치료이다. 물론 만성적으로 혈압관리가 잘 되었다면 이러한 출혈이 발생하지 않았겠지만 출혈의 급성기에도 역시 혈압의 관리가 치료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것은 출혈성 뇌졸중의 급성기에는 출혈로 인해 생긴 혈종과 그 주변의 부종으로 인하여 뇌압이 상승하는데, 혈압이 높은 상태로 계속 지속될 경우 혈종의 크기가 점점 커질 수도 있고 주변의 부종이 더 심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급성기에는 때로 주사를 통해 약물을 지속적으로 정맥 주입하는 방법을 통해 혈압을 관리하게 되기도 한다. 처음에는 그 크기가 염려되지 않을 만큼 작다가 하루 아침에 위험한 정도의 크기로 커지는 경우도 가끔 있기 때문에 혈압 조절은 매우 중요한 치료의 하나인 것이다.
고혈압성 뇌출혈의 경우에 그 크기와 주변 부종의 정도에 따라 뇌압을 낮추는 약물 치료만 하거나 혹은 수술적으로 혈종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된다. 혈종의 크기가 작을 경우에는 부종이 가장 심해지는 시기에 뇌압을 낮추는 치료를 시행하고 지속적으로 혈압을 관리하면 대개 자연적으로 혈종이 서서히 흡수되어 뇌세포가 죽은 자리에 빈 구멍과 같은 흔적만을 남기고 없어지게 되며 증상도 서서히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경우에는 행여 수술적 치료를 하여 혈종을 제거하더라도 환자의 예후나 회복 정도에 있어서 약물적 치료만을 받은 경우에 비해 더 나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크기가 어느 정도 큰 경우에는 주변의 부종과 더해져서 뇌압을 많이 상승시키게 되고 이로 인해 증상의 악화나 뇌탈출로 인한 생명의 위험도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미리 수술적 치료를 하여 위험한 상황을 예방하여야 한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혈종의 크기가 수술적 치료를 요할 만큼 큰 경우에 수술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예후가 좀 더 나은 경과를 보이므로 가능하면 증상의 발생시 병원을 빨리 찾아 검사를 시행하여야 하고 또 전문 의사의 판단을 기초로 하여 수술적 치료의 여부에 대해 빨리 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허혈성 뇌졸중뿐만이 아니라 출혈성 뇌졸중에서도 이처럼 진단과 치료의 시기가 그 예후에 대해 큰 영향을 미치므로 빠른 시간 내에 병원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다.
간혹 고혈압성 뇌출혈 이외에 혈관의 기형에 의한 출혈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의 치료는 급성기에는 고혈압성 뇌졸중과 마찬가지로 주로 뇌압을 조절하는 치료를 하게 되나 근본적 치료에 있어서는 주로 수술적 방법이 필요하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대개 뇌혈관 조영술을 시행하게 되는데 최근에는 뇌혈관 조영술을 실시하면서 혈관을 통해 혈관기형을 막는 물질이나 기구를 집어 넣어 두개골을 절개하는 수술을 할 필요 없이 혈관기형을 제거하는 방법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혈관 기형의 위치가 혈관 카테타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경우에 한정되어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결국 뇌수술을 필요로 하게 된다. 혈관기형의 경우에는 어떠한 경우이든 결국 물리적으로 혈관기형을 제거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 방법임을 명심하여야 하며 뇌수술은 무조건 위험하다는 식의 섵부른 판단으로 잘못된 치료나 민간요법에 의존하여 병을 키우는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할 것이다.
뇌출혈은 그 외에도 외상, 종양, 혈액의 응고를 억제시켜 출혈을 잘 일으키는 여러가지 내과적 혹은 선천적 질환들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급성기에는 역시 혈압의 관리나 뇌압의 조절과 같은 치료법이 이용되나 근본적으로는 출혈의 원인이 되는 해당 질환들 각각을 치료하는 것이 출혈의 재발을 막는 길이다.
(3) 만성기 뇌졸중의 예방 치료
급성기를 거친 후 뇌졸중의 증상이 더 나빠지는 경우를 보이지 않거나 조금씩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만성기에 접어들게 되는데 이 시기는 대개 2주-1개월이 경과한 후가 된다. 이 시기가 되면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앞으로 장기적인 예방 치료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현재의 증상을 보다 빨리 효과적으로 회복하기 위한 재활 치료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예방 치료의 첫번째 지침은 앞에서도 누차 강조하였지만 원인 질환에 대한 철저한 관리이다. 예를 들면 고혈압을 가진 사람이 혈압을 조절하지 않는 상태라면 시중에서 뇌졸중 약이라 하여 팔리는 혈액순환제, 뇌 대사개선제 등의 약을 아무리 복용하더라도 소용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원인 질환에 대한 철저한 관리는 중요한 기본적인 예방책이다.
두번째는 뇌의 혈액 순환을 개선시키는 약물 치료이다. 이는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 혈소판 억제제, 항응고제 등의 약물들로서 이들은 모두 혈액의 응고를 억제하여 혈전의 형성을 방해하는 동시에 과다할 경우 출혈을 부작용으로 일으킬 수 있으므로 허혈성 뇌졸중에 대한 예방책에만 국한된 약물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약물들이 뇌졸중의 일차적 예방, 즉 뇌졸중이 한번도 걸린 적은 없으나 뇌졸중에 대한 위험인자는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예방책으로서의 효과에 대해 증명된 바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뇌졸중의 이차적 예방에 대해서만 쓰여지고 있다 뇌졸중의 이차적 예방이라 함은 이미 뇌졸중을 한번 이상 앓은 병력이 있는 경우에 향후의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일컫는다. 뇌졸중은 동맥경화가 어느 정도 진행한 상태에서 증상의 발현이 있는 병이기 때문에 이차적 예방책으로서 쓰이는 약물들은 부작용의 위험이 없는 한 거의 평생을 복용한다는 생각으로 장기간 꾸준하게 복용하여야 한다.
세번째는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이다. 이는 뇌졸중 자체의 증상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뇌졸중 위험을 낮추기 위한 예방책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대표적인 경우가 심장병이 있는 경우의 수술과 경동맥의 내피절제술 등이다. 심장병이 있는 경우 특히 판막 질환이나 심실류가 있어 심장 내에서 혈액이 고이는 저류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혈전 형성으로 인하여 계속되는 뇌졸중의 재발이 염려되는 상황이므로 반드시 수술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최근에는 목에서 뇌로 올라가는 경동맥의 동맥경화로 인한 협착이 심한 경우에 혈소판 억제제 등의 약물보다는 수술적으로 혈관의 내피를 제거하는 수술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져서 요즘에는 경동맥 내피 절제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또 모야모야병이나 심한 동맥 경화에 의해 혈관 협착이 심하여 국소 부위로의 혈류가 감소한 상태에 있는 경우에는 주변의 다른 혈관과 협착부를 인위적으로 연결하여 혈류의 우회로를 만들어 주는 수술적 치료도 시행되고 있다.
위에서 설명한 경우들은 대개 허혈성 뇌졸중의 경우에 해당되는 예방책들이고 출혈성 뇌졸중은 그 예방책이 근본적인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와 수술적 치료의 두가지로 크게 대별된다. 동맥경화와 관련된 뇌출혈의 경우에는 고혈압 등 동맥경화와 혈관 파열의 원인이 되는 질환들을 조절하는 것이 예방책이라 할 수 있고 혈관기형이나 동맥류 등의 구조적 원인에 의한 뇌출혈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통해 비정상적인 혈관 구조를 제거하는 것이 예방책이라 할 수 있다. 만성 질환에 의한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혈관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통해 기형적인 혈관을 완전히 제거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재발도 없고 예후도 좋으므로 적절한 검사를 통해 그 원인을 구별하여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자료제공/신경학 길잡이/http://myhome.netsgo.com/leefor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