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인
체질을 알면 오장육부중 강한 장기, 보다 취약한 장기를 살필 수 있다. 체질을 알면 그 사람의 자질과 능력의 특별함을 추측할 수 있고 어떤 질환에 이환될 우려를 미리 알아내어 경계할 수 있다. 체질을 파악하면 체질에 따른 처방을 하여 미리 병을 예방할 수 있고 음식을 가려 먹을 수 있다. 남들이 다 좋다고 하여 내 체질과 건강에 맞는 것은 아니다. 평소의 섭생법, 체질에 맞는 운동을 선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음인은 체격이 작은 편이며 성격이 내성적이고 위장기능이 좋지 않다. 그러나 소음인 중에도 체격이 좋고 무엇이든 잘 먹는 사람도 있다. 보통 중년이 되어 뚱뚱하지만 결혼 전 20대에는 아무리 잘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았던 형이 소음인이다. 소음인은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으면 신물이 올라오거나 속이 거북하고 대변도 시원치 않다. 고구마나 계란 노른자를 먹으면 신트름이 나고 체한 느낌이 든다. 소화가 안될 것 같은 찹쌀밥을 먹으면 오히려 속이 편안하고 오징어를 먹으면 소화가 안되고 잘 체한다. 땀을 많이 흘리면 기운이 없어지며 지치고 허약해지므로 땀을 많이 흘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영등이 좋은 운동법이 될 수 있으나 찬물은 대체적으로 싫어하므로 수영장 온도는 적당한 편이 거부감이 없다. 찬물에서 수영하라고 하면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할 수가 없다. 소음인의 섭생법중 주의해야 할 하나는 무른 일이든 지나치게 오래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병이 된다는 것이다. 지나친 생각이 뭔지 모를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마음의 평정심을 잃고 안정감이 없다. 거기에다가 위장기능이 좋지 않아 소화력이 떨어지고 뚱뚱하고 잘 먹으면서도 늘 소화가 안된다고 호소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소화력이 좋아지게 하려면 늘 따뜻한 음식을 먹고 소식해야 한다. 또한 세끼 식사를 제 시간에 규칙적으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먹도록 해야 한다. 소음인에 해당되는 음식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인삼은 이로운 약이라 하더라도 폐결핵이 있거나 기관지가 나빠 천식이 있다거나 감기기운이 있을 때에는 인삼을 삼가하도록 하는데 이는 아무리 좋은 약이라 하더라도 병증에 맞지 않으면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음인중 많은 사람들이 진통소염제를 먹으면 속이 굉장히 불편해서 소화가 안되고, 먹고 며칠 동안 계속 속이 아프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척추/관절 계통에 문제가 생겨 치료하다가 내과로 가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한약처방중 일반인에게 익숙한 처방을 들라면 '십전대보탕'을 예로 들수 있겠는데 십전대보탕이 누구에게나 잘 맞는 보약이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하겠다. 흔히 개소주, 흑염소를 달여 먹을때 십전대보탕을 진단 없이 쓰는 경우가 많은데 소화가 되지 않고 설사를 하거나 허기가 져서 자꾸 배고픈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나른하면서 자꾸 잠이 오기도 하며 열이 오르면서 머리가 맑지 않고 띵한 경우도 있는데 이 모든 경우가 맞지 않아 오는 부작용이라고 보면 된다. 심지어 변비가 오거나 혈압이 올라가기도 한다. 소음인의 체질 중에서도 몸이 약하면서 몸이 차지만 소화가 잘 되는 경우에는 상관없으나 허약하다고 진단과 처방 없이 십전대보탕을 온 식구가 함께 복용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우리나라 실정으로 볼때 십전대보탕은 더이상 시대에 맞지 않는 보약이고 비만한 사람이 많아지는 시점에서는 각광받기 힘든 처방이라 하겠다.
아이들의 편식은 부모의 입장에서는 큰 고민거리 중의 하나이다.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로 골고루 먹어 균형있는 영양을 섭취하길 기대한다. 체질의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편식도 타당할 수 있다. 병치레를 하지 않고 정상적인 발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면 자기 체질에 맞는 음식, 내가 먹어서 편한 음식을 찾는 것을 나무라고 굳이 골고루 먹으라고 강요할 필요는 없다. "세살 먹은 버릇 여든까지 간다" 라는 말은 틀린 속담이 아니다. 건강에 좋지 않고 식품첨가물, 인공양념이 주된 냉동식품, 인스턴트 식품에 입맛이 길들여진다면 나쁜줄 알면서도 자꾸만 먹게 된다. 그래서 어렸을때 자연식품, 계절식품의 향미를 느끼게 해주면 인스턴트 식품은 가까이 하지 않게 된다. 반면에 30, 40대가 되어서도 통조림, 스팸 종류를 즐겨 먹는 어른들도 적지 않다. 이는 비만해질 뿐만 아니라 당뇨병, 고지혈증, 요산 등 성인병의 온상이 되기 십상이다.
소음인중 편식하는 사람이 많다. 좋은 습관은 아니지만 먹어서 소화가 안되고 체해서 고생했던 기억이 있는 음식은 당연히 멀리하게 된다. 소화기능이 좋지 않은 소음인들은 이래저래 가리는 음식이 많게 되고 외식은 별로 내켜하지 않게 된다. 사람들과는 대조적으로 야생동물은 자신에게 이로운 것, 해로운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먹고 아프거나 다쳤을때 본능적으로 이로운 풀을 찾아 먹는다고 한다. 인간에게도 자기에게 맞는 음식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능력이 있는데 건강할 때에는 이런 능력도 정상적으로 발휘되므로 별 문제가 없지만 몸이 좋지 않을 때에는 이런 능력도 더 떨어져 자신의 몸에 필요한 것을 찾아 먹기 보다 해로운 것이 더 당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평소에는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더라도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때에는 체질에 맞는 음식을 꼭 가려 먹어야 한다. 언젠가 어떤 음식을 먹고 심하게 체했거나 두드러기가 났다든지 머리가 아팠다든지 하는 경험이 있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런 음식은 멀리 하게 된다. 또한 기본적으로 비만해지지 않는 좋은 식습관은 천천히 먹고 소식하고 끼니를 거르지 않는 것이다.
옛 문헌에 사계절중 여름철의 건강관리가 가장 어렵고 중요하다고 했다. 여름철 건강관리를 잘 못하면 가을에 반드시 병이 온다고 했다. 소음인 중 열이 많다고 느끼는 사람은 여름에 열사병을 주의해야 한다. 대체로 더워서 땀을 많이 흘리면 기운이 없고 여름만 되면 맥이 빠지고 입맛이 없으며 날씨가 선선해지면 특별한 처방 없이도 생기가 돌고 입맛이 돌면서 생기를 되찾는다. 소음인중 몸이 냉한 사람은 속이 냉하고 더위에도 약하므로 여름에 덥다고 냉방이 너무 잘 되는 곳에서 거처하지 않도록 하고 음식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소음인중 몸이 냉한 체질은 여름에 배탈설사를 겪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 항상 배를 따뜻하게 하고 성질이 따뜻한 음식을 먹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열치열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음식이 삼계탕과 보신탕이다.
대조적으로 태음인은 덥더라도 덥게 지내고 땀을 흘리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 냉방병이 잘 올수 있는 체질이므로 자연바람을 쐬고 따뜻한 물로 목욕하면 몸이 가벼워진다. 태음인은 해산물을 먹고 배탈이나 식중독으로 고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예부터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는 말이 전해오듯이 음식과 약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음식의 재료가 한약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수치를 해서 쓰거나 취하는 부위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소음인의 감기약에 쓰이는 파뿌리는 '총백' 이라는 이름으로 한약의 재료로 쓰인다. 또한 생강차, 대추차는 소음인에게 가장 적합한 건강차 이고 소음인의 약재중 대표적인 약이 생강이다. 찹쌀도 한약재로 쓰이는데 소음인 임산부의 안태에도 쓰이고 복통에도 사용한다. 한약과 음식의 차이는 적절한 증상에 맞게 다른 약과의 조화를 극대화하며 쓰일때 약이 되는 것이고, 음식이란 양념을 넣어서 맛과 영양을 꾀하는 것이다.
체질과 성격, 질병은 늘 함께 맞물려 가는 톱니바퀴를 연상케 한다. 중용의 도를 지키면 질병에 가까이 하지 않을텐데, 과한 부분은 깍아주고 부족한 부분은 보충시키려 애쓰면 될것 같지만 그게 말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소화기능이 좋고 잘 먹는 소음인 체질은 나이가 들면서 비만해지기 쉽고, 고혈압, 당뇨병, 중풍 등 성인병에 노출되기 쉽다. 소음인중 소화기능이 떨어지고 맞지 않는 음식을 먹으면 바로 체하는 체질은 소식해야 위염, 위궤양, 대장염 등에 이환되지 않고 오래 살 수 있다. 소음인 여성 중에는 2, 3,일 만에 대변을 보면서도 아랫배가 불편하지 않고 편한 사람이 많은데 굳이 매일 대변을 보려고 변비약을 쓰는 것은 잘못된 상식 때문이다. 대변을 볼때 수월하다면 괜찮다. 소음인 남성중 땀이 많고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여름을 지내기가 힘겹다. 오히려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식은땀을 흘리면서 땀을 조금만 흘려도 기운이 빠지고 더위를 더 타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더위를 많이 타도 속은 냉한 체질이므로 속을 덥혀주는 약을 써야 한다. 인삼이 대표적인 약이 된다.
반면에 손발이 차고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선천적으로 소화기능이 약하므로 소식하는 것이 좋다. 속이 냉하므로 맥주, 메밀, 돼지고기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건강에 자신이 없고 새로운 음식을 꺼리는 편인데 매일 30분 정도 무리하지 않고 걷기 운동을 하면 소화기능도 호전되고 노화도 어느정도 늦출 수 있다. 서두에 밝혔듯이 소음인은 젊었을때는 살이 찌고 싶고 아무리 잘 먹어도 살이 안찌는줄 아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40대 전후 나이가 들면서 군살이 붙기 시작하고 아랫배도 나오고 옷 사이즈가 점점 커지게 된다. 체성분 분석을 해보면 이런 경우 체지방률이 체지방량보다 수치가 더 높다.
소음인은 마른 비만, 즉 겉보기에는 골격이 작아서 뚱뚱해 보이지 않지만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으로 인해 내장성 비만인 경우가 많다. 원인은 당지수가 높은 음식(정제된 곡류, 맛있는 빵, 과자류, 먹기 좋게끔 한 입에 녹는 케이크류, 초콜렛 등)을 식사대용이나 간식으로 많이 섭취하고 적녁식사 중 함께 하는 술 때문인 경우가 많다. 3끼 식사 외에 간식이나 저녁식사 후 먹게 되는 과일이나 후식 등 야식이 주원인이 되지만 나이가 들면서 줄어드는 기초대사량, 운동부족도 한 몫을 한다. 대중교통을 늘 이용하다가 자가운전을 하는 직장인, 한참 자라나는 아이들을 뒷바라지 하다가 더이상 자식 양육에 에너지가 필요 없게 된 주부 등 몸과 마음이 편해지는 만큼 군살은 늘어나고 허리둘레도 늘어만 간다. 복부비만은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고 해서 틈만나면 운동하려고 마음 먹지만 생각만큼 실천이 잘 되지는 않는다.
소음인 중에는 운동을 하면 더 지치고 힘들어 다음날 일상생활에 지장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평소 바쁠때에도 운동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만큼 걸으라고 적극 권하고 싶다. 팔을 가볍게 흔들며 자세를 반드시 하고 30~40분 정도 동네 한바퀴를 걸어다니면 하루 중 쌓였던 스트레스, 마음에 담아둔 우울함이 다 달아난다. 스트레스가 지나치면 체중이 늘어난다. 혈액순환도 잘 되게끔 신경써야 하지만 스트레스가 쌓이면 기울이 되어 기운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되어 기허와 더불어 비만의 원인이 된다. 식사를 통한 다이어트 뿐만 아니라 운동을 통한 다이어트 역시 요요현상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마음 먹었을때 지나치게 오랜시간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것을 금하고 기분 좋게 힘들지 않을 정도로 운동하길 추천한다.
>> 이로운 음식
소음인은 소화기능이 약하고 냉한 체질이므로 소화하기 쉽고 따뜻한 성질의 음식이 좋다. 조리할 때에는 자극성 있는 조미료를 사용해서 식욕을 북돋워 주는 것이 소화에 이롭다.
곡류 : 쌀, 현미, 찹쌀, 차조, 통밀가루, 흰콩, 유색콩, 옥수수 육류 : 닭고기, 개고기, 소고기, 양고기, 염소고기 해물 : 보통생선, 미역, 김, 다시마, 파래 채소 : 가지, 호박, 감자, 고무마, 푸른상추, 양배추, 시금치, 고추, 파, 양파, 후추, 마늘, 생강, 취나물, 카레, 참기름, 무, 연근 등 과일 : 사과, 귤, 오렌지, 토마토, 복숭아, 대추 기타 : 황설탕, 천일염, 인삼, 녹용, 꿀, 구연산, 비타민B/C, 소주
>> 해로운 음식
소음인은 소화기능이 약하고 냉한 체질이므로, 소화하기 쉽고 따뜻한 성질의 식품이 좋다. 조리할 때에는 자극성 있는 조미료를 사용해서 소화를 북돋워 주는 것이 소화에 이롭다. 소화하기 힘든 지방질 음식, 찬음식과 날음식은 피해야 한다.
곡류 : 보리, 팥, 흰밀가루, 메밀, 컴은콩, 율무, 녹두, 땅콩, 검은깨, 들깨 육류 : 돼지고기 해물 : 조개, 굴, 새우, 오징어, 낙지, 갈치, 고등어, 청어 채소 : 배추, 케일, 유색상추, 미나리 샐러리, 더덕, 도라지, 당근, 오이 과일 : 참외, 수박, 멜론, 감, 곷감, 포도, 밤, 잣, 배, 바나나 기타 : 흰설탕, 흰소금, 영지, 결명자, 구기자, 오미자, 비타민 E
식사습관이 육하원칙을 지키면 뚱뚱해 질 수가 없다. 즉,
언제 : 끼니 때가 되면 먹는다. 어디서 : 아무데서나 먹지 않고 식탁에서 상차림 해 놓은 곳에서 앉아서 먹는다. 누가? : 혼자 먹는 것 보다 누군가와 함께 먹는다. 어떻게 : 천천히 맛을 음미하면서 먹는다. 무엇을 : 자기 체질에 맞는 음식, 당지수가 낮은 음식, 칼로리가 낮은 음식, 인스턴트 식품이 아닌 금방 조리한 음식 왜 : 시도때도 없이 맛있게 보인다고 먹으면 안된다. 배고플때 식사 때에 먹는다.
출처 : 한방과 건강, 2006년 제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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