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의 제주도 해안도로를 일주하는 제1회 제주워킹그랑프리대회의 일정을 위하여
우리는 6월 30일 11시40분 김포를 떠나 17시 제주 방송통신대에서 낯선 얼굴들과 개회식을 마쳤으며
참가자 모두는 탑동의 바닷가 횟집에서 반주를 겸한 식사를 하니 우리는 하나가 되었고,
첫날 이른 아침 탑동공원에서 스트레칭과 힘찬 구호를 외치며 출발한 5박 6일간의 긴 여정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여러차례 장거리 경험은 갖고 있으나 결코 쉬운 거리가 아니기에
조금은 힘들겠지! 하고 생각하였고 하지만 “포기는 없다” 하는 마음으로
나의 동반자 퇴계원지부의 최영섭이사님과 힘찬 발걸음을 내딛어 보았습니다.
첫날은 41km를 걸어 한림읍 금능리에 위치한 제주청소년수련원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지친 발걸음을 달래며 휴식을 취할 수 있었고,
2째날 07시반, 찌는 더위를 벗삼아 서귀포시로 통과하는 41.3km의 걷기행진은
23㎞지점까지 쉼없이 계속되었습니다.
길가의 어느 작은 식당에서 우리는 한치물회로 점심을 요기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17시반에 하늘조각 휴양팬션 아래서 해물탕으로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고 둘째날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비가 온다는 예보와 서울에는 무척이나 많은 비가 오고 있다는 지인들의 전화에 긴장감이 들었으며
가끔 오는 빗속에 우비를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하며 중문관광단지를 통과하고,
제주월드컵경기장 앞에 드리워진 세계 성문화 박물관이라는 현수막은 어떤 방식으로 꾸며졌을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며 105.2㎞ 지점을 통과하였습니다.
천지연폭포와 쇠소깍을 경유하여 131㎞ 지점에 위치한 통나무팬션 숙소에 도착한 우리는
조금씩 체력의 한계를 느끼며 샤워를 마치고 걷기의 황태자 이강옥박사님과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4일째 성산 일출봉으로 향하는 40Km의 걷기행진은 체력에 부담을 주는 하루였지만
바닷가 해안으로 이어지는 수려한 경관과 시원한 바람은 감추어진 에너지를 끌어내 주었고
함께 하는 마니아들과 몸과 마음으로 정을 느끼며 성산읍의 일출봉관광호텔 도착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호텔 앞마당에 둘러않아 먹은 시원한 켄맥주는 너무나 달콤하였습니다.
남원읍 바다가의 돌에 새겨진 송상 시인의 시 한구절을 소개합니다
기억 너머의 귀영수석
곧은 길은 귀영구석 길이 아니다
갯바위로 애두른 올레길을 밝으면서
우리들 삶이 닮아온 것이다
낮선 사람들이 굽어간 길목마다
바람은 누이 손톱같은 갯찔래 꽃을
환장하게 피워내는데
우리들의 얼굴을 닮았던 길은
기억의 땅에서 하얗게 비워지고 있다
누가 귀영구석 길을 허물어 왔을까
물이 그리운 밀물도 발길을 돌리고 있다
돌담으로 경계그은 신작로 길섶에
면직원이 뿌려놓은 유채꽃들이
당포를 향해 목을 빼들고
화르르 화르르
우울증을 털어내고 있다.
5일째 성산포를 출발한 우리는186㎞ 지점에 위치한 세화5일장에서 시원한 냉국수로 점심을 마쳤고,
행원리 찻집에서는 국수로 허기진 배를 채우려 라면과 함께 커피 한잔으로 짦은 휴식을 취한 후
김녕해수욕장을 지나 211㎞지점인 오늘의 목적지인 바다사랑 팬션에 도착한 우리는
해물탕과 한라산 소주로 피로를 풀며 제주걷기연맹인 탐라거르미의 김치수님과 윤명남님
그리고 우리의 룸메이트인 인천의 이기철님과 함께 이러저런 이야기 꽃을 피웠답니다.
6일째를 맞은 마지막날 아침 6시반에 식사를 마치고 출발하였고
이제 남은 거리 19㎞는 완주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굳게 다짐하지만
다리는 천근이나 되고 몸은 피로에 지쳤으니 한걸음 한걸음은 님을두고 떠나는 걸음걸이고
작은 물병 하나에 가벼운 가방하나 어깨에 매달렸을 뿐인데 왜 그리도 무겁게만 느껴지는지~
10시반에 출발점인 탑동에 도착한 우리는 머나먼 230㎞ 580리 길을 해내고야 말았고
먼저 도착한 마니아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우리는 완보의 기쁨을 누렸으며,
해내고야 말았다는 흐뭇함과 아쉬움속에 폐회식을 끝으로서 6일간의 긴 여정을 마쳤습니다.
이번 대회를 주최하여 주신 대한걷기연맹과 제주일보사
그리고 주관을 하여주신 제주걷기연맹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대회 총괄지휘를 하여주신 이강옥박사님과 진행을 하여주신 대한걷기연맹 최종남사무처장님
그리고 코스안내를 맡아주신 제주걷기연맹 김치수님, 윤명남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걷기대회에 함께 해 주신 모든분들께도 감사드림니다.
모두모두 금년의 마지막 그랑프리대회인 새만금 걷기대회에서 다시 만나길 기대합니다.
제주의 속살을 직접 걸으며 세계 자연유산의 진정한 묘미를 만끽하는
2010 제1회 제주 워킹그랑프리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을 감사히 생각하며
함께한 진정한 워커 22분께 깊은 우정의 애정을 표합니다.
그리고
비가 많이 오는데 어떻냐?
날이 더운데 어떻냐?
힘들지 않냐?
아프지는 않냐?
이런 저런 근심어린 마음으로
위로와 격려, 그리고 용기와 피로회복을 위한 영양제를
메세지로 전화로 보내주신 분들과
마음으로 응원을 아끼지 않으신 모든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아무나 할수 없는 장도의 길이기에 우리는 도전했고
그 도전의 결과는 영광스러웠습니다.
이제 많은 우리의 이웃들이 함께하는 그날을 기다리며
추억의 그날들을 간직할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