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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폰알기 스크랩 빈티지(Vintage) 악기에 대한 견해
박천승 추천 0 조회 35 06.04.19 14:0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 색소폰나라 기고
 
 
 

            

 

 
한때 빈티지 광(狂)이었던 사람입니다. 당일치기로 비행기 타고 부산까지 날아가 매물을 접수한 적도 있었구요. 실력이 모자란 탓을 모르고 악기만 두루 섭렵하고 다녔지요. 제 입장에서 빈티지 악기에 대한 인식은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명기를 돈으로 따져 환산할 수 없다면 이왕지사 제기능을 갖춘 악기가 좋겠지요. 빈티지 악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대개 빈티지 악기들은 상태가 원만하지 못합니다. 제 경험상 말씀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키이의 문제점이라든가 담보의 상태는 얼마든지 수리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오랜 세월의 흐름으로 인한 '불균형'은 교정이 힘듭니다. 키이가 연결되는 부분마다 노후되어(헐렁해져서) 잡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톤 칼라가 좋으니 어쩌니 하기에 앞서 악기 자체에서 나는 잡음 때문에 보통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닙니다. 전문가에게 수리를 맡겨도 이 부분은 한계가 있더군요.

키이 배열도 요즘 모델과 차이가 있습니다. 몇 시간만 연습하면 숙달이 된다고 하지만 악기라는 게 남들 것과 생김새가 다르면 자꾸 소외감이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서양인들의 큼지막한 운지 구조를 감안하여 만든 키이 배열을 우리 손으로 능수능란하게 조작한다는 건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초보자들은 찌그러진 벨을 교묘히 펴놓은 것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완벽할 정도로 복원해놓은 경우가 많거든요. 낙원상가 모 악기점에선 납작하게 눌려진 색소폰을 원형대로 복원시키는 것도 목격했습니다. 휘어진 몸체 펴는 건 보통이구요. 이런 상황에서 유자관 하단의 충격흔이라든가 벨의 찌그러진 흔적 같은 걸 확인하지 못해 낭패를 보는 수가 있습니다.

훗날 매매하기도 힘이 듭니다. 악기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니 매매가 수월하지 않습니다. 요즘 중고악기 장터란을 봐도 그렇습니다. E씨와 A씨가 내놓은 태너의 경우 오래전부터 가격이 할인되어 올라오는 데도 매매가 이루어지질 않습니다. 과거 부산의 어느 분이 내놓은 빈티지 태너의 경우 참 오랜 시일 중고악기 게시판을 사수(?)했었지요.

또 한가지 문제점은 빈티지 악기를 구입했을 때 판매자가 과연 악기 점검을 정확히 받아 판매했느냐 하는 점입니다. 이 부분에서도 역시 초보자는 불봉의 사용법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지 않습니까? 악기 점검은 아무리 새 악기라 해도 수 개월에 한 번씩 불봉을 넣어 담보의 개폐가 정확히 이루어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틈이 벌어져 공기가 새는 곳이 없는지 세밀히 점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빈티지의 경우 저음 키이에서 틈이 생기는 경우가 많거든요. 공기가 새면 어떤 곤경에 빠지는지 잘 아실 것입니다. 물론 빈티지 중엔 관리가 잘 되어 명기 소리를 듣는 악기도 상당수 있습니다.   

종합하여, 반드시 빈티지 악기만을 선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중저가 악기도 음정이 반듯하게 잡혀 있으니까요. 전 빈티지만을 선호하다가 어느날 신모델을 접하는 순간 '정확한 음정'과 '일체의 잡음이 나지 않는 점'에 가장 큰 호감을 느꼈습니다.

제 글이 빈티지 악기를 거래하시거나 선호하시는 분들께 어떤 영향이 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빈티지 악기 중에서도 이른바 '장롱악기'는 상태가 좋습니다. 그러나 그런 악기는 소위 '소리가 뚫렸다'는 부분에서 결코 유리한 고지를 점하지 못할 것입니다. 단지 제 경험담이니 가볍게 읽고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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