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에 설 누군가를 위해 속으로 항시 빌곤 했었지, 오빠를 만나고 나서 너무 고마워 눈물도 흘리고, 그 때부터 더 속으로 빌었어, 오빠에 대한 것 중에 꺼려지는 게 없던 것은 아니지만, 나와 오빠사이에 그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무시 했어요, 물론 우리 아버지로 인한 자격지심이 있었던 건 사실 이야, 지금 오빠가 말 해준 건 고마워, 허지만 나에게는 그래도 오빠야, 그러니 거기에 대한 것은 더 말하지 말고, 이거만 알아주면 돼, 나에게 오빠는 나의생명이라고 한 그 말을 잊지 말라는 거야, 오빠가 느끼듯 나도 오빠를 마음으로 느껴, 오빠가 나를 생각으로 이끄는 걸 느낄 때가 많아, 우리가 유별나게 마음이 잘 맞잖아? 다른 사람들은,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보아도 그렇지 않거든, 우리 두 사람은 특별한 사람인 게 분명 해, 아직도 나에게 미처 말하지 못한 다른 무엇이 더 있어도, 난 지금의 오빠를 믿어요, 염려 말아요, 대신 앞으로 나를 또 속이면 절대 안 되요.” “은숙이가 그렇다면 그렇겠지, 나는 은숙이가 마귀할멈이라도 좋아, 그동안 진짜 너무 궁금했어, 알고 보니까 그것은 사랑의 힘이었네, 나와 은숙이의 사랑의 힘, 정말 고마워, 내가 속인 것 전부를, 이해하고 용서해 줘서, 손을 더럽힌 아이를 손을 씻겨주고, 포근히 안아주는 아이의 엄마같이, 가슴으로 품어 이해 해준 것을, 내 맘 속에는 언제나 은숙이를 속인 게 늘 가슴속에 큰 혹 덩어리 같았었어.”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 한 가지, 오빠는 나를 절대 떠나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아야 해요, 무엇을 잘못 했던, 어느 곳에 있을지라도, 반드시 내게로 돌아와야 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단 말이야, 내가 오빠를 배신하는 일은, 이 세상이 없어져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알았지? 나는 항상 오빠를 향해 몸과 마음의 문이 열려 있다는 걸 믿어야 해요, 난 오빠 한 사람의 은숙 이니까.” “은숙이는 내 고향, 내 집이야, 고향과 집을 떠나 어디로 가겠어? 눈을 감아도 찾아 갈 수 있는 곳이 바로 고향과 집이야, 사랑해, 사랑 해 오늘 우리 나갈까? 응? 여관에 가자, 참을 수 없을 때, 가기로 약속 했잖아?” ‘이제 고백했다고 마음이 놓여서 인가, 녀석이 제대로 힘을 내려고 하네, 잠시만 참아라, 제발 앞서 가지마라, 체면 구긴다.’ “고향과 집을 얘기 하다 보니 집에 가고 싶다, 고향의 냄새를 너무 맡고 싶어 가자.” “알았어요, 조금 있다가 내가 먼저 나간 후에 나와요, 옆방 원석씨 깨지 않게 조용히, 옷 갈아입고 나올 때도 조심해서 나와요, 아이 참, 이러면 안 되는데, 이러다 시집가기 전에 소문나면 어떡해요.” 방에 들어서자 말자, 은숙의 옷부터 벗기려는 정길을, 은숙이 가만히 서서 자신 역시 달아 오는 가슴의 고동소리를 들으며, 이 시간을 오히려 자신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이러지? 처녀가 이래도 되는 건가? 하는 마음에 얼굴이 붉어진다, 은숙의 속옷을 남기고는, 돌아 서서 자신의 옷을 벗는 정길을 바라보다, 이불 속으로 자신의 몸을 감추면서, 브라와 팬티를 벗어야 하나 마나를 생각하다가, 마침 옷을 벗고 돌아서던 정길의 눈과 마주치자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까지 이불을 덮었다, 새 이불인지 좋은 냄새가 난다, 이윽고 정길이 이불을 들추고 은숙의 옆으로 다가와, 그 녀의 몸을 정열적으로 끌어안는다, 길고긴 키스가 한참을 이어진다. 브라부터 벗기고, 그 녀의 가슴으로 정길의 입술이 다가온다, 덥석 물어오자 약간의 아픔보다 짜릿한 전율이 더 느껴진다, 신음소리를 내며 정길을 꼭 끌어안는다. 양쪽을 번갈아 가며, 애무하던 정길의 혀가 배꼽 부분을 공략한다, 간지럽고 감미로운 그의 애무에 몸이 허공에 붕 뜬 기분이 들었을 때, 팬티를 벗기는 그의 손을 자신도 모르게 붙잡았다, 아직까지는 부끄러운 마음에, 정길의 손이 은숙의 손을 잡아서 뗄 때에야 슬며시 손을 풀었다, 아! 샤워라도 해야 하는 것을~ 이제야 생각이 나다니, 정길의 분위기에 젖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가 하자는 대로 했다는 생각도 잠시 샘 곁으로 가는 그의 입술을 안 돼, 하는 절박한 심정으로 막았다, 그것만은 절대 안 돼, 씻지 않아 냄새도 나겠지만, 그런 것은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 이었다.
정길이 몇 번 시도하다가 저항이 완강 하자 포기하고는, 위로 올라와 다시 그 녀의 입술을 찾는다, 그러는 중에 정길의 상징이 그 녀의 샘 곁에서, 자기의 고향을 찾아 헤매 이자 그 녀가 그를 자신의 샘으로 인도한다, 뜨거운 그가 들어오자 그 녀가 아~ 하며 아픔을 호소하면서 허리를 들었다, 그의 상징이 그 덕에 더욱 깊숙이 잠겨 들었다, 포근함과, 머리를 찌르는 쾌감에, 정길이 더욱 은숙의 입술을 빨아 들인다, 아아~ 이 포만감과 행복감과, 전신을 찌르는 아찔한 느낌에 두 사람은 기절할 것 같은 만족감으로 인해, 세상이 이대로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왜 그렇지? 난 은숙이와 이러고 있으면, 여기가 내 인생의 종착역 같아서, 더 이상 시간이 안 가고 멈췄으면 하는 생각에, 아~ 영원히 라고 하는 것의 뜻이 이런 것이구나 싶거든.” “오빠는 요즘 시인 흉내를 너무 내는 거 같다, 조금 자다가 새벽에 나갈 거야? 아니면 조금만 더 있다 나갈 거야?” “아직 찾아 온 고향의 냄새가 코에 안 배고, 갈증도 안 풀리고, 양이 안 찼어 집에 들어와서 아직 제대로 쉬지도 못 했거든요.” ‘후후후 갈증은 다 풀었지만, 그래도 오늘은 여기 은숙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잠들고 싶어, 한 번도 해보지 않았으니까 하고 말거야.’
은숙이 자신의 가슴에 머리를 묻고 잠이 든 정길의 머리를 가만히 안아 돌아눕는다, 정길이 마치 자신이 낳은 아기 같은 마음이 들어 픽 하고 실소 한다, 자신의 젖가슴에 그의 얼굴을 꽉 끌어안으니 정길이 숨이 막히는지 큭, 큭 거린다, 너무 귀엽다.
새벽에 동이 틀 때쯤 되어 정길을 깨우니, 일어날 생각보다는 은숙의 가슴으로 더 파고든다, 옆구리를 간질이니 그제야 마지못해 일어난다, 부스스한 얼굴도 귀엽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아직 인적이 드물었다, 두 사람은 틈도 없이 서로 껴안은 채 새벽 찬 바람을 감사하며, 평소의 걸음보다 몇 배는 느리게 움직인다. “정래하고 수철 형이 얼마 후 오기로 했어, 정래 어머니가 돌아 가셨대, 그래서 누나가 많이 힘들어해서, 건강도 그렇고, 사람을 만나기 힘든 농사보다는 이곳에서 살면 누나도 덜 외로울 것 같고, 두 사람도 농사 일이 체질에 안 맞아 여기 현장에서 일 하고 싶어서 이리로 아주 이사를 하기로 했나 봐.” “그 말 들으니까, 나도, 이상한 말을 들었거든요, 정래씨가 얼굴이 약간 얽은 그 분 맞지? 내 은행 동료였던 애들과 엊그제 통화를 했는데, 글쎄 희숙이가 정래씨와 사귄대요, 벌써 여러 번 개들 눈에 띄었다던데, 교회에서도 둘이 꼭 붙어 앉더래요.” “정래가 얼굴은 그래도, 속은 몇 십 배 진실하고 멋진 친구지, 희숙씨가 선견지명이 있네, 정말 잘 되었어, 정래 남매가 강릉에서 알아주는 효자로 소문이 자자해, 아마 재산도 꽤 되는 걸로 알고 있거든, 생활력도 강하고, 머리도 좋아, 특히 기억력이 남달라 그래서 이번에 자재부에서 나와 함께 근무하기로 했어, 그러니 이제는 직장도 든든하고 그만 하면 최고지, 정래 녀석 복도 많다, 그런 미인 애인을 만나게 되다니, 나하고 친구가 되어서 그 놈도 덕을 보아 그런가?” “오빠는, 어째 얼굴 표정을 보니, 희숙이에게 본래 딴 마음이 있었던 거 아니야? 은근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지? 수상 해 지네.” “어허! 이런 내 고향에게 물어 봐, 내 집에 가서 물어 봐, 내가 잠들던 곳에 물어 봐, 내가 내 마음이 항상 어디 있었는지 증명 해 줄 테니까, 내게는 오직 은숙이 하나 뿐이야, 하늘이 알고, 땅도 알고, 음~ 참 바다도 알고 있어,” “아유! 이 엉큼한 오빠 같으니, 여하튼 끌어다 붙이는 데는 아무도 못 당한다니까, 호 호 호, 슬쩍 찔러 본 건데, 강하게 부정하니까 어째 더 수상하게 느껴져.” “아버님끼리 보자고 하신 거 날 잡자는 거 맞지? 가까운 날로 잡아야하는데, 앞으로 현장이 한 군데 더 생긴다는 말을 들었거든, 일이 바빠지기 전에 신혼여행도 다녀와야지? 은숙이는 어디가고 싶은데 있어? 나는 별로 다녀 본 데가 없어서 어디가 좋은지 모르니 은숙이가 잘 생각 해봐, 일 때문에 시간을 많이 쓰지는 못할 거야” “나는 부산 해운대에 가고 싶어, 영화에서 보니까 경포대 보다 경치도 좋고, 시설도 좋고 특히 먹을 것이 많아서, 여기 강릉이나, 묵호의 항구에서 못 먹던 생선회도 거기가면 다 있대요.” “그럼 거기로 하자, 천안역이나 평택 역에서 기차를 타고, 하루 종일 가야 할 거야, 침대칸 빌려서 먹어 가면서, 누워서 가면 흐흐 헤헤, 생각만 해도 너무 근사 하네, 흐흐흐, 같이 누워서 말이지? 둘 만의 공간이라는 말이지!” ‘결혼식을 어디서 하지? 어머니가 송탄에서 하자고 하실 건 뻔하고, 이곳 현장에서도 사람이 많이 갈 텐데, 계획을 잘 세워야겠다,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거의가 다 갈 모양이고, 참! 삼척의 아버지의 작은댁은? 이거 골치 아픈 일이 터지는 것 아닌가? 만약에 왔다가 어머니하고 부딪치면? 아휴! 생각만 해도 끔직해, 그건 아버지에게 맡기는 수밖에, 지연이 누나는? 만약 온다면? 어머니가 살아 계신 걸 알고는 있었지만 눈으로 보고나면 효성이 엄마가 오지 않더라도, 아마 이번에는 알려 줄 거야, 참! 흥자 누나도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 하고, 아이고 골치야, 나도 모르겠다. 무슨 일이든지 잘 풀려왔으니 이번에도 잘 풀리겠지, 은숙이를 만나고 부터는 무슨 일이든지 어려운 일도 잘 풀려왔으니까 이번 결혼식에도 별 어려움이나 곤란한 일은 생기지 않을 거야! 이런 깊은 생각까지 하다니! 나도 더 똑똑해 진 것 같단 말이야.’ 춘권에게 전화를 걸자, 공사 현장도 구경하고, 무언가 상의할 것도 있다는 그의 말에, 정길이 오시라고 하자, 바로 떠나겠다는 춘권을 시간을 맞춰 버스 정류장에 마중 나가 만난 후에, 여기 저기 현장을 구경시키고 식당에 마주 앉았다, 각 회사 공사현장의 간부들이 이용하는 식당이라서인지 별로 붐비지도 않았고, 얼굴을 아는 사람도 없었다, 음식은 다소 비싸지만, 분위기도 좋고 비교적 조용해서 대화를 하며 식사를 하기 에는 이곳이 그나마 최적의 장소였다, 이윽고 식사가 끝났다. 춘권이 정길과 은숙의 결혼문제를 상의하면서 정길의 뜻도 같음을 알자, 자세한 것과 일정은 정길의 아버지와 상면하여 거기서 결정하기로 하고, 자신의 장래 진로 문제를 조심스럽게 꺼낸다, 예전과는 다르게 성격이 바뀌어서 직장생활보다는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형생활로 인해 상의할 사람도 없지만, 나이는 어리더라도 자신의 보기에 어른스럽고, 지혜로워 보여 정길을 믿는 마음이 강하다, 그러기에 목사인 자신의 친구보다는 사회 경험이 많을 정길에게 상의한다, 다시 예전의 직장으로 돌아갈 생각은 전혀 없다, 다시 복직하라는 말이 있었지만 내키지 않는다, 수형기간 동안에 교도소에서 배운 제화제작 기술을 활용하고 싶은 생각이다, 자신만의 사업을 말이다. “정부에서 배상금이 생각보다 많이 나왔네, 옛 직장에서 받던 급여를 산정 했다고 하더군, 그래서 말인데, 내가 그 곳에서 양화 기술을 배웠는데 제법하거든, 대회에서 대상도 받고, 거기서 같이 배우고, 지금은 나와서 제화점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 중, 착실한 사람을 한 명이나, 두 명 정도 불러서, 양화점을 개업해 볼 생각인데 어떤가? 특히 작업용 구두는 내가 가장 자신을 갖거든? 그래서 여기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기에, 이곳에서 양화점 개업을 했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아버님 저는 찬성입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남자들이 거의 워커를 신거나, 반 단화를 신는데, 거의 군대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나, 아니면 도시에서 단체로 구입하거든요, 그런데 이곳에 현장의 뜨내기 노가다 들은 개인적으로 구입해야하기 때문에 곤란하죠, 여기서 개업하시면 이런 손님들하고, 회사들 손님은 제가 힘써 보도록 할 게요, 당장 개업 준비 하세요, 은숙이가 제일 좋아하겠네요, 그런데, 강릉의 부동산과 집 문제는 어쩌시겠어요? 아예 전부 팔아서 정리를 하시고 오시게요?” “아닐세! 집은 세를 놓거나 그대로 놔두고, 여기에는 전세나, 아니면 자그마한 가게 터를 살까하네, 돈은 그럭저럭 될 것 같거든, 서울에 가서 진열장이라든가, 기구와 연장, 가죽, 기성화 등을 구입하고 하려면, 아무래도 자네 결혼식이 끝나야 마음이 한가해지겠지? 그 때 쯤에 준비를 할까하네, 우선 가게나 먼저 알아보고, 참! 자네 바둑 둘 줄 아나? 알면 나하고 한판 해 보겠나? 모른다고? 허허허! 앞으로 사업을 하려면 필수로 배워야 할 걸? 나? 나는 감옥에서 배웠어, 거기서 마음을 다잡으려고 배우게 되었네, 이미 알고 있겠지만 은숙이 다니는 교회의 목사가 친구인데, 나에게 늘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하며, 면회를 올 때마다 권고 했었고, 어려서 교회에 조금 다녀 본 경험도 있어서, 그 안에 있는 교회에 다니게 되었지, 그 친구가 넣어준 성경과, 주석을 보면서 마음이 안정이 되어갔네, 그러던 중 그 목사 친구가 형무소 안에 있는 한 사람을 소개해 주었는데, 사기 바둑을 업으로 하던 사람이었다네, 신앙이 좋던 사람인데, 친구를 잘못 사귀어 나쁜 길에 접어든 사람이었다네, 이 분이 그야말로 고수 중에 고수였어, 당시에 생활이 어려웠고 때가 안 맞아 입단을 못 했지만, 그의 그 바둑실력만큼은 프로들도 알아 줬다고 하더군, 그 분에게 바둑을 배우면서부터 평정심을 찾았다네, 신에 대한 믿음과, 바둑과, 검도가 나를 그곳에서 병들지 않고 나오게 한 원동력일세, 아마 그렇지 않았으면 분을 참지 못해 미쳐버렸을지도 몰라,
검도도 감 옥 안에서 사귀었다는 그 바둑 고수 분의 친구였던, 검도로 도를 얻으려 하던 이에게 배웠지, 이 분 역시 대단하신 분이었다네, 도시계획에 의한 철거 대상지역 에서 사는 부모를 만나러 수련하던 산에서 내려와, 얼마간 부모와 같이 살던 중에 그곳 지역에 급박하게 철거일자가 잡혀서, 무리하게 철거를 집행하려던 경찰들과의 대치하게 되었고, 몸싸움 중에 경찰 한 사람이 그만 그의 실수로 목검에 의해 죽는 사고가 발생 해서, 감옥에 들어온 사람이었지, 그 분도 내 친구 목사의 전도로 믿음을 가진 후에, 오히려 그 검도의 경지가 초월의 경지에 접어들었다고 하더군, 믿음으로 마음을 비웠기 때문이지, 바둑고수와는 달리 그 분과는 서로 감방이 달라서 하루에 바깥 공기를 맡게 하는 한 시간 동안 운동장에서 가르침을 받았네, 또 숙제를 줘서, 다음의 연결 동작을 스스로 자습하게 하고, 자신의 얻은 초월의 경지를 어떻게 얻었는지를 가르쳐 줬네, 묵상하는 법, 부동심을 갖는 법과, 검도의 요체를, 처음에는 운동 삼아 시작했는데, 그 분이 내가 타고난 무예가라고 하며, 정성을 다해 가르치신 덕에 상당한 경지에 접어 들게 되었다네, 거기서 나오고 얼마 후에, 기원에 들려 바둑을 그 기원에서 가장 잘 둔다는 사람과 두어 봤더니, 나에게 넉 점이 잡히고도 맥을 쓰지 못하더군, 기원에서 소개하는 다른 고수라는 사람들과 대국해보았는데, 역시 마찬가지였어, 며칠 동안 시내에 있는 기원들을 찾아보았지만, 상대가 없더군, 하하하하 자랑이 아닐세, 그들 말이 아마추어에서는 전국에서도 당할 사람이 몇 안 될 것 같다고 하더군, 나를 가르친 분에게는 내가 흑 선으로 40% 승률 밖에 올리지 못하는데도 말이지, 바깥세상의 일을 잊으려고 너무 집중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검도도 그렇고, 바둑 역시 깊이 빠져들어서, 그렇게 높은 경지까지 이르게 됐나 봐.” “아버님 저도 가르쳐 주세요, 예전에도 바둑 두시는 분들을 보면, 나도 얼른 돈 좀 벌어서 저렇게 좋은 취미를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바둑에 몰두하는 그 분들의 모습이 정말 보기 좋더라고요.” “그래, 바둑만 아니라, 내가 배운 검도도 요점을 가르쳐 줄게, 현장에서 일하면서 장정들을 통솔하려면 그런 무력도 필요할거야, 그럼, 오늘부터 당장하세, 우선 저기 바둑판을 가지고 오게나, 기초설명을 해 줄 테니, 음, 우선 바둑이 처음 시작된 것은 중국의 요와 순 이라는 왕이 나라를 다스릴 때에, 순 이라고 하는 이가 지혜가 없는 자신의 아들을 가르치려고 만든 것이라는 전설이 있네, 바둑판의 이 칸의 숫자는 가로 19, 세로 19 합해서 361 칸이네, 바로 일 년을 나타내는 것이고, 이 네 귀는 춘하추동, 혹은 동서남북을 가리키며, 가운데 이점은 천원, 하늘이라는 뜻을 가졌지, 나머지 점들과 합하여 아홉 개이며, 여기를 비롯해 4군데 이 점들을 화점이라고 한다네, 어때 조금 어렵지? 어? 벌써 다 기억 했다고? 처음이라면서? 허허 기억력이 좋은 걸, 은숙이가 자네의 머리가 좋다고 자랑하더니 정말이군, 바둑의 룰은 아주 간단해, 서로 번갈아 한 번씩 두며, 한 울타리에 빈 공간 즉 집이, 별개의 공간으로 두 개 이상이라야 산 것이 되고, 나중에 빈 공간, 즉 집을 많이 차지한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라네, 나라로 치면 영토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라고 할 수 있지, 입문은 쉬운데 갈수록 어려운 것이 바둑일세, 지금 우리나라의 바둑은 일본의 바둑체계를 따르고 있고, 중국 역시도 마찬가지 일세,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실력이 약간 뒤처지는데, 바둑의 천재성을 지닌 기재들이 일본에서 현재 크고 있고, 지금 국내의 기사들도 날로 실력이 향상되고 있다네, 현재의 국내 일인자라면 조 남철씨와 김 인이라는 사람이 용호상박이지, 조 명인이 아무래도 나이 때문에 요즘은 약간 밀리는 거 같아, 설명은 그만하고 이제 호선으로 두어 가면서, 가르쳐 주겠네, 기재가 뛰어난 이는 일 년 안에 고수가 되는 사람도 있다던데, 자네는 어떨지 두고 보세나.” 무려 세 시간이 지나도록 기초를 배우며,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춘권의 설명에 정길이 이거 별거 아니잖아 하는 건방진 생각을 한다, 시간이 늦어 검도에 대한 것은 다음에 배우기로 했다, 근처의 깨끗한 여관을 잡아 춘권을 쉬게 하였다, 춘권이 준비 되는대로 이곳에 점포를 얻어 개업하기로 했다, 아침 일찍 돌아갈 테니 인사하러 오지 말라는 춘권에게 안녕히 가시라고 미리 인사를 했다, 숙소에 돌아오니 원석이 늦은 시간인데 자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 마음속으로 소문 안 나기를 빌었건만, 창고에 근무하는 원석이 귀에 들어갔을 정도면 진혁도 알고 있으리라, 녀석은 그것이 자랑거리라도 되는지, 정길의 무용담을 자기 일인 양 신이 나서 떠들어 댄다, 곧 결혼해야 하는 정길의 타는 속도 모르고 원석은 침을 튀기며, 알려 진 정길의 소문을 말한다. “형 소문이 짜 하게 났던데?, 형에게 맞은 녀석들이 그게 무슨 자랑이라고 지들이 떠들고 다녀서, 이 현장에서 일 하는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들이 없더라고, 아직 그 멋진 사람이 형인지 사람들이 몰라도 아마 금방 알게 될 걸? 여기서 미인이라고 할, 결혼 안한 여자는 형수 밖에 없으니까 하하하하.” “야! 아버지는 모르시지? 아시게 되더라도 나는 절대 아니라고 해라, 괜히 현장에 오지도 못하게 하시면 곤란 하니까, 아, 그놈들 참, 얻어터진 게 무슨 자랑이라고 입방정해서 사람을 난처하게 하는 거야! 당분간 은숙이와 돌아다니지도 못하게 되는 거 아니야? 어디에 근무하는지 찾아가 만나서 따끔하게 혼을 내야 하나, 어쩌지!” “그 놈들이 형을 나쁘게 말하지 않고, 자기들을 좋은 길로 이끈 무슨 정의의 주먹으로 미화해서 말을 하고 다녔던데 뭐, 오히려 형에게 더 나을 수도 있어, 우리 현장에 말썽꾼이 찾아올 엄두를 못 낼 테니, 그리 염려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놈들은 다른 곳으로 가면 그 당시 광경을 본 사람들에 의해, 형편없는 깡패들로 소문 날 것을 알았다, 그럴 바에야 상대를 높여주면, 그것이 오히려 떳떳하게 이곳에 남을 수 있는 핑계가 될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정길을 더 강한 사람으로 선전을 한 것이다, 그래야 자신들의 약함이 감추어 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데 가 본다 한들 여기보다 낫다는 보장도 없고, 어설피 돌아다니다 잡혀 가느니, 이제라도 마음을 잡고 돈이나 벌어 볼 요량들이다, 진혁이 정길을 따로 부르기에, 그 일로 꾸중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였더니, 수철과 정래의 일처리를 정길에게 말하려 한 것이다, 수철과 정래가 현장에 투입되니, 정길은 새로운 원군을 얻은 기분이 들었다. “수철 형이 현장의 안전 감독원으로 일하기로 결정 됐다, 넌 당분간 나하고 있으면서 저 애하고 둘이서 제 1 싸이로 자재에 관한 것과, 여기 임시창고에 있는 물품들을 인수받아야해, 쟤가 나이는 우리하고 동갑이지만, 어디까지나 네 조수이니까 처음부터 길을 잘 드리는 게 좋을 거야. 그건 그렇고 정래야~ 너 언제 말하려고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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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감
즐독...감사...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