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휴먼 팩터입니다.
보신 분들이 더 많으신데다 제가 번역한 것도 아니지만서도,
사실 번역란이 썰렁한 것이 마음에 걸린 관계로[먼산]
개인적으로는 제가 직접 번역해서 올리고 싶습니다만,
그렇게 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혹시나 항의가 들어오면 바로 삭제 들어갑니다.
뉴타입 연재분을 타이핑하면서 보니,
확실히 원서 쪽이 번역보다 분위기 따위를
조금 더 잘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아무튼, 제가 한 번역이 아니므로 스크랩 금지를 걸어둡니다.
번역자는 김진수님...인것 같기는 한데,
잡지에는 번역자 이름이 나와있지 않은 것 같네요.
휴먼 팩터는 우선 올리고, RAM 5권, 6권 연재 분량은
카페 분위기를 봐서 올릴지 말지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 아마도 제 블로그에만 올라갈 확률이 높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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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FACTOR
-나이 많은 노인을 공경하여라. 너희 하느님을 경외하여라.
(레위기 19장 32절)
“어이, 거기 젊은이!”
지나치게 막연한 호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레스 이쿠스는 정확하게 뒤를 돌아보았다.
오후 2시. 아무리 정오가 지난 시각이라 해도 시청사에서 개선문(트룬프 보겐)으로 이어지는 큰길에는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것도 무리는 아니다. 오후부터 멎긴 했지만 어젯밤부터 쏟아진 눈 때문에 거리에는 두터운 얼음 융단이 깔려 있었고 음울하게 깔린 먹구름 때문에 기온은 빙점에 가깝게 떨어져 있었다.
게르마닉스 남서쪽에 위치한 인스브루크 시는 티롤 산에 위치한 광업도시다. 예년 1월 평균 기온은 빙점을 웃돈 적이 없다. 특히 오늘 같은 날 밖을 돌아다니는 사람은 어지간히 성격이 특이하거나 추위를 느끼지 않는 특수한 인간뿐일 것이다 - 그렇다면, 길가에 서 있는 설상용 군용 사이드카에서 넉살좋게 손을 흔들고 있는 젊은 병사는 과연 어느 쪽일까.
“바빠 보이는데 미안하지만 길 좀 물어봐도 될까? 중앙역(반호프)은 어느 쪽인가?”
“-150미터 전방 십자로에서 좌회전하여 550미터 지점에 개선문이 있다.”
붙임성 있게 웃는 병사를 무뚝뚝한 얼굴로 돌아보며 트레스는 세밀하고 정확한 회답을 제공했다.
“모퉁이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진 후 약 280미터를 직진하면 중앙역이다.”
“오오, 자세히 가르쳐줘서 고맙네.”
게르마닉스 육군 특유의 네모난 모자를 삐딱하게 기울이며 병사는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모처럼 가르쳐준 길로 달려갈 생각은 않고 또다시 걷기 시작한 신부의 뒤를 천천히 따라왔다.
“보아하니 자네도 여행 중인 것 같은데. 좋아, 길을 가르쳐준 보답으로 특별히 역까지 태워다주지. 어떤가?”
“네거티브. 내가 탑승할 예정인 로마행 특급이 발차할 때까지는 앞으로 1018초 남았다. 걸어서도 충분히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호오, 로마행 특급이라! 그거 우연이구만. 나도 그걸 탈 예정이거든.”
가죽 끈을 달아 어깨에 멘 소형 서류가방을 흔들며 병사는 호들갑스럽게 놀랐다. 사교 차원의 미소 한번 떠올리지 않는 신부의 냉담함에 기분이 상한 기색도 없이 마치 십년지기 전우를 대하듯 말을 걸어왔다.
“그건 그렇고 젊은이. 로마의 신부가 게르마닉스에는 뭘 하러 왔나? 유람 중인가?”
“비엔나에 출장을 다녀오는 길이다.”
신부의 대응은 넉살좋은 병사와는 매우 대조적이었다. 빙점에 가까운 목소리가 무뚝뚝하기 짝이 없는 대답을 던졌다.
“현재 귀환중이다. 그 이상의 설명은 성직복무규정에 따라 회답할 수 없다.”
“뭐야, 젊은 주제에 무뚝뚝하기 짝이 없는 놈일세. 아니면 나를 경찰이라고 의심하고 있나? 그렇다면 안심하게. 나는-.”
“오토 아인하이츠 중사 맞지?”
옆에서 들려온 거만한 목소리가 가슴을 펴고 자기소개를 하려던 병사의 수고를 덜어주었다. 옆길에서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듯 카키색 군용 코트를 입은 남자들이 튀어나왔다. 아니, 앞뿐만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던 뒤쪽에도 남자들 몇 명이 나타나서 퇴로를 차단하고 있었다.
“찾고 있었다, 중사. 이리저리 잘도 도망 다니더군.”
“휴우……. 댁들은 뉘시오?”
오토라고 불린 병사는 차에 브레이크를 걸며 먹이를 발견한 사냥개 같은 남자들을 느긋하게 둘러보았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 무슨 일이신가?”
“시침 떼지 마라, 중사. 우리는 육군 헌병대(밀리타르 포리차이)다. 너를 탈주 및 군수물자 강탈 혐의로 체포한다.”
“탈주? 강탈? 무슨 소린지 통 모르겠는데.”
오토는 너무나도 성실하고 정직해 보이는 얼굴로 모자를 벗었다. 그리고 헌병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뭐 정 원한다면 함께 가 줄 수도 있지만……. 그럼 저 신부는 여기 두고 가도 되겠소? 저 남자는 내 친한 친구라 말이야. 내가 없어지면 난동을 부릴지도 모르거든.”
“……. 뭐라고?”
아무 상관없는 소동에 말려들기 싫어서 서둘러 걸음을 옮기던 트레스는 병사의 말에 문득 발을 멈췄다. 시선을 움직이자 헌병들이 일제히 이쪽을 돌아보고 있었다. 게다가 지휘관인 듯한 남자는 이미 허리에 찬 총으로 손을 뻗고 있는 것 아닌가.
“어이, 신부. 너도 함께 가줘야겠다.”
트레스의 예측은 적중했다. 권총을 뽑지는 않았지만 헌병사관의 목소리는 자못 위압적이었다.
“탈주병 도망 방조 혐의로 체포한다. 거역하지 않는 게 신상에 좋을 거다.”
“나는 그 남자와는 아무 관계도 없다. 193초 전에 그가 접촉해온 것뿐이다.”
트레스는 기계적이지만 정확하게 대답했다.
게르마닉스는 교황청 외교 정책상 여러모로 트러블이 일어나기 쉬운 신흥 군사국가다. 당국과 마찰을 빚는 것은 교황청 국무성성 직원으로서 바람직하지 않은 사태였다.
“따라서 경과 동행해봤자 유익한 정보는 아무것도 제공할 수 없다. 또한 나는 현재 임무중이다. 그래도 동행을 요구한다면 교황청에 신청을-.”
“거 잔소리 더럽게 많네!”
트레스의 설명은 무뚝뚝하긴 해도 어디까지나 신사적이며 양심적이기조차 했다. 그러나 최선의 노력은 종종 최악의 반응으로 보답 받는 법이다. 헌병사관은 짜증스럽게 고함치며 다짜고짜 신부의 멱살을 잡았다.
“따라오라면 따라와, 애송이!”
“현재 상태를 위험도 1의 위협적 상황으로 인식.”
위협적인 말과 직접적인 적대 행위-헌병사관의 반응은 기계화보병의 사고 루틴에 입력된 자기 보호 알고리즘에 충분히 접촉하는 행위였다. 그것을 판별한 뒤로부터 0.1초가 지난 후, 트레스의 몸은 자신이 처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행동을 취했다.
“상주전술 모드를 제압전 모드(서브어택 모드)로 기동-전투 개시(컴뱃 오픈).”
그 직후 손목을 꺾인 사관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재빨리 권총을 겨누려던 그의 부하들에게 잘 보이도록 손목을 꺾은 채 사관의 몸을 그쪽으로 돌려세운 후 트레스는 그의 엉덩이를 힘껏 찼다. 꼬리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천박한 비명 소리를 울리며 날아간 사관은 부하들 사이에 쓰러졌다. 박정하게도 헌병들은 그런 그를 피하며 겨우 손에 쥐고 있던 권총을 들었다. 그러나 그때에는 이미 몸집이 작은 심부의 양손에서 총성이 뿜어 나오고 있었다.
“0.5초 늦다.”
순간 위병들은 대부분 어깨를 꿰뚫리고 비명을 질렀다. 보다 운이 좋은 자는 무기가 튕겨나간 후 뼈가 박살난 손목을 움켜쥐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러나 신부의 얼굴에 승리를 자랑하는 듯한 기색은 없었다. 무기질적인 침묵을 지키며 공격대상이 전역 부근에 숨어있는지 탐색을 계속할 뿐.
“호오, 대단하군.”
전장의 지배자의 청각 센서에 감지된 목소리는 이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을 만큼 태평했다. 아무 말 없이 시선을 움직이자 사이드카에 탄 병사가 저녁밥은 뭘 먹을까 의논하는 듯한 얼굴로 말을 걸어왔다.
“헌병 일개 부대를 2초 만에 해치우다니. 젊은이, 자네 보통 사람이 아니군 그래?”
“……. 경의 발언은 의도가 불명하다.”
아직 초연이 피어오르는 권총을 양손에 쥔 해 트레스는 감정이 결여된 눈으로 병사를 바라보았다.
“내가 기계화보병(머시너리)이라는 것은 경도 처음부터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경도 기계화보병이기 때문이다.”
“뭐야, 벌써 알고 있었나?”
병사는 혀를 날름 내밀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미안해하는 기색은 조금도 없었다.
“맞았어. 나는 게르마닉스 제7기갑사단 제19기병중대 오토 아인하이츠 중사일세. 그런데 언제 내가 기계화보병(머시너리 크리거)이라는 걸 알았나? 기계유라도 흘렀나?”
“처음부터 인식하고 있었다. 기계화보병의 열원분포는 인간과는 다르다. 경은 SdkMn-33으로 추정된다. 73년 전 게르마닉스 육군에서 강행정찰을 주목적으로 제식 채용한 고속 기동전용 기체이다.”
“굉장하군……. 요즘 센서는 그런 것까지 알 수 있나? 역시 내 눈이 정확했어. 합격일세!”
병사-오토는 감탄한 듯 한숨을 쉬며 수상한 상담이라도 하듯 목소리를 낮췄다.
“한 가지 제안이 있는데 도중까지 나와 함께 가지 않겠나? 함께 가준다면 특별히 내 사랑하는 차에 태워주지. 아니, 고맙다는 말은 필요 없네. 그냥 내 호의니까.”
“거절한다.”
자신만만하게 사이드카의 시트를 두드리고 있는 병사의 제안을 트레스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리고는 얼음 칼날 같은 어조로 이유를 설명했다.
“로마에 귀환할 때까지 나는 임무 중이다. 경에게 협력할 시간도 그럴 이유도-.”
차가운 거절은 도중에 중단되었다. 그의 말을 중단시킨 것은 거리 맞은편에서 요란하게 울려 퍼진 경적소리였다. 아니, 경적 소리에 이어 울려 퍼진 수십 명의 군화 소리였다.
“오오, 이런. 단체 손님이 오셨나 본데.”
오토는 장난스럽게 목소리를 낮추며 보란 듯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기체 채용연도로 추측해볼 때 실제 연령은 90세 이상일 텐데도 그는 어딘가 소년 같은 웃음을 지었다.
“자, 젊은이. 난 이대로 실례할 생각인데 자네는 어떻게 하겠나? 헌병을 적으로 돌려버린 이상 열차는 못 탈 텐데……. 로마까지 걸어가려면 뼈골 꽤나 빠지겠군 그래?”
“내가 운전하겠다.”
트레스의 목소리에는 아무 감정도 없었다. 그러나 명백하게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병사를 바라보는 눈동자에는 얼음처럼 차가운 빛이 담겨 있었다.
“내가 운전하겠다. 경은 조수석으로 옮겨라.”
“오오, 좋고말고. 운전은 젊은 사람이 하는 게 도리지.”
오토는 그렇게 말하며 사이드카로 가볍게 몸을 날렸다. 트레스는 더 이상 그에게 시선을 던지지 않았다. 운전석에 앉아서 얼어붙은 도로 따위는 신경조차 쓰지 않고 풀 스로틀로 배기를 방출시켰다.
사이드카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튕겨 나갔을 만큼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새로 나타난 헌병들이 그 앞을 가로막았지만 질풍처럼 돌진하는 차를 보고 새파랗게 질려서 몸을 피했다.
“오호! 훌륭하군!”
오토는 눈 깜짝할 사이에 뒤로 멀어진 헌병들을 통쾌한 듯이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풍압 때문에 자꾸만 날아가려는 모자를 누르며 기분 좋게 윙크를 던졌다.
“젊은이! 역시 자네를 택한 내 눈이 정확했어!”
“하나만 말해두겠다, 아인하이츠 중사.”
자칫하면 눈에 파묻힐지도 모르는 타이어를 교묘하게 조종하며 트레스는 경고했다.
“내 호칭은 ‘젊은이’가 아니다. 나는 교황청 국무성성 직원 트레스 이쿠스다. 호칭의 수정을 요구한다.”
“오오, 이거 실례.”
신부의 목소리에 담겨있는 칼날을 눈치 채지 못한 것일까. 노보병은 여전히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앞으로는 그렇게 불러주지. 젊.은.이.”
첫댓글 아나, 클라비스님 사랑해드릴테요<-[그게 아니다!]
아놔, 저도 사랑해드릴게요>ㅂ<//(<-거부감만 일으킨다;ㅂ;)
어놔, 저도 사랑할게요<-[뭔가 틀렸다]
아악 트레스 너무 귀엽습니다! 이게 뉴타입 연재분이었군요.... 휴먼팩터는 아직 보지를 못해서 ㅠㅠ 램 5,6권은 원서를 사서 봤는데; 아직 신학대전은 못 샀었거든요;ㅅ;... 감사합니다!
이거 전에 제가 아포칼립스 나우 맡을테니까 뉴타입 연재분 올리자고 말한적이 있었는데 그땐 저작권 문제로 안된다고 하시더니들...;;;
아 저도 사랑해드리겠습니다(...) 어쨌든 트레스는 왠지 귀찮은일에 말려들었군요..<<-
저도 사랑해드리겠습니다!<꺼져 아아,트레스 너무 귀엽습니다;ㅁ;
제 사랑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아 그럼 저도 함께 사랑을 마구마구<-[강퇴당한다]
그렇다면, 저의 사랑도 같이 덤으로 받아주세요~~
트레스군.... 어버버버.... 어머나.. 귀여워요 ㅋㅋ
사랑해드리겠습니다. [어째 덜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