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말 세계 금융위기 직격탄의 가장 큰 파편을 맞은 나라 중 하나가 라트비아이다. 최근 라트비아 정부는 부동산 보유세를 2010년부터 징수하기로 결정했다. 부동산의 크기나 주거자수에 관계 없이 모든 주거용 건물의 소유자는 평등하게 공시가격의 0.2%를 보유세로 내야 한다.
이 결정은 라트비아 국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지만 벌써부터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야당뿐만 아니라 연정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크다. 불황으로 고통 받고 있는 시민들이 과연 가격이 폭락한 부동산의 보유세를 제대로 낼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올 해 상반기에 리투아니아 정부도 부동산 보유세 도입을 적극 검토했다. 이는 세수입을 증대시키고 부동산 거품가격을 피하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리투아니아 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리투아니아에 100만리타스(5억원) 이상 가격의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은 약 4천명이다. 이 부동산의 총가치는 64억리타스(1조2천억원)이다. 만약 세금 1%를 부과하면 세수입은 6천4백만리타스(320억원)이다.
라트비아 정부가 최근 최종적으로 부동산 보유세 징수를 결정하자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드디어 우리 나라에도 곧 올 것이다."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러 해 전 부동산 시장이 한창 가열된 시기에 보유세를 도입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위기와 불황 속에서 보유세 도입은 이를 극복하는 약이 아니라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독이 될 소지가 있다.
경제전문가인 리투아니아 달랴 그라바우스카이테 대통령은 "보유세는 필요하다. 다만 경제회복을 고려한 시점에서 도입을 해야 하고, 첫 번째 부동산은 제외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간지 <례투보스 리타스> 2009년 5월 5일 기사에 따르면 아래와 같이 유럽 각국의 부동산 보유세는 나라별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단위는 한국돈으로 환산한 것임).
오스트리아 |
기본 세율 0.2% |
덴 마 크 |
1% (7억원까지) |
스 페 인 |
기본 세율 도시 0.4%, 시골 0.3% |
이 탈 리 아 |
0.4%-0.6% |
그 리 스 |
1%, 200평방미터 미만이나 5억원 미만일 때 면제 |
폴 란 드 |
면적에 따라. 1평방미터당 250원 |
라 트 비 아 |
1% (최종 정부안은 0.2%) |
슬로바키아 |
1평방미터당 60원 |
슬로베니아 |
0.1%-1% |
포 르 투 갈 |
시골 0.8%, 도시 0.2%-0.5% |
핀 란 드 |
0.22%-0.5% |
헝 가 리 |
1평방미터당 5천원 혹은 3% |
독 일 |
부동산 가치에 따라서. 평균 1.5% |
위에서 보듯이 부동산 보유세는 사회주의 체제를 겪은 동유럽의 여러 국가들도 도입하고 있다. 세수입 증대에 확실히 기여할 수 있는 부동산 보유세 도입은 이제 리투아니아에서도 시간의 문제이다. 하지만 어느 시기에 도입하느냐 약이 될 수 있고 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거둬들인 세금으로 과연 누구 혜택을 입을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