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마을>오백6호 : 마을시민 17 - 고부가 창출하는 <농식품가공 사업자>
이천십년칠월이십팔일물날,오래된미래마을,정풀홀씨
고부가 창출하는 <농식품가공 사업자>
순천 전통우리음식진흥회 대표 김영희씨는 '김치명인‘이다. 김치 뿐 아니라 전통식품을 조리하고 가공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다.
2009년부터는 순천농협과 손을 잡고 남도식품김치아트센터를 맡아 운영하면서 김치제조사, 김치지도사를 양성하고 있다.
김씨는 스무 살 무렵부터 남들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을 낙으로 여기고 살았다. 음식 하는 것 말고 지방정치 판도 기웃거려보고, 수필가로 등단해 외도를 한 적도 있지만, 결국 가장 잘 하고 좋아하는 ‘전통음식 만들기’로 돌아오곤 했다. 그중‘밥상의 행복’을 책임진다고 믿는 김치에 경도됐다.
김씨는 한때‘고명원김치’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김치공장을 경영하기도 했다. 그 전에 전통식당을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시도였다.
식당을 하면서 다도와 야생초를 이용한 음식, 천연재료로 만든 조미료 등 ‘우리 몸을 이롭게 하는 갖가지 것들’에 대해 연구하고 실천했다. ‘토종갓’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상태에서 스스로 공부하고 연구해 결국 ‘토종갓김치’특허까지 받아냈다. 그 ‘토종갓김치’ 특허로 승부수를 띄우고 농식품 가공사업에 뛰어들었던 것이다.
‘토종갓김치’는 남도음식축제에서 대상도 받고 순천시향토음식으로 지정되고 일본에 수출까지 되면서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끝은 좋지 않았다. 우리 사회에서 여자가 제조업을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하지만 김씨는 김치를 비롯한 우리 음식 만들기의 소임을 그만 둘 생각이 없다. 이미 지리산 피아골 산촌마을에 적당한 김치가공 귀농사업장 부지를 마련해두고 귀농의 그날을 준비하고 있다. 김치를 비롯한 우리 전통음식의 체험과 가공을 겸할 수 있는 전통음식 체험마을을 조성해보려는 계획이다.
농촌성, 생태성과 결합한 마을소득사업
진안 와룡마을에서는 귀농인에게도 마을주민들의 공동 소득사업체‘좋은동네영농조합법인’의 회원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귀농인에 대해 폐쇄적이고 배타적이게 마련인 농촌마을의 일반적 정서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와룡마을은 이주단지 마을이다. 1996년 용담댐으로 수몰된 가구 중 외지로 떠나지 않고 잔류한 11가구가 모여 조성된 새마을이다. 지금은 20여가구, 40여명으로 마을이 커졌다.
당시 대대로 뿌리내리고 살던 마을 터를 잃고 실의에 빠져있던 마을주민들은, 2003년 진안군으로부터 으뜸마을 가꾸기 대상지구로 지정되면서 용기와 활력을 다시 찾게되었다.
마을주민들은 지원받은 사업비를 마을공동 소득사업에 투자하기로 결의, 농산물 가공공장을 짓고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마을의 공익을 위하려는 조합 설립의 취지와 목적에 맞게 공동생산, 직거래 유통, 공동분배 방식을 채택했다.
농협 출신의 강주현마을위원장의 경제사업 경험과 지도력이 요긴했다.‘건강약초 키우며 옹기종기 모여 살아가는 생태마을’을 구호로 내걸고,‘좋은동네사람들’이라는 자체 마을브랜드까지 내세워 농식품 가공사업에 온통 힘을 쏟았다.
고추장, 된장, 청국장, 간장 등 장류, 산초기름, 참기름, 들기름 등 유지류, 마늘장아찌, 고추장아찌 등 ‘좋은농식품’을 마을주민들 손으로 직접 가공하고 판매했다.
특히 산양삼을 직접 재배해서 가공한 홈삼은 부가가치도 높아 연간 2억여원의 소득을 올리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와룡마을의 경우는 농식품 가공업과 체험마을 사업을 연계한 전략을 구사하는 경우다. 대개 특산물과 관련해 마을 단위나 영농조합, 작목반 단위로 사업이 이루어지면 농업기술센터, 농식품부, 지자체 등으로부터 행정적인 지원을 받기에 더 유리하다.
이때 지역의 농업 형태, 주위 환경, 관광지와 연계한 경관농업이나 체험마을 사업과 접목되면, 농촌성, 생태성 등 농촌문화와 생태적 정신가치를 불어넣을 수 있다. 단순한 식품가공 사업의 차원을 뛰어넘는 사업가치를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임실 금성리의 치즈체험마을도 농식품 가공과 체험마을사업이 전략적으로 결합된 경우다.
그 시작이자 중심에는 마을 속의 회사인 고품격 유제품 가공회사 숲골유가공가 있다. 임실치즈마을은 1967년 국내 최초로 치즈를 만든 '한국치즈의 원조' 고장이고, 숲골유가공은 전국 최초의 목장형 유가공 공장이다. 치즈마을의 체험프로그램은 숲골유가공의 가공시설과 가공기술, 그리고 제품을 기반으로 시작될 수 있었다.
이 회사에는 대표이사가 둘이다. 창업자인 김상철씨와, 사업규모가 커지면서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된 임방호씨다. 연구개발은 치즈기술자인 김사장이, 경영관리는 경영관리 전문가인 임사장이 분담하는 식이다.
임방호씨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대우그룹 계열사 사장을 지낸 회사경영 전문가다. 주중에는 임실에서 지내고 주말에는 서울에서 지낸다. 5농2도의 반귀농인인 셈이다.
농식품가공은 고부가․고품격 귀농사업
이처럼 농식품가공 사업은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이 쉽게 보장되지 않는 우리 농산업, 그리고 귀농사업의 어려움을 해소해줄 대안으로 적절해보인다.
우선 농산물을 가공하면 농산물의 부가가치가 제고되고 유기농산물의 등외품이나 버려지는 부분까지도 전량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농산물을 연중 판매할 수 있는 식품으로 가공하면 보존성이 높아져 연중 판매도 가능하다.
우리 전통식품과 건강식품 등의 전통적 제조법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수 있고, 농식품가공원 등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수도 있는 사회적인 효과마저 기대된다.
성공적인 농식품가공사업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우선 유망한 품목부터 선정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단순가공 품목으로는 분말제품을 들 수 있다. 말리거나 가루로 만들어 간단한 일차적 단순가공으로 제품화한 것이다. 선식 등 잡곡 분말, 착색첨가물로도 활용되는 뽕잎이나 녹차 가루, 쑥, 여러 가지 채소와 산야초, 청국장 등을 대표적 예로 들 수 있다.
주류가공업도 유망하다. 물론 제조허가는 복잡하지만 복분자, 포도, 머루, 오디 등의 과실류와 야생열매를 이용해 술을 빚으면 부가가치도 높고 시장도 비교적 넓어 유망하다. 농가단위에서 빚어만드는 막걸리 등 가양주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커지고 있다.
거의 모든 식물은 차로 만들 수 있다. 수요도 다양하고 많다. 주변에 흔한 쑥, 뽕잎, 감잎, 민들레 등을 이용해 카페인 없는 향기로운 차를 제다할 수 있다.
매실, 홍삼 등을 끓이거나 달인 농축액, 김치, 장류, 장아찌 등 전통발효식품, 건강보조식품이나 기능성식품 등도 부가가치가 높다.
인간의 건강이나 생명과 직결되는 식품관련 사업에는 행정적, 법적 규제가 많다. 일단 농식품가공 사업을 하려면 식품 제조업 허가부터 받아야 한다. 시․군마다 위생과에서 담당한다.
시설기준은 30평 정도의 작업장과 수세식 화장실을 설치해야한다. 오폐수 처리시설의 경우 물탱크를 이용해서 수거해 가도록 하면 수백만원, 자체처리시설을 갖추려 하면 수천만원의 비용이 든다. 제품생산이나 포장을 하는 데 필요한 기자재도 갖춰야 한다.
가령 마을 단위에서 소규모로 전통장류체험․가공시설을 갖추려면 대략 3~4억원 가량을 투자해야 한다. 건조시설은 평당 150만원, 발효시설은 평당 4백만원, 소포장설비는 대당 수백만원, 숙성항아리는 개당 수십만원 정도다.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관련 사업비를 미리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
사업자등록증과 영업허가증은 세무서에서 발급받아야 하고, 인터넷으로 판매할 경우에는 시․군 경제통상과에서 발급하는 통신판매 허가증도 필요하다.
판매하려는 품목의 제조공정을 적어 품목신고서도 제출해야 한다. 각 품목별로 1개월에 1 번 또는 6개월에 1번 정도 지정된 전문기관에서 자가품질검사도 의무적으로 받아야한다.
농가 단위에서 소규모로 가공 판매를 하는 경우에는 굳이 식품제조허가는 받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매장이나 인터넷상에서 판매할 경우에는 식품위생법상으로 무허가 불량식품으로 취급된다.
다만 ‘도시와 농어촌 간의 교류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농어촌체험․휴양마을사업자로 지정되면 특례 적용이 가능하다.
‘농어촌체험·휴양마을사업자가 농어촌체험·휴양마을사업으로서 농어촌체험·휴양프로그램에 부수하여 음식을 제공하거나 지역 농림수산물을 주재료로 이용한 즉석식품을 제조·판매․가공하는 경우에는 식품위생법에도 불구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영업시설기준을 따로 정할 수 있다’고 법에 명시돼 있다.
전통농식품가공 1인창조기업의 경우에도 관련 법률이 완화되어 적용되기도 한다.
우선 농촌지역에서는 전통식품 창업절차가 간소화된다. 전통 및 발효식품 등을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제조할 수 있도록 건축물의 용도 변경 등 영업신고 기준이 완화된다.
전통식품 공장심사 기준도 완화된다. 품질인증 시에는 전문인력, 시험장비, 차량 진출입로 등 공장심사 기준 일부를 제외한다.
전통식품 제조판매 품목도 확대된다. 즉석판매․제조 대상품목에 기존 고추장, 된장 등에서 간장․벌꿀 등을 포함해 자택에서 제조․판매가 가능하도록 해준다. 또 닭, 오리, 옻 등의 활용범위를 장류․음료 등 가공식품 전반으로 확대할 수도 있다.
가공 이후도 중요하다. 제품을 만드는 건 가공이이지만, 제품을 완성하는 건 제품의 디자인과 포장이라 할수 있다. 포장은 제품의 옷이기 때문이다.
포장용기를 선택할 때는 몇백개 단위로 판매하는 기성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뚜껑을 별도 밀봉할 필요가 없는 원터치 용기가 대개 무난하다.
제품의 종류에 따라서는 폴리프로필렌(PP)재질의 용기나 봉투, 알미늄 재질의 봉투를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비닐봉투 접착기나 진공포장용기계 등 일반가정용으로 저렴하고 간편하게 나온 기종들이 다양하다.
제조허가를 받은 경우, 제품명과 원료의 종류와 수입산 여부, 유통기한, 제조업체명과 허가번호 등을 스티커에 표기해야 한다.
연락처나 통장번호, 제품의 특성 등을 적은 홍보전단지(리플렛)도 준비하는 게 좋다. 처음부터 돈을 들여 외부에서 디자인을 맡겨 인쇄하기보다, 컴퓨터를 이용하면 간단하게 직접 제작할 수도 있다.
포장박스는 개별 상품을 포장할 수 있는 내포장박스, 택배발송 등을 위한 외곽박스가 필요하다. 기존 작목반 등에서 쓰는 박스를 이용하거나 기성품을 써도 되고 인터넷에서 공박스를 사서 스티커를 붙여 사용해도 된다.
끝으로 제조한 농식품을 시장에 내다팔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유통관리도 해야한다.
개인 블로그나 카페를 이용하든지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건 기본이다. 지역 신문이나 시․군 홈페이지를 활용할 수 있다. 개별적으로 홍보물을 우편발송하거나 지역 우체국을 통해 전국적으로 홍보하는 방법도 있다.
더 공격적으로는 유기농매장과 지역 유통업체를 개척하고 지역 생산농가들이 연계해서 공동마케팅을 펼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전통식품은 설, 추석, 연말 등의 명절 특수를 놓치면 안된다.
정부가 지원하는 소규모 식품가공산업
농정 책임부처 이름이 농식품부로 바뀐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부에서도 농업인, 귀농인의 식품가공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농업인이 직접 참여하는‘농가의 소규모 식품가공산업 활성화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가에서 생산한 원료농산물을 가공해 판매하려는 농가단위의 소규모 식품가공의 경쟁력을 강화해 그야말로 농업도 돈 되는 산업으로 만들겠다는 정책목표다.
무엇보다 가공 농가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었던 가공기술, 창업절차, 경영과 마케팅, 판로 등의 애로를 해결하려는 지원책이다.
구체적인 지원사업의 내용은 농촌여성 창업 성공 프로젝트, 농업인 농산물가공기술교육 강화, 새로운 농촌형 비즈니스 모델로서 ‘농가맛집’의 모델 개발․확산 등이다.
농촌여성 창업 성공 프로젝트는 식품가공 여성 CEO의 성공신화 만들기에 목표를 두고 있다. 180개소를 선정해 창업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비롯, 식품가공기술지원단 운영, 창업기술교육 강화, 생산제품의 판로촉진을 위한 수요창출이 중점 추진과제다.
농업인 농산물가공기술교육 강화는 농업기술센터가 산지 농․특산물의 가공을 전담하는 전초기지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공장비를 보강하겠다는 것이다. 전국 161개의 시․군센터중 50% 정도만 설치된 가공교육장을 모든 센터로 확장하는 게 핵심이다.
‘농가맛집’은 농촌여성의 내림솜씨와 향토음식을 지역의 문화와 접목한 농촌문화관광형 농가 레스토랑이다. 주메뉴는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향토 작물로 만들어야 하고 운영 주체는 해당 농촌지역 주민이거나 가족이어야 한다. 또 단순히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닌 간단한 요리 만들기 체험도 가능해야 한다.
그동안 강릉의 농사일바라지 음식, 충북 충주의 사과요리, 광양의 매실퓨전요리, 경남 산청 예담촌의 약선요리 등을 발굴했고 앞으로 3백개소의 농가맛집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한국전통음식학교’도 2011년까지 총 150개소를 육성해 연간 3천명에게 교육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오래된미래마을http://cafe.daum.net/Econet
첫댓글 이런거 꼭 나 보라고 올리는거 같네. 징그러워라.. 지금 하고 있는 일만해도 숨이 턱에 차누마는 에지간히도 부려먹을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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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ㅎㅎ 설마여....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