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데일리한국 노병철 기자] 대구문인협회(회장 심후섭)는 8일 오후 3시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겨울문학제를 열었다.
이날 행사의 주제는 '겨울이 오면 봄도 오나니'로 250여명의 대구 문인들이 참석했으며, 다채로운 공연과 함께 신입회원 환영회, 첫 작품집 발간 회원에게 기념패를 전달했다.
또 각 부문 올해 작품상과 김성도 아동문학상, 대구작가상, 대구문학상 운문 부문, 대구문학상 산문 부문, 제42회 달구벌 백일장 등을 시상했다.
올해 작품상은△시 (물금역을 지나며. 김석) △시조(자화상2.심인자) △소설(샹그릴라.고경숙) △수필(된장을 끓이다.김정순) △동시(불꽃놀이.권영욱)이다.
김성도 아동문학상 △동시집 '별 아이가 보낸 편지' 이선영 대구의 작가상 △시조집 '동인시영아파트는 이제없다' 조명선 대구문학상 운문 부문 △시집 '두만강 물소리' 강영희 대구문학상 산문 부문 △평론집 '탐구와 비평의 실제' 송영목
대구문학 신인상은 시 부문에서 류홍자, 이재란, 홍은경, 황태교, 수필 부문은 김명암,김선완, 김인규, 배해옥, 윤시오, 이상희 등 10명이 수상했다.
올해 신입회원은 △시-김진수, 서욱주, 이광운, 이승권, 윤창도, 정연희, 정지홍, 채헌식,한순임 △수필-김창수 △동시-권수아 △소설-도태우 씨이다.
내빈으로 김정길 대구문화예술진흥원장, 이창환 대구예총회장, 장호병 한국문협 부이사장 등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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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축제
김명암
오늘 아침 설레는 마음으로 쳐다본 하늘은 마치 가을이 온 것처럼 높고 푸르고 솜털 구름이 잔잔히 수를 놓고 있다. 어제까지 태풍의 영향으로 비바람이 불어 내심 걱정했었는데, 좀체로 집 나설 기회가 없는 나에게 날씨가 청명하게 선물을 해주었다.
스쳐간 태풍의 도움으로 무더위도 한풀 꺾이고 날씨도 좋은 오늘은 수필문학의 발전과 후진양성을 위하여 애쓰시는 장호병 교수님께서 개최하는 여름문학제 행사의 날이다. 아직 신입이고 글을 제대로 쓰지도 못하지만 화요수필에서 수강생들이 참여하게 되어 선뜻 따라나섰다.
가끔은 똑같이 반복되는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일기도 하지만 노 시모님의 부양에 묶여있는 나로서는 일상을 탈출해서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힘든 현실이다.
대구교대를 출발해서 첫 여정을 푼 곳은 의성의 양반마을 산운마을이다. 산운마을은 구름이 감도는 마을이라 하여 붙여진 지명이라고 한다. 조선 영조 때 지어진 고풍스러운 한옥마을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운곡당과 소우당 등 몇몇 곳은 문화재로 지정된 전통가옥이다. 그리 크지 않은 규모였지만 세월이 배인 진한 갈색 기둥과 잘 보존되어 있는 기왓장 등은 오래되었어도 남루하지 않은 고고함이 돋보였다.
산운마을을 뒤로 하고 달리는 버스의 차창 밖으로 보이는 산과 들의 진록색 풍경들은 마치 푸르름에 묻히는 듯했다. 녹음을 머금고 펼쳐져 있는 들판에는 끝도 없이 사과나무가 많았다. 이 고장의 자랑이었던 사과가 아직도 단단히 그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꿈에서 깬 듯 도착한 교수님의 봉황산방(鳳凰山房)은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의 제일 위쪽에 자리잡고 있었다. 마당이 넓고 잔디가 잘 가꾸어진 아담한 가옥 입구에서 교수님이 한 사람씩 환영하여 주었다. 행여 비라도 올까봐 천막도 쳐놓았고 예쁘게 무대도 꾸며져 있었다.
모두 모여서 단체사진을 찍고 초청밴드의 연주와 노래를 들으며 잘 차려진 뷔페로 식사를 했다. 동호인들 130여 명과 동네분들 그리고 인근 학교의 선생님들까지 참여해 함께 어우러진 축제였다. 시낭송, 수필낭송, 살풀이 퍼포먼스, 신나는 농악놀이, 민요가수의 창에 이어 농사짓는 틈틈이 익혔다는 마을 어머니들의 색소폰 연주는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노래자랑이 있었다. 부끄럽기도 하고 서툰 노래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한곡 불렀다. 왁자한 봉황산방에 어둠이 내리자 모두 촛불을 하나씩 들고 수필 앞날의 발전을 빌면서 잔디밭을 돌았다. 하늘에는 칠월 백중 보름달이 구름떼를 거느리고 휘영청 떠서 함께 참여해 모두의 마음에 커다란 선물을 하나씩 안겨주었다. 음력 칠월 보름 오늘 내 생에 가장 성대하게 생일 축하를 받은 날이다. 망설이다 따라나선 봉황산방은 더 머물고 싶은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