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트는 2017년 코오롱등산학교 빙벽반과 설상반에 참가하는 분들의 장비구입에 도움을 주기 위해 작성하였습니다.
2020년 12월 16일에 업데이트 하였습니다.
1. 빙벽화
동계등반 장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빙벽화입니다. 암벽등반이 그렇듯이 빙벽등반도 발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빙벽등반과 설상등반에 적합한 동계용 중등산화의 기본 조건은 바닥창이 휘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휘어지는 바닥창은 프론트포인팅이 매우 곤란해지고, 다양한 설상등반기술을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발끝쪽에는 크램폰(아이젠)의 바인딩이 걸릴 수 있는 턱이 있어야 합니다. 없다면, 워킹용입니다.
특히 중요한 것 빙벽화의 사이즈입니다. 사이즈가 크면, 프론트포인팅을 할때, 뒷꿈치가 들려 안정감이 떨어지고
체력소모도 심합니다. 적당한 보온력을 가진 동계용 양말을 신고, 착용했을때, 발가락끝과 뒷꿈치쪽에 여유가 없이
딱 맞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사이즈를 맞추기 곤란하다면, 깔창을 더 까는 방법도 있습니다.
고산등반에서는 너무 딱맞는 빙벽화의 사이즈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높은 고도에 올라가면 빙벽화의 소재가
팽창되며, 안쪽으로 약간 작아지게 되고, 발도 약 간 붇기 때문에 한 사이즈 큰 것이 발을 편하게 하고,
동상의 위험도 작아집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터크니컬한 빙벽등반용 빙벽화와 고산등반용 빙벽화를 각각 준비합니다.
보통은 국내 빙벽등반용으로 딱 맞게 구입하고, 고산등반을 갈때 조금 큰 사이즈를 빌려가기도 합니다.
빙벽화가 발목을 잘 잡아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마치 발목에 반깁스를 한 것 처럼 잡아주어야 빙뱍화가 자신의 발과 일체감을 이루어,
휠씬 좋은 안정감을 얻고 체력소모도 줄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빙벽화의 구조와 끈을 조이는 시스템에 의해 결정됩니다.
무게는 당연히 가벼운 것이 좋지만, 이것은 보온력과 내구성에 영향을 줍니다. 너무 가볍게 만들다 보면,
보온력과 내구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제조업자들은 지속적을 가벼우면서도 보온력과 내구력을 지닌 빙벽화를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6~2017 시즌에는 무게가 획기적으로 가벼워진 빙벽화가 출시되었습니다.
빙벽반, 설상반 참가자는 반드시 아래와 같은 빙벽등반용 중등산화를 준비해야 합니다.
워킹용 동계등산화로는 빙벽, 설상 등반을 할 수 없습니다. 불행히도 국산제품중에는 적합한 것이 없습니다.
스카르파 몽블랑 프로 GTX (여성)
무게 : 780g (1짝)
가격 : 정가 690,000원 판매 : 60만원초반대
발이 작은 여성들은 안타깝게도 팬텀가이드나 팸텀터크를 신을 수 없습니다.
대신 몽블랑 프로 GTX(여성)을 권합니다.
발이 작은 남자들도 사용가능한데, 가벼운것이 장점입니다.
스카르파 팬텀 테크
무게 : 815g (1짝)
가격 : 정가990,000원 판매 : 594,000원
발목을 잡아주는 기능이 매우 좋은 빙벽화입니다.
보온성도 좋은 편이며, 게이터도 적당하여, 별도의 게이터가 필요없을 정도 입니다.
2020-2021시즌에 신모델 팬텀테크 HD가 출시되어 가격이 착해졌습니다.
스카르파 팬텀 테크 HD
무게 : 730g (1짝)
가격 : 정가 990,000원 판매 : 60~70만원대
팬텀가이드의 2020-2021시즌 신모델로 무게가 85g이나 줄어들었습니다.
팬텀테크의 장점은 모두 살리고, 지퍼문제 등을 보완하였습니다.
가벼움, 발목의 안정감, 발전체를 감싸는 핏감, 그리고 날렵함을 지닌
최고의 병벽화로 추천합니다.
라스포티바 제품
| | |
G5 무게 : 855g (1짝) 가격 : 정가 990,000원 | 네팔큐브 GTX (여성) 무게 : 835g (1짝) 가격 : | 트랑고 아이스 큐브 GTX (남여 공용) 무게 : 690g (1짝) 가격 : 정가 920,000원 |
라스포티바가 2016~2017시즌에 새로 선보인, 트랑고 아이스 큐브 GTX는 게이터가 달린 이중화이면서도
매우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고 지난 시즌 국내 소수의 빙벽등반가로부터 받은 평가는 매우 좋습니다.
또한 이 빙벽화는 2013년 아웃도어 인더스트리 어워드에서 최고의 황금상을 받았습니다
스카르파 팬텀 테크보다 라면 1개무게인 125g 가볍지만, 발목을 안정감있게 잡아 주는 기능은 팬텀 테크보다,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수직빙벽등반에서는 이 발목을 잡아주는 기능의 차이에 의해 안정감, 체력소모 등에 큰 차이를 나타냅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고난이도 등반에서 발목의 유연성이 좋아야 한다고 합니다.
빙벽화에 대한 자세한 포스팅은 다음을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 2021 빙벽화 추천
[출처] 2016-2017 빙벽등반, 설상등반 장비 추천|작성자 코오롱등산학교
\
2. 크램폰 (아이젠)
크램폰도 수직빙벽등반 기술을 구사하는데, 절대적으로 중요한 장비입니다. 스케이트 날의 성능과 같은 개념입니다.
반드시 세로형 프론트포인트가 있는 빙벽등반용 크램폰을 사용해야 합니다. 6~10발아이젠, 체인젠등은 절대 안됩니다.
빙벽등반용 크램폰은 설상등반이나 히말라야 등반에서도 같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프론트 포인트가 1개인 모노포인트는 경기등반이나 빙벽과 암벽이 혼합된 믹스등반에 적합니다.
알파인 아이스, 즉 인공빙벽이 아닌 토왕폭 같은 수빙폭에서는 무조건 2개의 프론트포인트를 지닌 크램폰이 좋습니다.
BD(블랙다이아몬드) 사이보그 프로
가격 : 정가 350,000원 판매 : 297,500원
무게 : 1,080g (2짝)
성능좋은 프론트포인트를 지니고 있습니다.
녹슬지 않도록 도금처리를 하였고, 눈이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는
안티 스노우도 부착되었으며, 길이 조절도 용이합니다.
패츨 링스
가격 : 410,000원 ~ 301,000 원
무게 : 1,000g (2짝)
빙벽등반용 크램폰중의 명품은 패츨 M10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델이 단종되고, 몇년전 새롭게 링스가 나왔으나...
프론트포인트의 각도가 약간 올라가고, 밑에 2번째 포인트도
약간 뒤로 후퇴하여 만들어져, M10의 성능에 못미치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안이 없기에 가장 사용되기도 합니다.
신형은 무게가 조금 가벼워지고, 바인딩이 개선되었습니다.
그리벨 G14 가격 : 390,000원 ~ 312,000원 무게 : 1,095g (2짝) 빙벽등반, 설상등반에 모두 적합 | 그리벨 G22 가격 : 410,000원 ~ 328,000원 무게 : 927g (2짝) 가장 가벼운 빙벽등반용 크램폰입니다. 그러나 바닥 포인트가 적어 설상등반에는 다소 부적합 |
트랑고 하이퍼 가이드
가격 : 220,000 ~154,000원
무게 : 1,280g (2짝)
우리나라에서 만든 우수한 성능의 크램폰
외제에 비해 손색이 없지만, 무게가 조금 무거운 것이 단점입니다.
대신 가격이 매우 착합니다.
3. 아이스 바일
아이스바일은 사용목적에 따라 샤프트의 모양이 다릅니다.
C형 커브 샤프트의 아이스바일은 알파인 등반에 적합니다. 즉, 설사면, 빙벽, 암벽등이 혼합된 알프나 히말라야 등반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C형 커브와 손잡이 그립이 혼합된 복합샤프트는 빙벽등반과 믹스등반 전용입니다. 알파인등반에는 부적합니다.
보통 C형 커브샤프트의 아이스바일에는 옵션으로 손목걸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손목걸이는 팔힘을 절약하고, 아이스바일을 떨어뜨릴 위험이 없지만, 자유롭게 손을 교체할 수도 없고, 조작이 불편합니다.
보통 초보단계에는 손목고리를 사용하다가, 기량이 향상되면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향후 어떤 등반에 중점을 둘것인가에 따라, C커브 또는 복합샤브트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아이스바일의 해드부분에 햄머가 달린 것은 알파인 빙벽등반용이고, 헤드가 없이 가벼운 것은 경기등반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벼운 바일은 인공빙벽처럼 여러사람이 등반하여, 구멍과 턱이 않아 특별히 강한 타격이 필요없는 곳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토왕폭과 같이 매일매일 새로운 물이 흘러 내리며 결빙되는 수빙폭에서는 강한 타격을 할 수 없어 불리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힘이 약한 여성들은 가벼운 해드를 지닌 아이스 바일을 사용해야 한다고 하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힘이 적은 사람일수록 무거운 헤드의 바일을 사용해야 적은 힘으로도 헤드의 무게를 이용하여 강한 타격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BD 바이퍼 330,000원 ~ 231,000원 무게 570g | BD 코브라 (카본 샤프트) 520,000원 ~ 364,000원 무게 588g | 페츨 쿼크2 450,000원 ~ 315,000원 무게 550g |
캐신 X-DREAM ALPINE 483,000원 ~ 338,100원 무게 550g 지난시즌 호평을 받은 아이스바일 정확하고 예리한 타격이 장점입니다. | 그리벨 X-몬스터 250,000원 ~ 200,000원 무게 550g 강철판 샤프트는 좁은 얼음사이 타격에 유리하고 저렴한 가격이 장점인 아이스 바일 |
4. 픽켈
설상등반이나 히말라야 등반에 사용되는 픽켈은 가벼운 것이 좋습니다.
자신의 체격에 맞는 길이도 중요한데, 일반적인 판단방법은 헤드를 지팡이식 잡기(손으로 헤드전체를 자연스럽게 감싸 잡는 법)로 잡고
똑바로 섰을때, 스파이크(뽀족한 부분)가 자신의 복숭아뼈에 오는 것이 적당한 길이입니다. 또 다른 길이 판단법은
신장이 160cm 이하이면 65cm, 165cm는 65~70cm, 170cm는 70~75cm, 175cm는 75~80cm, 180cm는 80~85cm
그러나 개인별로 팔 길이가 긴 사람들은 좀 더 짧은 길이를 선택해야 하고,
워킹이 많은 설사면은 긴것이 유리하고, 경사도가센큰 설사면이나 난이도가 좀 높은 곳에서는 픽켈이 짧은 것이 좋습니다.
손목고리 끈의 사용여부는 장단점이 있습니다. 있으면 좀 더 안전하지만, 매우 걸리적거림으로 인하여 불편하고 균형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 | | |
BD 레이번 147,000원 ~ 102,900원 65, 70, 75, 80cm | 트랑고 알피니스트 128,000원 ~ 102,400원 70, 75, 80, 85, 90cm | 패츨 글레이셔 184,000원 ~ 147,000원 60, 75cm | 그리벨 네팔SA플러스 169,000원 ~ 135,200원 66, 74cm |
4. 빙벽등반용 장갑
설빙벽등반용 장갑은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기술구사와 보온력이 큰 영향을 주는 섬세한 장비로 매우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밀착감이 좋게 딱 맞는 사이즈는 등반에 유리하지만, 너무 딱 맞으면 손이 더 시렵습니다.
바닥은 얇고 부드러운 천연가죽이어야 하고, 바닥이 두꺼우면 밀착감이 떨어져 손아귀힘이 많이 소진됩니다.
손등쪽은 얼음과 부딪쳤을때 손을 보호하고 보온을 위해 약간 투툼한 보온재가 있어야 합니다.
고어텍스가 들어가고, 보온재가 충분히 들어가면 방수와 보온력은 좋지만, 장갑이 두툼해져 손 아귀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정확한 아이스바일 스윙에 장애가 됩니다. 보온성을 중시할 것인가? 테크닉을 중시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아래 소개한 블랙다이아몬드사에서도 빙벽등반용 장갑을 방수보온성 -------- 밀착감 단계별로 4가지를 만들었습니다.
필자는 다양한 등반상황에 맞게 사용하기 위해 아래 제품 4가지 모두를 가지고 있습니다.
BD 엔포서 230,000원~195,500원 고어텍스, 보온력 최고 밀착감 나쁨 | BD 퍼니셔 150,000원~127,000 원 방수O, 보온력 우수 밀착감 우수 | BD 터미네이터 130,000~110,500 원 방수O, 보온력 중간 밀착감 우수 | BD 토크 100,000~85,000 원 방수X, 보온력 약함 밀착감 최고 우수 |
<2021 빙벽화 추천 - 스카르파 팬텀테크HD>
[출처] 2021 빙벽화 추천 - 스카르파 팬텀테크HD|작성자 코오롱등산학교
글쓴이 : 원종민 2020년 12월 14일
2020~2021 빙벽등반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따뜻한 겨울일 것이라는 걱정과는 달리, 여러 빙장의 얼음이 잘 얼 정도로 추운 날씨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번 겨울 시즌 인공빙장은 원주시 호저면 칠봉유원지, 대둔산일대 등이 추가 되었습니다. 다만, 판대아이스파크는 코로나사태로 인한 원주시의 전기료 지원중단 등으로 110m벽만 얼려서 운영한다고 합니다. 칠봉과 대둔산이 추가되어 다행입니다. 빙장 조성과 운영을 위해 애쓰는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빙벽등반장비 중에서 제일 중요한 장비는 무엇일가요? 아이스바일?, 크램폰?, 빙벽화? 많은 분들이 아이스바일을 우선순위로 꼽을 것입니다. 그러나 톱클라스의 빙벽등반가들은 어떤 아이스 바일을 잡아도 비슷한 수준으로 기량을 발휘합니다. 등산학교 교육중에 강사들는 가끔 잘 튜닝된 자신의 아이스바일 대신 학생들의 거친 아이스바일을 가지고 올라가도 기량차이를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헐떡이거나, 끈을 잘 조이지 않았거나, 발에 피팅이 잘 안된 빙벽화를 신고 올라가라고 하면 현격한 기량차이를 보일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피겨스케이팅의 스케이트화와 같습니다. 만약, 김연아 선수에게 그저그런 스케이트화를 신고서 3회전 점프를 하라고 하면 가능할까요? 암벽등반이건 빙벽등반이건 등반은 발로 하는 것입니다. 얼기설기하고 울퉁불퉁한 수직의 고드름에 체중을 실어주고 안정된 자세를 만들어 주는 발동작의 핵심요소는 빙면과 발의 접촉입니다. 얼음과 우리의 맨발이 접촉하는 그 중간의 매개장비는 크램폰과 빙벽화입니다. 크램폰은 나중에 도 포스팅할 기회가 있을 것이고, 우선 우리의 맨발을 안정되게 잡아주는 빙벽화를 알아보겠습니다.
빙벽화는 우선 바닥창이 휘어지지 말아야 합니다. 예전에는 강철판을 넣기도 했지만, 요즈음은 특수소재들을 겹쳐서 가벼우면서도 휘어지지 않도록 만들어집니다. 휘어진다면 프론트포인팅에 상당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휨이 없는 바닥창은 발바닥으로 내려와진 체중을 굴절없이 그대로 프론트 포인트에 전달시켜 줍니다. 요즈음 빙벽화는 이 점에 문제가 없도록 만들어 지기 때문에 신경쓸 필요는 없습니다.
두번째로 중요한 것은 발 전체를 꽉 감싸듯 잡아 주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발모양, 족형이 조금씩 달라서 문제가 되지만, 이것은 길게 좌우로 줄줄이 이어진 빙벽화의 끈으로 조정하며 잡아주는 것이 가능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뒷꿈치가 들리지 않고 잡아주는 빙벽화 뒷꿈치쪽의 구조와 발목을 잡아 주는 구조입니다. 저는 이 점이 빙벽화의 핵심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체중을 프론트포인트에만 실어도 뒷꿈치는 들리지 말아야 하고, 발목 힘이 발가락으로 잘 전달되면서도 어느 정도 발목의 유연성도 있어야 합니다.
빙벽화의 발목이 유연해야 하는가? 단단해야 하는가? 이 점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단단하게 잡아 주어야 한다는 쪽입니다. 유연한 것이 좋다고 하는 분들은 한번 빙벽화끈을 조일 때, 발목쪽을 느슨하게 한 다음 등반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부분 발목끈을 바짝 조일 때와 비교하여 매우 힘든 등반을 경험할 것입니다. 한편, 빙벽등반 스타일에 따라 좀 다르기도 합니다. 경기등반, 믹스트클라이밍, 드라이툴링 등에 적합한 크램폰+빙벽화 일체형은 발목부분이 좀 유연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몸도 가볍고, 팔힘도 단련되어 있고, 자유로운 발자세를 사용해야 하는 등반가들을 위한 것입니다. 이렇게 발목부분이 유연한 빙벽화도 발목부분의 끈은 바짝 묶어야 합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서 제가 추천하는 빙벽화는 스카르파의 팬텀시리즈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빙벽화는 라스포르티바와 스카르파입니다. 세계적으로도 두 브랜드의 빙벽화가 가장 많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스카르파 팬텀시리즈는 8천미터까지 등반할 수 있는 중등산화까지 있지만, 여기서 소개하는 모델들은 6천미터이하에서 테크니컬한 등반을 할 때 적합합니다. 빙벽등반, 믹스트클라이밍, 드라이둘링 등 모두 사용할 수 있지만, 빙벽등반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보온성, 방수성과 게이터까지 달려 있는데도 가벼운 편에 속합니다. 다른 브랜드의 더 가벼운 빙벽화도 있지만, 보온성과 발목의 안정감이 떨어집니다.
제가 처음 사용한 스카르파 빙벽화는 팬텀 가이드였습니다. 가벼우면서도 발목을 잡아주는 안정성으로 한단계 높은 기량을 발휘하게 되었습니다. 프론트포인팅에 대한 높은 자신감, 신뢰감은 이 팬텀가이드를 신고 나서부터 더 차이나게 좋아졌습니다. 이 팬텀가이드 42사이즈 1짝의 무게는 965g였습니다. 이후 2017년인가 팬텀가이드의 후속모델인 팬텀테크가 출시되었는데, 대부분의 성능은 이전 모델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무게가 150g이나 줄었든 815g이었습니다. 라면 1개가 120g, 고기 1인분이 150g입니다.
이때, 마침 경쟁브랜드인 라스포르티바에서 팬텀테크보다 더 가벼운 빙벽화 아이스큐브가 출시되었습니다. 무게는 690g으로 팬텀테크보다 무려 125g이나 가벼웠습니다. 그러나 이 모델은 보온력이 다소 떨어지고, 발목이 매우 유연하며, 게이터도 좀 짧았습니다. 알파인용이라기 보다는 스포츠용에 쪽에 더 비중을 두고 만들어진 듯했습니다. 아무튼 마치 운동화 같은 무게가 너무 매력적이기에 매장에서 1시간을 넘게 고민했습니다. 가벼운 아이스큐브냐? 좀 무거워도 발목을 완벽하게 잡아주는 팬텀테크냐? 양쪽을 각각 다르게 신어보고 걸어 보고, 발끝으로 서보고... 개인적으로 디자인은 팬텀테크가 더 좋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결정은 팬텀테크였고, 그후 빙장에서 아이스큐브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비교한 후에 저에게는 팬텀테크가 더 좋은 선택이었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사실, 스카르파의 팬텀테크와 비교해야 하는 라스포르티바의 모델은 G5입니다. 매우 비슷한 기능과 디자인으로 만들어 졌지만, G5의 무게는 팬텀테크보다 40g이 더 무겁습니다. 그리고 G5는 발목을 잡아주는 기능이 팬텀테크보다 떨어집니다. 또 다른 G5의 문제는 빙벽화의 앞부분인 코등이 높다는 것입니다. 팬텀테크와 비교해서 약 3mm~5mm정도 높은 것 같은데, 이것은 매우 울퉁불퉁한 빙면을 프론트포인팅할때 위의 콧등이 크램폰의 돌출된 포인트보다 먼저 얼음에 걸리는 일이 더 자주 벌어지게 합니다. 즉, 빙벽화의 코등 윗부분이 얼음에 걸려 크램폰의 포인트가 얼음에 안정된 지지점을 얻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비교적 정교한 발자세를 사용하는 저도 불편하게 느낄 정도이기에 초보자는 더욱 곤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팬텀테크는 발동작을 훨씬 더 부드럽고 가볍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저는 매 시즌마다 빙벽등반 교육용 동영상을 찍어오고 있는데, 교육용 동영상자료 들을 비교해 보면, 확실히 이전의 팬텀가이드보다 더 향상된 발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이제 연식이 있는 나이라 한 해가 지날수록 빙벽등반기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도, 오히려 좋아진 것은 분명 팬텀테크의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시범영상을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팬텀 가이드 (965g) 팬텀 테크 (815g)
스카르파는 2020-2021시즌 또 한번의 혁신으로 팬텀테크보다 무게를 85g 더 줄인 팬텀테크HD를 선보였습니다. 제가 아직 사용해 보지 못했지만, 사진 상의 구조로 보아, 이전 팬텀 시리즈의 장점은 모두 살리고, 단점을 보완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자주 문제를 일으키는 팬텀테크의 지퍼 문제, 이너부츠 끈 구멍(아이렛)이 터지는 문제 등을 보완한 것으로 보입니다. 발목이 더 편해 보이는 게이터도 개선된 것 같습니다. 가장 주목할 것은 역시 무게입니다. 초기모델인 팬텀가이드보다 무려 235g이나 가볍다는 것입니다. 단, 하나의 단점이 부담스런 가격이 문제지만, 빙벽화를 새로 준비해야 하는 분들에게는 강력하게 팬텀테크HD를 추천해 드립니다. 기왕 사는 것 제대로 된 것을 사는 것이 좋습니다. 빙벽등반뿐만 아니라, 알파인등반, 국내 동계등반의 전천후 빙벽화, 게이터까지 달려 있어 별도의 게이터가 필요없는 최첨단 빙벽화가 730g입니다.
기존의 팬텀테크가 위의 사진처럼 아주 멀쩡한데, 신모델 팬텀테크HD를 또 살만한 형편은 못되기에 여러분이 이 포스팅을 보고 팬텀테크HD를 선택하여 가볍게, 폼나게 오르는 모습을 보며 부러워 하는 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출처] 2021 빙벽화 추천 - 스카르파 팬텀테크HD|작성자 코오롱등산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