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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1장,
영인은 서진의 결혼을 다시 생각해 본다.
이제 아직 서진의 나이 수물 다섯 살이다.
아직은 별로 급할 것도 없는 나이다.
그러나 중신아비들에게는 흠이 많은 서진이다.
아버지가 없는 것이 가장 큰 흠이 된다는 것을 영인은 가슴이 아프다.
홀어머니 외아들이라는 것이 남들에게는 모진 시집살이가 떠오르는 과부의 외아들인 것이다.
영인은 자신이 너무 아들의 결혼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 보기로 한다.
이제 직장도 다니고 있고 나름대로 열심히 자신의 생활을 해 나가고 있는 아들이다.
생각해 보면 아들이 여자를 사귀거나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한 영인은 차라리
아들이 남들처럼 여자를 사귀기기를 기다려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행여 자신의 마음에 차지 않는 여자와 만나 정이 들면 아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일이 되는 것이나 아닐까하는 두려움도 생긴다.
순진하고 세상을 모르는 아들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런 아들이 아무 여자를 만나 정이 들면 상처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영인으로서는 마음이 답
답해져온다.
그러나 영인은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지켜보기로 하면서 다시 서진이의 혼담에 대해서 많은 신
경을 쓴다.
이제 조희성의 결혼식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 낸다.
조희성은 결혼식을 위해 잠시 귀국한다.
부모형제들이 있는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다시 귀국을 할 조희성이다.
조희성의 신부 감은 같은 프랑스에서 박사코스를 밟고 있는 아가씨다.
최소영은 그다지 대단한 집안의 딸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잘 살고 있는 집안의 딸로서 그녀의 집안
은 대가족이 함께 사는 집이다.
조부모님을 비롯해 부모님이 계시고 오빠가 결혼을 해서 함께 모여 사는 대가족을 이루는 집안이
다.
그러나 그의 조부모님과 부모님들은 재물보다는 사람을 먼저 볼 줄 알고 사람을 귀하게 여기시는
학자 집안이다.
최소영의 오빠와 올케 역시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수로서 너무나 점잖고 격식이 있
는 집안이다.
조희성은 그녀를 사귀면서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숨기지 않는다.
한영인 여사님의 도움으로 자신이 대학을 다닐 수 있었고 유학을 와서 박사학위까지도 받을 수 있
었음과 지금까지도 부모님께서 그 집에서 일을 하시며 살고 계신 것에 대한 모든 것을 이야기를 한다.
최소영은 조희성의 그런 솔직함을 사랑한다.
또한 아직도 그렇게 성실하게 일을 하고 계신 조희성의 부모님과 그런 부모님을 부끄럽게 생각하
지 않은 조희성의 성품을 사랑하고 있다.
최소영은 자신의 가족들에게 조희성에 대한 말씀을 드리면서 그 모든 것 역시 숨기지 않고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조그만 비밀도 만들어 가지 않고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 주면서 사랑을 키워나
간 것이다.
고생이라고는 모르고 자란 최소영이지만 공부를 하기 위해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보태며 공부를 하고 있는 최소영이다.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자신의 힘으로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결심이 편안하게 앉아서 유학생
활을 하지 않는 성품이다.
그들은 그렇게 삼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을 사랑하며 결혼의 꿈을 키워 오면서 서로를 의지하고
아껴준 세월이다.
처음 조희성이 결혼이야기를 들은 영인은 결혼을 하고 나서도 아내가 될 사람이 공부가 다 끝나지
않아 프랑스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지금 살고 있는 집을 그들의 신혼의 보금자리로 내 준
다.
어차피 자신이 이젠 그곳에 갈 일도 없을 것이다.
아직은 영빈이도 공부를 더 해야 하고 조희성이 그 집에서 신혼생활을 하면서 영빈이도 함께 데리
고 살아주면 여러 가지 편리하다는 영인의 말이다.
양가 집안에서는 영인의 그런 마음을 고맙게 받아드린다.
어차피 신혼 혼수를 마련하지 않을 그들이다.
귀국을 해서 자신들의 집을 마련할 때까지는 혼수를 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그들의 생각이다.
그런 그들에게 영인의 제안은 참으로 고맙고 소중한 것이다.
이미 그 집에는 더 이상 준비를 해야 할 살림살이가 없다.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는 집이고 살아가기에 더 이상 편안하고 좋은 곳이 없다는 생각이다.
그곳에서 집을 얻으려 해도 매달 나가는 집세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조희성의 부모는 매달 조희성이 보내오는 돈은 고스란히 모아 아들 앞으로 아파트를 마련해 놓고
있었지만 그 아파트를 처분해서 결혼을 시켜야 할 일도 없어진 것이다.
양가는 혼수품과 예단 그리고 패물들을 간소화하기로 한다.
결혼식 역시 시내의 예식장을 빌려 호화롭지 않은 결혼식으로 하기로 이미 합의를 본 것이다.
영인은 조희성의 결혼을 위해 최대한의 편리와 도움을 준다.
조희성의 여동생인 조희수 역시 학교를 졸업하고 유치원 교사로 재직을 하며 집안을 돕는다.
유치원 교사 월급이라야 대단한 박봉이지만 희수는 자신도 언젠가는 반드시 유치원을 경영하겠다
는 야심을 가지고 조금도 게을리 하지 않고 부지런히 유치원 경영에 대해서 일을 배운다.
그런 딸을 위해 강수진은 딸의 월급을 한 푼도 축내지 않고 고스란히 저축을 하며 딸의 꿈을 실현
시켜주기 위해 노력한다.
이제 아들이 박사가 되어 또 다시 박사학위를 위해 공부하고 있는 며느리를 보게 되는 그들의 마음은 희망과 꿈에 부풀어 오른다.
그렇게 자식들이 하나씩 자신들의 길에 우뚝 서는 모습을 바라보는 그들 부부는 진정한 행복과 삶
의 희열을 느낀다.
막내아들만 제대로 제 갈 길을 가게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으로 최대한의 결혼준비를 한다.
이 모든 것이 한영인이라는 대단한 여장부를 만났기 때문에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
각하는 그들 부부는 늘 한영인에게 존경과 고마운 마음을 잠시라도 잊지 않는다.
조희성의 결혼식은 호화롭지 않으면서 성대하고 엄숙하게 치루어진다.
영인은 그런 조희성의 결혼식을 보면서 아들을 생각한다.
양가 부모가 떡 자리를 잡고 앉아 자식들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그들의 새로운 인생을 위해
축하하며 축복을 빌어주는 모습이 진정으로 부럽다는 생각을 한다.
과연 서진이의 결혼식도 이렇게 성대하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한영인의 마음을 쓸쓸한 바람이
불어온다.
지금까지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 보면서 살아오지 않은 영인이다.
그러나 하나뿐인 아들의 결혼을 놓고 이렇게 가슴이 서늘하고 찬바람이 불어 온다는 것이 영인을
더욱 허전하게 만든다.조희성은 결혼식이 끝나고 나서 따로 신혼여행을 가지 않는다.
어차피 외국으로 나가서 살아야 하는 그들이었기에 한 달 남은 체류기간 동안 친정과 시댁에서 보
내기로 한다.
강수진은 그런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이바지를 해 보낸다.
그동안 복순이에게 배운 맛깔스러운 밑반찬등과 어른들이 계시는 것을 생각한 음식들을 정성스럽
게 마련을 해서 보낸다.
영인은 그들이 돌아와 머물 수 있는 방을 꾸민다.
조희성이 쓰던 방에 새롭게 단장을 하면서 편안하고 기분 좋은 더블침대를 놓고 화사하고 멋진 침
대 이불을 구비한다.
영인에게 조희성이 마치 아들이라도 되는 기분이다.
그들이 사는 별채는 조희성 부부가 머물 수 있는 방이 없다는 생각을 하는 영인은 모든 것을 자신
이 손수 나서서 준비한다.
또한 참으로 탐나는 며느리 감이라는 생각을 하는 영인이다.
서진이도 그런 신부 감, 아니 박사가 아니어도 좋다.
그런 집안에 잘 배우고 교양 있는 그런 여자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의 생각
이 헛된 망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되어 가는 영인이다.
최소영은 그런 영인의 마음을 알고 있기라도 하듯 매우 부지런하다.
새벽같이 잠에서 깨어 주방으로 나가 복순이가 하는 음식을 눈여겨보면서 시댁식구들을 모시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
강수진은 소영이 이른 새벽에 주방으로 나오는 것을 보며 만류를 하지만 최소영은 늘 일찍 일어나
시부모님께 아침 인사를 드리고 한영인에게 차를 가져오면서 아침 인사를 잊지 않는다.
한영인은 그런 소영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그런 소영이 차라리 서진의 짝이었으면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 본다.
그러나 이내 자신의 머리를 흔든다.
그렇게 영인이 서진의 결혼문제로 인해 고심을 하고 있지만 정작 서진은 결혼에 대해서 아무런 관
심도 없다.
조희성이 떠나고 나서 두어 번 맞선을 보긴 했지만 하나도 서진의 마음을 사로잡는 여자들이 아니
다.
이제 서진은 퇴근을 하면 어김없이 서지연이 일을 하고 있는 커피전문점으로 가서 커피를 마신다.
커피를 마시기 위한 것이기 보다는 서지연의 모습을 보고 나서야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서진이다.
서진 자신도 그런 자신을 이해 할 수가 없다.
분명히 이것이 사랑의 감정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연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지연의 모습에서 풍겨 나오는 산뜻함이 차
분한 마음이 되어가는 것만 같다.
특별나게 미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곱고 아름다운 것은 사실이다.
조금 큰 키에 쭉 뻗은 늘씬한 다리하며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따금 자신
을 바라봐 주는 지연의 눈빛에 온 몸이 짜릿해짐을 느끼곤 한다.
그렇게 일 년이라는 세월을 넘기면서도 서진은 차츰 그것이 사랑임을 깨닫는다.
아무리 아니라고 부정을 해도 그녀를 향해서 달려가는 자신의 마음을 숨길 수는 없는 일이다.
이제 서진은 승진을 하고 일이 많아진다.
서진은 남들보다 빠른 승진코스를 달리고 있다.
그것은 서진이 남들보다 더 유창한 영어와 불어를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력 또한 인정을
받으며 앞날이 촉망되는 기대주로 관심의 대상이다.
서진은 이제 제 시간에 퇴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쁜 일과를 보낸다.
그래도 아무리 늦은 시간이라 해도 어김없이 들리는 곳이다.
그런 서진을 기다리는 지연이다.
서지연 자신도 언제부터 인가 그런 서진을 기다리며 시간을 본다.
그를 만날 수 없는 휴일이면 마음이 초조해지며 그의 생각을 하게 되는 지연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려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오늘은 많이 늦으셨네요.”
“네!
행여 퇴근을 하신 것이나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습니다.“
”조금 있으면 퇴근을 합니다.
저도 오늘 보지 못하고 퇴근을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지요.“
지연은 환하고 밝게 웃으며 서진을 맞이한다.
“혹시 저녁 드셨나요?”
서진은 처음으로 조심스럽게 묻는다.
“저녁은 집에 가서 먹어요.”
“아, 그럼 퇴근을 하시고 저하고 함께 식사라도 하고 가실래요?
댁에까지 제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피곤하신데 그렇게 해도 되겠어요?“
지연은 기다렸다는 듯 반색을 한다.
서진은 갑자기 가슴이 뛰는 것을 느낀다.
처음으로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는 서지연이다.
그들은 근처 분식집으로 간다.
늦은 시간이라 대부분의 식당들이 문을 닫았기에 눈에 보이는 분식집으로 함께 들어온 것이다.
“이렇게 누추한 곳에서 식사대접을 해서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이런 곳도 마음 놓고 들어와 볼 수 없지요.
늘 시간에 쫒기고 한 푼이라도 절약을 해야 하는 삶이기에 언제나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거나 찬밥을 대충 먹곤 해요.“
서지연은 맛있게 음식을 먹는다.
그런 모습까지도 서진에게는 참으로 아름답고 순수하게 보인다.
“가족들과 함께 살고 계세요?”
“아니에요.
집이 지방이기 때문에 혼자 자취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대학교에 다니는 졸업반이고 졸업을 하고 나서는 저도 작은 커피전문점이라도 가지고 싶은 꿈을 꾸고 있답니다.“
”그러시군요?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제 나름대로의 꿈이 있고 희망이 있으니까요.
커피바리스타가 되기 위해 학원을 다니면서 자격증을 땄지요.
지금 전문분야하고는 다른 것이지만 커피에 대한 매력이 저를 이 길로 들어서게 한 것이지요.“
”커피에 그런 매력이 있나요?“
”네!
평소 아무렇지도 않게 마시던 커피에서 갑자기 매력을 느낀 것이지요.
커피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르고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면서도 낙원에서 즐기는 것처럼 편안함의 맛을
느낄 수도 있고 한 잔의 커피와 음악을 즐기면 온 세상의 기쁨과 평화가 모두 내 것처럼 느껴질 때
도 있거든요.“
“참으로 커피를 사랑하고 있군요.
난 지금까지 커피를 마시면서도 그런 느낌과 그런 생각을 가져보지 못하고 그저 마시는 것인가 보
다 하면 마셨지요.“
”보통 다 그런 식으로 커피를 마시곤 하지요.
그러나 커피의 다양한 종류와 맛을 아시면 그때마다 느껴지는 감정이 다르고 더욱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지요.“
”앞으로 많이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서진은 지연을 집까지 데려다 준다.
지연의 집은 서진이 있는 정릉하고는 반대 반향인 곳이다.
지연은 연립주택의 지하 방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너무 늦어서 들어갔다가 가시라는 말을 할 수 없어 어떻게 하지요?”
지연은 미안하다는 얼굴이 된다.
“괜찮습니다.
이렇게 초면에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들어갈 정도로 심장이 두껍지 않습니다.
혹시 이번 휴일에 시간이 나시면 함께 점심이라도 함께 할 수 있을지요?“
”네!
그날은 제가 사겠습니다.“
지연은 역시 흔쾌히 수락을 한다.
서진은 지연이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발길을 돌린다.
마음이 날아갈 듯이 가볍다.
이제 자신의 마음이 가는 대로 맡겨볼 생각인 것이다.
이것이 사랑이라는 감정이라면 그대로 따를 생각이다.
서진이 택시를 타고 들어온 것은 자정이 훨씬 넘어 거의 새벽 한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이다.
글: 일향 이봉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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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인연이었으면 합니다.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지연....서진....
감사
서진에게 좋은 인연으로 닥아온 지연이가 아닌가 싶습니다만,,,
^^*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름답다.
이쁜사랑을 하길 바랍니다^^ 감사히 읽고 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서진이도 마음 착하고 너그럽고 베풀 줄 하는 여성과 결혼하여 어머니와 잘맞는 가족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
감사합니다
ㅎㅎ
사랑 말만 들어도 아직까지
마음이 슬래는군요.....^^
좋은글 감사히 잘읽었습니다.
드디어 서진은 사랑에 눈을 뜨는 군요..........
엄마맘에 찰려나?
서진이 드디어 연애를 시작하나봅니다!
드디어 인연이 이뤄지려나요.
즐감~~
감사
감사합니다,~~~~~
사랑을 시작하네요
사랑의 싹이 트는 것일까요?
잘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입니다.
즐감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