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와서 보니 우리와의 경제수준이 너무 차이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월급200만원 받는 반면에 이들이 월 20만원 받는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딱 10분의 일이다.
그렇다고 돈을 안쓰는 것은 아니다. 생일잔치 다 하고 놀고 핸드폰 쓰고 샴푸 쓰고 다 한다.
조금만 멀어도 걷지 않고 트라이시클 타고 간다. 일본인들이 돈 아낄려고 1키로씩 걷는데 여기서는
꿈같은 이야기다.
누룽지는 물 부어 불면 내다 버리지 누룽밥 해서 먹는 이 없다. 누룽지 뿐만 아니다. 그 위에 붙어있는
멀쩡한 밥 한두그릇도 같이 버린다.( 나는 그 남은 밥으로 두끼를 먹는다)
그러니 남는 돈이 있을 리가 없다.
그러니 아파도 병원갈 돈이 없고 치과 갈 돈이 없는 것이다.
아무리 가르쳐도 변화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선교사가 돈을 안쓰고 선교할 수는 없다.
아니, 그럴수는 있다. 철저하게 그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이기적으로 선교하며 살수도 있다.
나역시 날마다 그런 이기심과 싸우며 살아가고있다.
그러나 그들도 장님이 아닌 이상 그런 선교사를 곱게 보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이동네에 와서 1년동안 그래도 동네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교회가 부흥된 것이 거저 된 것은 아니다.
어느 선교사님은 와서 보더니 남들이 오년 걸릴 일을 일년에 했다고 감탄한다.
나나름대로 그만큼 그들을 위해 희생한 덕이라고 생각한다. (선교사에 대한 소문이 좋아야 교회도 부흥한다.)
(한국교회 역시 동네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교회가 되려면 커지면 커질수록 이웃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생활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교회가 여론으로부터 비판 받는 이유는 이웃을 위해 돈을 쓰려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하긴 한국의 정서로 볼때 교회가 도와준다고 해도 자존심때문에 덥석 받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그들을 돕는
방법을 찾아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쨋든 결론은 돈 안쓰고 선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옛날 미국 선교사들이 한국에 와서 돈 안쓰고 선교했다면 선교가 되었을까?
그들의 경제력으로 신학교도 세우고 중고등학교도 세우고, 병원도 세우고 한 것이 지금 종합대학이 되고 미션스쿨이 되고
기독인재들을 키울수있었던 것이 아니겠는가?
많은 선교사들이 필리핀에서 일하고있다. 모두 많은 돈을 쓴다.
나 역시 교회 위해 많은 돈을 쓰고있다.
후진국에서 돈 안쓰고 선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돈을 안쓰고 선교하는 날이 올 것이다.
사실 그 때는 선교사가 필요없을 때이다. 이들 자체적으로 독립할 때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우리나라 교회처럼 말이다.
김흥영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