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의 향기
JaneR
유럽 이민자의 나라 아르헨티나, 그것도 첫 정착지인 La Boca 에서 시작한 탱고는 이제 세계적인 춤이지만 정말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알려져있다.
탱고, 현지 발음으로 땅고는 요란하거나 격정적이거나 선정적인 춤이 아니라 오히려 극도로 절제미가 돋보이고 애환이 가득찬 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여독이 풀리자마자 근처를 벗어나 향한 곳이 바로 땅고의 출생지인 La boca
버스를 타고 간다. La Boca는 빈민층이 모여 사는 곳이기 때문에 치안상 매우, 매우 좋지 않으므로 중간에 내리거나 어쩌거나 해서는 안된다. 이 지역에서 강도, 도난, 분실 사건을 많이도 봤다.
여기는 베니또 낀께라 마르틴 박물관.
보까 출신 화가의 그림도 있지만, 정착시대의 뱃머리와 유물들, 옥상으로 가면 석상들, 조각들도 볼 수 있다.
저 앞에서 버스가 내려주면 냉큼 내려야 한다. 보까 지역의 입구.
마르틴 박물관 위로 올라가면, 이런 멋진 풍경도 볼 수 있다. 약간의 돈을 내면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는데 사실, 박물관 관람보다 내 경우는 탁트인 보까를 볼 수 있어서 돈이 아깝지 않았다.
그런데 세번째 사진, 자세히 보면 .. 물 색은 물론이요, 부유물이 많은데.
나는 인천 출신 뇨자. 과거의 월미도를 보는 듯 하다. 엄청난 쓰레기와 썩는 물냄새. 바라보는 내내 즐겁지만은 않더라.
다시 내려가서.
채 100미터도 되지 않는 까미니또를 걸어본다. 거리의 예술가들은 물론 핸드메이드 장신구 부터 해서 이것저것 팔러 나온 사람들과 관광객을 상대로 음식을 파는 가게까지 정신없이 복작거린다.
흥미로운 것은 이 화려한 까미니또를 벗어나는 순간, 다 쓰러져 가는 누덕누덕 기운 집들을 보게 된다는 것.
이렇게 화려한 색채는 보트에 칠하는 페인트로 칠한 거라는데, 아무래도 낡고 볼품없는 집을 화려하게 꾸미고 싶은 빈민들의 소박한 소망이 아닐까.
후에 Retiro에 갔을때도 이런 알록달록한 집들이 뒤로 죽 이어져 있는 것을 봤는데. 역시, 그쪽도 빈민가. 극도로 위험한 동네.
왜 가난한 곳은 위험한거지. 씁쓸하다.
이렇게 구경하면서 돌아다니다보면, 주변 음식점에서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로 인사하면서 호객행위를 한다.
음식점에서는 무료 탱고 공연도 하고 있는데 음식값이 대략 1.5배 그 이상으로 비싸니 우리는 구경만.
노점에서 뭔가 살 것이 있나 둘러봤지만.. 날씨는 덥고 딱히 실용적인 것이 없는 이곳.
보까 지역에서는 딱히 땅고에 대한 매력을 많이 느낄 수가 없어서, 땅고 쇼를 보기로 결심.
이렇게 사진을 남기는 곳에서,
우리도 아르헨티나 국기를 보이게 해서
인증샷 찍고, 보까는 마무리 한다.
가게에서 직접 돈을 지불하려면 세배 정도 되는 금액을 내야 하는데, 센뜨로에 있는 공연티켓 예약 판매점에서는 정말 저렴하게 볼 수 있어서 선택한 Bar sur에서의 탱고쇼.
Bar sur는 영화 해피투게더에서 장국영과 양조위가 일하던 곳으로 나와 더욱 유명해져 관광객들이 많은 곳.
지역은 산뗄모. 보까와 가깝지만 도보로 이용할 생각은 꿈에도 안하는 것이 좋다.
저녁 8시부터 공연이어서 7시 30분부터 가서 기다렸는데 문도 안열어준다.
바수르.
해가 남아 있을때까지 밖에서 기다리는데 치안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시간이 가면서 점점 초조해졌다.
안에 문이 열리고 들어간 바 수르.
굉장히 어둡게 셋팅. 테이블 채 15개도 안되어보이고 저 공간에서 어떻게 탱고를 추나 싶었다. 이때는 내가 탱고에 대한 이해도 없었으니 더 그랬을거지만.
단촐한 테이블 셋팅.
우리 일행은 각자 커피와 음료 등을 시켰다. 디너쇼이기 때문에 음식을 시키고 싶었지만... 음식값이 너무 바가지야. 앞에서 먹는 사람들 보니 맛있어 보이지도 않고.
이날의 웨이터는 음식값에 팁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거듭거듭 강조했다...
시작된 탱고 쇼.
탱고를 무조건 춤으로 연결시키는 우리들의 편견은 정말 잘못된 것이었다.
탱고는 노래, 음악, 춤을 합쳐 놓은 그 무엇.
피아노와 콘트라베이스, 그리고 반도네온의 환상적인 연주가 시작되고.
능숙하고 안정적인 춤을 선보이는 댄서들.
놀라운건 저 좁은 데서 아슬아슬하게 옷깃도 스치지 않고 춤을 춘다.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어서, 솔직히 놀랐다.
나이좀 있어보이는 남사 댄서와, 비주얼이 훌륭했지만 지나치게 어려보이는 여자댄서의 탱고. 남자 댄서의 리드가 돋보였다.
중간에 탱고 가수가 나와서 노래를 부른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탱고의 리듬은 격정적이거나 열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애환이, 향수가 깃들어 있는 목소리.
그리고 옷을 갈아 입은 댄서들
마지막은 가수와, 연주자들과, 댄서들이 어울려서 화려하게 마무리. 중간에 관람객들과 포즈를 취해주는 등 배려해주는 모습도 좋았다. 탱고의 춤도 춤이지만 탱고의 전반적인 모습을 보고 느끼고 들었던 좋은 경험.
그런고로
10만원 상당의 탱고슈즈를 구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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