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음악감상실 제21회 월요음악회 밍쿠스의 '라 바야데르' 볼쇼이발레 191111

[온재석 아우구스티노]

고전음악감상실 제21회 월요음악회 '라 바야데르' 191111

11월04일 제20회 월요음악회는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과 ‘탄호이저 서곡’ 등을 감상하였습니다.

시간과 장소를 허락해주신 주임신부님께 감사드리며 참석하여주신 많은 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11월11일 제21회 월요음악회는 밍쿠스의 발레 ‘라 바야데르’를 볼쇼이 공연으로 감상하겠습니다.

‘라 바야데르(La Bayadère)’는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를 뜻하며 신비롭고 이국적인 인도 황금 제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원의 아름다운 무희 니키야, 권력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젊은 전사 솔로르, 무희에게서 전사를 빼앗으려는 공주 감자티, 무희에게 욕망을 품은 최고 승려 브라민까지. ‘라 바야데르’에서는 신분을 초월한 사랑과 배신이 드라마틱하게 그려지고 있다.

PROGRAM

1 Credits and Overture 7:23

Act 1 인도의 사원과 라자의 궁전

2 니키야를 만나려는 솔로르 9:33/16:56

3 니키야 8:40/25:36

4 솔로르와 니키야의 파드되 6:08/31:44

5 라자의 궁전 5:59/37:13

6 감자티와 솔로르의 결혼을 원하는 라자 7:37/44:50

7 고승 브라민의 경고 4:42/49:32

Act 2 감자티와 솔로르의 약혼식

8 장려한 행진 9:33/59:05

9 파 닥시옹을 위한 댄서들의 등장 11:16/1:10:21

10 파 닥시옹 9:35/1:19:56

11 솔로르와 감자티의 바리아숑 5:52/1:25:48

12 니키야의 등장과 바리아숑 4:24/1:30:12

Act 3 솔로르의 방 - 망령들의 왕국

13 솔로르의 바리아숑 4:10/1:34:22

14 망령들의 등장 8:03/1:42:25

15 망령들의 왈츠 2:27/1:44:52

16 솔로르와 니키야의 등장 9:18/1:54:10

17 망령들의 바리아숑 5:08/1:59:18

18 솔로르와 니키야의 아다지오 9:32/2:08:50

19 Credits 2:38/2:11:28 [2:11:29]

1. ‘라 바야데르’ 2013년 실황.

스베틀라나 자하로바(니키야),

블라디슬라프 란트라토프(솔로르),

마리아 알렉산드로바(감자티),

파벨 소로킨(지휘),

볼쇼이 극장 국립아카데미 오케스트라

2. ‘라 바야데르’의 주요 장면들

전체 3막 5장 동안 무용수들은 숨 쉴 틈 없는 춤의 향연을 펼치며 극을 이끌어 간다.

1막에서 사원의 최고 무희 ‘니키야’와 전사 ‘솔로르’의 순수한 사랑의 2인무는 발레 2인무 중 가장 아름다운 춤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신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 남자(솔로르)를 두고 벌이는 무희 ‘니키야’와 왕국의 공주 ‘감자티’의 팽팽한 신경전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극적이다.

2막은 인도 궁전의 화려한 색채감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춤으로 가득하다. 우선 대형 코끼리가 등장하여 웅장함으로 객석을 사로잡는다. 이어지는 결혼 축하연에서는 ‘인도 궁중 무희들의 부채춤과 물동이 춤’, ‘앵무새 춤’, 힘과 패기가 넘치는 ‘전사들의 북 춤’, 최고의 테크닉으로 무장한 남성 솔로춤인 ‘황금신상의 춤’까지 다채롭게 선보인다.

특히, 자신을 배신한 연인 앞에서 비통함을 감춘 채 행복을 기원하는 니키야의 독무는 단연 2막의 하이라이트로서 극적 몰입을 일으킨다.

3막 ‘망령들의 왕국(The Kingdom of the Shades)’은 오직 '라 바야데르'에서만 만날 수 있는 최고의 명장면으로, '백조의 호수', '지젤'의 군무와 함께 ‘발레 블랑(ballet blanc, 백색 발레)’을 대표하는 작품의 백미이다. 아름답고 애절한 음악의 변주에 따라 새하얀 튀튀와 스카프를 두른 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32명의 망령들의 가파른 언덕을 가로지르며 끊임없이 내려오는 3막의 도입부에서 발레의 숨 막히는 매력과 신비감에 매료될 것이다.

비록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지만 망령들의 왕국 속 사랑의 스카프로 연결되어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하는 니키야와 솔로르 두 연인의 파 드 되(Pas de deux)는 가슴이 시릴 정도로 애절하며 아름답다. 발레를 잘 모르는 관객이라도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는 최고의 순간이다.

3. 줄거리

1막 1장 - 인도의 사원

배경은 인도. 용맹한 장군 솔로르와 사원의 무희 니키야는 신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젊은 전사인 솔로르는 그의 동료와 함께 사냥에서 돌아온다. 그는 그가 사냥한 호랑이를 라자 왕에게 줄 선물로써 가지고 오라고 명령한다. 그의 동료들이 퇴장하고, 탁발승인 마그다비야가 나타난다. 솔로르는 그에게 사원 무희중의 한 사람인 니키야와의 만남을 주선해 달라고 말한다. 수도승이 최고승려 브라민과 함께 사원으로부터 출현하고, 마그다비야가 그의 동료들을 불춤에 인도한다. 사원 무희들이 연기하고 나서 브라민은 니키야에게 나오도록 명령한다. 그녀가 그 의식을 준비할 때 브라민은 그녀에 대한 열정을 감출 수가 없었으나, 그녀는 그를 거부했다.

의식의 준비가 끝나고, 수도승들이 사원으로 다시 퇴장한다. 니키야는 마그다비야로부터 솔로르가 그녀를 기다린다는 말을 듣는다. 니키야와 솔로르와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솔로르는 니키야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신성한 불꽃위에서 그녀에 대한 사랑을 맹세한다. 사원의 문곁에서 최고승려 브라민이 그들의 대화를 듣고 복수를 맹세한다.

* 대표적인 춤 - 탁발승의 불춤, 사원 무희들의 춤, 솔로르와 니키야의 사랑의 맹세

1막 2장 - 왕궁

라자 왕은 솔로르의 선물에 기뻐하며 그의 딸 감자티를 솔로르와 약혼시키기로 결심한다.

감자티는 벽에 걸린 솔로르의 초상화를 보고 경탄한다. 솔로르가 들어와서 그 역시 그녀의 아름다움에 압도당한다.

라자 왕은 그들의 약혼을 경축하기 위한 여흥을 벌이도록 지시하고, 디베르티스망의 부분으로써 사원의 무희들이 등장한다.

귀빈으로 초대받은 최고승려 브라민은 라자 왕에게 솔로르가 니키야를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하는데, 감자티는 니키야를 들어오도록 하여 솔로르는 자기의 남편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솔로가 자기와 결혼했을 때 그의 것이 될 부귀와 영광을 생각해 보라고 한다.

니키야는 이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혼란에 빠진 니키아는 간청하지만 감자티는 요지부동이다.

니키야는 단검을 빼들어 감자티를 죽이려는 동작을 취했으나 아이야에 의해 제재를 받는다. 니키야는 자신의 행동에 놀라 그 궁전을 빠져나온다.

* 대표적인 춤 - 스카프춤, 니키아와 노예의 아다지오, 감자티의 춤

2막 - 왕궁 정원

축하객들의 행렬이 지나가고, 감자티와 솔로르는 축하공연이 벌여지는 것을 본다.

그들은 축하연에 합류하여 춤을 추기 시작한다.

니키야는 솔로르와 감자티의 약혼식에 춤을 추도록 명령받는다. 니키야는 사랑을 잃게 된 슬픔을 애절하게 춤추는데 감자티의 시녀인 아이야가 독사를 숨긴 꽃다발을 니키야에게 솔로르의 선물인 것처럼 준다.

니키야는 기쁨에 넘친 춤을 추다 그만 독사에 물린다.

브라민은 니키야에게 자신의 사랑을 받아들이라고 하면서 해독제를 주지만 솔로르의 미지근한 태도에 니키야는 그녀의 목숨을 살릴 기회를 거부하고 감자티와 라자 왕을 절망적인 눈초리로 바라보면서 죽음을 맞는다.

* 대표적인 춤 - 부채춤, 앵무새춤, 파닥시옹(Pas D‘action :발레의 클라이맥스인 그랑 파드되와 군무가 함께 어우러져 작품 전체의 주제를 압축해 보여주는 형식/2막의 하이라이트임) 레드 & 블루, 황금신상의 춤, 양치기 소녀 마누의 춤, 전사들의 북춤, 솔로르와 감자티의 바리아시옹

3막 1장 - 솔로르의 침실

‘솔로르’는 자신으로 인해 ‘니키야’가 죽었기에 비탄에 잠겨있다. 그를 위로하기 위해 탁발승 마그다베야는 신성한 춤을 춘다. 괴로움을 잊기 위해 아편의 일종인 하쉬시에 취한 솔로르는 잠에 빠진다. ‘솔로르’는 그에게 환각 속에서라도 ‘니키야’를 한 번만 보게 해달라며 간청한다. 그리고 꿈속으로 빠져든다.

* 대표적인 춤 - 탁발승의 춤

3막 2장 - 망령들의 왕국

솔로르는 꿈에서 달빛 속에 구름을 헤치고 아름다운 무희들이 한 줄로 길게 늘어서서는 절제된 동작으로 끊임없이 내려오는 것을 보게 된다. 그것은 마치 천사들이 하늘로부터 땅의 고대 신전으로 내려오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꿈 속 망령들의 왕국에서 니키야와 다시 재회한다. 솔로르와 니키야는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스카프를 함께 든 채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다. 볼쇼이의 버젼에서는 솔로르가 꿈에서 깨어 비통해 하며 발레가 끝난다.

(많은 발레단이 현재는 망령들의 왕국에서 솔로르가 니키야의 용서를 받는 것으로 끝내고 있다)

* 3막2장의 대표적인 춤 - 아다지오, 왈츠, 니키야와 솔로르의 바리아시옹(순결의 상징인 흰색 스카프를 마주잡고 두 사람이 춤을 추는 장면은 이들의 영적 결합을 상징), 3인무, 32명의 여성군무 ‘망령들의 왕국’(안무가인 프티파의 걸작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영혼세계의 시간이 영원함을 나타냄)    

4. 추가 설명

‘라 바야데르’의 오리지널 프로덕션은 망령들의 왕국 환상 장면 다음의 제4막으로 끝난다.

제4막에서 솔로르는 감자티와 결혼하도록 강요를 받아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 축하연에서 니키야의 환상이 솔로르에게 보인다. 그는 후회로 가슴을 치며 그녀 앞에 무릎을 꿇는다. 축하연이 시작되고 감자티는 그에 대한 사랑의 맹세를 하는데 솔로르는 니키야에 대한 환상을 얘기한다.

분노한 신은 끔찍한 폭풍을 일으켜 궁전을 파괴하고 모든 사람을 폐허 속에 파묻히게 한다.

니키야의 복수 예언이 실현되고 니키야와 솔로르의 영혼은 저승 세계에서 다시 결합한다.

4막 사원

사원에서 열리는 결혼 축하연에서 니키야의 환상이 솔로르에게 보인다.

그는 후회로 가슴을 치며 그녀 앞에 무릅을 꿇는다. 축하연이 시작되고 감자티는 그에 대한 사랑의 맹세를 하는데 솔로르는 니키야에 대한 환상을 얘기한다. 분노한 신은 궁전을 파괴하고 모든 사람을 폐허속에 파묻히게 한다. 니키야와 솔로르의 영혼은 저승 세계에서 다시 결합한다.

발레 프로덕션에 따라 이 3막에서 끝날 때가 있고 4막에서 솔로르와 감자티의 결혼식중에 신전이 무너지고 전원 사망하는 권선징악의 형태로 끝나는 버젼도 존재한다. (물론 그대로 끝나면 찜찜하니 신전이 다 무너지고 나서 사망한 솔로르가 니키야와 영혼으로 재회하는 걸로 끝난다. 니키야를 배신한 솔로르가 그럴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프티파의 원작에서는 위에 언급한 모두 사망 엔딩으로 끝났는데 소련시절 여러번 리뉴얼 되는 과정에서 이걸 빼버린 덕분에 현재에도 러시아에서는 3막으로 끝내는게 대부분이다. 라자 왕과 감자티의 악행에 분노한 신이 신전을 붕괴시켜서 벌을 내린다는 설정이 종교를 부정했던 소련 공산주의 정권에게 거슬렸기 때문. 현재 유명한 극장들 중에 4막까지 하는 곳은 나탈리아 마카로바의 버젼을 공연하는 미국의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가 있다.

5. 마리우스 프티파. 1898년

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곡가 루드비히 밍쿠스(Ludwig Minkus)와 프랑스 출신의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Marius Petipa)는 1869년 돈키호테를 성공적으로 올린 뒤 재회한다. 당시 러시아 황실발레단의 공식 작곡가와 발레마스터로 활동하던 두 사람은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하며 발레 작품으로 완성, 1877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해 성공을 거두었다.

현재 공연되고 있는 버전은 바크탕 차부키아니(Vakhtang Chabukiani)와 블라디미르 프로노마료프(Vladimir Pronomaryov)에 의해 무대에 올려진 마린스키 버전,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나탈리아 마카로바(Natalia Makarova) 버전,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루돌프 누레예프(Rudolf Nureyev) 버전, 볼쇼이 발레단의 유리 그리가로비치(Yuri Grigorovich) 버전 등이 전세계 발레단에서 널리 공연되고 있다.

6. 작품 해설

19세기에는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를 꿈꾸는 낭만주의자들이 많았다. 당시 가장 신비한 나라로 손꼽혔던 곳은 인도. 안무가 프티파는 인도 힌두사원의 무용수를 주인공으로 하여 한편의 이국적인 낭만발레를 창작할 결심을 한다. 바로 '라 바야데르'이다.

제목 '라 바야데르'는 ‘인도 힌두사원의 무희’를 뜻하는 불어이다. 아름다운 무희 니키야(사랑), 야심 있는 전사 솔로르(야망), 왕국의 공주 감자티(권력)의 삼각관계를 그렸다. 현실에서는 솔로르에게 배신당한 니키야가 독살 당함으로써 사랑이 권력 앞에 무릎을 꿇는다. 그러나 솔로르가 니키야의 영혼 앞에서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니키야가 그를 용서하므로 써 마지막 승자는 ‘사랑’임을 이 발레는 이야기하고 있다.

비극적 사랑 이야기지만 장면마다 인상 깊은 춤들이 전개되어 낭만 발레의 아기자기함을 맛볼 수 있게 한다.

솔로르와 니키야가 추는 순수한 사랑의 파드되(2인무), 솔로르와 감자티의 관능적인 파드되, 인도 힌두사원의 의식무, 탁발승들의 불춤, 힘과 패기가 넘치는 전사들의 북춤, 인도 궁중 무희들의 스카프 춤과 부채춤, 온몸을 황금빛으로 도색한 황금 신상의 춤 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발레 뤼스에서 '라 바야데르'를 공연했을 때 니진스키가 황금 신상을 춤춰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라 바야데르'의 신화를 창조한 것은 역시 3막 ‘망령들의 왕국’이다.

솔로르가 잠에 취하여 니키야의 영혼을 만나는 이 장면은, 보통 24명~32명의 여성무용수가 흰색 튀튀(Tutu)를 입고서 푸르스름한 달빛 아래 구름을 가르며 지상으로 내려오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여성무용수의 신비성이 강조되는 이 부분은 여러 발레 군무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으며, 낭만발레 명장면 중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티파 안무에서는 꿈에서 깨어난 솔로르가 감자티와 결혼식을 한다. 그러나 솔로르의 배신에 분노한 신이 사원의 지붕을 번개로 내리 침으로써 사원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죽는다는 결말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주의 혁명 이후 러시아가 구소련으로 바뀐 1919년에 로프코프는 정치적 의도에 의해 이 마지막 장면을 삭제했다. 발레의 이상향이 '절망'은 아니기에 오늘날 대다수 발레단에서도 ‘망령들의 왕국’에서 막을 내린다.

러시아의 발레단이나 파리 오페라 발레단 누레예프의 안무 등 대다수의 흐름과 달리 나탈리아 마르코바 판에서는 사원에서의 멸망 장면까지 공연하고 있다.

이 작품은 오랫동안 소련만의 것이었다. 그러나 누레예프가 망명한 뒤 그가 로열 발레단을 위해 다시 안무해서 서구에서도 이 발레가 유명해지고 자주 공연되게 됐다. 이때 공연에서 누레에프가 솔로르, 마고트 폰테인이 니키야를 추었고 1974년 ABT 발레단이 나탈리아 마카로바의 안무로 무대에 올려 역시 대성공을 거뒀다.

공연 자체가 워낙 대규모이고 세트나 모든 것을 감안할 때 제작비가 많이 드는 발레이기 때문에 레퍼토리로 가지고 있는 발레단이 많지 않다. 보통 망령들의 왕국인 디베르티스망 부분이 따로 떼어내어져 공연되고 있고 ABT의 경우 '라 바야데르 파드되'가 새롭게 안무되어 고정 레퍼토리화 되어 있다.

7. 화려한 디베르티스망과 '백색 발레(발레 블랑)의 극치'

스펙터클 발레대작 ‘라 바야데르’에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

1막과 2막이 인도의 화려한 색채감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디베르티스망(줄거리와는 상관없이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안무된 여흥춤)을 보여준다면, 32명의 발레리나가 흰색 클래식 튀튀를 입고 춤추는 3막에서는 '백색 발레의 신비감'이 절정에 이르며 관객을 매료시킨다.

1,2막의 볼 만한 춤들은 대형 코끼리를 타고 등장하는 전사 솔라와 라자 왕의 딸 감자티의 결혼 축하연에 대거 나온다. 우선 화려한 라자 왕의 궁전을 배경으로 2 미터 높이에 무게 200kg, 코가 1미터나 되는 대형 코끼리가 등장하여 웅장함으로 객석을 사로잡는다.

이어지는 결혼 축하연에서는 '앵무새 춤, '물동이 춤', '전사들의 북춤', 최고의 테크닉으로 무장한 남성 솔로 춤인 '황금신상의 춤'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특히 배신의 절망감을 애절한 선율에 담아내는 니키야의 솔로춤은 2막에서 단연 돋보이는 춤. 이러한 볼거리에 '라 바야데르'의 중요한 줄거리들이 드라마틱하게 녹아 있어 관객들은 즐거움과 감동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어지는 3막 '망령들의 왕국'은 오직 '라 바야데르'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세계 최고의 군무 명장면 중 하나로서 '백조의 호수'의 호숫가 장면이나 '지젤'에서의 지젤 군무 장면과 함께 '백색 발레'의 최고봉을 이루는 부분이다. 아름답고 애절한 음악의 변주에 따라 새하얀 튀튀와 스카프를 두른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32명의 망령들이 가파른 언덕을 가로지르며 끊임없이 내려오는 3막의 도입부에서 관객들은 발레의 숨막히는 매력과 신비감에 매료된다.

현재 공연되고 있는 버전은 바크탕 차부키아니(Vakhtang Chabukiani)와 블라디미르 프로노마료프(Vladimir Pronomaryov)에 의해 무대에 올려진 마린스키 버전,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나탈리아 마카로바(Natalia Makarova) 버전,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루돌프 누레예프(Rudolf Nureyev) 버전, 볼쇼이 발레단의 유리 그리가로비치(Yuri Grigorovich) 버전 등이 전세계 발레단에서 널리 공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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