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사망' 조성민이 누구야? 무명 배우인가? 어느덧 고 최진실의 전 남편 조성민도 내 뇌리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최진실과 같은 방법으로 죽었다지? 자살이라지? 아주 힘든 시기였다지?
자살이라는 말은 내게는 원죄와도 같은 의미이다. 종교를 떠나 자살은 평생을 따라 다닐 그림자같은 것이다.
나는 자살을 한 사람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그들은 나름 '살기'위한 방법으로 자살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므로 타인들은 그것에 대해 가타부타 말을 말아야 한다. 그런 죽음으로 가장 아픈 사람은 본인이다.
13년 전, 암 치료차 요양원으로 떠난 엄마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아버지 몰래 숙소에서 빠져 나가 허름한 여관에서 약을 먹고 자살했다는 부연 설명과 함께.
공주 장례식장에서 만난 엄마는 말이 없었다. 그냥 아주 무서운 표정으로 굳은 얼굴이 죽음을 선택했을 때의 당신 심경으로 보였다. 나는 울지 않았다. 울 수가 없었다. 엄마에게 이거 말고 다른 어떤 것을 안겨 줄 수 있었으랴.
엄마는 억척스러웠다. 누구보다 삶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나는 그것이 징그러웠다. '억척'이 '악착'으로 스멀거려 너무 싫었다. 암 3기 진단을 받고 수술과 항암 치료를 받던 엄마는 재발 선고를 받았다. 재발과 더불어 전이 진단까지 받고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사는 것이 사는 것이 아니었던 엄마는 사는 것 자체가 죽음이었으리라. 좀 더 편안히 살기 위해 물리적인 선택을 했을 것이다. 어느 누가 좀 더 살아라, 좀 더 노력하라라고 감히 말할 수 있었으랴.
살면서 누구나 한 번 쯤 죽음을 생각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 나 또한 수도 없이 죽음을 생각했고 실제로 '액션'까지 취한 적도 있었다. 삶을 저주로 생각하고 좀비와 같은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아이들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그래..저 굴레를 끈으로 생각하고 살자...했다.
한때 엄마의 자살은 내게 달콤한 마약과 같은 굴비였다. 천장에 달아 놓고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팔을 뻗어 낚아 채 꿀꺽 할 수 있는... 마약 굴비를 걷어 내고 삶을 직시하고 살기 시작하면서 눈물을 거뒀다. 더불어,,, 웃음도 거뒀다.
엄마의 자살은 운좋게도 내게 힘이 되었다. 내가 느낀 자살의 향기를 아이들은 맡지 않게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했으니.
나는 운이 좋았지만 세상에는 운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 살기 위해 발버둥쳤을, 그리고 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자살 대국 대한민국에 있어서 자살은 이미 사회적 타살이다. 조성민이 악플에 얼마나 시달렸을지, 그로 인해 얼마나 피폐해졌을지 짐작이 간다. 물론 악플로만 이런 행동을 한 것은 아니겠지만 악플은 그 시작점임에는 분명하다.
자살을 택한 사람들은 과연 나약한 것일까? 그래서 우리는 '좀 더 좀 더'를 요구해도 되는 것일까? 자살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선택을 한 사람들에게 '좀 더'를 요구해도 될만큼 우리 사회는 느슨하지 않다.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더 나은 '삶'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 지병에, 따돌림에, 경제적 부침에, 경쟁에...... 모두가 외로웠던 것이었을까? 그래서 혼자서도 가능한 자살을 선택한 것이었을까? 마음이 너무 아프다... 유혹을 극복하고 다 키운 아이들의 눈을 바라볼 수 있는 내가 대견하다. |
첫댓글 1빠
대견하다마다
엄마들은 강하다
다들 원더우먼 유전자다!
엄마 아무나 하는거 아냐
다시알아보는 수진이
애썻다 살아내느라
대견해 ! 응딩 툭툭
은제 밥사마 ^^
고맙다...^^
뭘 얻어먹을 지 오늘부터 고민~~ㅎ
수진아~처음으로 이름 불러본다
잘 견뎌줘서 고맙고 예쁘다
우리나라 쓰레기언론이 문제고
온라인의 안보이는 공간이라고 칼보다 무서운 손끝이 더 무섭다는거
그러게.
개인사야 어떻든 한 사람의 삶을 거덜낼 수 있다고 여기는 생각들이 무서워.
수진~
여자들헌티 잘해야혀 잘햐주자구
가훈이야, 신조야? ㅎㅎ
공감합니다..
스스로 삶의 끈을 놓아버릴 때 심정은
어떨까 수없이 생각해봐도 그 상황에 놓여있지 않으면 알 수 없지...
다만, 그 사람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지킬 수 없을 정도로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을때의 무력감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것이라 미뤄 짐작하게 되네..ㅜㅜ
맞아. 한 사람을 무력하게 만드는 것에는 많은 것들이 개입하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아무나', '어디서나' 개입할 수 있다고 여기는 인식들.
죽음 앞에서만큼은 존엄함을 지켜줬으면 좋겠는데...
아씨 눈물나..
엄마이야기 덤덤하게 이야기할만큼 시간이 지난거게찌?
나도 그맘 조금은 알거같아 수술방 들락거리는게 넘 힘들어 수술실 들어갈때면
수술끝나고 눈뜨지안케 해달라고 기도한적도 있었어,
누구나 삶면서 그런생각 한번쯤은 할거야
나도 아이들생각에 버티고 견딘거같아
수진아 어려운시기 잘버티니 좋은날도 오자나 너나 나나~^^
늘 밝게 보이는 미정이도 틈틈이 슬프고 아픈 것들이 많다는 거 알지.
지금까지 잘 견디고 버텨줘서 고맙다.
잘했어~^^
그랴~~~^^
지금까지 잘했어요.!
앞으로도 잘할거야!
암만~~ㅎㅎ
슬프다.
글을 읽다보니.
아픈 시누이가 생각난다
페암4기 길어야 2년이라는데 시누는 맨날주고싶단다 얼마나고통스러운면 어린딸들을 두고 간다고할까 ᆢ쩝쩝
슬프다 울고싶다
아픈 사람이 더 아픈 건 외로워서인 경우도 많다고 해.
덜 외롭게 자주 얼굴 보면 좋을 거 같아.
난 엄마를 참 많이 외롭게 했거든...
울 아버지 간암말기 3개월 진단 받고
내가 우리집으로 모셨어
당뇨로 수술은 힘들어서
한달에 한 번 2-3백만원씩 한약으로
늦추는..민간요법도 했고
안해본 것 없었네
사실 수만 있다면 뭐든 다할 마음이였거덩
1년 6개월 사시다가 가셨는데
돌아가시기 한 달은
통증으로 너무 고통스러워하셔서 옆에서 보면서
...
휴우~
타독타독
애 많이 썼구나.
그렇게라도 했으니 아버님이나 섬이나 조금은 편할 수 있을 거 같아.
@닌자샘 다음주에 널 만나는구나.^^♡
이 글 봤던것 같네
한 개인의 삶을 누가 판단할 수 있을까
그러게. 감히 누가...
나도 아빠가시고 죽음에 대하여 많이 생각했어
누구나 죽음앞에선 두렵고 생각이 많을거야
그냥 고통없이 자다가 갈수만있다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까 생각하면 그게 더 마음이 아파.
어머니는 위대해.
나눠줘서 고마워 닌자샘.
한때 좋은 엄마이고 싶었던 때가 있었는데 저 때였지..ㅎ
수진아 항상좋은일만 있는게 아니지만
늘 긍정의힘으로 오늘도 웃으면서 보내보자
고통의 시간을 넘으니 힘이 생기더라.
지금은...참 좋아...^^
숙연해지고
삶에 대해 감사하며
겸손하고 조심히 소중히 살아야겠지.
관점에 따라 책임있는 행동이라는 것을 노무현대통령을 통해 느끼려 했던 기억이 나네
소중한 삶을 더욱 사랑하며 살자
좋은 글 감사해
나도 고마워. 공감해줘서...^^
얼마나 아팠으면...
얼마나 힘 들었으면...
얼마나 우울했으면...
생을 놓으려는
그 마음을 그 누가
헤아릴 수 있겠어.
칭찬받을 일은 아니지만
비난 받을 일 또한
아닌거 같아.
수진샘 어머니는
수진샘 잘 지내는거
보시면서 환하게
웃고 계실거라 믿어.
나도 그렇게 생각해.
마지막 꿈에서는 희미하게나마 웃고 계셨으니까...^^
수진아(닌자샘,호야)~ 일루와..
왔어. ㅎ
그랬구나!
죽음은 어떤경우도 처연하게 받아들이기가 참 힘들더라.
특히 가족이면 더더욱....
샘아 ^^*
그렇지. 최근에 동네 친구 어머니께서 소천하셨는데
젊은 시절을 어머니 돌봄에 온몸을 던졌던 친구가 어떻게 견디나 걱정이 되더라.
젊은시절부터 늘 아팠던 엄마는
삶에 애착이없었는지 너무 허무하게 우리곁을
떠났어.. 엄마를 보내고 나서야 5형제를 키워내신
대단한존재였단걸 느꼈지
종갓집 며느리로 일년에 제사만 13번두넘게지내시고
난 딸하나도 버겁다고 투덜거렸는데 ㅠ
갑자기 엄마생각나서 너무 슬프다
허무하게 가버린 가족에 대해서는...
남은 자의 미안함과 죄책감에 대해 말을 꺼내기가 참 힘들지.
그래도 이렇게 불쑥불쑥 엄마와 조우할 시간이 좋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