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雁島)의 밤
정성영
어둠이 내리는 섬
주모도 없는 술집에서
노래 부르며 한 잔 했다
별도 달빛도 없는 밤 길에
바다의 노래는 침묵하고
가로등도 없는 길이
차라리 어울리는 밤이었다
저 멀리 어느 집 창가에
홍시같은 불 빛이 정겨운 밤
희미하게 들려오는 개구리 속울음
가을이면 풀벌레도 울었으리
세상엔 참 슬픈 일도 많다
처음 가는 길인데 낯설지 않아
무뎌진 감정의 바위들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아득히
먼 옛날의 어린 아이 하나가
집으로 가는 길처럼
외로운 섬의 밤길을 걸어 간다
잊었던 고향 마을
꿈길을 걷는다
*2023년4월19일 서울 강서 문학기행에서
*안도(雁島)는 전남 여수시 남면 안도리
(금오도 옆의 작은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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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기행
안도(鴈島)의 밤 // <서울 강서 춘계 문학기행 후기>
정성영
추천 1
조회 38
23.04.24 09:2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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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안도의 밤 풍경을 잘 느낄 수 있는 멋진 작품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늘 고맙습니다. 文運이 大通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