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하십니까?
술붕어입니다.
어제 내 글에 어느 분이 구로구청에 근무했던
누구 아느냐고 물었는데
건설관리과에서 같이 근무를 했기 때문에 당연 알고
맹호부대 하사관으로 월남전에 참전하신 분입니다.
그 분이 하사관 학교에서 훈련을 마치고 미군 수송선을 타고
긴 항해 끝에 월남 땅을 밟았는데
주위 병사들이 수군수군 거리면서 맹호부대와 청룡부대가
가장 많이 죽는데 맹호부대라고 다 죽는 건 아니고
몇 연대 몇 대대 몇 중대 몇 소대만 가지 않으면
산다 하더랍니다.
그런데 운이 없게도 그 연대 그 대대 그 중대 그 소대까지
내려가게 되었는데
다른 동기생들은 모두 차를 타고 떠나는데
자기만 계속 남아 있으라고 하더랍니다.
기다리다가 하도 궁금하여 그 이유를 물었더니
그 분대는 육로로는 못 가고 미군 헬기를 타고 가야 하는데
따콩 소리 한방에 한명 씩 죽어 나가는 전초기지로
헬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굴러 교통호로 들어가야지
머뭇거리다가는 저격수 총에 맞아 죽는다고 하더랍니다.
정말 운이 드럽게도 없는 분입니다
그런데 저도 그런 꼴을 당했습니다.
전경대에 입대하여 논산 훈련소
잠 자나 마나, 세수 하나 마나, 밥 먹으나 마나.
환경이 제일 안 좋다는 30연대에서 8주 교육을 받고
금마 27연대에서 중화기 교육 4주를 받고
부평 경찰학교에서 공수유격 훈련 2주를 받았는데
여기까지는 예정된 코스이니 불만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이제 지겨운 훈련이 끝났구나 하고
전라북도 경찰국에서 자대 배치를 받던 날
다른 부대에 배치 된 동기들은 모두 떠나가는데
우리를 실고 갈 106 전경대 수송차량만 오지를 않았습니다.
의아해 하며 오랜 기다림 끝에
해가 서산에 뉘엇 뉘엇 질 무렵 인솔차량이 왔는데
우리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부대 전체가 전주에 있는 3*사단 의탁교육 중으로
또 4주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 이었습니다.
“ 니기미 시*. 뭔 소리여. 또 교육을 받으라고? ”
그러나 그것은 서곡에 불과했습니다.
교육을 마치고 이동 해 간 곳이 부안군 상서면에 있는 기동타격대,
눈만 뜨면 태권도와 분대전투, 소대전투, 중대전투
1년 동안 죽도록 훈련만 받았습니다.
군대 생활 대부분을 훈련으로 보낸 셈입니다.
하도 어이가 없어 나중엔 불평불만도 나오지 않더라고요.
정말 드럽게도 운이 없었던 술붕어입니다.
그래도 젊었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첫댓글 .
그렇게 뙤약볕 아래서 청춘을 불사르며 지루한 땀을 닦았다.
그리고 오늘.. 문득 휭하니 불어 온 바람에 휘날리는 백발을 보고
그만 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그러게요
언제 그렇게 세월이 흘렀는지?
@술붕어 .
저 동네에서 말한 것과 같이
人生一場春夢花無十日紅也...입니다.
@의성대군2 .
我忍不住玩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