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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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Anna Karenina)>는 톨스토이가 1873년부터 집필하기 시작해 1876년에 완성한 대작입니다.
<안나 카레니나>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부활> 등 3대 걸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19세기 후반 역사적 과도기에 놓인 러시아 사회의 풍속과 내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등장인물이 150여 명에 이른다. 가정의 불행과 개인의 혼란을 상류사회의 아름다운 여인 안나와 레빈, 스티바의 가정생활을 통해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출간 이후 영화, TV 드라마, 발레,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 여러 분야에서 재탄생하며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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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Все счастливые семьи похожи друг на друга, каждая несчастливая семья несчастлива по-своему.)
위 문장은 이 소설의 첫 문장으로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명문이다. 그 유명함으로 다른 작품에 인용되는 경우도 많다. '고슴도치의 우아함'이라든지, '총, 균, 쇠'라든지. (「헌법을 쓰는 시간」이라든지.)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은 세계문학사상 가장 유명한 첫 문장으로 꼽힌다고 한다.
솔직히 ‘세계문학사상’ 어쩌고 하는 수식어는 좀 과한 느낌이지만, 수식이 거창할수록 홍보효과가 있으니까 그리 쓰고 있는 듯하다.
그래도 <안나>의 첫 문장이 전세계적으로 꽤 유명한 건 맞는 것 같다. 생물학 전공하시는 분이 외국 생물학 논문에서 <안나 카레니나> 첫 문장을 인용한 걸 본 적이 있다고 제보를 주셨다.
생물학에서 family는 '과'(개과, 고양이과)의 의미로 쓰이기에 인용한 게 아닐까 싶다. 논문 내용이 좀 궁금하다. 개과는 모두 비슷하게 행복하고 고양이과는 제각각 언해피하다 뭐 이런 건 아니겠지.
한국어 번역본 3종의 <안나> 첫 문장 번역은 다음과 같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민, 2009)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문동, 2009)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펭, 2011)
영어번역본의 첫 문장 번역은 다음과 같다.
[1] “Happy families are all alike; every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Constance Garnett, 1901)
[2] “All happy families are alike; each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Richard Pevear & Larissa Volokhonsky, 2000; Rosamund Bartlett, 2014)
[3] “All happy families resemble one another; each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Marian Schwartz, 2014)
2014년 번역본 두 종을 가운데 두고 이전의 주요 <안나 카레니나> 번역들과 비교해 살피면서 영어 번역이 담아낼 수 없는 톨스토이의 문체적 특성까지를 디테일하게 언급해주는 기사(뉴욕타임즈)가 있어서 읽어보았다.
https://mobile.nytimes.com/2014/12/28/books/review/new-translations-of-tolstoys-anna-karenina.html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가 쓴 소설. 문학사에 있어 예술성을 고려해 보았을 때 그의 작품 중 전쟁과 평화와 더불어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받는다.
동시대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는 이 작품을 일컬어 '완벽한 예술 작품'이라고 평했다.
첫 도입부의 불륜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다이내믹하게 전개되어 나아간다. 주제는 안나 카레니나라는 여인의 파국에 대한 이야기 및 주변 인물들의 삶이다.
톨스토이는 이 작품을 통해 당대 러시아 사교계의 위선적 면모를 비판하기도 했다. 사실 안나와 브론스키 같은 불륜 관계는 당대 러시아 상류층 사이에서는 매우 흔한 것이었다.
실제로 작품 전반부에 안나와 브론스키의 관계는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아무도 문제 삼지 않는다.
안나가 사람들로부터 멸시를 받은 것은 승마 경기에서 브론스키의 부상에 경악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사교계의 불문율, 즉 불륜 관계를 공적인 장소에서 드러내지 말라는 규칙을 어겼기 때문이다.
심지어 카레닌은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아내가 다른 남자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기 보다는 '아내가 불륜을 공공연히 드러냄으로써 내가 받을 피해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사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든 일단 체면만 지키면 된다는 식의 당대 러시아 상류층 문화가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영미 작가들이 거의 만장일치로 뽑은 세계 최고의 소설이다.
작품이 긴 만큼 인물상도 다양한데, 예컨대 안나의 남편인 카레닌은 처음에는 무정하고 무심한 남편처럼 보이지만 알고보면 엄청난 순정파에 아내와 그 불륜남을 진심으로 용서하는데다 그들의 모든 요구를 다 들어주기까지 하는 인물이다.
심지어 안나가 세상을 떠난 이후 안나가 브론스키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을 거두기까지 한다.
또 안나의 오빠인 스티바는 굉장히 친절하고 관대한 호인이지만 바람을 피는 것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도 가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간혹 안나 카레리나로 잘못 아는 사람들이 있는데 카레니나다. 헷갈리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