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학박물관 다산정원 과학동산
다산정원 과학동산에는 하늘과 별을 더 쉽고 자세히 관찰하기 위한 혼천의, 중화사상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정확한 시간을 갖기 위한 해시계, 조선 건축의 정수인 수원 화성을 짓기 위해 활용한 거중기 등 조선의 놀라운 과학기술과 기구들을 전시했다. 모두 진품은 아니지만 정약용 선생의 실학사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재현 유물이다.
□ 혼상(渾象) : 하늘의 별자리를 표시하다
혼상은 하늘을 둥근 모양으로 생각하고 구형의 하늘을 표시한 것이다. 천구의(天球儀)라고도 부른다. 혼상에 대한 기록은 세종 때 처음으로 보인다.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상위고(象緯考) 의상조에 세종의 명으로 정초(鄭招)와 정인지(鄭麟趾) 등이 고전을 연구하고 이천(李蕆)과 장영실(蔣英實)이 공역(工役)을 감독해 1438년(세종 20) 혼상·혼의 등을 비롯 여러 천문의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여기에 "혼상은 칠포(漆布)로 몸체를 만들었는데 탄환과 같이 둥글고 둘레가 10척 8촌 6푼, 종횡(縱橫)으로 주천도분(周天度分)을 그렸다.
적도(赤道)는 가운데 있고 황도는 적도 남북으로 드나들게 했는데 각각 24° 약(弱)이다. 중외(中外)의 관성(官星)을 나열해 하루에 1바퀴 돌고 1°를 더 지난다.
태양을 황도에 올려놓고 매일 1°씩 운행시키면 천체의 운행과 일치하게 됐다. 물을 세차게 흐르게 하여 기계를 돌린다. 이 부분은 속으로 감춰져 나타나지 않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 혼천의(渾天儀)
혼천의는 해, 달, 별의 모양을 관측하려고 만든 천문기기다. 기원전 2세기 중국에서 처음 만들었다고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후기부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조에 세종의 명으로 이천과 장영실이 1438년에 혼상·혼의 등을 만들었다. 1657년(효종 8)에는 최유지, 1669년(현종 10)에는 이민철과 송이영이 각각 혼천의를 만들었다. 현재 전해진 혼천이는 송이영이 자명종 원리를 응용헤 만든 것으로 지구를 중심으로 전체가 회전하는 것을 알 수 있다.
□ 금영 측우기(錦營 測雨器)’
금영측우기는 조선 시대 충남지역 감독관청이던 공주감영(錦營)에 설치됐던 것으로 1915년 일본인 기상학자 와다 유지(和田雄治, 1859~1918)가 국외로 반출한 뒤 1971년 일본에서 환수돼 서울 기상청이 보관중이다.
조선 시대는 중앙 정부에서 측우기를 제작해 전국 감영에 보냈기 때문에 여러 점이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지금은 ‘금영 측우기’만 유일하게 알려졌다.
‘금영 측우기’의 제작시기와 크기 등에 대해서는 중단의 바깥 면에 새겨진 명문(銘文)을 통해 확인된다. 명문에 의하면 이 측우기는 1837년(헌종 3년)에 만들었으며 높이는 1자(尺) 5치(寸), 지름 7치(14cm), 무게 11근으로 제작됐다는 것을 상‧중‧하단 총 3개의 금속기로 구성되었으며 미세하게 상부가 넓고 하부가 좁아 서로 끼워 맞추도록 하고 접합부는 대나무 마디처럼 만들어 기형(器形)의 변형을 막고자 했다.
'금영 측우기'는 1837년에 제작됐으나나 실물 크기가 세종 대 측우기 제도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제작시기와 연원이 명확할 뿐 아니라 농업을 위한 과학적 발명과 구체적인 실행을 증명해주는 유물로서 인류문화사의 관점에서도 큰 가치가 있다.
□ 거중기
조선 정조 때 수원 화성을 쌓는 데 사용했다. 정약용(丁若鏞)의 기중도설(起重圖說)에 그림과 함께 설명했다. 도르래를 이용하여 물체를 들어올리게 했다.
1627년 야소회(耶蘇會) 선교사인 테렌츠(Terrenz, J., 鄧玉函)의 기기도설(奇器圖說)과 명나라의 왕징(王徵)이 저술한 제기도설(諸器圖說)에 영향을 받아 제작된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 후기 실학파 이용후생적(利用厚生的)인 학풍을 단적으로 알려주는 예로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