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대원(6명) | 일지 |
20 이지원 | 오늘은 날씨가 좋았다. 좋은 수준이 아니라 거의 초여름의 날씨여서, 반팔을 입어도 땀이 나는 날씨였다. 하계 등반을 가는 기분으로(?) 시작했다. 둘이서 하나되어 어프로치는 길이 매우 좋다. 과천방향 연주대 등산길에서 ‘나무아미타불’ 돌덩어리까지 가다가 30m 더 가면 있는 전봇대에서 난 길따라 위로 올라가면 된다. 근데 여기서 길을 잃었다..ㅎㅎ^^ 아주 잠깐 잃은 거지만 초행길도 아니면서 참^^ 여튼 그렇게 도착했다. 둘이서 하나되어는 (내 기억으로는) 난이도가 매우 쉬웠다. 작년 여름 선등연습을 했던 암장이라 마음이 가벼웠다. 근데… 이번에 선등을 서면서 느낀 건.. 6개월 만의 등반이 타격이 컸던 것 같다. 운동을 쉰 것도 문제지만 겁도 많아져서 자신감이 붙지 않았다. 올라가면서.. 아 여기 누가 돌을 하나 뺐나?!를 되뇌이면서 올라갔다. 저번주 자운암장(비정기산행)에서 웰컴등반 차 10a선등을 섰었다. 문제없이 잘 올라가지길래 ‘와 운동 쉰 거 치고는 아직 감이 남아있구나~~~’했는데. 개뿔… 자운암장이 쉬운 거였다. 자운암장이 진~~~짜 쉬운 거였다. 자운암장은 10b도 둘이서 하나되어보다 쉽다. 처음 줄을 깐 길은 10a, [큰 비 내리던 날]. 크랙 경험하기 좋은 길이다. 그런데.. 와 첫 퀵이 왜이렇게 먼 거지?! 아니 아무리 몸빌레이를 봐도 여기는 떨어지면 바로 뇌진탕인 구간이었다. 아니나다를까.. 첫 퀵 걸기전에 추락했다. (여러분 몸빌레이가 이렇게 중요합니다^^) 그때 허리가 약간 아작났다. 그 이후도 쉽지 않았다. 속으로 울면서 올라감. 여차저차 줄을 깔고 내려오면서 느낀 건.. 허리가 참 중요하구나^^ 였다. 그리고 인도어 교육을 받지 않은 신입생들이었기에 되감기8자, 중간 8자, 빌레이 보는 법을 알려주고 나머지는 수아에게 맡겼다. 그리곤 나는 2번째 줄을 깔러 갔다. 두번째는 [욕쟁이2]난이도는 같다. 수아가 신입생들을 봐주고 있기 때문에 난 걸어 올라가서 위에서 줄을 내렸다. 그리고 신속하게 다음 줄을 내렸다. 세번째는 [혼자서 신고식], 5.9이다. 여기서 제일 쉬운 코스이자, 자운암장의 5.9와 비교하면 5.10b라고 해도 무방한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코스이다.^^ 이 시점에서 2번째 멘붕이 시작되었다. 아니나다를까 정혈 때문에 하네스가 빨갛게 다 젖었다. 검정 바지를 입고 있었고, 속옷을 가져와서 다행이지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등반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집에 와서 하네스를 빨면서.. 별의 별 생각을 다했다. 행동식을 먹으면서 회포를 떨었다. 피크닉 온 것 마냥 재밌는 이야기도 하고~ 함께했던 친구들도 많이 힘들텐데 즐겁게 잘 해줘서 고마웠다. 매번 말하지만, 진짜 배울 점이 많은 친구들이다. 그렇게 등반을 마무리했다. 아쉬운 점: 첫 바위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기 때문에 장소 선정이 미쓰였다. 내 욕심 탓^^(첫 바위는 확실히 슬랩이 좋은 것 같다.) 여기는 코로나 확진으로 못 온 민서, 지윤도 같이 여름에 다시 와야겠다^^ 좋았던 점: 날씨가 매우 좋았고, 행동식이 좋았다. 함께 하는 친구들은 너무 든든했다. |
21 이수아 | 이번 학기 첫 (정규) 하드프리로 관악산 '둘이서하나되어' 암장을 다녀왔다. 어프로치가 30분 가량으로 길지 않았지만 요근래 날씨가 슬슬 더워지는 참이라 조금 힘겨웠다. 벌써부터 여름 산행이 걱정된다. 신입생 참여 인원은 이전 인도어 시스템교육을 안 받은 인원이 대부분이라 매듭법과 장비 착용법을 간단히 배우고 바로 등반준비를 했다. 첫 루트 '5.10 a 큰비내리던날'에 지원 언니가 선등을 깔아주고 내가 선등 빌레이를 봤다. 경험이 많이 없어 걱정했지만 언니가 빠르게 올라가 준 덕에 큰 힘 들이지 않고 확보를 봤다. 여태까지는 나 말고도 빌레이 볼 사람이 많았기에 거의 등반만 하다가 오늘은 계속 빌레이를 봤는데 나에게 가장 큰 두려움이었던 빌레이를 나름 극복해낸 거 같아 뿌듯하다. 한 명씩 '큰비내리던 날' 루트를 완등한 후 지원언니와 '5.10b 신고식' 루트에 도전했다. 나한텐 너무 어려운 길이었어서 언니의 텐션에 몸을 실어 완등했는데 그냥 발 디디는 감각을 체험해보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마지막 루트는 '5.10 욕쟁이1'. 지원언니 윤수, 지민, 세민이가 올랐다. 아래서 봤을 때보다 막상 올랐을 때 더 어려운 듯 했지만 다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게 멋있었다. 난 신입생보다 알려줄 재학생 비율이 많은 상황에서 계속 활동을 해왔기에 재학생이 지원 언니와 나뿐인 상황에 걱정이 많이 됐는데 걱정이 무색하게 신입생 분들이 알아서 척척 등반 준비하고 서로 알려주기까지 하셨다. 다들 정말 멋있고 대단한데 이걸 나랑 지원언니밖에 못 봤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또 다들 첫 등반이 힘들었을까봐 조마조마했는데 다들 완등 후 내려오자마자 힘들었지만 왜 하는지 알겠다며 웃어줘서 마음이 놓였고 뿌듯했다. 앞으로 빌레이 봐줄 사람이 많아진 거 같아 기쁘다!! |
22 장지민 | 관악산은 서울둘레길을 돌며 사당역-서울대입구역 부근만 가본적 있었다. 과천까지 관악산이 뻗어있는줄 몰랐는데 이번 기회로 관악이 정말 큰 산이구나를 알게되며 이번 등반을 시작했다. 과제와 여러 일 때문에 잠을 오래 못자고 가서 사실 가는 길에 걱정을 많이 했다. 자칫해서 졸거나 피곤해서 사고가 발생하면 나도 팀원들도 큰 문제가 생기는 거라 좀 두려웠다. 몸상태도 그렇게 좋지 않았어서 걱정이 많은 시작이었다. 관악산 길을 오르는데 초입이 너무 깔끔하고 예뻤다. 산길이 이렇게 잘되어있는걸 봐서는 일반 사람들도 가볍게 자주 오는 곳이구나 생각했다. 벚꽃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는데 처음 보는 봄산이 너무 예뻐서 행복했다. 산이 주는 계절의 풍경은 정말 언제봐도 경이롭고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 같았다. 오르는 길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길이 정비가 잘되어 있고, 미끄러질만한 곳도 크게 없었어서 편하게 올랐다. 나미아미타불까지 큰 문제없이 즐겁게 올랐고 점점 암장에 가까워져 가는 것이 설렜다. 설렘도 잠시.. 암장을 가기 위해 계곡길을 건너 반대로 넘어가야 됐다. 길을 개척하는 느낌으로 내려갔다! 이런 길은 작년 둘레길을 돌면서 또 다양한 산을 가보면서 종종 길 잃었을 때 자주 가봤던 터라 무던하게 올라간 것 같다. 그치만 민소매는 미스매치였다. 팔이 나무들에 긁혀 조금 아팠다. 벌레가 아직 많이 없어서 다행이지 여름이었으면 팔이 난리 날 뻔했다. 다음에는 팔토시를 차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장에 도착하니 할아버지 세분이 아침부터 오신건지 암벽을 타고 계셨다. 이분들이 말로만 듣던 OB인가..? 싶었다. 세분께서는 연륜과 경험이 있는 분 같았다. 그래서인지 일종의 꼰대스러운 면모가 있었다. 참견이 많으셨다. 아무래도 어린 애들이 우르르와서 아침부터 암벽탄다하니 신기했던 모양이다. 보통 경험이 많으면 한소리 하고 싶어지는 건지 나 역시도 오후까지 지적받고 조언받았다.. 어딜가나 이런 분들이 있으니 뭐 어쩔 수 없지 싶었지만 팀원들의 기분이 안 좋아보였다. 사실 나도 좋진 않았지만.. 그것보단 눈 앞에 놓인 첫 암벽등반의 기회가 떨려서 그런 안 좋은 감정은 금방 잊었다. 동아리에 들어오면서 가장 기대한 일 중 하나가 암벽 등반이었다. 팔힘도, 근육도 부족한 나지만 옛날부터 클라이밍이라던가 이런걸 꼭 해보고 싶단 막연한 로망이자 소망이 있었다. 하지만 같이 해줄 사람 찾기도 어려웠고 입문하고 싶어고 시간도 장소도 마땅치 않았다. 너무 설렜다. 지원언니가 선등을 하는 걸 보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나도 저길 오르겠구나!라는 마음에 떨렸다. 설렘이 두려움을 압도한 시간이었다. 지원언니가 선등을 하는데 쉽지 않아보였다. 잡을 곳이 멀리서봐도 충분치 않아보였다. 언니가 처음에 떨어졌는데 그때 너무 놀랐다... 바로 일어서서 다시 오르셨지만 걱정됐다. 처음인 22들을 가르쳐주시고 빌레이 해주시느라 아픔도 꾹 참으셨을 것 같아서 걱정됐다. 언니의 희생과 노력 덕분에 많은 걸 배우고 편하고 재밌게 할 수 있었다. 물론 수아 언니의 희생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22들의 빌레이를 봐주셨다. 정말 후반에는 지쳐보이셔서 걱정됐다. 빌레이를 한번 해보니 그게 정말 쉽지 않고 체력도 많이 들어가는 일이라는 걸 알아버렸기에 더욱 걱정됐던 것 같다. 등반은 너무 재밌었다. 아쉽게도 금이 가있던 손톱이 부러져서 살이 벌어지는 바람에 돌을 잡기가 너무 아파 내려왔다. 완등을 하지 못한게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다. 오르면서 내 팔과 다리를 쭉 피며 중력을 거스른다고 느낄 때 가장 자유롭고 행복했다. 이 느낌 그리고 높은 고도에서의 풍경 때문에 사람들이 암벽을 오르나?싶었다. 나는 이 자유로움이 너무 맘에 들었다. 짧지만 강렬하고 행복한 경험이었다. 손톱도 깨지고 스마트 워치 필름도 나갔지만 정말 행복했다. 그리고 동시에 부족한 팔 힘과 다리 근육이 원망스러웠다! 기초체력에 대한 열망이 더 커졌다. 다음 등반을 위해서라도 꼭 팔힘을 미친 듯이 기르고 중간중간 실내 클라이밍장을 찾아가 입문도 하고 실력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산의 재미만 알던 내게 등반은 새로운 즐거움이 됐고! 앞으로 시간만 되면 자주 가서 오르고 싶은 것이 됐다! 올해는 꼭 멋진 완등을 해낼 수 있는 강인한 isac 부원이 돼야지! 정말 즐거운 경험이라 말이 길어졌다ㅎㅎ |
22 김현지 | 부원들을 오랜만에 보고 처음 보는 부원도 있어서 떨리는 마음으로 산행에 나섰다. 관악산 초입부터 암벽 등반하는 곳까지는 20분이 걸린다는 말을 듣고 건방지게 이번 산행은 할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체력이 약한 탓인지 등산하는 길에 숨이 찼고 무릎이 아팠다. 그래도 중간중간 물을 마시고 쉬어서 가다보니 결국 등반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해 암벽을 본 순간 ‘이걸 올라간다고?’ 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직으로 깎인 암벽을 올라간다는 건 불가능해보였다. 그러나 부원들이 차례대로 암벽을 타는 모습을 보니 정말 멋있었고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암벽을 타기 전 빌레이부터 봤는데 너무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는 게 스스로도 느껴졌다. 줄을 더 꽉 잡고 버텨야 했지만 자꾸 줄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등반자에게 미안했고 다음번엔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등반할 차례가 되어 등반을 시작했을 때는 당장 한 발짝 앞으로 나가는 것에만 집중하며 올라갔다. 중반에 다다르니 더 이상 디딜 곳이 보이지 않아 너무 막막했고 무서웠다. 그 때마다 지원 언니가 조언해주셔서 엄청난 도움이 되었고, 다시 올라갈 수 있었다. 마지막 완등 직전 길은 보이지 않고, 고도는 높아서 겁나고, 힘도 빠져서 정말 포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다 올라왔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다는 말에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접고 다시 올라갈 수 있었다. 지원 언니가 빌레이를 정말 잘 봐줘서 잘 올라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원 언니와 부원들에게 너무 고마웠고 나도 다른 부원들이 등반할 때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22 강세민 | 🌱22.04.10 🌱관악산 개강산행 이후 첫 등산.. 역시 쉽지 않았다. 처음으로 암벽을 타봤는데 보기에도 어려웠고 실제로도 어렵고 힘든 활동이었다. 먼저 간단한 매듭 묶는 방법 2가지를 배우고 바로 실전으로 들어갔다. 암벽을 타면서 정말 못할 것 같았는데, 그래도 한 번 완등 성공…!!!!! 비록 무릎에 멍이 들고 팔이 까지고 험난했지만 왜 사람들이 암벽을 타고 등산을 하는지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내 자신을 뛰어넘는 경험을 느끼게 해주는 산악 활동!!!!!!! 늘 올라가면서 후회하고 내려오면서 오길 잘했다~ 의 반복이지만 모쪼록 완등의 뿌듯함을 알았으니, 꾸준히 등산을 즐길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
22 김윤수 | 제 3회 정기산행에서는 관악산 둘이서 하나되어라는 암장을 다녀왔다. 이번 정기산행에서도 등반예정이었는데 지난 2회 정기산행 때 한 번 암벽을 타 봐서 그런가 처음에 등반을 한다고 했을 때는 너무 무섭고 겁이 났었는데 2번째로 가니까 비교적 익숙해져서 처음보다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참여했던 거 같다. 분명 산행 전 날까지만 해도 엄청 기대됐었는데 내가 늦게 일어나서 10분정도 늦고 분명히 잠금비너, 카라비너, 하강기 장비를 가방에 챙겼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암장에 도착하고 보니까 없었다. 패킹한 가방을 연습실이나 어디 들고 가지도 않았고 안그래도 들고 다녔던 짐이 있어서 패킹한 가방을 동방에 두고 산행 전 날 집에 들고 갔었다. 그런데 내가 챙겼다고 생각한 잠금비너, 카라비너, 하강기가 없던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안 챙겼다면 동방에 그대로 있을텐데 없었고 그래서 의아했었고 각자 장비 착용하다가 내 잠금비너나 카라비너, 하강기를 누가 썻나..? 라는 의심까지 들었지만 사실상 내가 짐을 싸고 나서 한 번 더 체크를 안 한 잘못이 크기 때문에 혹시 모르니 금요일, 토요일날 들렀던 연습실, 장소들, 제 4교학팀 분실물 보관장소, 집을 샅샅이 뒤져봐야겠다. 그리고 일요일날 갔던 암장은 멀티피치가 필요 없는 암장이었어서 다행히 내가 장비를 안 들고 갔어도 다른 부원들에게 민폐를 주진 않았다. 근데도 애초에 장비를 못 챙긴 거 자체가 민폐를 끼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번처럼 어리바리하게 한심하게 있지말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간수 잘 하고 살아야겠다고 반성했다. 이지원 대장님과 이수아 언니께서 혼내시진 않으셨지만 내가 생각해도 내가 싫으셨을 거 같다. 다른 사람들이었다면 엄청 혼냈었을 거 같은 문제였는데 그래도 내가 동아리 생활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화는 나지만 참으시는 게 느껴져서 더더욱 힘들었고 앞으로 이런 실수 하지 말고 이번 실수를 만회할만큼 다음 산행 때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암벽을 오르게 되었다. 지원대장님이 선등 하시고 그 다음에 내가 올라갔는데 문제는. 생각보다 저번 백운슬랩보다 잡고 디딜만한 부분이 없어서 결국 이 암벽은 발 끝에 힘을 줘서 다리근육과 팔 근육 힘으로 올라가야 하는 암벽이었다. 그런데 내가 암벽을 올라가고 싶어도 다리와 팔에 힘이 없어서 잡고 디딜 곳이 없으니까 결국 수아언니가 엘리베이터 태워주듯이 빌레이를 해 주셨다.. 그래서 사실상 암벽을 내 힘으로 올라간 건 아니었지만 내가 어떻게든 올라갈 수 있게 빌레이로 엘리베이터 태워주신 수아언니한테 감사했었다. 그리고 우리 동아리 부원들이 등반을 타고 있을 때 옆에 계시던 할아버지들이 우리를 계속 지켜보고 계셨고 갑자기 지나가는 길에 우리한테 훈수를 두셨다. 그 때 수아언니가 등반하는 지민 부원님 빌레이를 봐 주셨는데 수아언니가 할아버지들한테 아, 이 부원님 오늘 등반 처음 해 보세요^^라고 해주셔서 감사했었다. 할아버지들이 별로 안 좋아하는 거 같은 분위기를 읽으셨는지 아, 네~~그럼 수고들 하세요~~ 라고 하시면서 가셨고 나는 바라지도 않은 훈수, 오지랖을 받은 거 같아 기분이 나빴다. 아니 솔직히 자존심 상했다. 그리고 이지원 대장님께서도 다른 등반지점에서 등반하시면서 이 쪽 상황을 지켜보고 계셨는데 기분 나빠하시는 게 느껴졌었다. 나는 이번 산행을 통해 내가 너무 나약한 존재임을 느껴서 사실 이번 산행 때 그렇게 기분 좋지는 않았다. 먼저, 지각과 장비를 제대로 못 챙겼고 두 번째로 암벽을 오르고 싶어도 힘이 없어 못 올라가는 내 자신을 보고서 이 암벽장이 너 되게 약한 사람이야^^라고 확인사살 해 주는 거 같아 기분이 안 좋았다. 요새 안그래도 필라테스 수업 받고 있는데 그냥 나 그래도 운동 조금씩 하고 있어라는 기분에만 머물지 말고 필라테스 할 때 진짜 열심히 근육 힘을 길러야겠다고 느꼈다. 더욱 분개해야겠다. 세 번째로 할아버지들의 훈수가 기분이 나빴다. 네 번째로 부원들과 같이 활동을 하고 있을 때 중간에 전공실기 개인레슨 해 주시는 교수님한테 전화가 왔었다. 교수님께서 마음대로 내일 아침에 오라고 하셔서 원래 화요일 오후 수업이었는데 교수님께서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월요일 아침시간대로 바꾸셔서 기분이 나빴다. 내 계획은 일요일날 동아리 활동하고 저녁에 연습 조금, 월요일날 공강이니까 연습 덜 한 부분들 더 많이 하면서 정리를 할 생각이었다. 근데 교수님께서 마음대로 시간을 바꾸시니까 안그래도 활동적인 동아리라 동아리 활동 끝나면 피곤하고 힘든데 끝나고 새벽 5시까지 밤을 새면서 연습을 해야했다. 다섯 번째로 물론 내가 외로워서, 마음이 가난해서겠지만 대학교 들어오고 나서 동기나 대학교 사람들을 사귈 때 사실 진짜로 웃겨서 웃거나 좋아서 웃은 적이 별로 없다. 사회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남들 웃을 때 웃고 하는데 외롭고 일상에 지쳐서 동아리를 신청했었다. 처음 동아리 활동을 했었을 때는 그래도 사람들이 좋아 보여서 너무 친해지고 싶었는데 동아리를 하면 할수록 내가 다른 사람과 친해지고 싶어하는 마음만큼 상대방들은 나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마음이 같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동아리에 들어와서 그래도 편하고 즐겁게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었는데 결국 동아리도 소규모의 사회구나를 느낄 수 있어서 아쉬웠다. 물론 가족이 아닌 이상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는 항상 선이 있어야 한다. 근데 아마 나는 민서님이 저번 2회 산행일지에서 적으신 거처럼 가족같은 분위기를 원했던 거 같다. 이 동아리를 1년 이상은 할 테지만 동아리 부원들을 더 만나 봐야지 어떻게 슬기롭게 동아리 생활을 잘 할 수 있을 지 알 거 같다. 지금은 아마 배우는 단계이기 때문에 이런 느낌을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느정도 배우고 난 뒤에는 즐겁기를 기대해 본다. |
기록
10:15am 과천정부청사역(4호선) 11번 출구 앞 버거킹에서 집합
10:30am 과천향교 도착
10:54am 중간 휴게소 도착
~ 11:00am 휴식
11:20am 암벽장 도착
16:22pm 하산 준비, 짐정리 시작
16:37pm 하산완료
17:58pm 지하철에서 해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