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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 천체’에는 파도 넘실대는 바다 있다?
2024.06.20 13:01 입력
이정호 기자
MIT 연구진, 토성 위성 ‘타이탄’ 바다 분석
해안선 침식 형태, 파도 있어야 가능 결론
파도 일으키는 주원인은 ‘바람’ 추정
미국 항공우주국(NASA) 탐사선 ‘카시니호’가 촬영한 토성 위성 타이탄 표면의 ‘크라켄해(검은색과 파란색 부위). NASA 제공
토성 위성 ‘타이탄’에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향후 추가 관찰을 통해 이 같은 분석이 최종 확인되면 타이탄은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를 가진 지구 외 첫 번째 천체가 된다. 파도를 만드는 동력은 바람인 것으로 보여 타이탄을 대상으로 한 기상 연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토성 위성 타이탄 바다에서 파도가 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타이탄은 반지름이 2575㎞인 천체다. 달의 1.5배에 이르고 수성보다도 크다. 태양과 멀기 때문에 표면 온도는 영하 178도다. 위성치고는 꽤 크고, 동시에 무척 추운 천체다.
하지만 타이탄이 주목되는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표면에 액체 메탄이 고인 대형 웅덩이, 즉 바다가 여러 개 있다는 점이다. 2007년 우주 탐사선 카시니호가 촬영해 확인됐다.
바다 중 가장 큰 것은 ‘크라켄해’다. 면적이 40만㎢인데, 지구에서 가장 큰 내륙형 바다인 카스피해(37만㎢)보다 크다. 그런데 그동안 우주과학계는 타이탄의 바다에서 파도가 치는지는 알지 못했다. 우주에서 찍은 원거리 사진으로는 파도를 식별할 수가 없어서다.
MIT 연구진은 새로운 방법을 이용해 파도 존재 여부를 간접적으로 분석했다. 우주 탐사선이 이미 찍어 놓은 타이탄 바다 4개의 해안선 모습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파도가 존재해 바다와 육지가 맞닿는 해안선을 침식해 나갈 때와 파도 없이 액체 메탄에 의해 해안선이 녹아내리듯 깎여나갔을 때를 가정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시뮬레이션은 지구에서 일어나는 해안선 침식을 참고해 구축했다.
분석 결과, 파도가 있다고 가정하고 돌린 시뮬레이션이 타이탄 해안선의 실제 모습과 더 닮아 있었다. 파도가 끊임없이 들이치는 상황을 부여한 해안선은 시간이 지나면서 비교적 둥글둥글하게 변했다. 하지만 파도가 없을 경우에는 해안선이 뾰족뾰족한 상태를 유지했다.
연구진은 “파도를 생성하는 동력은 바람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구에서도 파도는 바람에 의해 많이 생성된다. 타이탄에 파도를 만들 만큼 비교적 강한 기상 현상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타이탄 대기는 98%가 질소인데, 대기압이 지구의 1.4배에 이른다. 대기가 짙다는 뜻이다.
다만 연구진의 이번 분석은 기존 사진 자료와 시뮬레이션에 의존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파도가 친다는 확증을 얻으려면 근거리에서 타이탄의 바다를 촬영해야만 한다. 그런 일은 곧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프로펠러를 돌려 타이탄 대기권 안에서 날아다닐 무인기 ‘드래건 플라이’를 2027년 발사한다. 타이탄 도착 예정 시점은 2034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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