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11일 연중 제18주간 금요일 (마태 16,24-28) "신앙인과 일반인의 차이"

너무 원론적인 얘기 같지만, 주님을 믿지 않는 일반 사회인과, 우리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의 차이가 있습니다. 즉 일반 사람들은 자기에게 즐거움을 주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하지, 자기가 하기 싫은 일, 혹은 자기에게 금전적 대가 같은 게 주어지지 않는 일은 당연히 거부합니다. ‘자신에게 돌아올 이득을 찾고 즐거움, 쾌락을 추구하는 건 인간의 당연한 본능’이라고 말하면서 말입니다. 그에 비해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하느님의 뜻을 우선하기 때문에 자신에겐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더라도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힘들어도 기꺼이 수용하고 받아들입니다. 성당 봉사자들이 음식을 만들거나 청소를 하거나, 마당에서 주차 정리를 하는 모습들도 이 때문입니다.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게 바로 우리가 말하는 ‘십자가'입니다. 신자뿐 아니라 수도자, 사제란 게 이런 ‘가치 있는 일’ 때문에 자신의 쾌락이나 자신의 개인적 영광을 내던진 사람들이 수도자, 성직자입니다. 편하게 쉬고 싶은 시간에 뙤약볕 아래서 정해진 노동을 해야 하고, 청빈 정신에 따라 천 원 한 장 맘대로 쓰지 못하고... 이런 것들이 전부 ‘가치 있는 일’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는 것입니다.그런데 (너무 일반화시켜서 할 얘기는 아니지만) 요즘 신자들에게서, 또 사제의 길을 걷겠다는 성직자들에게서 어찌 된 게 점점 이런 ‘불편한 십자가’의 모습이 점점 희박해지는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조금이라도 듣기 불편한 얘기는 듣지 않으려 하고, 조금이라도 자기 맘에 안 들면 주님이고 뭐고 그냥 냉담해 버리고, 신부 되겠다는 놈이 조금만 불편해도 불만스러워 하면서, 편하고 영광스런 모습만 얻으려 하는 모습들... 도통 십자가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예수님을 따르려면 누구든지 불편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합니다.하지만 솔직히 이렇게 기꺼운 마음으로 십자가를 진다는 게 그렇게 쉽고 만만한 일은 아닙니다. 굳이 이게 아니더라도 세상엔 넓고 편한 길이 널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말씀대로 살다 보면 우리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오해나 모욕을 당하기도 할 것이고, 체면이나 명예를 잃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후회하거나 포기하거나 소진되지 않으려면 분명 하느님의 은총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즉 힘든 십자가를 받아들이는 일은 무조건 내 의지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그분의 은총이 필요한 일입니다.